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님, 무슨 일이시죠?" 옆에 있던 정지용이 눈치를 살피며 물었다.박동훈은 별일 아니라는 듯 웃으면서 둘러댔다:"아니에요, 부회장님이 술 한잔 같이하자고 하시는데 제가 그럴 여유가 없지 않습니까? 다음에 하기로 했습니다."그 말을 들은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YE 투자 회사의 부회장이 박동훈에게 술자리를 제안했다고?근데 박동훈이 그걸 거절하고 다음으로 약속을 미뤘단 말인가?정말 지위가 있는 사람이구나, 큰 인물이 틀림없군!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박동훈 옆에서 가서 그의 비위를 맞췄다.바로 이때, 별장 입구에서 브레이크 소리가 들렸고 검은색 승합차 몇 대가 급하게 멈춰 섰다.곧바로, 차 문이 열리고 십여 명의 건장한 사내들이 손에 칼과 야구 방망이를 든 채 차에서 내렸다.십여 명의 사내 중, 하얀 셔츠를 입고 있는 흉악한 남자의 모습이 보이는데 바로 말로만 듣던 오정범이다.그는 담배 한가비를 입에 물고는 흥미진진하게 눈앞의 별장을 쳐다보았다."정범 형님!"박동훈이 헐레벌떡 달려가서 오정범을 향해 허리를 굽히더니 조심스럽게 담배에 불을 붙였다.오정범은 고개를 끄덕이며 걸으면서 말했다:"누가 우리 동훈 동생을 업신여긴 건가?""바로 저놈입니다, 정범 형님, 저놈 혼내주십시오! 숨만 붙어있으면 됩니다!" 박동훈이 차갑게 웃으면서 말했다.이 순간,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충격을 받았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박동훈은 쳐다보았다.오정범!박동훈이 정말 지하 세계의 큰 인물 오정범을 불러오다니!이건 장난이 아니다!오정범, 남해 지하 세계에서는 쟁쟁한 인물이다, 듣기로는 당시에 칼 두 자루로 이 바닥을 평정한 사람이라고 한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인물을 절대 움직일 수 없다!큰 가문은 아니지만 정씨 일가도 보안요원을 몇몇 두고는 있다. 하지만 오정범, 이런 사람과 비교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다.오정범이라는 사람은 독하기로 소문났다, 듣기로는 내로라하는 집안에서도 그의 체면을
김예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늘 아내가 자기한테는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근데 이 순간 자신을 걱정해주니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졌다.하지만 정민아는 자신의 심경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이게 누구인가? 오정범이다, 지하 세계의 큰 인물, 비록 만난 적은 없지만 이 사람에 대한 소문은 많이 들었다.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정범은 그저 그런 건달에 불과했다. 훗날 어떤 큰 인물의 눈에 들어서 도움을 받게 되었고, 오정범도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남해에서 자신의 영역을 개척했다.1, 2년 전부터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 기세가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그 명성이 어디 가겠는가, 남해에서 그 누구라도 그의 체면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이런 사람 앞에서 데릴사위인 김예훈이 그의 심기를 건드려서 무슨 좋은 일이 있겠는가?"빨리 가라고! 좀 있으면 가지도 못해!" 정민아는 정말 조급한 모양이었다. 그녀가 일어서서 김예훈을 끌어당기려 하자 옆에 있던 정소현이 그녀를 막아섰다.정소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언니가 오늘 왜 이러는 건지?뭘 잘못 먹은 거야?능력 없는 데릴사위를 제일 마음에 들어 하지 않은 사람은 언니 아니었던가?근데 왜 지금은 김예훈의 편을 들지?정소현뿐만 아니라, 다른 정씨 일가의 사람들도 정민아를 모두 말렸다.오늘 밤, 김예훈은 정씨 일가의 예비 사위인 박동훈의 미움을 샀고, 박동훈의 배경은 봐도 뻔한 일, 오늘 밤 누군가 김예훈의 편을 들어준다면 기필코 화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게다가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김예훈을 못마땅해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를 위해 나설 생각은 없다. 이 재미난 구경거리를 어떻게 놓칠 수 있겠는가?특히 정지용은 몹시 당황스러웠다:" 정민아, 너 미쳤어? 저런 못난 놈을 뭐 하러 챙겨? 이젠 우리 가문과 관계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 줄 알아? 아니면 오늘 밤 우리 가문도 무사하지 못해! 병신 같은 놈이 박 대표를 건드리
