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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3화

그러나 그의 손에는 계약서가 없었다.

“왜 그래, 건우야? 계약서는?”

육지영은 장건우의 낌새가 이상한 걸 보고는 재빨리 물었다.

“이따가 매니저님이 직접 와서 계약 하실 거야.”

장건우는 임찬혁을 한 눈 본 뒤 낮아진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러나 확실히 두 건의 계약서가 있더라. 한 건은 지영이 네 거고 다른 한 건은 육소연 씨 거야.”

“잘못 본 거 아니야? 저 사람들이 어떻게 서양 그룹과 계약 할 수 있어?”

이 말을 들은 육지영은 좀 급해졌다.

만약 그들이 모두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이번 내기는 비기는 것이 아닌가?

“반복해서 확인했으니까 틀림없어.”

장건우의 표정도 좀 굳어져있었다.

‘뭐라고?!’

장건우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육지영이 계약을 따낸 것은 남자친구가 프로젝트팀 부매니저기 때문이라고 하자. 그럼 육소연은 어떻게 따낸 것인가?

‘설마 임찬혁이 서씨 가문과 정말 무슨 관계가 있는 건 아니겠지?’

‘하지만 임찬혁이 만약 그런 능력이 있다면 왜 육씨 가문에 빌붙어 살려고 하는 거지?’

육지영의 눈동자에는 놀라움이 어렸다.

‘설마 내가 임찬혁을 잘못 본 거야?’

“고맙다, 찬혁아!”

육성재는 웃음을 띠고 다정하게 임찬혁의 어깨를 두드렸다.

방금 임찬혁이 그들도 무조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말이 정말로 이루어졌다. 비록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모든 것은 상대방의 공로이므로 감사인사는 필수였다.

“천만에요, 삼촌. 저한테는 아무것도 아닌걸요.”

임찬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당신들도 계약이 있고, 우리도 있으니 비긴 셈이에요.”

마음을 완전히 내려놓은 하미현은 전의 의기소침했던 모습을 버리고 환한 얼굴로 박영화에게 말했다.

방금 상대방의 득의양양한 모습이 얼마나 눈꼴 사나웠는지 모른다. 그녀는 이제야 조금 속이 시원했다.

육지영의 남자친구가 서양 그룹의 프로젝트팀 부매니저기 때문에 이 일로 그들을 누를 수 있었던 거였다.

다른 일은 그들이 상대방에게 눌릴까 봐 무서워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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