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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낭아감자
last update Last Updated: 2022-12-30 18:21:47
“나보고 나가라는 거야?”

직원이 사장에게 나가라니, 김예훈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사람 말 못 알아들어? 나가라니까! 누가 뽑아줬든 아는 사람이 있든 신경 안 써. 그냥 지금 당장 사라져!”

송문영은 이를 꽉 깨물었다. 말이 끝나자 그녀는 가방에서 돈뭉치를 꺼내 바닥에 집어 던졌다.

“안 나가겠다, 이거지? 돈이 필요한 거 아니야? 이 돈 들고 꺼져!”

바로 그때,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가 ‘띵’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그러자 직원들이 사측에서 몰려드려 재빠르게 예의를 갖추었다.

마침 고급 가죽 바지에 흰 셔츠를 입고 긴 포니테일 머리를 한 여성이 걸어 내려왔다. 20살 초반으로 보이는 그녀는 서류 봉투를 품에 안고 있었다.

그녀의 외모는 송문영과 견줄 만했지만, 몸에서 뿜어내는 아우라는 송문영과 비교할 수도 없었다.

송문영은 다른 사람들은 쳐다 보지도 않고 빠르게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늦었습니다.”

김예훈은 그녀를 쳐다보는 순간 누군지 떠올랐다. 하은혜. 김예훈이 YE 가문에 있을 때 자신을 따라다닌 적이 있었다. 그런 하은혜가 YE 투자 회사의 대표 비서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랜만이에요.”

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 비서, 제 정신이에요?”

송민영이 한 발짝 앞으로 나오며 말했다. 단아한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찼다.

“우리 대표님이 누군지 모두가 다 아는데, 청소 도우미한테 함부로 대표라고 하면 안 되죠!”

“청소 도우미요?”

하은혜는 조심스럽게 김예훈을 바라보았다. 무표정인 그를 보고 나서야 몸을 돌려 송민영을 차갑게 쳐다봤다.

“송 팀장, 눈 크게 뜨고 똑똑히 봐요. 오늘부터 이 분이 바로 우리 회사의 새로운 대표, 김예훈 대표님이십니다.”

“뭐라고요?!”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이 아연실색했다.

특히 경호팀장은 다리에 힘이 풀릴 것만 같았다. 대표에게 나가라고 소리치다니…….

“그럴리가요! 말도 안 돼!”

송민영은 얇은 입술을 깨물며 소리쳤다.

“이 사람이 김예훈인 건 맞아요. 하지만 대학 동기라 무슨 일을 하는지 제가 알고 있다고요! 어떻게 우리 회사 대표일 수가 있어요?”

송민영은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같았다. 어떤 대표가 데릴사위를 하고, 이런 옷을 입고 출근을 하겠는가!

게다가 어제만 해도 화이트골드 호텔에서 호객꾼을 하고 있는 게 들통났었는데 말이다!

“당신 같은 일개 부장이 대표님이 맞다, 아니다 결정할 일은 아닙니다.”

하은혜는 무덤덤하게 말을 뱉었다.

‘부장’이라는 두 글자는 더 세게 강조했다.

최근 송민영이 총지배인으로 승진할 것이라는 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매달렸는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댕-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송민영은 얼굴마저 창백해지더니 종아리에 힘이 풀리는 것만 같았다. 게다가 김예훈을 차마 마주볼 수가 없었다.

YE 투자 회사에서 실적이 뛰어나고 인맥이 넓은데다 곧 총지배인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 회사 대표를 자르겠다고 소리치며 얼굴에 돈까지 집어 던졌다.

“김……김 대표님,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나서야 송민영은 김예훈에게 다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돈 주워. 앞으로 네 생활비가 될지도 모르니까.”

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

송민영은 몸이 바르르 떨렸다. 아무 대답도 할 수가 없었다.

김예훈은 그녀를 무시한 채 경호팀장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경호팀장은 이미 넋이 나간 채로 멍하니 서있었다.

“당신은 해고예요.”

김예훈은 무덤덤하게 말을 남긴 채 몸을 돌려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로 걸어 들어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김예훈의 뒤를 따랐고, 직원들은 모두 웅성거렸다.

