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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Author: 낭아감자
송문영은 얼굴이 붉어졌다. 김예훈은 송문영이 여유를 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어젯밤만 해도 김예훈 앞에서 당당하게 콧대 세우고 함께 노래부르기도 싫어하던 송문영이 오늘 이곳에 서 시키는 대로 다 하겠다고 한다.

김예훈은 그녀를 한참 쳐다보았다. 훈녀로 불리던 옛 동기 송문영은 까칠했지만 본성이 나쁜 건 아니었다. 이 생각이 든 김예훈이 입을 열었다.

“이번 일로 당장 널 해고할 생각은 없어. 다만 승진과 관련해서는 네 능력을 보고 판단할게.”

말을 마친 김예훈은 송문영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아졌다. 이제 막 회사를 받았기에 운영 상황 같은 것도 어떤지 모르는 판국에, 송문영과 쓸 데 없는 이야기 주고 받을 시간이 없었다.

송문영은 아름다운 여자지만 김예훈이 보았던 미모의 여성은 차고 넘쳤다. 적어도 자신의 아내인 정민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

YE 투자 회사는 대표가 바뀌면서 진행 중이던 모든 투자 계획이 중단된 상황에 오히려 1조를 투입해 양질의 투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 소식은 마치 마른 하늘에서 벼락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남해시 전체로 전파됐다.

남해시 유명 일가 세력들에게 크나큰 변수가 될 것임을 모두가 예상하고 있었다.

이 시기에 가장 먼저 YE 투자 회사에 취임한 새 대표 이사의 신임을 사게 된다면 남해에서 제일 가는 일가로 급부상할 수 있을 것이 분명했다.

물론 정씨 일가는 어떠한 동요도 하지 않고 그 즉시 가족 연회를 열어 모든 친인척을 불러 모았다.

정민아는 김예훈에게 연회에 참가할 준비를 해야하니 당장 집으로 돌아오라며 전화를 걸었다.

김예훈은 급히 집으로 돌아왔다. 정민아는 이미 자신의 빨간 포르쉐에 올라타 있었다. 휴대폰을 바라보는 그녀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여보, 내가 늦었지.”

김예훈은 잰걸음으로 정민아에게 다가왔다.

정민아는 허리 라인이 강조된 예복을 갖춰 입었다. 가슴팍에는 독특한 장미 브로치를 차고 있었다.

‘프라하의 심장?’

김예훈의 눈이 반짝였다. 이것이 왜 그녀에게 있는지 김예훈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아내가 이렇게 좋아할 줄은 몰랐다.

김예훈의 얼굴에 웃음기가 번졌다.

하지만 정민아는 탐탁치 못하다는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차디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눈빛으로 한 번만 더 쳐다보면 눈알 뽑아버린다.”

“알았어, 안 볼게.”

자신의 표정을 들킬 것이라 생각하지 못한 김예훈은 흠칫 놀라며 시선을 급히 거뒀다.

“그리고, 오늘 연회에서 말 최대한 아끼고 여기저기 구경하지 마. 우리 가족에게 망신 주지 말라는 뜻이야.”

“알았어.”

김예훈은 차에 올라탔다. 그러나 안전벨트를 채 매기도 전에 뒤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예훈, 이렇게 입고 연회에 가겠다고? 어떻게 삼겹살 냄새가 밴 거야? 쓰레기 더미에서 주어왔어?”

그의 장모인 임은숙이 냉기를 머금은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에 데릴사위인 김예훈은 볼수록 마음에 들지 않은 인물이었다.

임은숙은 기다란 다리를 드러내는 짧은 연회복을 입고 있었다. 성숙함에서 느껴지는 섹시함이 사람을 더욱 매료시켰다.

그에 반해 아무 옷이나 주워 입은 김예훈의 옷차림은 촌스러움 그 자체였다.

그럼에도 그녀의 말에 개의치 않고 씩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리 말해줘도 변화가 없을 것 같은 그의 모습에 임은숙은 치밀어 오르는 화에 몸이 떨렸다.

“어떻게 너 같은 쓸모 없는 놈에게 내 딸이 시집을 갔는지, 정말 불운한 정씨 집안이야!”

“엄마, 그만 화내. 화장도 다 해놓고.”

운전하던 정민아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김예훈의 모습에 그녀도 할 말을 잃었다.

“다른 집안 사위 보다가 우리 집 사위 보면, 화가 안 나게 생겼니?”

