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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아..” 손호남은 멍하니 있었다.

“싫은가?”

“아니, 아니요. 형님, 마음껏 즐기세요.”

손호남은 송문영의 표정을 볼 엄두가 나지 않았고 테이블 위의 차 키를 움켜쥐고 도망치려 했다.

“손호남, 이 개자식아!” 송문영은 화가 나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다른 친구들도 하나같이 불똥이 튈까 두려워하는 모습이었다.

김예훈 혼자만 무표정한 얼굴로 지켜보았다. 오정범은 한때 YE 가문에서 거둬들인 사람이었다..

오정범은 젊은 나이에 사회에 나왔지만, 돈도 없고 배경도 없어 몇 번이나 길거리에서 베여 죽을 뻔했다, 그러다 김예훈이 그를 만났고 그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가문으로 불러들였다.

불과 몇 년 만에 오정범이 이렇게 성장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김예훈도 오정범에게 아는 체를 하지 않으려 했다, 오랜 세월이 흘렀고 자신은 이미 YE 가문의 후계자가 아니니 오정범이 자신을 받아들일 거 같지 않았다.

바로 그때, 오정범은 무심코 다른 사람들을 흘겨보다 우연히 김예훈에게로 쏠렸고 몸이 굳어지는 것 같았다.

그 순간, 그는 안색이 변했고 오만함과 횡포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대신 빠른 걸음으로 김예훈 앞으로 걸어갔다.

"도련님이셨군요, 제가 도련님을 미처 알아보지 못했네요, 용서해 주십시오!"

이 순간, 룸 전체가 조용해졌다.

방금 전 날뛰던 오정범은 손짓 하나로 사회 거물들을 죽일 수 있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뜻밖에도 선생님의 훈계를 듣는 초등학생처럼 공손한 얼굴로 김예훈의 앞에 서 있었다.

심지어 오정범의 그 부하들조차도 모두 충격을 받은 얼굴로 서있었다, 자신의 형님은 이 세상천지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는 사람이었기에.

그런데 이렇게 공손하게 변했다.

김예훈은 놀란 기색 없이 무표정이었다.

"오랜만이네요." 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며 손을 뻗어 오정범의 어깨를 두드렸다.

“오늘 일은 여기서 멈추세요, 어쨌든 제 친구들이니까.”

"네! 도련님이 그만두라고 하시면 그만둬야죠! 다른 사람들은 그만 내보내도록 해. 도련님과 얘기 나누는걸 방해하지 마라." 오정범은 흥분한 얼굴이었다.

곧 기괴한 표정을 띤 친구들은 밖으로 내보내졌다.

화이트골드 호텔 밖에서는 모든 학생들이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

임설희는 "김예훈이 우리를 도와줬을 줄은 몰랐는데, 어떻게 화이트골드 호텔 사장이랑 친분이 있는 거지?"라고 중얼거렸다.

송문영도 “혹시 우리가 괜한 사람 잡은 거야? 김예훈이 엄청난 사람이었는데?”라고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없잖아?" 손호남은 입장이 매우 난처했다. 오늘 밤 체면을 구겼으니 반드시 다시 되돌려야 했다.

"알겠다! 김예훈이 엄청난 술꾼이었고 여기 사장이랑 짜고 치고 우리한테 사기 치려고 한 거야."라고 원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임설희는 반박했다.

“사기 치려고 그런 거라면 왜 널 밖으로 내보냈겠어?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말을 듣고 겁에 질려겠지, 그렇지 아니라면 어떻게 일이 이렇게 쉽게 해결될 수 있겠어! 김예훈 저 나쁜 놈! 오늘 이 일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손호남은 증오에 찬 목소리를 냈다.

다른 학생들도 모두 일리가 있다고 느꼈는지 동의하는 눈치였다.

"맞아! 그냥 넘어가서는 안돼!"

"김예훈, 저 데릴 사위 놈이 이젠 하다 하다 친구한테까지 사기를 치려고 하다니. 다음에 절대 가만 안 둘 거야."

욕설이 난무했지만 아무도 감히 화이트골드 호텔에 가서 김예훈한테 따지지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한바탕 욕설을 퍼부은 후 풀이 죽어 가버렸다.

송문영은 손호남이 데려다주겠다는 것을 완곡히 거절한 뒤 포르쉐 한 대를 불러 가버렸다. 혼자 남아버린 손호남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호텔 룸에는 지금 김예훈과 오정범 두 사람만 있었다.

오정범은 곧게 서서 창밖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

"도련님, 저 사람들은 은혜를 베풀어도 배은망덕하게 구는데, 제가 나서서…"

"됐어요." 김예훈은 웃으면서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오늘 밤 임설희만 아니었다면 정말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네!" 오정범은 감히 반박할 수 없었다.

"도련님 지금 어디 계시나요, 몇 년 동안 도련님을 찾으려 했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차차 알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제부터 그냥 내 이름으로 불러요." 김예훈은 특별히 한 마디 당부하였다.

막 대화를 하고 있을 무렵, 김예훈의 폴더폰은 다시 울리기 시작했다. 김예훈은 휴대폰을 들고 표정을 굳혔다 "큰일 났군요. 집에 가서 화장실 청소도 해야 되는데, 정범 씨, 기회가 되면 내가 다시 찾아올게요. "

말이 끝나기 바쁘게 김예훈은 이미 오정범의 멍한 시선 속에서 전기 스쿠터로 쏜살같이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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