YE 투자 회사는 규모가 큰 만큼 5천 명에 육박하는 직원들을 거느리고 있었다. 이 때문에 갑작스러운 대표 이임 사안은 몇몇 사람만 알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런 소동이 일어나는 순간, 대표가 바뀌었다는 사실을 회사 전체가 알게 되었다.

……

대표 사무실은 오피스 빌딩 꼭대기 전체를 차지하고 있다. 이곳은 이미 김예훈이 과거에 가지고 있던 습관에 맞추어 모든 배치가 완료된 상태다.

김예훈은 대표 의자에 편히 앉은 김예훈은 놀란 기색을 보였다. 김연철이 참 눈치가 빠르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의자까지도 모두 세팅하다니, 2조가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사무실 안에는 김예훈과 하은혜, 그리고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송민영이 서있었다.

하은혜 역시 전혀 그녀를 신경 쓰지않고 서류들을 김예훈 앞에 꺼내 놓으며 말했다.

“김 대표님, 모든 서류가 다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부터 회사는 대표님 소유입니다.

김예훈은 서류를 자세히 들여다 보더니 협약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호쾌하게 서명했다.

하은혜는 또 다른 서류 홀더를 꺼내며 말했다.

“김 대표님, 이것은 작년에 진행한 대형 프로젝트들입니다. 최근에 정해진 투자들과 최근 발탁하고자 하는 직원들도 여기에 있습니다. 한 번 보시죠.”

“볼 필요 없어요. 협력사에게 대표 이임 사실을 알리고 이전에 정해둔 투자는 전부 취소하세요.”

김예훈은 무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그의 말 한 마디에 남해시 여러 일가의 생사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회사에서 1조를 추가해 남해시 최고의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해 주세요. 직원 선발은 제가 모두 만나본 뒤에 다시 이야기하죠.”

“알겠습니다.”

하은혜는 차마 다른 말을 덧붙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재빠르게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구석에 서있던 송민영은 머릿속에서 ‘쿵’ 하는 소리가 울렸다. 김예훈의 짧은 저 한 마디에 자신의 승진건은 무산되고 말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전에 모두 약속해둔 투자들도 전부 단숨에 부결됐다. 간단히 말해 몇 년 동안 공들인 그녀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가다 못해 직장까지 잃게 생겼다.

몇 백 만원씩이나 하는 자신의 자동차와 집 대출을 생각하니 송민영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디서 나온 용기인지 그녀는 모기 같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김 대표님, 정말 고의가 아니었습니다. 옛 동기의 정을 생각해서 넓은 아량으로 해고시키지 말아주세요, 네? 하라는 건 모두 하겠습니다!”

“뭐든 하겠다?”

김예훈은 쿡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내 송민영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그럼 난 뭘 준비해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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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st Updated : 2022-12-30
  • 지존 사위   제19화

    ”뭐야?”모두 벙찐 얼굴이 되었다. 이게 무슨 상황인가?오른손 한 번 들었을 뿐인데, 어찌 이렇게 고꾸라질 수가 있단 말이지?이런 힘이 있었다니!그저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닐까?사람들은 그저 우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박동훈이 재수가 없어서 김예훈이 휘두른 손에 자빠진 것이라고 말이다.“김……김예훈……딱 기다려…….”박동훈은 부들부들 떨며 온 힘을 다해 자리에서 일어섰다.“반드시 널 죽여 버리겠어…….”사람들은 코피가 흐르고 있는 박동훈을 바라보다 불쌍한 얼굴로 김예훈을 쳐다봤다.저 데릴사위가 무슨 능력이 있단 말인가? 박동훈은 YE 투자 회사의 중간관리자다. 그가 손가락만 까딱해도 식은 죽 먹기처럼 김예훈을 죽일 수 있을 것이다.하지만 김예훈은 박동훈을 상대하기 싫다는 듯 바닥에 떨어진 휴대폰을 주웠다. 이내 김연철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세요, 예훈아. 무슨 일 있느냐?”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김연철의 목소리는 한없이 따뜻했다.김예훈은 바닥에 엎어져 있는 박동훈을 쳐다보며 어두운 목소리로 말했다.“YE 투자 회사에 박동훈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회사 이름을 팔며 사기 치고 다니네요. 처리 좀 해주시겠어요?”“별 것 아니구나. 어떻게 처리하면 되겠니?”“모든 것을 잃게끔요.”말을 마친 김예훈은 전화를 끊었다.“개자식, 감히 이 몸을 때려? 아직 안 끝났어!”박동훈이 소리쳤다.“이 몸이 누군지 알아? 난 YE 투자 회사 사람이야. 내 뒤에는 YE 가문이 있다고! 내 말 한 마디면 뼈도 못 추릴 거야!”박동훈 역시 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화가 치밀었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그러고는 모두 보란 듯이 스피커폰을 켰다.잠시 후, 위엄이 느껴지는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동훈아, 무슨 일이냐?”“범이 형님, 누가 절 때렸어요! 여기 킹덤주택단지 5동 펜션이에요. 사람 좀 데려와서 이 개자식 좀 처리해 주세요!”“알겠다. 마침 그 근처에 있으니 10분 안에 도착하마.”박동훈의 외침에 ‘범이 형님’이