박동훈은 한껏 들뜬 표정으로 거들먹거리며 김예훈을 향해 걸어갔다. 마음속으로 많이 기뻤다. 평소에 자신이 오정범의 비위를 맞춰준 게 오늘 이렇게 보답받게 될 줄이야, 정말 체면이 확 서는 일이었다.듣기로는 오정범과 밥 한 끼 먹고 싶어도 안 되는 가문이 부지기수라고 한다!오정범이 자신의 뒤를 봐준다면 오늘 밤, 이 혼사는 큰 문제 없이 성사될 것이다!박동훈 역시 우연한 기회로 오정범을 알고 지내게 되었다.예전에, 화이트골드 호텔에서 박동훈은 실수로 한 여인과 부딪혔고 그 일로 하마터면 맞아 죽을 뻔 했다, 마침 오정범이 그곳을 지나갔고 일이 시끄러워지는 걸 원치 않았던 그가 박동훈에게 도움을 준 것이었다.그 일로 인해 박동훈은 돈만 있으면 안 된다는 걸, 친구도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그래서 꽤 많은 공을 들여 오정범과 친구 사이를 맺었고 적극적으로 그를 도와 투자를 해 최근 1, 2년 동안 짭짤한 수입을 얻었다. 이것이 오늘 밤 그가 오정범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던 용기다.하지만 투자라는 게 어디 늘 돈을 벌 수 있겠는가, 손해를 볼 때마다 박동훈이 이를 악물고 그 손해를 메꿔 준 것이었다.만약 손해를 봤다는 걸 오정범이 알았다면 자신은 그한테 맞아 죽을 게 뻔하다.하지만, 오정범이 자신의 뒤를 봐준 후부터 박동훈은 남해의 젊은 사업가들 중에서 그 위상이 점점 올라가고 있다.일류 가문의 후계자라도 그를 함부로 건드리지 못했다, 이 모든 변화를 박동훈은 최근 1, 2년 많이 느끼고 있다.바로 이때, 오정범은 담배를 입에 물고 김예훈으로부터 10여 미터 떨어진 곳까지 걸어갔다, 하지만 워낙 로비의 등불이 어둡고 게다가 담배 연기까지 더해져 그는 단번에 김예훈을 알아보지 못했다.그가 무심하게 칼을 받아쥐고 바닥에 끌고 가면서 김예훈 앞까지 걸어갔다."도망쳐! 여보 도망쳐!" 정민아가 급한 나머지 김예훈의 이름을 부르는 것조차 잊어버렸다, 그녀의 주위에도 다 사람인지라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었다.이 순간, 정민아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아
김예훈은 웃을 뿐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하지만 맞은 편의 오정범은 무의식적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다.평소에 사람들 앞에서 그리 위풍당당하던 큰 인물이 이 순간 오줌을 쌀 정도로 떨고 있다.특히 김예훈의 눈빛은 그로 하여금 식은땀을 줄줄 흘리게 만들었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오정범이 행동을 멈추자 뒤에 있던 박동훈이 급하게 말했다:"정범 형님, 인정사정 볼 것 없습니다, 저놈은 병신이에요, 이 집안의 데릴사위입니다, 당장 때려눕혀 손목을 잘라요!"박동훈은 눈이 새빨개서 끊임없이 소리쳤다, 그는 김예훈이 당장 죽기를 원했다."네가...처리하고 싶은 사람이 이 사람이야?" 오정범이 그제야 정신을 가다듬고 어두운 얼굴로 뒤를 돌아 박동훈을 쳐다보았다.오정범은 당황하기 그지없다, 박동훈 너 이 자식 사람을 잘못 봤다고 하는 게 좋을 거다, 아니면..."네! 바로 저놈입니다! 정범 형님, 저놈을 죽여주세요!" 박동훈이 김예훈을 가리키며 욕설을 퍼부었다.한편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이 광경을 보고 하나같이 들뜬 표정을 짓고 있다. 그들은 오늘 저 못난 놈은 끝장인 게 확실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또 어떻게 당할지 그걸 기대하는 눈치였다.근데 이때, 정동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박 대표, 훈계하는 걸로 끝내게나, 죽이지는 말고."죽이지는 말라고?박동훈이 차갑게 웃었다, 김예훈이 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체면을 깎은 일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놈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그래야만 정씨 일가와 한배를 탈 수 있을 것이고 자신이 재기에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게다가 정씨 일가의 사람들한테 겁을 줘야만 나중에 자신이 파산한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 누구도 뭐라 말 못 할 테니까, 또한 정씨 가문을 이용해 다시 재기 할 수 있을 거니까.생각을 마친 박동훈은 하마트면 웃음을 참지 못할 뻔했다. 한 걸음만 가면 된다, 이 김예훈만 처리하면 엄청난 부와 아름다운 여인 둘 다 가질 수 있다!"그럽시다, 어르신께서 말씀하셨으니 정범 형님, 목숨
결국 그가 김예훈의 근처에 가기도 전에 오정범이 단번에 그의 머리를 잡아챘다."철썩"예고도 없이, 오정범이 박동훈의 얼굴을 좌우로 후려쳤다. 그의 얼굴이 빨갛게 부어올랐다!박동훈은 당황스러웠다:" 정범 형님, 저놈을 때리라고 했지...왜 저를..."박동훈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당황했다, 전혀 반응을 못 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죽으려면 혼자 곱게 죽을 것이지 나까지 끌어내리겠다? 오늘 넌 죽었어..." 오정범은 박동훈을 힘껏 발로 걷어차고 무섭게 말했다:"쳐라, 죽을 정도로 때려..."오정범이 데리고 온 부하들은 멍한 채로 있다가 이내 반응했다, 형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쳐라!이내, 십여 명의 사내들이 박동훈을 둘러싸고 발로 그를 걷어찼다."뭡니까! 정범 형님, 왜 저를 때리는 겁니까!"박동훈은 미친 듯이 얻어맞았고 바닥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니며 울먹이었다. 이건 내가 원하던 결과가 아니야!주위에 있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어리둥절해서 쳐다만 볼 뿐이었다, 박동훈 이 사람 오늘 여기서 맞아 죽지는 않겠지?