한참이 지난 뒤 남지유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대답 잘했어요. 내일 인사팀에 가서 등록하세요.”“네?”송혜윤은 자신이 합격했다는 사실을 깨닫기 전까지 혼란스러웠다.너무 갑작스러운 소식에 그녀는 당황했고 자신이 실제로 합격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기뻐하며 허둥지둥 남지유에게 계속 인사를 했다.남지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우리도 젊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걸 즐거워해요. 송혜윤 씨가 이 기회를 잘 잡을 수 있기를 바라요.”“알겠습니다, 대표님. 꼭 열심히 하겠습니다.”송혜윤은 감격스러워하며 대답했다.남지유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혜윤에게 이만 나가봐도 좋다고 말했다.송혜윤은 다시 한번 인사를 한 뒤 떠났다.그녀가 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남지유는 한숨을 쉬며 미간을 찌푸렸다.‘남자들은 역시 어린 여자를 좋아하네. 대표님도 예외는 아닌가 봐. 난 이제 정말 늙은 걸까?’다른 한편.양소유는 기대를 안고, 주유인이 남겨준 주소대로 셀프 미디어 사무실로 향했다.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양소유는 조심스럽게 노크했다.“들어오세요.”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양소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들어서니 바닥에 레드카펫을 깔려 있었고 중앙에 큰 테이블이 있었다. 테이블 앞에 30대쯤 되어 보이는 화장을 진하게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누구시죠?”여자가 묻자, 양소유는 재빨리 대답했다.“전 주유인 사장님이 부르셔서 왔습니다.”“아 그래요? 어서 들어와요. 주 사장님, 기다리시던 분 오셨어요.”여자는 주유인을 부르면서 열정적으로 양소유에게 앉으라고 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커피를 타 주었다.양소유는 사무실을 살펴보았다. 별로 크진 않았지만, 인테리어가 화려하고 예뻤다.이때 옆에 있던 방에서 주유인이 걸어 나왔다.양소유를 보더니 주유인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시간 맞춰 왔네요.”“네 당연한 일입니다.”양소유는 다급하게 대답했다.주유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쪽에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봐봐, 예쁘고 분위기도
“주 사장님, 여기는 너무 외딴곳 아닌가요?”양소유가 묻자 주유인이 웃으며 대답했다.“걱정하지 말아요. 여긴 우리 스튜디오에요. 전에 공장이어서 조금 멀지. 하지만 인테리어는 잘 되어 있어요. 도시에 있는 주택들보다 화려하고. 소유 씨가 생활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거예요.”“네.”양소유는 고개를 끄덕였다.한 시간 뒤 차는 한 낡은 공장에 도착해 멈춰 섰다.주유인은 양소유를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 양소유는 주위 환경을 둘러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무서워하지 말아요. 들어가 보면 알 거예요. 안에는 완전히 다른 곳이니.”주유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양소유는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공장 안에 들어서니 안에는 새로 지은 것 같은 방들이 있었다. 방 안에서는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양소유의 미간이 더 깊게 주름 잡혔다. 그녀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때 젊은 남자 두 명이 나오더니 목에 카메라를 걸고 주유인에게 인사했다.“주 사장님.”주유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에게 말했다.“신입이야. 먼저 프로필 사진 찍어주고 여기 구경시켜 줘.”“무슨 프로필을 찍는 거죠?”양소유가 당황하며 물으니 주유인이 웃으며 말했다.“평범한 프로빌 사진이에요. 찍은 뒤에 계정을 만들어야죠. 그 뒤에는 소빈 씨는 계속 영상을 찍어서 올리고 인기가 생기면 대박 나는 거죠.”양소유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다른 방안으로 끌려갔다.들어가 보니 간단한 촬영장이었다.주유인은 옆에 의자를 가져와 앉으며 두 사람에게 눈짓했다.“시작해.”그중 노란 머리로 염색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몸에 있는 물건은 다 내려놓으세요. 우리가 포즈 좀 잡아 줄게요.”양소유는 조금 무서웠다. 이런 회사는 딱 봐도 정상적인 회사가 아니었다.그녀가 말하려는데 한 남자가 이미 그녀의 가방을 가져갔다. 그러더니 안에서 그녀의 핸드폰을 찾아내 꺼버렸다.“당신들 뭐 하는 짓이야?”양소유가 두려움을 느끼며 말하자 주유인이 담담하게 말했다.“당황하지 마요. 일하는 동