    Last Updated : 2022-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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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495화

    퍽!앞으로 나선 추문성은 흑구의 머리를 짓밟은 채 담담하게 말했다.“김 도련님께서 너 보고 가라고 그랬어?”추문성은 김예훈에게 대드는 사람은 죽은 목숨이라고 생각했다.‘여기가 어디라고!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도 되는 곳인 줄 알았나 봐.’얼굴이 바닥에 짓밟혀 있던 흑구는 몸부림치면서 김예훈을 째려보았다.“이 자식이! 감히 나를 해쳐? 내가 홍성파 사람인 거 몰라? 내가 진세은 아가씨의 아끼는 부하인 거 모르냐고! 나를 이렇게 건드렸다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기나 해?”김예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흑구 앞으로 걸어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정말 아무 생각 없는 놈이구나. 이 지경에도 잘난 척하고 싶어? 내가 이 많은 사람을 병신으로 만들어버렸는데도 날 의심해? 왜. 꼭 너까지 죽여버려야겠어?”“내가 진주·밀양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나를 이렇게 대하는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흑구는 이를 갈면서 음흉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렇게 대단하면 날 죽여버리든지! 아니면 네가 목숨을 내놓아야 할 거야.”김예훈은 흑구를 들어 올리라고 추문성에게 무언의 눈빛을 보내고는 뺨을 때렸다.쨕!뺨 한 대에 흑구의 이빨이 모조리 빠져버리고 말았다.“쓸데없는 말이 정말 많네. 너희 진세은 아가씨한테 전화해. 이깟 구룡 패쪽으로는 날 모시지 못할 거라고. 그 사람이 직접 찾아오지 않는 날엔 너랑 유우토, 모두 다 죽어야 할 거라고.”눈가를 파르르 떨던 흑구는 고집을 부리려다 김예훈의 차가운 표정을 보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는지 마지막 용기마저 사라지고 말았다.잠시 후, 흑구는 부하한테 스피커폰으로 진세은한테 전화하라고 했다.통화가 연결되고, 전화기 너머에서 한 여자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흑구, 아직도 안 데려오고 뭐 해. 타케이 도련님 흥을 깨뜨리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흑구는 또 한 번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어렵게 말을 꺼냈다.“아가씨, 죄송해요. 저도 속수무책으로 잡혀버리고 말았어요.”한참동안의 침묵 이후,