드디어,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정동철이 기침을 하며 말했다:"오정범 씨, 저기 그만 멈추는 게...""멈추다니!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놈은 내가 오늘 다 처리해버릴 거야!"오정범은 정동철을 사납게 노려보더니 앞으로 걸어가 박동훈의 얼굴을 필사적으로 발로 밟았다.이 순간, 모두 크게 놀랐다, 오늘 밤 정말 누군가는 죽을 것 같다..."도... 김예훈 씨..." 이때, 오정범이 초조한 표정을 지으며 김예훈 앞으로 걸어갔다, 차마 도련님이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지 못하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놈이 겁도 없이 이리 날뛰다니, 오늘 밤 제가 처리하겠습니다."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오정범이 말을 하고 있다, 어제 막 도련님을 뵙게 되었고 아직 공을 세울 기회도 없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지금 이 순간 오정범은 박동훈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을 심정이다.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내가 뭘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지하 세계의 큰 인물 오정범이 이 순간, 이 못난 데릴사위한테 이렇게 공손하다니? 주인을 모시듯 깍듯하다!이 병신 같은 놈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다들 믿기지 않은 듯 자신을 꼬집었다, 그래 이건 꿈이야, 분명 꿈이 틀림없어!정민아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그저 걱정뿐이었는데 이젠 충격을 많이 받았다. 이 상황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 거지?오정범은 정씨 일가의 태도 따위에는 전혀 안중에 없었다, 그가 몸을 낮추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전 정말 도련님인 줄 몰랐습니다, 알았더라면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그만 노여움을 푸세요...""그만 하세요." 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그동안, 이런 사소한 일까지 직접 나서서 해결했습니까?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이었나요?""아닙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놈이 제 주식 투자 일을 조금 도와주고 있습니다..." 오정범은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김예훈이 고개를 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이젠 파산한 사람입니다, 알아서 잘 처신하세요."말을 하고 뒤돌아섰다, 오정범 이 인간 나아진 게 하나도 없다, 실망스러워서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끝장이다!오정범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진짜 겁이 났나 보다.김예훈이 어떤 사람인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잘 알고 있다, 고작 열몇 살 된 아이가 이미 경기도 각 영역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남들이 보기에는 이 오정범이 그럴듯하게 성공한 듯하나, 김예훈 앞에서만큼은 자신이 앞잡이일 뿐이라는 걸 그는 알고 있다, 이 정도의 인식조차 없다면 지금까지 헛산 거나 다름없다.도련님은 워낙 말수가 적은 편이다, 그가 침묵하고 있다는 건 이미 화가 났다는 뜻이다."죽도록 패!" 오정범은 엄하게 소리쳤다, 이 일은 끝장을 보고 말 것이다.맞다, 방금 도련님께서 저놈이 파산했다고 하는데, 그럼 내가 저놈한테 맡긴 돈은...그 생각을 하니 오정범
오정범이 그의 뺨을 내리치고 차갑게 말했다:"왜 얻어맞는지 몰라? 김예훈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거야? 너 따위가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저... 저 사람은 정씨 가문의 못난 데릴사위 아닙니까?"지금 박동훈은 너무 후회돼 피 토하기 일보 직전이다. 자신이 불러온 사람이 자신을 이리 만들었다, 그것도 저 강예훈 때문에, 그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데릴사위?" 오정범이 차갑게 웃었다, 김예훈의 신분을 말하려고 하는 찰나 김예훈이 그를 쳐다보았다.그가 무의식적으로 흠칫하더니 욕설을 퍼부었다:"똑바로 말해, 너 파산했어? 그럼 내 돈 10억은? 다 날린 거야?"정씨 일가의 사람들은 원래 나서서 싸움을 말릴 생각이 없었다, 근데 이 말을 듣고 하나같이 눈빛이 변했다, 특히 정동철의 얼굴이 조금씩 변해갔다. 그가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걸어 나와 말했다:"오정범 씨... 박 대표가 파산했다니요? 사실입니까?"정동철 이 노인네, 자기 가문의 아랫사람들 앞에서나 큰소리 치지, 오정범 같은 사람 앞에서는 방귀도 못 뀌는 인간이다, 이 상황에서 이리 묻다니 미친 셈이다.