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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교장의 사과가 끝나자 몇 명의 이사들도 앞으로 걸어 나왔다. 이번 일에 대하여 책임의 뜻으로 이 시간 이후로 사임의 뜻을 표하였다. 그러고는 다시는 성남 교육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말도 함께 말이다.

정소현의 사건 때문에 성남 고등학교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교장과 다른 학교의 이사장들마저 모두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다니!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인가!

아무리 머리 나쁜 인간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이 사건은 손학철 집안의 사과로도 일의 진상 여부를 숨길 수 없다는 걸 말이다.

교장과 이사장들까지 자신의 자리를 내놓는 걸 보면 일이 간단히 해결될 모양은 아닐듯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벌써 김예훈의 신분에 대해 궁금해하고 추측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현강도 이 젊은 사내가 두려워 여기에 등장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강당 아래에 서 있는 손영지의 얼굴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지고 말았다.

그녀는 김예훈이 보통의 재벌 2세인 줄만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았기 때문이다.

주현강과 천일강마저도 그의 편에 서 있으니 너무 보잘것없는 존재가 아닌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손영지의 입장에서 이 성남 고등학교에 그녀의 집안보다 더 영향력이 있는 집안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

그 존재가 어떠하던지 모두가 그녀의 발아래에 있어야만 하였다.

생각을 마친 그녀가 어디론가 전화하였다.

“아빠, 여기에 정소현을 위해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요. 바로 성남 교육청 일인자와 이인자인 주현강과 천일강이에요.”

전화를 받고 있는 맞은 쪽에 앉은 사람이 웃고 있는 듯싶었다.

“정민아 동생을 치우는 건 회장님 뜻이었어. 애들 소꿉장난으로 시시하게 끝날 줄 알았는데... 성남 고등학교에서 감히 우리 손씨 가문에 맞서다니, 어디 한 번 끝까지 놀아보지, 뭐. 딸, 그 사람들 잘 붙잡고 있어. 아빠가 곧바로 갈게.”

전화를 끊은 그녀의 표정이 다시 득의양양해졌다.

모두가 끝난 줄만 알았는데 손영지가 갑자기 단상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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