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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2화

“지영이꺼 한 건 밖에 없어요. 서양 그룹의 계약은 극히 드문 일이에요. 저조차도 큰 대가를 치러서야 지영이를 도와 계약을 따냈는 걸요. 그러니 다른 사람은 더욱 불가능할 겁니다.”

장건우가 자랑하듯이 말했다.

“정말 잘 됐네.”

박영화는 하마터면 웃을 뻔했다.

그들이 계약을 따냈음을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육소연이 계약을 따지 못했음을 확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제 이번 내기의 승자가 누가 될지는 확실해졌네.’

“안심해. 회장 자리는 틀림없이 내 거니까 걱정하지 마.”

육지영은 육소연을 바라보며 비꼬았다.

“내가 말했었지? 임찬혁 같은 쓰레기한테 희망을 거는 건 멍청한 행위라고.”

“차라리 패배를 인정하고 그룹을 내 손에 맡기는 게 어때? 체면상 좀 더 낫잖아. 이제 어떻게 이 일을 원만하게 처리할 건지 지켜볼게.”

육지영은 비웃음이 어린 표정을 지으며 입을 가리고 웃었다.

육소연은 어두워진 낯빛으로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너무 난감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

외모든 능력이든 그녀는 모두 육지영보다 한 수 위였다.

어디든 둘이 같이 가기만 하면 꽃과 박수갈채는 모두 그녀의 것이었단 말이다.

하지만 이번에 육지영에게 눌릴 줄이야.

상대방의 득의양양한 표정을 보며 그녀는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랐지만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게 없기에 억지로 굴욕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육성재와 하미현도 얼굴이 모두 굳었다.

그러나 다른 친척들은 모두 육지영의 곁을 에워싸서 정성스럽게 차를 따라주며 관심을 기울였다.

“우리는... 이만 가자.”

이 모습을 본 육성재는 일어나서 떠날 준비를 했다.

원래는 임찬혁에 대해 일말의 환상을 갖고있었지만 계약이 한 건 밖에 없으며 그것이 육지영에게 속한 거라는 걸 알았으니 이만 떠나려고 했다. 승부가 이미 정해진 판에 남아있어도 조롱거리 밖에 되지 않을 뿐, 아무런 의미가 없기에.

육소연과 하미현도 어쩔 수 없이 일어나 떠날 준비를 했다.

“먼저 가지 마세요. 아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잖아요.”

임찬혁은 육성재를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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