양소유은 옷을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남자들에 의해 벗겨지고 말았다. 그러고는 또 심하게 구타당했다.“주 사장님, 이제 어떻게 할까요?”그의 부하 중 한 명이 물었다.주유인은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먼저 사흘 동안 가둬놓고 굶겨.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너희들 한 명씩 관계를 맺어.”“감사합니다, 사장님.”그들은 음란하게 웃었다.이때 양소유는 육체적인 고통보다 정신적인 두려움이 더 컸다. 그녀는 깊은 절망감에 빠졌다.다음 순간 주유인이 손짓하자 몇 명이 다가와서 양소유를 방안에 던져버린 뒤 문을 잠갔다.이곳은 사람이 사는 곳과 몇 마일 떨어진 곳이었기에 아무리 소리를 지른다고 해도 들릴 수가 없었다.주유인은 사무실에 돌아와서 방 안에 있는 대형 스크린을 켰다. 화면 안에는 수십 개의 작은 영상이 재생되었다.수많은 남자와 여자 비제이들이 매혹적인 자태를 하고선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짓을 벌이고 있었다. 라이브 방송의 인기는 수십만 명 아니 수백만 명이 보고 있었고 끝없는 선물이 쏟아졌다.주유인은 스크린을 보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다음 날 아침.이민혁은 깨어나자마자 방안에 오랫동안 앉아서 뭔가를 고민했다.잠시 후 그는 핸드폰을 꺼내 영광 미디어의 주소를 찾아보고 바로 차로 출발했다.지금 그는 양소유가 나오는 장면이 자꾸 머릿속에 떠오르며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바로 가 보기로 했다. 어찌 되었든 이것은 KP와 관련된 일이었기 때문이다.그곳에 도착한 뒤 이민혁은 노크하고 문을 열었다.김유라가 사무실에 앉아 있다가 이민혁을 보고 물었다.“무슨 일이죠?”이민혁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다. 조심스럽게 앞으로 걸어가며 말했다.“사장님, 사람을 구하시나요?”김유라는 아래위로 이민혁을 훑어보았다. 평범한 외모에 캐쥬얼한 복장은 평범함 그 자체였다. 심지어 조금 촌티까지 났다.“어떻게 찾아오셨죠? 여기까지?”김유라의 물음에 이민혁은 다급하게 대답했다.“보신시에서 왔습니다. 가정형편이 좋지 않아서 도시에서 일자리를
주유인은 천천히 이민혁의 앞에 앉으며 여전히 의심스러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이민혁을 보기에는 낯이 익어 보였는데 어디서 만났는지 생각이 나지 않았다.하지만 이민혁은 바로 그를 알아보았다. 그때 주유인은 모든 신경을 양소유와 송혜윤에게 쏟았기에 아마 이민혁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이민혁의 말을 듣고 주유인은 잠깐 고민했다.하지만 별로 상관은 없었다. 이곳은 나가고 싶다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의 20명이 넘는 부하들은 절대로 그저 놀고먹는 놈들이 아니었다.“됐다, 자식아. 몸 좋아 보이네. 여기가 뭐 하는 곳인지는 알아?”주유인이 웃으며 말하자 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며 물었다.“잘 모릅니다.”“내가 알려줄게. 매일 여자들 데리고 노는 곳이야. 한 달에 200만 원 받으면서 넌 즐기면 돼. 쉽지?”“이렇게 좋은 일이 있었나요?”이민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주유인은 무릎을 탁 치며 미친 사람처럼 웃었다.“넌 운이 좋은 거야. 세상에 이런 좋은 일이 너한테 생겼으니.”“그러게요. 정말 운이 좋네요. 한 번에 찾았으니.”이민혁도 대답하며 웃었다. 이때 주유인이 정색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근데 먼저 훈련을 받아야 해. 가져와서 약 먹여. 함량 높은 걸로.”“알겠습니다, 사장님.”바로 부하가 약상자를 가져와 이민혁에게 약을 던져주고 물 한 병을 주며 먹으라고 했다.이민혁은 약을 받고 눈살을 찌푸렸다.“이건 무슨 약이에요? 출근하는데 약을 먹어야 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요?”“네가 뭘 알아.”주유인이 다리를 꼬며 담배에 불을 붙였다.“그럼, 네 그 2분도 안 되는 짧은 유지 시간으로 약 안 먹고 버틸 수 있겠어? 라이브 방송 한 번 하면 30분은 기본이야. 그럼, 관객들은 뭘 보라는 거야?’“젠장, 누가 2분이래요?”이때 이민혁이 확신했다. 영광 미디어는 정상적인 곳이 아니었다. 그들의 거점도 이곳이 분명하니 이제 봐줄 필요가 없었다.‘그리고 2분이라니 나를 모욕하는 것이 아닌가?’주유인은
이건 너무 공포스러웠다. 그는 이런 상황을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다. 20명이 넘는 부하들이 모두 바닥에 쓰러졌다.주유인은 두려움에 덜덜 떨며 바닥에 쓰러진 부하들을 바라보았다. 모두 입과 코로 피를 쏟아내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골절이 아니면 인대가 끊어져 비명을 질렀다. 제대로 서 있는 놈이 하나도 없었다.그는 얼어붙은 고개를 돌려 이민혁을 바라보고 두려움에 떨며 말했다.“형님, 무슨 문제 있으면 말로 하시죠.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의자를 끌어와 주유인을 마주 보고 앉았다. 그는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냈다. 담배 한 대를 꺼내 불을 붙인 뒤 여유롭게 한 모금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담배 연기를 주유인의 얼굴에 뱉었다.