오정범이 못마땅한 듯 흘겨보았다, 이 노인네는 진짜 도련님 신분을 모르는 것인가? 도련님이 파산했다고 했으면 당연히 사실이 아닌가?하지만 오정범은 이 자리에서 김예훈의 신분을 밝힐 엄두를 내지 못하고 박동훈의 목을 잡고는 차갑게 말했다:"네 입으로 말해, 나한테 거짓말이라도 했다가는 손가락을 끊어버릴 거니까!""말... 말... 하겠습니다..." 박동훈은 오줌을 싸기 일보 직전이다, "정범 형님, 고의는 아니었습니다, 파산한 건 맞지만 형님 돈은 반드시 제가 갚겠습니다, 반드시 갚겠습니다.""그래, 네가 약속했어, 3일 줄게, 내 10억 가지고 와, 아니면 네 손목 날아갈 테니까!" 오정범이 차갑게 웃으며 그의 뺨을 내리치고는 소리쳤다, "가자!"부하들이 순식간에 정진 별장을 빠져나갔다, 오정범이 이곳을 빨리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걸 다들 눈치채지 못했다, 만약 보는
"박 대표, 설명해보게나, 방금 사람을 시켜 알아봤다니 이 수표들은 휴지 조각이라던데."이때, 정동철이 전화를 끊고 걸어 나와 손에 쥐고 있던 수표들을 박동훈의 얼굴에 뿌렸다, 그의 얼굴은 극도로 차가웠다. 20억이라는 유동자금이 손에 들어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방금 오정범의 말 한 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는 재빨리 사람을 보내 조사했고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게 됐다.지금 정동철은, 박동훈을 찢어 죽일 싶을 심정이다, 한 평생 무엇보다도 자신의 체면을 중요시한 사람이었다, 자신이 선택한 사람이 고작 파산한 인간이라니,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박동훈이 얼굴의 피를 스윽 닦으며 억지로 웃었다:"어르신, 잊지 마십시오, 전 YE 투자 회사의 사람입니다, 제가 파산했다고는 하나 다시 재기하는 건 식은 죽 먹기라는 뜻이지요..."이 말을 들은 정동철이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박동훈 이놈이 날 협박하고 있다!YE 투자 회사의 배후는 YE 가문이다, 경기도 최고의 가문, 아무리 잘 나가는 가문일지라도 그들을 건드리지 못한다, 하다못해 그 가문의 개조차도 위세가 남다르다는 소문이 있다. 박동훈한테 이 배후 세력이 있는 한 다시 재기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물론, 정동철은 박동훈이 YE 가문에서 쫓겨났다는 걸 모르고 있다, 알았다면 전혀 거리낌이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20억이 진짜 돈이 되는 그 날, 우리 집안과의 혼사에 대해 다시 논의하도록 하지." 정동철이 박동훈을 한참 쳐다보다가 손을 뿌리치고 발길을 돌렸다."헐, 거지였군, 감히 우리 정씨 가문을 상대로 잘난 척을 했다니!""그러니까 오정범이 죽이려고 했지, 나도 때려죽이고 싶네요.""그만 해요, 그래도 YE 가문의 개 아닙니까, 우리가 건드리기에는..."전까지만 해도 자신을 박 대표라고 존대하던 정씨 일가의 사람들이 이제는 조롱하는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다, 박동훈은 부들부들 떨었다."당장 꺼져!"이때 정지용이 일어나서 큰 소리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김청미는 이미 하얀 죄수복을 입고 머리를 묶은 채 책을 읽고 있었다.그래서인지 여느 때와 달리 지적인 느낌이었다.김예훈은 그제야 알고 지내던 익숙한 김청미라는 느낌이 들었다.“장 옥주님은 역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시네. 내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 선배를 데려온 걸 보면.”김예훈이 나타나자 김청미의 표정은 감정 기복이 심했다.“용연옥 감방장님 외에 말할 수 있는 사람이 평생 없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김예훈은 표정 변화 없이 아무렇지 않게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날 왜 불렀는데? 마음껏 욕하려고? 아니면 내 모습을 기억해 뒀다가 귀신이 되어서까지 내버려두지 않으려고?’김예훈이 말했다.“우리가 혈연관계가 있는 점을 봐서 10분만 줄게. 10분 뒤에 바로 갈 거야. 추하린 씨와 함께 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리려면 바빠.”진주·밀양 용전을 다스린다는 말에 김청미는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정민아, 하은혜, 우현아, 방수아, 추하린 같은 여자한테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거 알아. 아무리 그래도 나도 선배라고 불러주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 정도로 냉정할 수 있어?”김예훈이 어깨를 으쓱거렸다.“할수 없지 뭐. 네가 날 한두 번 죽이려고 했어? 그러고도 너를 잘해달라고? 내가 뭐 바보야? 솔직히 말해서 용연옥에 유용한 사람이 아니라면 진작에 목을 졸라 죽여버렸어.”“역시나 김 세자님은 다르네.”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사실 계속 묻고 싶었던 것이 있었어. 선배가 소문으로만 듣던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 맞아?”“네가 보기엔 어떤 것 같은데?”김예훈이 냉랭하게 물었다.“난 잘 모르겠어.”김청미의 표정은 이상하기만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내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의하면 김현민이야말로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고 했어. 곧 대한민국 9대 국방부 총사령관직을 맡게 될 사람이라고 하잖아.”김예훈은 콧방귀를 뀌고 말았다.“무슨 자격으로?”김청미가 담담하게 말했다.“김현민은
