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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4화

김예훈은 앉지 않았다.

하은우 역시 개의치 않고 앞에 놓인 차를 마시며 말했다.

“큰 어르신이 원래 이래, 큰 어르신 눈에 들지 않은 사람과는 말도 섞지 않으셔. 하은혜는 원래 엄청 아끼는 손녀였는데 너 때문에 서울 상류층에서 웃음거리가 됐어. 이제 이번 일을 어떻게 해결할 생각인지 말해봐.”

김예훈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나랑 은혜 씨는 아무 사이도 아니야. 우리는…”

김예훈에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은우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김예훈, 우리 다 남자야. 내가 꼭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야 해? 비서가 말이 좋아 비서지, 할 일 있을 때는 비서고 할 일 없을 때는 방에서 둘이 무슨 일을 하겠어? 아. 이거 내가 한 말 아니다.”

하은우의 말을 듣고 김예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 일은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 할 말이 없었다.

하은혜는 우물쭈물거리다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은우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둘 사이에 무언가 있는 건 너희가 인정했지만 난 너희가 무슨 관계든 간에 관심 없어. 근데 우리 서울 하씨 가문은 채면을 매우 중요시해. 그럼 이제 어떻게 처리할 건지 말해봐. 우리 하씨 가문이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한다면 앞으로 우리가 네가 승승장구하게 도울지 누가 알아. 근데 그렇지 않고 명문가의 원한을 사면 어떻게 되는지는 김세자, 넌 똑똑하니까 알겠지.”

하은혜는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은우 오빠, 진짜 오해예요. 저랑 김 대표님은 남녀 사이가 아니라 사이가 좋은 상사와 부하 직원일 뿐이에요.”

“그럼 은혜야. 너는 왜 이장우를 거절하는 거야? 우리 같은 사람한테 혼인은 스스로 져야 할 책임이야. 하씨 가문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누리면서 이런 일을 거절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하은혜는 반박할 수 없었다. 이것이 바로 명문가가 감내해야 하는 일이다.

하은혜의 표정을 본 하은우는 한숨을 쉬며 덤덤히 말했다.

“너한테 두 개의 선택지를 줄게. 첫째, 너희 둘이 한 달 안에 결혼하고 김예훈은 서울 하씨 가문의 데릴사위가 되는 것. 둘째, 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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