“돈 좋지. 나도 돈 좋아해. 근데 그 돈들 말이야. 어떻게 가져가라는 건데?”이민혁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주유인은 다급하게 말했다.“형님, 돈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말씀만 하시면 제가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아니면 저희가 함께 손을 잡아도 좋고요. 형님이 다 가지시고 전 조금만 주시면 됩니다. 형님의 보호를 받는다면 저희는 어떤 것도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1년 안에 몇백억은 쉽게 손에 넣습니다.”“그렇게 돈을 많이 벌어?”이민혁은 믿어지지 않아 다시 물었다.주유인이 다급하게 대답했다.“형님 믿어 주십쇼. 이건 순전히 폭리를 얻을 수 있는 사업입니다. 수입은 무조건 만족스러우실 겁니다.”“젠장.”순간적으로 이민혁이 주유인의 가슴팍을 발로 찼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주유인은 피를 토해내며 저 멀리 날아 가 뒤에 있던 시멘트벽에 부딪혔다. 그런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가슴팍은 완전히 움푹 파인 것 같았고 이미 숨이 곧 멎을 것 같았다.“내가 돈은 좋아하는데, 그런 돈을 쓰면 악몽을 꿀 것 같아서.”이민혁이 차갑게 말했다.이때 주유인은 얼굴과 몸에 온통 피로 범벅이 되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두려움에 질려 얼굴이 일그러졌다.이민혁은 비웃
“쯧쯧, 몇천억밖에 없어? 너무 적어.”솔직히 말해서 몇천억은 한 사람에게 있어서 거부할 수 없는 큰 유혹이었다. 누구라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하지만 이먼혁은 돈이 부족하지 않았다. 그는 돈이 있었지만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리 돈이 좋아도 불법적으로 번 돈을 바라면 안 되는 것이다.전장에서 싸워 돈을 벌 수도 있고, 똑똑한 머리로 비즈니스를 해서 돈을 벌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비열한 수단으로 얻은 돈은 그저 역겨울 뿐이었다.주유인은 상황을 보더니 울면서 말했다.“형님, 제가 한 말 사실입니다. 계좌번호 알려주세요. 바로 보내드릴게요.”“그래?”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절 풀어주시기만 하면 바로 보내드릴게요.”주유인은 연속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여기, 계좌번호.”이민혁은 자기 계좌번호를 알려주었다.“저 컴퓨터를 써야 하는데요.”주유인의 말을 들은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했다.“그래? 문제없지.”이민혁은 주유인을 끌고 그의 사무실 컴퓨터 책상 앞으로 갔다.주유인은 바로 컴퓨터를 켜고 돈을 보냈다.잠시 후, 일련의 검증을 거치고 이민혁의 계좌에 2천4백억이 입금됐다.그러나 이민혁은 주유인이 몰래 문자를 하나 보내는 것을 보았다.그는 못 본 척하며 계좌에 들어온 2천4백억을 보며 하하 웃었다.“젠장, 돈 버는 거 참 쉽네.”주유인은 이때 다시 바닥에 쓰러지더니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형님, 이제 저 풀어주시는 거예요?”“그래, 너 가봐.”이민혁이 손을 저었다.주유인의 눈은 희망으로 가득 찼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시도해 본 것이었다.사실 그도 희망이 별로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잡히면 바로 사형과 마찬가지였다. 어쩔 수 없이 돈으로 목숨을 구걸했지만, 이민혁이 정말로 자기를 풀어줄지는 몰랐다.희망이 생기니 심하게 다친 몸도 순간적으로 전례 없는 힘을 터뜨리며 기어 나가기 시작했다.이민혁은 그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컴퓨터 앞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였다.주유인은 온
안수연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민혁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최대한 빨리 도착한 거예요.”“나 풀어준다고 하지 않았어요? 왜 말한 대로 하지 않는 거야?”주유인이 이민혁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이민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난 풀어줬어. 똑똑히 봐. 널 잡은 건 안 대장님이야. 내가 아니고.”“젠장.”분노에 눈이 먼 주유인은 두려움을 잊은 채 이민혁에게 욕을 퍼부었다.이민혁은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주유인의 얼굴에 발차기를 날렸다.퍽하는 소리와 함께 주유인의 목은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 그는 입안에서 빠져버린 치아와 피를 토해냈다.“데리고 놀아줬더니 이게 무슨 짓이야?”이민혁이 주유인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주유인은 온몸으로 살기를 뿜어내며 이민혁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또 이민혁에 대한 공포가 떠올라 목을 움츠리며 말했다.