임은숙은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

“너 똑똑히 들어. 입 안 연다고 아무 일 없다고 생각하지 마. 내일 아침에 당장 가정법원 가서 이혼 서류 제출 할 생각이니까! 이게 너에게 주는 보상금이야, 알아들어?”

임은숙은 핸드백에서 오만원권 뭉치를 꺼내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던졌다.

하지만 김예훈은 상황 파악을 못한 사람처럼 망부석이 되어 앉아있었다.

정민아는 모진 마음을 먹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김예훈을 보자 이가 갈릴 만큼 화가 치밀어 올랐다. 거절하려는 일말의 의지라도 있다면 이 정도로 부끄럽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음 속으로 몇 번이고 화를 삼키고 나서야 김예훈을 당장 차에서 쫓아내고 싶은 충동을 억누를 수 있었다.

……

정씨 일가의 별장 앞, 외제차가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고 로비 안에는 이미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정민아의 여동생, 정소현은 이미 이곳에 도착해 있었다. 하지만 교복을 입고 있는 것이 학교를 마치고 옷 갈아입을 새도 없이 이곳으로 온 듯 했다.

그럼에도 그녀만의 특별한 청초함에 장내에 있던 남자들은 침 삼키기 바빴다. 정씨 일가의 여동생이 성인이 된다면 최고로 아름다운 여성이 될 것이 분명했다.

가족들은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많은 정씨 일가 사람들이 찾아와 인사를 건넸다. 그 가운에 김예훈은 투명인간처럼 어느 누구의 눈길도 받지 못했다.

어차피 정씨 일가에서 자신의 위치가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것을 알기에 김예훈 역시 개의치 않았다. 오늘 밤에는 그저 구색만 갖추러 온 것이기 때문에 많이 먹을 수만 있다면 부러울 게 없었다.

하지만 이런 김예훈을 굳이 걸고 넘어지려는 사람도 있었다. 정소현은 김예훈 옆자리에 앉아 말했다.

“못난 형부, 내일 우리 집에서 쫓겨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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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696화

    빠직.김예훈은 미야다 신노스케의 오른손을 발로 밟아 부러뜨렸다.“미야다 신노스케, 너 병신이야?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나를 협박해? 내가 너무 봐줘서 그래?”“너!”김예훈에게서 숨김없는 살기를 느낀 미야다 신노스케는 얼굴색이 확 변하고 말았다.이어 김예훈은 가소로운 표정으로 선재 스님을 쳐다보았다.‘어떻게든 나를 죽이겠다고 하더니. 미야다 신노스케가 패배하니까 양국의 관계를 생각해 보라고? 웃기고 있네.’김예훈은 길길이 날뛰면서 의연한 태도를 보이는 선재 스님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당주님이 관까지 가져와서 우리 집 강아지도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는데 내가 그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 우습지도 않아? 아니면 미야다 신노스케가 나를 죽이는 건 당연한 일이고, 내가 이 자식 털끝하나라도 건드리면 죽을죄를 지은 건가?”김예훈의 질문에 선재 스님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김예훈, 알면 됐어. 너의 신분과 지위로는 검신님과 비교할 수도 없어. 네가 백번 죽어도 검신님은 절대 다치면 안 돼.”이 순간 선재 스님은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로 말했다.“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마지막 기회야. 뒷감당도 하지 못할 거면 검신님을 풀어줘.”“그래. 너의 체면을 봐서 풀어줄게.”김예훈은 선재 스님을 보면서 피식 웃었다.반드시 죽을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순간 희열을 느꼈다.‘대한민국 총사령관이면 뭐 어때서? 그래도 내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할 거 아니야. 내가 이번에 돌아가면...’미야다 신노스케의 얼굴에 웃음이 완전히 피어나기도 전에 김예훈은 그를 발로 짓밟아버렸다.빠직.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미야다 신노스케의 목이 부러져 눈코입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더니 숨이 간당간당했다.이어 김예훈은 그를 발로 차서 선재 스님 앞에 던져놓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돌려줬으니 이만 가봐.”“이럴 수가.”충격에 휩싸인 사람들은 말문이 막혀버리고 말았다.‘미야다 신노스케가 죽은 거야? 이렇게