추하린은 반짝이는 두눈으로 김서하, 김청미, 김병욱 등을 차례대로 쳐다보았다.자기 능력으로는 진주·밀양 용전을 접수하고 진주·밀양에서 한 획을 긋기에는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밖에도 자기가 일어서면 추씨 가문이 진주·밀양에서 제일 잘나가는 명문가로 될수있는 기회인 것도 알고 있었다.성공하면 추씨 가문의 일등 공신이고, 실패하면 추씨 가문을 구렁텅이로 빠뜨린 원흉이기도 했다.추씨 가문의 미래가 어떨지는 그녀의 손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었다.추하린은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최근에 있었던 일을 통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제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요. 저희 아버지는 이 바닥을 벗어나 깊은 산속에서 조용히 지내고 싶어 하셨는데 사람들이 가만두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저희 추씨 가문이 물러나야 하는 이유는 없잖습니까. 그래서 저도 한번 도전해 보려고요!”김예훈이 손뼉을 치면서 말했다.“좋아요. 그러면 지금부터 추하린 씨가 진주·밀양 용전의 전주를 맡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 의견 없으시죠?”...밀양 국제공항 사건은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밀양 기관에서는 이 사건의 진범이 진두준이라는 공고를 낸 것도 모자라 200억 원을 들여 국제 수배령을 내리기도 했다.용전, 용문당, 홍성에서도 상금을 추가하는 바람에 진두준은 세상에서 가장 비싼 수배자가 되고 말았다.진주·밀양 용전은 오늘부로 주인이 바뀌게 되었다.이 사건의 최대책임자인 김청미는 용연욕에 끌려가 심층 심문을 받게 되었다. 나라를 팔아먹은 경황이 있는지 더 확인해 보려는 의도였다.이번 사건으로 용전에서 입은 피해는 어마어마했다....다음 날 아침, 진주 빅토리아 항구 5성급 호텔에서 자고 있던 김예훈은 전화 한 통을 받게 되었다.로비로 내려갔을 때, 오래 기다리고 있던 장덕수를 만나게 되었다.“어르신.”김예훈은 용연옥 옥주인 장덕수에 대해 존경하는 마음이 컸다.어제저녁 용인주, 하은우, 박인철 등은 급한 사정이 있어 밤을
“김 회장님께서 진주와 밀양의 중요성을 알고 계신다면 외부인은 관리하기 어려운 곳인 것도 아실 텐데요? 진주·밀양 용전의 독자적 운영과 고위층 퇴임은 약속드릴 수 있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면 그 관리자가 진주·밀양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김 회장님께서 약속하신다면 저 또한 약속을 지켜드리죠. 하지만 김 회장님께서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없었던 일로 합시다. 용문당에서는 저희 용전에 복수하고 싶으신 대로 하셔도 좋습니다.”늘 우아함을 지키고 있던 김서하는 순간 자기편을 들어주는 성격이 드러나고 말았다.보여주는 태도를 봐도 어느정도 선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보였다.김서하의 뜻을 알아차린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진주와 밀양은 안동 김씨 가문의 구역이었다.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과 용문당 간의 단결을 위해 대가를 치르겠다고 해도 모자랄판에 이런 재미있는 요구를 내놓을 줄 몰랐다.진주·밀양 상류인사 중에서 용전을 진압할 만한 사람 중에 상대하기 쉬운 사람은 없었다.대부분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이거나 그 가문과 밀접히 연관된 사람이었다.간단히 말해서 김예훈이 김서하의 요구를 들어주면 그 누구를 관리자로 선택하든 진주·밀양 용전은 안동 김씨 가문의 손에 들어갈 것이 뻔했다.김서하는 양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태도를 강경하게 보여주었다.이에 용인주, 장덕수 등은 하나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잘 따져보면 김예훈이 직접 진주·밀양 용전의 수장을 맡기에는 어려웠다.외부인으로서는 진주·밀양에 발붙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어디 가서 적합한 후보자를 찾지?’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김서하를 향해 피식 웃었다.“사모님께서 제 조건을 들어주신다는데 제가 어떻게 사모님 조건을 거절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후보자를 용전에서 직접 뽑는 건 좀 그렇지 않을까요?”김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연히 김 회장님께서 직접 뽑는 거죠.”