  • 지존 사위   제2494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 장면을 쳐다보던 홍성파 부하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해이해지는 느낌이었다.예쁘게 생긴 한 여자는 꿈인지 생시인지 확인해 보려고 자기 뺨을 때릴 정도였다.‘감히 홍성파 지고 지상의 구룡 패쪽을 두 동강 냈다고?’이순간 얼마나 많은 사람이 미쳐버릴 정도인지 몰랐다.“이런 제기랄! 넌 도대체 네가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야. 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 있냐고! 죽고 싶어?”흑구는 그제야 반응하면서 펄쩍 뛰더니 식은땀마저 흘렸다.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구룡 패쪽을 두 동강 냈는데 김예훈을 제압하지 못하면 진세은한테 죽임을 당할 것이 뻔했다.“내가 죽고 싶냐고?”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말했다.“죽고 싶은 사람은 너인 것 같은데? 이따위 패쪽을 가져오면 내가 공손하게 대할 줄 알았어? 우물 안의 개구리라서 자기주제를 파악하지 못하는 거야? 정말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 진세은한테 알려. 구룡 패쪽은 물론 너희 우두머리가 와도 내 앞에서는 아무런 체면이 없을 거라고. 꺼져!”김예훈이 오른손을 휘두르자, 바닥에 있던 구룡 패쪽 두 조각이 날아가 흑구의 오른손과 왼손을 때렸다.빠직!“아악!”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비명이 동시에 들려오더니 흑구는 아파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바닥에 널브러져서 바둥거리지 않으려고 억지로 버티고 있었다.이를 꽉 깨물면서 버티고 있던 흑구는 김예훈을 째려보면서 소리쳤다.“이런 제기랄! 감히 내 손을 부러뜨려? 정말 우리 홍성파를 뭐로 보는거야. 말해! 도대체 누군지!”“나?”김예훈은 아무렇지않게 생각나는 대로 말했다.“난 관상이나 풍수를 봐주는 사람. 김 대가라고 부르던가. 어때. 두려워?”“김 대가?”흑구는 무언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멈칫하고 말았다.“네가 바로 허씨 가문에서 손도영 대가님의 뺨을 때린 김 대가야?”소식이 이렇게 빨리 퍼진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살짝 의아했다.“바로 나야.”“그래. 네가 대가든 뭐든 구룡 패쪽을 두 동강 내고 내 몸에 손댄 대가로 너를 병신으로

  • 지존 사위   제2493화

    가장 앞에 서서 시가 연기를 뿜어내던 흑구는 차를 마시고 있는 김예훈에게 시선이 갔다.그의 앞에는 유우토가 죽은 사람처럼 뻗어있었고, 가끔 경련을 일으키기도 했다.김예훈은 차를 다 마시고 고개 들어 흑구를 힐끔 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홍성파 흑구?”“자식, 우리 흑구 형님을 알아보기는 하는 거야?”이때 흑구가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우리가 홍성파인 걸 알면서도 여기서 이렇게 잘난 척하는 거야? 아주 대단한 사람인가 보네? 자, 과연 네가 어떤 세력과 배경을 가졌는지 말해봐. 놀랄 준비되었으니까. 만약에 보잘것없는 사람이라면 오늘 여기서 죽어야겠어.”이때 흑구의 손짓하나에 열몇 명의 홍성파 부하들이 손을 풀면서 서서히 접근했다.김예훈의 힘으로는 홍성파의 기세를 누르지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김예훈은 또 여유작작 차를 마시면서 말했다.“홍성파에 재밌는 사람들이 많네. 진주·밀양 안동 김씨가문의 졸개인 것이 이제는 또 일본 야마구치파의 졸개를 하고있는거야? 홍성파 말고 졸개단체라고 불리는 것이 더욱 어울릴 것 같은데?”아무렇지 않게 한 말은 흑구의 귀에 비수처럼 꽂혔다.“이런 제기랄! 감히 우리 홍성파를 비하해? 갈기갈기 찢어서 물고기 밥으로 바다에 버려줘?”흑구가 음흉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그가 봤을 때 홍성파는 하늘이자 땅이었고, 자신한테 모든 것을 준 홍성파는 의식 부모와도 같았다.홍성파를 건드리는 사람은 흑구를 건드린 거나 다름없었다.흑구는 홍성파에 도전장을 내민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다.김예훈이 찻잔을 내려놓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하고, 뭘 하고 싶은지부터 말해.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기 전까진 죽어서 이곳을 나가지도 못해.”“내가 뭘 하고 싶은지 궁금해?”흑구는 사악한 미소를 짓더니 구룡 패쪽을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난 네가 뭘 해야 하는지 알려주러 온 거야. 잘 봤어? 이건 우리 홍성파의 구룡패쪽이야. 이걸 보고도 무릎 꿇지 않아? 우리 아가씨께서는 타케이 도련님이 마음에 들