“나한테서 받은 돈 2천4백억 토해내.”그 돈을 이민혁에게 줄 바에야 차라리 국가에 환수당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러면 혹시 죄를 감형해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는 든든한 빽도 있었다. 어쩌면 사형을 당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죽지만 않는다면 모든 걸 할 수 있었다.안수연은 그 말을 듣더니 순간 눈이 휘둥그레지며 이민혁에게 말했다.“무슨 상황이에요? 2천4백억이라니?”천문학적인 숫자에 어떤 상황인지는 몰랐지만, 안수연은 깜짝 놀랐다.이민혁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왜 이렇게 급해요? 내가 저놈이 보낸 더러운 돈을 받을까 봐서요? 안 대장님을 위해 먼저 받아뒀을 뿐이에요.”“나도 알아요. 이민혁 씨 돈 필요 없는 거. 근데 액수가 너무 커서 깜짝 놀랐어요.”안수연도 허허 웃었다.이때 이민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자식 컴퓨터 잘 뒤져 봐요. 나한테 돈 보낼 때 몰래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누구한테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그리고 영광 미디어 사무실에 한 놈 더 있어요. 지금 사람을 보내서 잡아야 해요.”안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민혁은 주소를 안수연에게 보냈다. 안수연은 바로 부하에게 명령을
이민혁을 집 앞에 데려다주고 안수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먼지를 날리며 떠나는 차를 보고 이민혁은 고개를 저었다.“왜 이렇게 성격이 급한 거야? 저러고 어떻게 시집가려고? 어휴.”집에 도착한 뒤 그는 시간을 확인했다.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가서 요리를 시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초인종이 울렸다. 이민혁은 가서 문을 열었다.문을 여니 한 50세로 되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서 있었다. 그 중년 남성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훑어보았다.“안녕하세요, 누구 찾으세요?”이민혁은 정중하게 물었다.중년의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마치 외딴곳에 있는 사람 같았다. 그는 성큼성큼 집으로 들어오더니 소파에 가서 앉았다.이민혁은 멍하니 있었다. ‘이 사람이 도대체 무슨 짓이지?’이때 남자가 입을 열었다.“당신은 누구야? 왜 여기에 있어?”이민혁은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핀 뒤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젠장, 이 노인네가 여기를 자기 집인 줄 아는 건가? 자기 집이 아니더라도 내 재산인데 이 사람은 뭐지?’이민혁이 입을 열려는 순간, 남자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지유하고는 어떻게 아는 사이야? 왜 여기에 있는 거냐고?”그 말을 하는 동시에 남자의 시선이 이민혁이 입고 있는 앞치마로 향했다.이민혁은 멍을 때리고 있다가 대답했다.“저희는 동료입니다. 남지유 씨가 절 여기서 지내게 해 줬어요.”“둉료? 그쪽을 여기서 지내게 해 줬다고?”남자는 다시 한번 이민혁을 훑어보더니 의심과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이민혁은 침묵했다. 이분은 남지유와 아는 사이 같았다. 하지만 어떤 관계인 지를 모르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망설이고 있었다.“그쪽도 KP에서 일하나?”남자는 계속 물었다. 이민혁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어느 자리에서 일하는데?”남자가 또 물었다.이민혁이 고개를 저으니 순간 남자는 비웃음을 날렸다.“그쪽은 남지유와 어울리지 않아.”“아저씨, 누구시죠?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요.”이
남지유가 반쯤 잠든 채로 계속 뒤척이며 자세를 바꿀 때마다 이민혁의 몸이 반응했다.순간, 이민혁은 남지유를 안고 방에 가서 그녀를 덮치고 싶었다.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니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멈칫했다.애초에 그의 수련 공법에 큰 문제가 있었기에 만약 체질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사망할 가능성이 있었다.거기에 지금 혈신교 일까지 더해졌다.혈신교의 사도조차도 이렇게 강한데 그들의 보스는 더 강할 것이다.지금 혈신교와는 철천지원수가 되었으니, 그들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민혁 본인도 편히 있지 못할 것이다.이 일을 해결하기 전까지 그는 남지유와 관계를 맺고 싶지 않았다.혹시라도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남지유는 하루아침에 과부가 되지 않겠는가.