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김청미, 김병욱과 곽영현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제가 마침 소식을 듣고 진주로 왔기 다행이지 하마터면 용문당의 기둥인 김 회장님이 용전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어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런 유사한 사건이 얼마나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알수 없어요. 용전은 대한민국을 위해 존재하는 거지, 누군가의 사리사욕을 채우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용전도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되었다고요.”김청미가 죄를 인정하면서 용인주, 장덕수, 하은우는 하나둘씩 용전에 손가락질하기 시작했다.용문당, 용연옥, 용의 부대의 절대다수의 힘은 국내에 있었기 때문에 서로 감시하고, 서로 다툼없이 평화롭게 지냈기 때문에 오늘과 같은 일이 벌어질 리가 없었다.하지만 대외적인 업무를 맡은 용전은 최근 몇 년 동안 놀라운 발전을 보였기 때문에 차마 간섭할 방법이 없었다.오늘 이 사건을 빌미로 용전을 대대적으로 수색하자는 것도 어쩌면 대한민국 고위층의 뜻일 수도 있었다.김서하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태양혈을 어루만지고 있었다.그녀는 각 대표들의 발언을 듣고 한숨을 내쉬었다.“여러분, 김청미 씨가 잘못한 것도 사실이고, 용전도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다들 정의로운 척하지 말고 뭘 원하시는지 한번 말씀해 보시죠?”장덕수와 하은우가 힐끔 쳐다보자 용인주가 말했다.“저는 직접적인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별로 바라는 것도 없습니다. 김 회장님께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용인주를 힐끔 쳐다보았다.‘내가 이 기회를 빌어 용전을 손봐주고 싶어 한다는 걸 어떻게 알았지?’김서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김 회장님께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는가요? 혹은 저희가 어떻게 보상해 드리면 좋을까요?”김예훈이 김서하를 쳐다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부족한 것이 없어서 보상은 필요 없습니다. 괜히 정의로운 척하기도 싫고요. 용전이 대외적으로 어떤 업무를 보고 있는지는 몰라도 오늘부로 진주·밀양 용전은 용전 본부에서 계속 관리할 자격이 없다고 봅니다. 하고, 모든 고위직은 자리에서
‘큰 죄를 지었습니다?’간단하기 그지없는 말에 용의 부대, 용연옥, 용전, 용문당 대표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고 말았다.김예훈마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청미를 힐끔 쳐다볼 정도였다.사실 그녀가 쉽게 잘못을 인정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김씨 가문 사걸 중에세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잘못을 인정하다니.’“김예훈 씨는 경기도에 있을 때 저희 김씨 가문을 풍비박산 내버리고 진주까지 쫓아냈기 때문에 죽도록 미웠습니다. 그래서 진주에 오고부터 계속 계획을 꾸미고 있었습니다. 성남에서 부산까지, 모두 저의 계획대로였죠. 김예훈 씨는 결국 제가 함정을 파놓은 진주와 밀양에 올 수밖에 없었어요. 두 번이나 암살 작전에 나선 킬러 역시 저였고요. 그런데 운이 얼마나 좋은지 전부 다 비켜 가더라고요.”김청미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밀양 국제공항 사건이 너무 크게 벌어진 바람에 생각을 바꾸게 되었어요. 그것은 바로 공권력을 남용하여 김예훈 씨를 짓밟아 버리는 것이었어요. 1부터 100까지 전부 다 짜놓은 판에 발만 내디디면 총살감이었어요. 그런데 용문당 당주님께서 직접 진주에 와서 4자 대면까지 진행할 정도로 김예훈 씨를 아낄 줄 몰랐어요. 그리고 임현우 저 자식도 돈 받고 저를 배신할 줄 몰랐고요.”김청미는 씁쓸한 표정이었다.“정말 세상일은 계획대로 되지 않나 보네요.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잘못을 인정할 수밖에요. 제가 용전을 먹칠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떠안겠습니다.”김예훈은 김청미를 물끄러미 쳐다볼 뿐이다. 도도하기만 하던 그녀가 갑자기 모든 책임을 떠안겠다고 해서 수상한 느낌이었다.김청미의 신분과 힘으로는 일을 이렇게 크게 벌였을 리가 없었다.간단히 말해서 뒤에 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김청미가 나서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뒤에 있는 사람을 보호하기 위함이었다.“김청미 씨, 당신은 진주·밀양 용전 서열 2위로써 공권력을 남용한 것도 모자라 용문당 김 회장님까지 모함하려고 했어요. 용전을 먹칠한 것도 모자라