  • 지존 사위   제2492화

    “상대방은 누군데?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진주 4대 명문가? 밀양 허씨 가문? 아니면 남양파?”진세은은 담담한 표정으로 진주·밀양에서 홍성파와 맞설 자격 있는 상대를 하나하나 언급했다. 만약 이들이라면 상황을 봐서 나서야 했고, 아니라면 상대방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짓밟아 버릴 자신이 있었다.깡패가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말했다.“아가씨, 상대방 억양이 진주·밀양 사람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저희 구역에서 이러는 거 보면 어느정도 배경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요?”“진주·밀양 사람이 아니라고?”진세은은 피식 웃더니 가소로운 표정을 지었다.“진주·밀양 사람이 아니면 어느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든,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든 여기서는 말할 자격도 없는거야. 아무리 대단한 사람이라고 해도 하나도 빠짐없이 우리 구역에서는 고개를 숙이고 다녀야 한다고! 10대 명문가라고 해도 우리의 체면을 지켜줘야 하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겠어?”퍽!진세은은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청동으로 만들어진 패쪽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홍성파 사람들은 이 패쪽을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었다.이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타케이도 이 물건을 알아봤는지 두 눈이 반짝거렸다.진세은이 냉랭하게 말했다.“흑구야, 우리 홍성파 구룡 패쪽을 가져가서 그 자식한테 알려. 타케이 도련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를 데리고 와서 사과하라고 말했다고. 그리고 내가 만족할 때까지 무릎 꿇어야 할 거라고. 오늘은 타케이 도련님의 체면을 봐서 기회를 주는 거야. 평소 같았으면 바로 죽여버렸다고.”“네!”구릿빛 피부에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나타나 공손하게 테이블 위에 있는 구룡 패쪽을 챙겼다.이 사람은 진세은의 보디가드이자 진주·밀양에서 이름을 날린 깡패였다.그동안 진세은 밑에서 겸손을 지키면서 조용히 살아왔지만, 사실 큰 공을 세운 사람이었다.최근 몇 년 동안 일이 순조롭게 풀리자 흑구는 자기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하는 상태였다.홍성파가 뒤에서 지켜주고 있고, 또 실력까지

  • 지존 사위   제2491화

    진세은의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본 깡패는 입을 움찔거릴 뿐이다. 그는 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오늘 살아서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결국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더니 진지하게 말했다.“저희를 습격한 놈이 타케이 도련님께서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를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기고만장하게 1번 룸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어요. 능력 있으면 어떻게 해보라고 하면서요. 그리고 유우토 씨도 허리가 부러진 채 생포 당하고 말았어요.”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아가씨, 저희가 너무 무능한 것이 아니라 그놈이 너무 기고만장했다니까요? 저희의 체면을 별로 신경 쓰지도 않았어요.”홍성파 사람들은 상대방이 만만찮은 사람인 것을 눈치챘는지 서로 눈치를 보았다.구룡성은 예전부터 무법지대라 난잡한 곳이었다.홍성파는 이 구역에서 절대적인 발언권을 가지고있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홍성파 사람을 건드릴 사람이 없었다.그것도 모자라 홍성파의 귀한 손님인 유우토의 허리마저 부러뜨렸으니 죽으려고 환장한 거나 다름없었다.굳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김예훈은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그리고 김예훈의 가족과 세력들도 모조리 파헤쳐질 운명이었다.홍성파 스타일을 보면 온 가족을 죽이겠다고 하면 무조건 죽일 사람들이었다.유우토의 허리가 부러졌다는 말에 표정이 차갑기만 하던 타케이가 갑자기 웃는 것이다.“우리 일본 야마구치파 사람이라는 건 말했어?”“네. 말했어요.”깡패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유우토 씨가 타케이 도련님의 사람이라는 것도 말했고, 저희 홍성파의 귀한 손님이라고 말해도 별로 소용이 없었어요. 일부러 시비 걸려고 찾아온 것 같았어요.”이 말에 타케이는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의 신분을 봤을 때, 진주는 물론 전체 대한민국에서 그의 체면을 지켜주지 않을 사람이 없었다.아무리 그래도 야마구치파 중에서 가장 우수한 제자였으니 말이다.하지만 여기는 자기 구역이 아니라 남의 구역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짓밟을 수는 없었다.홍성파가 알아서 나서서

