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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9화

오전 내내 공사 현장에 머물렀던 정민아는 그제야 공급업체와 만나기로 한 식당으로 찾아갔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룸에 아무도 없었다.

정민아는 상대방이 일부러 기 싸움을 한다는 걸 알고 굳이 따지지 않았다. 이내 차 한잔을 주문하고는 얌전히 기다렸다.

장장 4시간 동안 점심부터 저녁까지 기다리고 나서야 공급업체 사장들이 뒤늦게 나타났다. 게다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다 같이 룸에 들어섰는데 호형호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대표님, 정말 죄송합니다. 좀 늦었네요.”

“요즘 일이 좀 바빠서요. 대표님도 알다시피 최근에 원자재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잖아요. 저희랑 거래하겠다는 업체가 점점 더 많아져서 도무지 여유가 없네요.”

“가지고 있는 재고는 정해져 있고, 여기저기서 달라고 난리인데 대체 어디랑 거래해야 한단 말입니까? 정말 골치 아프네요!”

룸에 들어선 일행들은 하나같이 의기양양한 모습이다.

뒤룩뒤룩 살찐 남자와 달리 너나 할 것 없이 늘씬한 미인들을 데리고 등장한 이들은 딱 봐도 예사롭지 않았고, 소위 성공한 사업가라고 할 수 있다.

이때, 누군가의 휴대폰이 올렸다. 그는 전화를 받으면서 짜증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체면이고 뭐고 언급할 필요 없어! 돈만 주면 다 해결될 일이야. 매입가를 올려주지 않으면 거래는 꿈도 꾸지 말라고 상대방한테 똑똑히 전해. 나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도 납품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내 말대로 해.”

말을 마치고 나서 그는 씩씩거리며 전화를 끊더니 정민아를 향해 훈훈한 미소를 지었다.

“정 대표, 죄송해요. 어디를 가도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무슨 시장도 아니고 흥정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호되게 욕을 먹어야 정신 차리지, 아니면 자기가 제일 잘 나가는 줄 아는 걸요? 하하하!”

다른 사람들도 껄껄 웃었지만, 유독 정민아만 표정이 어두웠다.

공급업체 사장들은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는 심산이었다.

가격을 올리는 건 물론 만약 흥정이라도 한다면 물건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실히 밝혔다.

심지어 그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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