이때, 또 장덕수의 손짓 하나에 용연옥 사람들이 무리 지어 혈액검사 진행하러 나섰다.이렇게 된 이상 이미 김예훈이 억울하다는 것과, 김청미 등이 김예훈에게 죄를 뒤집어씌웠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김청미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그녀는 일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전개될 줄 몰랐다.다른 말로 김예훈이 용전에 들어선 순간부터 컨트롤할 수 없는 국면에 빠졌다고 볼 수 있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차가운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었다.다행히 너무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퍽!문이 열리고, 용연옥 사람들이 걸어들어와 상황을 보고했다.“R 국에 연락해서 임현우 씨의 통장에 40조 원이 들어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돈세탁의 방식으로 입금되긴 했지만 송금한 자가 진두준 씨가 맞았습니다. 그리고 혈액도 검사해 보았는데 수면제 성분이 들어있었고, 최면을 통해 사람의 행동과 의지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오늘 점심 12시쯤, 진두준 씨가 리카 제국 어둠의 성으로 간 것도 확인되었습니다. 그런데 홍성에 있던 50kg의 황금과 함께 사라진 것을 보면 진두준 씨의 짓인 것이 확실합니다. 홍성에서 이 사실을 알고 지명 수배령을 내렸고, 어떻게든 진두준 씨를 잡아 와 여러분께 해명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황금 삼각지대 쪽에도 확인해 보았는데 진두준이 그 깡패들을 고용한 것이 틀림없었습니다.”용연옥 전문 인사들은 각종 자료를 가져와 사람들한테 보여주었다.사실 임현우가 한 말이 모두 다 사실이었기 때문에 사건이 이미 종결된 거나 마찬가지였다.김서하가 냉랭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말했다.“증거도 확실한 상황에서 진두준 씨가 이 일을 꾸민 것이 맞네요. 저는 용전의 전주로서 아랫사람을 잘 관리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여러분께 꼭 제대로 된 해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용전에서는 상금 2천억 원을 걸고 국제 수배령을 내려 꼭 진두준 씨를 잡아 오도록 하겠습니다.”용전 정예부대는 안색이 안 좋긴 했지만 그녀의 명령대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김서하를 포함한 사람들의 표정은 순간 일그러지고 말았다.이들은 하나같이 매서운 눈빛으로 김청미를 쳐다보고 있었다.만약 임현우가 한 말이 맞는다면 진두준의 동기가 불순하고 김청미의 심보가 고약한 것이 된다.심지어 이 사건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차기 수장인 김현민과 연관되어 있을수도 있었다.김청미는 결국 모든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말았다.제 발 저려서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만 봐도 임현우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추하린과 추문성은 이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치고 말았다.추씨 가문이 다른 사람한테 이용당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이 사건은 저희 용연옥에서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니 용의 부대, 용전, 용문당에서는 감독을 해주십시오.”장덕수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바로 이때, 그의 손짓하나에 몇십 명의 용연옥 정예부대가 달려 들어왔다.용의 부대, 용전, 용문당에서도 각각 감독자를 선정했다.용전과 용문당은 이 일에 나서기 적합하지 않았고, 용의 부대는 이 부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용연옥에서 처리하는 것이 가장 적합했다.김예훈은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임현우를 쳐다보았다.“어차피 임 도련님께서 하신 말씀이 진짜인지 아닌지 곧 밝혀질 건데 이참에 김청미 씨가 당신을 어떻게 이 사건에 끌어들였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사실대로 말씀하시면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일은 없던 거로 해드리겠습니다.”용인주 역시 담담하게 말했다.“김 회장님의 억울함만 풀어주신다면 용문당에서도 책임을 묻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까 약속드렸던 부분도 유효하고요.”김청미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임현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청미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에서 저는 특수한 신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식으로 자리를 물려받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은 후계자일 뿐이고요. 이번에 이곳으로 온 목적은 자리를 물려받기 위해 제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희망호와 자금마저