  • 지존 사위   제2695화

    “이런 제기랄!”선재 스님도 이 모습을 보고 분노했다.미야다 신노스케가 한방에 김예훈을 죽여버리기를 바랐건만 오히려 미야다 신노스케가 처참히 짓밟힐 줄 몰랐다.김예훈이 그의 목을 짓밟자 선재 스님은 움찔하면서 소리를 질렀다.“김예훈, 멈춰. 멈추라고! 이번 대결은 여기까지야. 넌 너무 음흉하고 뻔뻔해서 검신님의 상대가 되지 못해. 무슨 꼼수를 써서 검신님을 간신히 이긴 거야. 그러니까 이번 판은 무효야. 추잡한 행동을 했던 것에 사과해. 우리 대한민국은 이런 비열한 승리를 용납할 수 없어. 이대로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다고.”선재 스님은 자기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지금 바로 검신님을 풀어주고 무릎 꿇고 사과해. 그러면 꼼수를 사용한 것도 없었던 일로 해줄게.”용태웅이 반응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패배를 인정하고 검신님을 풀어줘. 선재 스님께서 화나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미야다 신노스케의 목덜미를 밟고 있던 김예훈이 고개를 쳐들며 말했다.“풀어달라고? 그러면 한번 물어봐. 내가 풀어준다고 해도 도망칠 수 있는 건지. 내가 죽기를 원하는데 감히 살아갈 용기나 있겠어?”“김예훈, 허세 좀 부리지 마.”선재 스님은 더욱 화가 나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네가 누군데 검신님께 죽으라 말라야. 정말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네. 젊은이, 현실을 직면하는 거 어때? 꼼수로 따낸 승리는 승리도 아니야. 가장 중요한 것은 검신님께서는 일본의 무신이자 진정한 실력자라는 거야. 검신님을 죽이면 한일관계를 무너뜨리는 거라고. 일본이 우리 대한민국을 적으로 돌리면 국제 사회에서 제재받을 수도 있다고. 뒷감당을 책임질 수 있겠어? 그러니까 김예훈, 그 지경에 이르기 전에 얼른 무릎 꿇고 사과해. 멀리 봐야지. 나중에 아마미네 토시로가 참지 못하고 너를 죽인다고 해도 우리 같은 사람은 절대 막을 수 없어. 너도 알잖아. 아마미네 토시로 외에도 일본 야마구치파에는 실력자들이 어마어마하다는걸. 한마디 명령이면 너는 산산조각이 나서 죽을 것이 뻔해.

  • 지존 사위   제2694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용태웅이든, 선재 스님이든, 하나같이 입을 꼭 다문 채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아마미네 다이토 역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자기 뺨을 때렸다.미야다 신노스케는 누구인가?일본 야마구치파 검신 중의 한명이자 일본 무신이기도 했다.이런 인물은 그야말로 천하무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런데 김예훈 같은 기생오라비를 상대로 한 방에 무너진다고?’비록 뺨을 맞아 저 멀리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충격적이었다.“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럴 수가. 검신님은 진정한 무신급 실력자인데 김예훈 저놈이 엄마 배 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했다 해도 절대 무신일 리가 없어. 그런데 어떻게 이길 수 있는 거지? 설마 보이지 않는 꼼수를 써서 이렇게 된 건가? 그래. 틀림없을 거야...”선재 스님은 멍한 표정으로 혼자 중얼거렸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계속해서 변명을 찾고 있었다.무술 성지 출신들은 하나같이 입이 떡 벌어진 채 눈가를 파르르 떨면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오직 아까 체면을 잃은 육민준만이 한숨을 내쉬었다.‘미야다 신노스케도 뺨 한 대 맞고 저렇게 된 마당에 내가 뺨 맞고 날아갔다 하더라도 기억하는 사람이 없었을 거야.’아까까지만 해도 흥분하던 용태웅 등 집법부대 제자들은 입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이 하나같이 절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온몸에 소름이 끼쳐 눈가를 파르르 떨고 있는 이들은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넌 내 상대가 될수 없어.”김예훈은 반쯤 무릎을 꿇고 있는 미야다 신노스케를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보았다.“용태웅 당주님이 너를 위해 관을 만들어줬는데 파묻힐 곳이 없을 걱정은 안 해도 되겠어. 죽기 전에 고맙다는 인사나 전해.”“도대체 왜.”미야다 신노스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30년 동안 수련해서 십 년 전에서야 겨우 검신과 무신 타이틀을 달았는데 너는 젊은 나이에 어떻게 나보다도 더 강할 수 있어.