  • 지존 사위   제2490화

    허유주의 설명에 김예훈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그저 도박왕의 딸이 막무가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허씨 가문의 일때문에 복수심을 안고 일본인한테 연락해서 나를 처리할 생각을 했다니. 그런데 사회 경험이 너무 부족해서 문제야. 일본인이 자기를 어떻게 할 줄 알고.’하지만 이로써 대립 구도에 서 있던 두 사람은 사이가 좋아지기 시작했다.나중에 허씨 가문의 도움을 받으려면 중요한 부분이기도 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허유주,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네가 일본인한테 부탁해 나를 죽이라고 했던 일은 없었던 일로 해줄게. 그런데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길 바라.”“알았어.”허유주는 뻘쭘하기만 했다.“전에는 내가 너무 철없었어. 미안해.”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구석에서 울부짖고 있는 일본인들을 가리키면서 말했다.“아까 너를 구하면서 일본인 몇 명을 데려왔거든. 지금은 이 사람들의 주인을 기다리고 있어. 기껏해 3분 내로 올 것 같은데 먼저 너를 집에 데려다주라고 할까?”김예훈은 여유작작 차를 마시면서 허유주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허유주는 표정이 확 변하더니 이를 꽉 깨물면서 말했다.“절대 안 가! 날 살려줬는데 이대로 떠날 수는 없지. 아니면 우리 허씨 가문의 체면이 뭐가 돼. 그리고 우리 허씨 가문은 일본인 따위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허유주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려고 했다.김예훈은 어느정도 성장한 그녀의 모습에 피식 웃고 말았다.이순간 허유주는 어제와 같은 말괄량이 소녀가 아니었다.여러 가지 일을 겪어봐야 성장한다는 말이 맞았다.“됐어. 사람 부를 필요 없어.”김예훈은 손을 툭툭 털면서 뒤에 서 있던 추문성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이따 아가씨를 잘 부탁해. 털끝 하나 건드리게 하는 순간 가만두지 않을 거야.”“네!”추문성은 평온한 표정으로 전방을 쳐다보고 있었다.김예훈한테 어떻게든 잘 보여야 했다....김예훈과 허유주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양손이 부러진 홍성파 건달이 휘청거

  • 지존 사위   제2489화

    김예훈이 룸으로 들어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부근에 있던 진주·밀양 용전 제자들이 나타나 이 일본인들을 구속했다.추하린은 허유주의 위를 세척 할수 있게 의사 선생님도 보내왔다.술을 마셨다면 이 정도로 취하진 않았을 것이다.몽롱한 상태를 보면 누가 음료수에 약을 탄 것이 틀림없었다.의사 선생님의 기술이 좋아 얼마 지나지 않아 허유주의 얼굴이 평온해지고, 뜨겁게 달아오르던 체온도 가라앉기 시작했다.허유주한테 생수 한 통을 다 먹여서야 서서히 눈을 뜨면서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흐릿하게 보이는 남자의 모습에 허유주는 본능적으로 몸부림쳤다.“누구야! 지금 뭐하는 거야! 나한테 손대지 마! 우리 아빠는 도박왕 허순재라고! 나를 건드린 순간 우리 아빠가 너를 죽여버릴 거야!”허유주는 목 놓아 울부짖기 시작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허유주, 흥분하지 마. 나 김예훈이야. 너를 해치지 않아.”“김예훈?”그제야 정신을 차린 허유주는 김예훈을 확인한 순간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나한테 약을 먹여? 우리 아빠한테 다 말할 거야. 꼭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쨕!김예훈이 갑자기 뺨을 때리는 바람에 허유주는 멍하니 넋이 나가고 말았다.“정신이 좀 들어? 이제는 제대로 말할 수 있겠어?”김예훈은 휴지로 손을 닦으면서 허유주를 전혀 안쓰러워하지 않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라서 물어? 나한테 대신 덤터기를 씌우면 어떻게 되는지 생각이나 해봤어?”허유주는 붉으락푸르락하더니 그제야 제대로 정신을 차렸는지 일본인들을 힐끔 쳐다보면서 나지막하게 물었다.“김예훈... 네가 살 살린 거야?”“이제야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무언갈 바라고 살려준 건 아니지만 억울하게 당하고 싶지는 않았다.“우연히 지나가다가 네가 강제로 끌려온 거 같아서 살려준 거야.”김예훈은 대충 상황을 설명하고는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허유주를 쳐다보았다.“그래도 도박왕님 딸인데 어떻게 유우토한