김청미가 휘청거리더니 소리를 버럭 질렀다.“임현우 씨, 왜 사람을 모함하고 그러세요!”“그 입 닥쳐!”김서하가 냉랭하게 말했다.“임현우 씨, 계속 말씀해 보세요.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거 모두 다 말씀하세요.”옆에서 듣고 있던 용인주 역시 담담하게 말했다.“진실만 말하면 죄가 있든 없든 제가 책임지고 풀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리카 제국까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게 안전을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임현우 씨를 건드리는 자는 온 가족을 모조리 죽여버릴 것입니다.”이 말에 김병욱 등은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아무도 용인주가 이 정도로 김예훈을 감쌀 줄 몰랐다.“말할게요!”임현우는 어두운 표정으로 자세를 고쳐잡고는 어렵게 입을 열었다.“진두준이 서울 방씨 가문의 딸인 방수아 씨를 마음에 들어 했거든요. 허준서 씨를 이용해서 방수아 씨한테 약을 먹여 원나잇을 하려고 했는데 허준서 씨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일부러 김예훈이 있는 곳에서 방수아 씨한테 약을 먹이려고 했어요. 김예훈은 당연히 방수아 씨를 살려줬고, 진두준의 뺨까지 때렸죠. 전에 홍나라 씨가 김예훈의 장모님을 납치한 사실이 들통나면서 계속했다간 김예훈이 꼭 찾아올 거라고 믿고 있었죠. 진두준은 원한은 어떻게든 꼭 갚는 사람이라 희망호 사건을 빌미로 김예훈을 죽여버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 깡패들이 막무가내로 밀양 국제공항을 폐허로 만들어 버릴 줄 몰랐던 거죠. 걔가 저한테 폭탄이며 총이며 직접 준비했다고 말했거든요. 그것도 모자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어떤 대단한 분이 김예훈을 죽여버리겠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했어요. 저보고 용전에 들어가면 함부로 말하지 말고 명령에만 복종하라고 했어요. 용전에 들어왔더니 김청미 씨가 저한테 김예훈이 발로 유리창을 깨부수고 도망가는 순간 폭탄이 터지는 동영상을 보여줬어요. 그러면서 김예훈의 자작극인 척 위증해달라고 부탁하길래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위증을 돕기로 한 거고요. 진두준이 면회하러 왔을 때 시키는 대로 하면 배상금으로 10조
김예훈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임현우, 곽영현과 허민재를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저는 곽영현 씨와 허민재 씨가 손잡고 밀양 국제공항 테러 사건을 조직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최종 배후자가 아니라 조력자이고요. 임현우 씨는 직접 움직이진 않았지만 그 배후자가 누군지는 알고 있을 거예요. 리카 제국에서 전역한 병사들이 희망호 칩까지 가지고있는 걸 보면 임현우 씨의 뒤통수를 치려던 것이 틀림없어요. 그런데도 발끈하지 않고 죄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면 배후자가 누군지 알고있는 것이 확실해요. 그 사람의 신분이 어마어마해서 두려운 마음에 아무 말도 못 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 해야 하는 건 임현우 씨를 통해 진실을 밝혀내는 거예요. 오히려 저는 피해자로서 지금 이곳을 떠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거 아니겠습니까?”사람들은 멍하니 서로 쳐다볼 뿐이다. 아무도 김예훈이 예상과 달리 백우석이 질문 속에 파묻은 함정을 벗어나 바로 임현우가 진범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낼 줄 몰랐다.김청미는 표정이 창백해지고 말았다.김예훈이 아무 생각 없어 보여도 모든 것을 알고 있을지 몰랐다.우연인지, 아니면 그가 정말 대단한 사람인지는 몰랐지만 불안감이 엄습해 오기 시작했다.“김예훈, 임현우 씨는 이미 조사해 봤어. 진실만을 말하는 약까지 먹였는데 이 사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어. 배후자가 누군지도 모르는 억울한 분이라고.”김병욱이 참지 못하고 말하자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억울하다는 거 나도 알아. 직접 이 사건을 꾸미지 않았으니 진실만을 말하는 약을 먹여도 소용없는 거지. 그런데 배후자를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는 엄연히 다른 문제라고. “옥주님, 용연옥에서 범인이 진실을 말하게 하는 데는 선수라면서요. 그러면 임 도련님의 입도 벌려주실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이 사건이 언제 끝날지 모르겠거든요. 이에 반대하실 분은 없죠?”김서하는 미간을 찌푸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때 장덕수가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찬성입니다.”용인주도 옆에서 거들었다.“모든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