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그는 얕은 한숨을 내쉬고는 정신력으로 남지유의 영혼을 쓰다듬어 그를 깊은 잠에 빠지게 한 뒤, 그녀를 번쩍 안아서 안방의 침대에 눕히고는 이불까지 잘 덮어줬다.그러고는 거실로 나와서 잡념을 떨치고 명상을 시작했다....해골의 땅,두개골 왕좌에는 거대한 남자가 여전히 조각상처럼 비스듬히 앉아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두개골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구부정한 자세로 또다시 왕좌 앞에 서서는 고개 숙여 인사를 하며 말했다.“존경하는 피의 지존님, 제7 사도의 영혼의 불이 꺼졌습니다. 체내에 있던 피의 알도 신호가 끊겼습니다.”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거대한 그림자가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보아하니 충분히 거대한 강자가 나타났나 보군.”“그런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지존님.”또 한참의 침묵이 끝나고 그림자가 말했다.“제9 사도더러 가라고 하게. 피의 알도 하나 가지고 가라고 해.”“피의 알을 가지고 간다고 하더라도 제9 사도 혼자서는 힘들지 않을까요?”노인이 의아해하며 물었다.“싸우러 가라는 게 아니라 그 강자를 찾아서 피의 알을 전해주라는 뜻이야.”“네? 그 이유가 뭐죠? 그건 우리의 성물입니다. 얼마 남지도 않았어요.”노인이 이해되지 않는
마설현도 급히 이민혁에게 전화를 걸었다.“오빠, 괜찮아요?”전화를 받자마자 마설현이 다급히 물었다.“괜찮아. 거기 사장이 나랑 친해서 얘기 좀 하다가 각자 집으로 돌아갔어.”마설현이 한시름 놓으며 대답했다.“다행이네요. 난 오빠한테 무슨 일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 진짜 무슨 일 생기면 난 우리 오빠한테 뭐라고 해요.”“걱정하지 마. 내가 서경시에서는 좀 힘이 있으니,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연락해. 내가 꼭 해결해 줄 테니까.”“알았어요. 고마워요. 오빠가 괜찮다니 이제 됐어요.”“그래. 안녕.”“안녕.”전화를 끊은 마설현의 마음속에는 작은 의혹이 생겼다.(듣고 보니 오빠 말처럼 민혁 오빠의 실력이 대단한가 보네. 근데 민혁 오빠는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오빠도 말해주지 않고, 참 이상하네.)그때, 백수민이 상심한 얼굴로 들어왔다.김하늘이 물었다.“왜 그래?”“연락이 안 돼. 전화가 아예 꺼져있어.”백수민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그러자 우하영이 물었다.“혹시 무슨 일 있는 건 아니겠지?”“고 대표님같이 높으신 분이 무슨 일이 있겠어. 내가 걱정하는 건, 민혁 오빠가 이렇게 난리를 쳐서 만약 고 대표님이 화가 나시면 앞으로 다들 가깝게 지내지 못할 게 뻔하잖아.”백수민이 마설현을 보며 말했다.마설현은 한숨을 내쉬고는 자기 침대로 가서 책을 보기 시작했다.마설현은 흥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화장을 지우러 갔다. 누가 봐도 그녀는 마설현에게 불만이 있어 보였다. 필경 고기명은 그녀 마음속의 황금알 낳는 거위니까.이민혁은 막 해호도에 도착하자마자 안수연의 연락을 받았다.안수연이 웃으며 말했다.“덕분에 또 한 건 했네요.”“말로만 고맙다고 하지 말고 행동으로 좀 보여줘 봐.”이민혁이 대답했다.“걱정 하지 마세요. 이제 밥 살게요.”“그 약속 언제 지키는지 기다릴게.”말을 마친 이민혁이 전화를 끊고 자기 방으로 향했다.(앞으로 고기명 패거리는 설현이를 건드릴 생각을 못 하겠지.)이민혁이 허허 웃고는 방
유천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세 사람을 향해 차갑게 말했다.“너희들이 대단하신 선배님도 못 알아보고 내 구역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선배님이 너희들의 한쪽 다리만 부러뜨리라고 하지 않았으면 오늘 내 손에서 살아서 나갈 수 없었을 거야!”고기명은 유천이 계속 다가오자, 무서움에 말까지 더듬었다.“유 사장, 당신 나한테 손대기만 해! 나도 가만히 있지 않을 테니까!”유천은 망설이지 않고 고기명의 복부를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고기명은 고통을 호소하면서 몸을 움츠렸다.유천의 공격은 멈출 줄 몰랐고 곧이어 이민혁의 명령대로 고기명의 한 쪽 다리를 사정없이 부러뜨렸고, 고기명은 한 번의 반항도 하지 못하고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노호와 석한 또한 놀란 표정으로 한순간 제압당한 고기명을 바라보았다.다음 순간, 유천은 두 명의 부하에게 눈짓을 하자, 부하들은 노호와 석한을 단번에 제압해 버렸다.유천은 주저 없이 그들한테 다가가서 한 쪽 다리를 밟아 부러뜨렸다.고기명과 친구들은 싸워보지도 못하고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고통에 울부짖으며 식은땀을 흘렸다.유천은 이민혁의 지시에 따라 일을 처리한 후, 또다시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께서 시키신 대로 다 처리했습니다. 제가 더 할 일이 있습니까?”그러자 이민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켜 괴로운 얼굴로 고통을 호소하는 고기명과 친구들에게 다가갔다.