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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하하하, 그렇다면 저희를 고소하겠다는 뜻인가요?”

우광식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한 마디 조언해 드리자면 변호사를 고용하는 게 몇 푼이나 든다고 그래요? 다만 이런 민사분쟁은 어쨌거나 중재를 위주로 하기에 빨리 판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죠. 따라서 소송을 한 7~8년 끄는 건 우리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요. 물론 저희는 괜찮다만 정 대표 회사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우광식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는 오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늘 정민아를 만나러 온 이상 끝장을 보기로 했다.

다른 사장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익공동체와 다름없는 사람들인 지라 돈을 벌 기회가 생긴 이상 당연히 똘똘 뭉치기 마련이다. 돈을 싫어하는 멍청한 인간이 어디 있겠냐는 말이다.

정민아는 심호흡하며 말했다.

“정 씨 일가에서 거래처를 찾기 시작할 때 분명 우 대표가 먼저 연락하지 않았나요? 게다가 공장이 파산 직전까지 갔다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납품하겠다고 역제안을 한 사람도 본인이잖아요. 저도 여태껏 꼬박꼬박 정산했고, 단 한 푼이라도 연체한 적이 없었죠. 신용은 둘째 치고 적어도 인정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때 제가 여러분과 계약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파산한 분도 적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청산유수가 따로 없는 정민아의 말에 몇몇 공급업체 사장은 죄책감을 느꼈다.

당시 그들이 정민아를 먼저 찾아간 건 사실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이제 돈맛을 좀 봤으니 웬만해서는 만족이 안 되기 나름이다.

우광식은 경멸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인정이요? 정 대표도 이 바닥에서 꽤 오래 지냈다고 들었는데, 사업하면서 제일 중요한 게 돈이라는 것도 몰라요? 돈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죠. 인정은 그러고 나서 따지는 거예요. 지금 원자재 가격이 미친 듯이 치솟고 있는데 아직도 옛날 가격으로 공급해달라고 하면 말이 됩니까? 내가 듣기로 정 대표는 CY그룹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던데, 무려 현재 경기도의 1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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