  • 지존 사위   제2693화

    선재 스님의 화난 말투를 듣고 다른 사람들도 싫증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세상에 어떻게 이런 남자가 있어? 염치가 없는 것도 한계가 있지.’‘싸움에서 정정당당하게 나서지도 못하면서 입만 놀리고 있네.’‘정말 대한민국 남자들의 얼굴에 먹칠하고 있잖아. 창피해 죽겠어.’“피하지 말라고?”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선재 스님, 너무 간섭하는 거 아니야? 그런데 네가 이렇게 멍청한 걸 봐서 피하지 않을게.”다음 순간, 김예훈은 온몸에서 어마어마한 기운을 뿜어냈다.마치 거대한 파도가 미야다 신노스케를 향해 덮치는 것 같았다.원래부터 안색이 안 좋던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순간 표정이 굳어버리고 말았다.김예훈의 심상찮은 기운 변화에 선재 스님은 하려던 말도 이어가지 못하고 믿을 수 없는 표정을 하고서 동공이 확장되었다.샤샥.김예훈은 전방으로 날아가 손을 뻗었다.그는 무엇이 살벌한 무술 세계에선 스피드가 생명인지 똑똑히 보여주고 있었다.김예훈의 손바닥이 이미 미야다 신노스케의 코앞에 도착해 버리자 미야다 신노스케는 표정이 바로 어두워졌다. 그는 전혀 피할 겨를도 없어 그저 본능적으로 검으로 막으려 했다.쨕!거대한 소리와 함께 무서운 기운이 몰아치자 사람들은 눈을 질끈 감았다.이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수가 없었다.하지만 누군가 이를 꽉 깨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잠시 후, 사람들은 그제야 미야다 신노스케가 김예훈의 공격을 막았다는 것을 확인했다.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바닥이 거미줄 모양으로 갈라져 있는 것이다.미야다 신노스케의 검에도 균열이 생기더니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게다가 그의 손바닥과 두 팔도 부러진 채 얼굴에는 선홍빛 뺨자국이 나 있었다.이로 인해 그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자기도 모르게 비참한 모습으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뺨 한 대였을 뿐인데 미야다 신노스케의 자존심을 무너뜨렸을 뿐만 아니라 지금은 서 있을 힘조차 없어 보였다.이와 반대로 김예훈은 뒷짐을 쥔 채 모든 걸 눌러버릴 듯한

  • 지존 사위   제2692화

    바로 이어서 미야다 신노스케가 일본검술을 포함한 모든 필살기를 퍼붓는 바람에 바닥에 칼자국이 나고, 주변의 나무들도 모조리 부러졌다.하지만 유독 김예훈만은 아무렇지도 않았다.선재 스님은 그제야 미야다 신노스케가 봐준 것이 아니라 김예훈의 속도가 너무 빨라 항상 아슬아슬한 순간에 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일본 야마구치파를 건드린 것도 모자라 검신님이 오셔도 도망치지 않았던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네.”바로 이때, 선재 스님이 분노하면서 말했다.“김예훈, 그러고도 남자야? 그냥 속도가 빨라서 검신님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거 아니야. 이런 생사의 결전에서 스피드만 믿고 계속 피하기만 하는 거, 비겁하다는 생각 안 들어? 이건 검신님에 대한 불경이자 우리 대한민국 무술계에 먹칠하는 거라고. 그것도 모자라 넌 우리 모두의 소중한 시간까지 낭비하고 있어. 심판으로서 명령하는데 더 이상 피하지 말고 승부를 겨루도록 해. 대한민국 남자로서 떳떳해지라고. 검신님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알았으면 피하는 거로 끝날 일은 아니라는 걸 알 텐데? 너 지금 이러는 거, 우리 대한민국 무술계가 큰 웃음거리가 된다는 거 몰라?”선재 스님은 화가 나면 종잡을 수 없게 되었다.그녀가 봤을 때 김예훈은 진작에 미야다 신노스케의 한 방에 죽었어야 했다.피하든, 저항하든 모두 대한민국 무술계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이었다.‘어차피 패배할 싸움인데 굳이 버둥거려서 뭐 한담? 그럴바에 한 방에 끝내는 것이 고통스럽지도 않고 좋은 거지. 사내새끼가 이게 뭐야.’선재 스님은 김예훈이 한심하기만 했다.“내가 피할 수 있는 것도 실력이 아니겠어?”김예훈은 뒤로 물러나면서 흥미롭게 말했다.“내가 너처럼 병신같이 피하지도 않고 당하고만 있을것 같아? 그리고 미야다 신노스케 이 자식이 지금까지 내 털끝 하나 건드리지도 못했는데 약한 사람은 얘가 아니야? 기내식은 먹었냐고 물어봐. 안 먹었으면 밥 먹을 기회를 주겠다고 해.”미야다 신노스케는 무신 급 실력이 맞았다.하지만 얼마