“너희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건 의견이 없지만 설현이를 괴롭히거나 귀찮게 하면 내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오늘은 그냥 경고의 의미로 다리 하나만 부러뜨렸지만, 다시 내 귀에 이런 일이 들리면 각오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투에 겁나서 고개만 끄덕였다.이민혁은 고기명의 주위에 떨어진 파란 알약에 시선이 갔고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면서 물었다.“그녀들한테 감히 이런 걸 먹이려고?”고기명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부랴부랴 설명했다.“그냥 저희끼리 먹으려고 가지고 다녔을 뿐, 그녀들에게 먹일 생각은 전혀 없었습니다.”“내 생각
유천은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고기며과 친구들이 VVIP였기 때문에 이민혁의 진정한 신분을 알기 전까지는 움찔해서는 안 되고 최대한 당당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민혁은 담담하게 유천에게 자기 신분을 말했다.“잘 들어! 장호를 주먹으로, 민경호를 칼로 베어 죽인 사람이 바로 나야! 이제 내 정체를 알았으니 너희 같은 쓰레기들의 일에 내가 나선 걸 영광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어?고기명과 친구들은 이민혁의 말한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그가 더욱 오만한 태도로 나오는 것이 더욱 맘에 들지 않아 유천에게 따졌다.“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정신이 어떻게 된 거야?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고 있네!”“유 사장, 더 이상 듣고 싶지도 않으니 빨리 처리해!”그들은 이민혁의 싸움 실력을 본인들이 상대하기에는 버겁다는 걸 알기에 유천이 빨리 나서서 처리하기를 바랐다.하지만 유천은 전에 장호와 민경호가 모두 이씨 성을 가진 젊은이한테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고, 이민혁의 말이 사실임을 알기에 얼굴이 창백해져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이민혁이 소문으로 들었던 그 젊은이라면 네 사람이 결코 무사하게 이곳을 빠져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민혁은 얼굴이 창백해진 유천을 보고는 웃으면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물었다.“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한테 연락해서 확인까지 시켜줘야 하나?”이때 유천은 겁에 질린 얼굴로 갑자기 이민혁 앞에 무릎을 꿇었다.“선배님, 잘못했습니다. 아까는 제가 눈이 멀어서 높으신 분한테 무례하게 행동했습니다,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주십시오.”유천은 이민혁이 민씨 가문의 현 수장인 민준까지 안다는 걸 보면 그 전설 속의 인물이 틀림없는 것 같아 목숨이라도 건지기 위해서는 무릎을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비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그러나 고기명과 친구들은 철석같이 믿고 있던 유천이 갑자기 몇 마디에 무릎까지 꿇자,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었다.고기명이 먼저 멀뚱멀뚱 유천을 바라보면서 물었다.“유
이민혁은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넌 또 누구야?”유천은 어이없는 듯 웃었다.“서경에서 나 유천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고?”“유천? 처음 들어보는데?”유천은 그 말에 안색이 완전히 굳어졌다.“좋게 해결하려고 했더니 이렇게 건방지게 나오면 나도 더 이상 못 참지!”고기명도 이민혁의 도발에 더욱 화가 났다.“유 사장, 당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유천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만, 장사꾼인지라 일말의 여지를 남겨두면서 차갑게 말했다.“고 대표님이 어떤 분인지 알고 이렇게 건방지게 행동하는 거야? 당장 이분들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당신을 여기서 두 발로 걸어 나갈 수 없도록 만들 테니까 조심해!”이민혁도 인상을 팍 쓰면서 말했다.“사과? 먼저 건방지게 행동하면서 다른 사람 심기를 건드린 건 저놈들인데 내가 왜 사과를 해야 하지? 당신이 저놈들 정신 차리게 한다면 나도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을게. 그렇지 않다면 네 사람 모두 다시는 서경에서 발을 붙이고 살지 못하게 될 거야!”고기명과 친구들은 도저히 참지 못하고 유천에게 한마디씩 했다.“유 사장, 건방지게 떠드는 걸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 않아?”“유 사장, 처리하지 않고 뭐 하는 거야?”“저놈이 다시는 건방진 말을 못 하도록 당장 처리해!”하지만 유천은 오랫동안의 사업 경력으로 보아 이런 불리한 상황에서도 태연하게 반응하는 이민혁이 믿는 구석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그리고 그는 이민혁을 떠보기로 마음먹었다.“젊은이, 쓸데없는 유혈 사태는 피해야 하지 않겠어? 당신이 강호 쪽 사람이라면 얼른 이름을 말해.”이민혁은 그 말에 유천을 더 비웃었다.“당신 보아하니 강호 쪽 사람인 것 같은데 어디 함부로 겁도 없이 내 이름을 묻는 거지?”유천의 얼굴이 더욱 굳어졌다.“당신 설마 민씨 가문에 대해서 아는 거야? 장호에 대해서 아는 거야?”“그럼, 네가 민씨 가문의 사람인 건가?”하지만 유천은 쉽게 답할 수 없었다.그도 그럴 것이 몇 년 전, 민씨 가문이 정씨 가문,