  • 지존 사위   제2488화

    퍽! 퍽! 퍽!전혀 봐 줄 생각이 없는 김예훈은 바로 발을 뻗었다. 그러자 상대방이 하나둘씩 저 멀리 날아가 다리가 부러진 채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이때 홍성파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표정이 확 변하더니 비수를 들고 덮쳐왔다.빠직!하지만 김예훈에게 닿기도 전에 멱살이 잡혀 그대로 공중에 들리고 말았다.그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우리 홍성파가 진주에서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 날 건드리기만 하면 홍성파에서 너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거야.”홍성파가 대단해서 김예훈이 자신을 건드리지 못할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빠직!김예훈이 덤덤한 표정으로 오른손에 힘을 싣자 목이 부러진 채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자신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보디가드와 몇몇 홍성파 건달들이 바닥에 널브러진 모습을 본 유우토는 허유주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우리 일본인을 건드리는 거 보니 대단한데? 그런데 여기서 거들먹거릴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유우토는 갑자기 검을 들고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덮쳤다.김예훈이 아무렇지않게 가만히 있자 유우토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웃기는 놈이네. 좀 실력이 있다고 천하무적이라도 된 줄 아나 봐? 그 주제에 미인을 구출해 보려고? 유치하긴!”유우토는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여전히 거들먹거리고 있었다.“천하무적인 우리 일본인 앞에서는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랑 맞서는 순간 하느님도 너를 구하지 못한다고. 일단 너를 죽이지는 않을 거야. 타케이 도련님께서 너희 대한민국 여자를 어떻게 가지고 노는지 한번 구경시켜 주려고. 우리는 이러는 거 제일 좋아하거든.”유우토는 실실 웃으면서 다시 허유주의 머리끄덩이를 잡으려고 했다.퍽!하지만 허유주에게 손이 닿기도 전에 김예훈이 먼저 나서서 그의 등을 발로 차버렸다.유우토는 피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빠직!코뼈가 부러지고 이빨이 몇 대 빠진 그는 똥씹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넌 왜 아무렇지도 않은 거야.”유우토가 힘겹게 고개를 돌

  • 지존 사위   제2487화

    김예훈은 미간을 찌푸린 채 냉랭하게 말했다.“아무리 무법지대 사람들이라고 해도 대한민국 사람이 아니야? 양심도 없어? 일본인이 우리 대한민국 사람을 해치려고 하는데 막을지언정 지금 돕고 있는 거야? 그러고도 남자야?”“해쳐?”유우토가 사악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우리 타케이 도련님을 모시는 거 더없는 영광이라고 생각해! 우리 고귀한 일본 남자를 모실 수 있는 걸 보면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지. 그런데 어떻게 해친다고 말할 수 있어? 내가 일본인이라는 신분을 밝히면 얼마나 많은 여자가 내 품에 안기지 못해 안달인지 알아?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세상은 원래 이런 거야. 강자가 살아남는 법이거든. 비쩍 마른 놈이 여자를 만나보기나 했어? 그 주제에 보호해 주려고?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하고 꺼져! 아니면 정말 죽여버릴 거니까!”거만하기 그지없는 이 유우토라는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진주에서 종횡무진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아니면 이런 말을 하지도 못했을 것이다.김예훈은 냉랭한 표정으로 그의 말을 무시한 채 말했다.“그 손 놓으라고. 내 말 안 들려? 굳이 내가 본때를 보여줘야겠어?”“하하. 우리 구역에서 어떻게 좀 해보려고?”건달들 눈에서는 살기가 느껴졌다.“우리가 누군지나 알아? 우리는 홍성파 사람들이라고! 진주·밀양에서는 우리 홍성파가 일등이야! 온 가족이 죽는 꼴을 보고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유우토한테 사과해. 아니면 곧 죽게 될 거니까.”유우토는 술 냄새를 풍기면서 가소로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봤어? 내가 굳이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해결해 주는 사람이 있다고. 너랑 같은 대한민국 사람이 너를 죽여버릴 거라고.”김예훈이 냉랭하게 말했다.“결국엔 이 여자를 안 놔주겠다?”“우리 타케이 도련님께서 아직 즐기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놔줘.”유우토는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이 사람이 너의 와이프거나 여동생이라고 해도 오늘 저녁에는 타케이 도련님을 모셔야 할 거야. 네가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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