  • 지존 사위   제2691화

    무술 성지 출신들은 스스로 자기가 예의와 품격이 넘쳐난다고 생각했다.이들은 미야다 신노스케가 봐줬다는 것을 눈치챘다면 김예훈처럼 염치없이 맞서는 것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진작에 항복했을 것이다.용태웅과 류서우 등 용문당 집법부대 사람들은 하나같이 경멸의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예훈이 하는 행동마다 용문당에 망신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선재 스님은 여전히 평온한 김예훈의 표정에 더 이상 봐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한방에 김예훈 이 병신같은 자식을 때려죽여야만 속이 시원해질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이런 생각에 선재 스님은 앞으로 다가가 의연하게 말했다.“검신님, 저희 대한민국 무술계에 선의를 베풀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런데 검신님께서는 오늘 복수하러 온 것이기 때문에 저희의 체면을 봐주지 않아도 돼요. 이제는 마무리 지을 때가 된 것 같아요. 부디 김예훈 저 자식이 대가를 치르게 해주세요.”선재 스님은 확신이 가득찬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말하면 미야다 신노스케가 이제는 전력을 다할 거로 믿었다.‘이 정도로 체면을 세워줄 줄 알았으면 진작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할걸. 김예훈 같은 놈은 그냥 한 방에 죽이는 게 나아. 체면도 주지 말고 완전히 무너뜨려야 해.’“이런 제기랄!”이 순간, 김예훈 옷깃 하나 스치지도 못한 미야다 신노스케는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선재 스님이 한 말에 더욱더 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그는 이제 더 이상 고상한 척하지 않고 허리춤에 있는 검을 꺼내기로 했다.샤샤샥.미야다 신노스케는 칼날을 번쩍이면서 김예훈을 향해 덮쳐왔다.칼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면서 먼지를 일으켜 주변 사람들은 피부가 찢어지는 느낌이었다.많은 사람은 이 칼의 기운에 피해를 볼까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섰다.이 모습에 선재 스님은 입가에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이런 공격을 젊은 사람은 절대 감당하지 못할 텐데.’그녀는 심지어 눈앞에 김예훈이 사지가 찢기는 모습이 상상되는 것만 같아 싫증난 표정을 지었다.그녀에게는 김예훈 같은

  • 지존 사위   제2690화

    이 순간 용태웅, 선재 스님, 그리고 아마미네 다이토 등은 모두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그들의 생각에 따르면 무신이자 검신인 미야다 신노스케가 나섰으니 김예훈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그런데 미야다 신노스케가 공격을 수십 번 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예훈이 아무런 반응도 없을뿐더러 심지어 머리카락 하나조차 건드리지 못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말도 안 돼!’“미야다 신노스케 검신께서 저희 대한민국의 체면을 지켜주느라 그러신 것 같아요.”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선재 스님이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었다.“한 방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저희 체면을 지켜준다고 억지로 시간을 끈 것 같은데 일본 무술계는 정만 겸손하기 그지없네요. 검신님, 제가 대한민국 무술계를 대표하여 일본 무술계에 감사의 인사를 전해요. 저희 대한민국의 명예를 생각해 주신 은혜, 반드시 마음에 새길게요. 대한민국과 일본의 우정은 영원히 지속될 거예요. 걱정하지 마세요. 검신님께서 김예훈을 죽이면 그의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도 이에 따른 대가를 치르게 할 거예요. 하늘에 대고 맹세할게요.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무술계에 일본의 존엄을 건드리는 놈은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거예요.”이 순간 선재 스님은 한껏 아부를 떨고 있었다.이렇게 해야만 김예훈이 여러 번이고 치명적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안색이 조금 안 좋던 아마미네 다이토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별말씀을요. 대한민국과 일본은 예로부터 한 몸이었는데 저희 일본에서도 대한민국의 체면을 중히 여기고 있어요. 저희 두 나라가 사이좋게 지내야 세계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거 아니겠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검신님께서 복수한다고 해도 저희 두 나라의 우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이후로 대한민국 무술계의 젊은이들에게 함부로 저희 일본을 건드리면 안 된다고 잘 전해주세요. 아니면 다음부터는 체면이고 뭐고 그냥 죽여버릴 거니까요. 그 순간부터 대한민국은 더 이상 최정상에 서 있을