고기명은 마설현이 계속 고집을 부리는 모습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더 이상 볼 것 없으니 그냥 때려!”그 말에 노호와 석한은 술병을 집어 들고 이민혁을 에워쌌다.마설현은 놀라서 소리쳤다.“뭐 하는 거야! 경찰에 신고할 거야!”백수민은 마설현을 끌고 밖으로 나가면서 말했다.“너 미쳤어? 그냥 겁주는 거잖아! 설마 무슨 일 있겠어? 학교에 알려지면 복잡해지니까 빨리 돌아가자!”그녀들이 나가자, 이민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친구 여동생 앞이라 너희들 체면을 세워줬더니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고 까부는 거야?”그 말에 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고기명은 화를 내면서 술병을 깨뜨렸다.“제기랄, 아무것도 아닌 놈이 죽지 못해서 안달 났네!”이민혁은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발로 고기명을 구석으로 걷어차 버렸고, 소파에 천천히 걸터앉으면서 말했다.“이놈들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제멋대로 날뛰네!”노호와 석한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놀라서 멍해 있었고, 고기명은 괴로운 듯 얼굴을 감싸 쥐면서 발악했다.“감히 날 때려? 넌 오늘 끝났어!”“그래, 네가 뭘 하든 기꺼이 상대해 줄게.”이민혁은 남자들이 돈만 믿고 싹수없는 행동을 하는 것이 가소롭게만 느껴졌다.이때, 고기명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누군가에게 급히 연락했다.“유 사장, 내가 황족 노래방에서 어디서 나타난 건지도 모르는 놈한테 맞았는데 당신은 지금 어디서 뭐 하는 거지? 당장 처리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처리할 줄 알아!”잠시 후, 고기명은 전화를 끊고 이민혁을 바라보면서 말했다.“넌 끝났어! 오늘 널 내 앞에 무릎 꿇게 못 하면 내가 네 성을 따르지.”“하하하! 난 너같이 재수 없는 아들을 둘 생각이 없는데?”고기명은 계속되는 비꼬는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딱 기다려! 유 사장이 오고 나서도 당당할 수 있는지 보자고!”“유 사장이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가?”“너 같은 놈이 알 수가 없지! 유천이라고 황족 노래방의 대표이자 서
고기명은 썩은 웃음을 한번 짓더니 말을 이어 나갔다.“서경에서 누가 허락도 없이 마음대로 내가 만든 자리를 망치려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그러자 백수민이 마설현에게 말했다.“설현아, 네 맘은 알겠지만 더 이상 고 대표님 심기 건드리지 말고 빨리 보내.”백수민은 고기명과 친구가 된 반년 동안 그의 주변 부자 친구들도 많이 만났고 그에게서 값비싼 선물과 돈도 받았었다.그녀는 젊고도 돈 많은 부자를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어떻게 해서든 고기명의 마음을 사로잡아 남은 인생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살려고 마음먹었다.그래서 백수민은 갑자기 나타난 이민혁 때문에 고기명의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그녀는 부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별 볼 일 없는 이민혁을 감싸고 도는 마설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마설현은 끝까지 방을 나가려고 했다.“됐어, 민혁 오빠랑 먼저 갈 테니 재밌게 놀아!”마설현과 이민혁이 방을 나가려고 일어서자, 석한이 벌떡 일어나 크게 소리쳤다.“이민혁 씨, 오늘 당신이 두 발로 방을 빠져나간다면 내가 당신 성을 따르지.”마설현은 그의 선포에 놀랐다.“뭐 하려는 거야?”노호도 덩달아 일어나면서 소리쳤다.“네가 막무가내로 나오는데 우리도 네 체면을 세워줄 필요 없는 거 아니야?”그러자 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설현아,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너 먼저 가.”백수민은 당당한 이민혁의 말에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웃겨! 당신이 뭐라고 여기를 맡기고 가라는 거죠?”마설현은 무례한 백수민의 말에 눈살을 찌푸렸다.“민혁 오빠, 안 돼요! 같이 가야죠!”고기명은 계속되는 고집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마설현, 그만해! 수민이만 아니었으면 진작 가만두지 않았을 거야!”이때 김하늘과 우하영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일어나서 말렸다.“설현아, 그만해! 고 대표님도 진정하시고 오늘은 시간도 늦었으니 헤어지고 다음에 기분 좋게 또 마셔요.”백수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마설현의 말에 세 남자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노래를 부르던 남자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소파에 앉으면서 이민혁에게 물었다.“설현이 친구면 뭐라고 불러야죠?”“이민혁입니다.”그러자 백수민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마설현에게 말했다.“마설현, 사람이 왔으면 네가 소개를 해줘야지.”“아는 사이에 그냥 놀면 되지 무슨 소개가 필요해.”백수민은 한숨을 내쉬더니 이민혁에게 말했다.“그러면 제가 소개해 드릴게요.”이민혁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수민은 노래를 부르던 남자를 가리키면서 말했다.“이분은 JS그룹의 고기명 대표님이신데 자신이 600억 원 정도 되고 저와는 오래된 친구 사이입니다.”“고 대표님, 안녕하세요.”이민혁이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고, 고기명은 그저 웃기만 했다.“그리고 이분은 HT그룹 노호 사장님이시고 연봉이 6억 원 정도 되십니다.”“노 사장님, 안녕하세요.”“마지막으로 이분은 음료를 만드는 에너지 회사의 석한 대표님이시고 연간 매출이 100억 원이 넘습니다.”“석 대표님, 안녕하세요.”백수민은 소개를 하면서 자기가 이러한 고위계층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어깨가 으쓱했다.간단한 소개가 끝나고 고기명이 물었다.“이민혁 씨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요?”“지금은 별일 없이 한 기업의 잔심부름을 하고 있습니다.”이민혁은 KP그룹에서 아직 제대로 된 직함이 없어 잔심부름을 해준다고 말했다.고기명은 그를 비웃더니 고개를 가로저으며 테이블 위의 양주 몇 병을 가리켰다.“이민혁 씨, 테이블 위에 있는 이 술들이 가격이 얼마인지 아시나요?”이민혁은 어깨를 한번 들썩이더니 말했다.“글쎄요, 제가 양주는 잘 안 마셔서 모르겠네요.”고기명은 계속 비꼬면서 말했다.“양주 몇 병에 600만 원 이상이 나오니까, 오늘 전체 소비가 적어도 1000만 원은 나오겠네요.”이민혁은 고기명의 돈 자랑에도 끄떡없이 웃으면서 말했다.“역시 사장님들이라 그런지 규모가 남다르시네요, 대단하세요!”이민혁이 살짝 비꼬면서 말하자, 고기명의 얼굴이 급
남지유는 이민혁에게 퉁명스럽게 물었다.“민혁 씨, 또 무슨 일이에요?”이민혁은 미안한 표정으로 답했다.“마장현의 여동생이 급한 일이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가봐야 할 것 같아요.”그녀는 얼굴색이 급격하게 어두워지면서 이민혁의 팔을 붙잡았다.“그래요, 선영이랑 좋은 시간 보냈으니, 이제는 대학생을 만나러 가는 건가요?”이민혁은 그녀의 말이 황당하기만 했다. “무슨 소리예요? 친구 동생일 뿐이에요.”남지유는 이민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계속 물었다.“그럼, 중해에서 선영이랑 무슨 일 있었던 거죠?”이민혁은 황급히 답했다.“맹세하는데 아무 일도 없었어요.”“선영이도 민혁 씨랑 같은 생각이었을까요? 그래도 명색에 연예인이잖아요.”이민혁은 몹시 당황했지만, 더 이상의 해명을 하지 않고 급하다는 핑계로 빠져나왔다.“설현이가 지금 급하다고 연락이 와서 빨리 가봐야 할 것 같아요.”남지유는 이민혁이 떠난 후에도 한참 동안 소파에 기대어 한숨만 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오선영이 이민혁에게 관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민혁이 중해에 가 있던 동안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 심지어 속 시원하게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사람도 없어서 엄청 괴로웠다.이민혁의 공식 여자 친구로서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들을 대하고 싶어도 엄청난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이민혁을 여자들이 결코 가만히 놔두지 않아 신경 쓰이고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럼에도 남지유는 자기의 선택을 원망도 후회도 할 수 없었고 이민혁을 믿고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후, 소파에 누운 채로 잠이 들어버렸다....이민혁은 떠나기 전, 그는 마설현에게 문자를 보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에게서 답장이 왔다.마설현의 말로는 백수민이 친구들과의 식사 자리에 자기를 포함한 세 명의 룸메이트를 데리고 나갔고 백수민의 친구들이 2차로 기어코 노래방을 가자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따라나섰다고 했다.하지만 과음으로 인해 수위와 언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