  • 지존 사위   제2689화

    미야다 신노스케는 원래 김예훈을 한 방에 죽이는 것으로 대한민국 무술계를 짓밟아 버리려고 했는데 김예훈이 공격을 피할 줄은 몰랐다.하지만 미야다 신노스케 같은 고수한테는 이런 놀라움도 잠시였다.그는 곧 마음을 가다듬고 발차기했다.퍽.그러자 공기가 옆으로 갈라지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이런 공격은 빠르고 강력하여 한 방이라도 제대로 맞으면 머리가 터질 수도 있었다.어마어마한 기운을 감지한 선재 스님은 그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특히 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주먹을 꽉 쥐고 미야다 신노스케를 응원하고 있었다. 이 정도면 그냥 김예훈을 빨리 죽이라고 외치기 직전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의자에 앉아 평온하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그는 공격을 피하려고 가끔 몸을 트는 것밖에 없었다.발차기가 빗나가긴 했지만 미야다 신노스케는 변함없는 표정으로 넓은 옷소매를 칼처럼 휘둘렀다.퍽.거대한 소리가 울려 퍼지자 사방에 있던 돌멩이와 나뭇잎들이 하늘을 향해 솟았다.김예훈은 전혀 두려움 없는 표정으로 느긋하게 피했다.그냥 찻잔을 들고 옆으로 피할 뿐 공격하지 않는 것이 미야다 신노스케가 전혀 손쓸 가치가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샤샤샥.미야다 신노스케의 공격은 끊임없이 펼쳐졌고, 공격마다 어마어마한 힘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그래도 김예훈의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었다.김예훈이 또한번 피하자 미야다 신노스케는 소리를 지르며 공중으로 뜨더니 발로 김예훈 앞에 있는 테이블을 걷어찼다.빠직.대리석 테이블은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미야다 신노스케가 손을 휘두르자 즉시 조각들이 김예훈이 있는 곳으로 날아갔다.이번에는 촘촘히 날아와 도저히 피할 수가 없어 손으로 쳐낼 수밖에 없었다.이 순간, 미야다 신노스케는 마침내 기회를 보고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손을 뻗었다.샤샥.김예훈은 여전히 평온한 표정으로 공격을 피했다.미야다 신노스케가 정성껏 뻗은 손가락이 기둥에 닿는 순간 그대로 무너지고 말았다.

  • 지존 사위   제2688화

    처음 이곳에 온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순간 신처럼 떠받들리고 있었다.김예훈 곁에는 오직 추문성밖에 없었다.휠체어에 누워있던 류서우조차 혹시라도 손해를 볼까 아등바등 가까이 가서 아부를 떨었다.하지만 미야다 신노스케는 이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여전히 덤덤한 김예훈에게 시선이 꽂혔다.그는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물었다.“네가 바로 우리 일본 무술계를 건드린 김예훈이야? 이번에 진주에서 내 제자들을 죽인 것도 모자라 타케이 나오토 일가까지 죽였다면서?”김예훈이 찻잔을 쥐고서 담담하게 말했다.“타케이 나오토 일가가 대한민국에서 악행을 저질렀는데 죽어야 마땅하지 않겠어? 검신이라는 사람이 이런 사람들 때문에 복수하러 여기까지 왔어?”“복수?”미야다 신노스케는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차갑게 말했다.“내 제자가 죽어야 마땅한지는 네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야. 당연히 대한민국 법도에서 결정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내 말이 바로 법도인 거야. 둘 사이에 어떤 원한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일본 야마구치파의 제자를 죽였으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하는 거야.”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흥미로운 표정으로 아마미네 다이토를 쳐다보았다.“너도 야마자키파를 대신해 온 거야? 내 기억이 맞는다면 너희 아버지 아마미네 토시로도 부산에 와서 나를 죽이겠다고 하지 않았어?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거야. 역시 야마자키파는 야마구치파보다 못한 건가?”“김예훈, 여기서 이간질하지 마.”아마미네 다이토가 냉랭하게 말했다.“우리 아버지가 아직 안 온 것은 수련 중이기 때문이야. 너 같은 자식 때문에 수련을 그만둘 수는 없잖아? 내가 이번에 진주에 온 것도 우리 아버지 지시 때문이야. 검신님이 너를 죽이면 너의 머리를 가져가서 우리 아버지한테 술안주로 드릴 거야.”“그래?”김예훈은 자기와는 전혀 상관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내 상대가 안 될까 봐 병신같은 미야다 신노스케를 보내서 내 실력을 떠보려고 했던 거구나?”“너!”아마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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