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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0화

작가: 낭아감자
“하하하, 그렇다면 저희를 고소하겠다는 뜻인가요?”

우광식이 비릿하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 한 마디 조언해 드리자면 변호사를 고용하는 게 몇 푼이나 든다고 그래요? 다만 이런 민사분쟁은 어쨌거나 중재를 위주로 하기에 빨리 판결되는 경우가 거의 없죠. 따라서 소송을 한 7~8년 끄는 건 우리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요. 물론 저희는 괜찮다만 정 대표 회사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

우광식이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그는 오기 전에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오늘 정민아를 만나러 온 이상 끝장을 보기로 했다.

다른 사장들도 흐뭇한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이익공동체와 다름없는 사람들인 지라 돈을 벌 기회가 생긴 이상 당연히 똘똘 뭉치기 마련이다. 돈을 싫어하는 멍청한 인간이 어디 있겠냐는 말이다.

정민아는 심호흡하며 말했다.

“정 씨 일가에서 거래처를 찾기 시작할 때 분명 우 대표가 먼저 연락하지 않았나요? 게다가 공장이 파산 직전까지 갔다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납품하겠다고 역제안을 한 사람도 본인이잖아요. 저도 여태껏 꼬박꼬박 정산했고, 단 한 푼이라도 연체한 적이 없었죠. 신용은 둘째 치고 적어도 인정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그때 제가 여러분과 계약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파산한 분도 적지 않았을 텐데 말이죠.”

청산유수가 따로 없는 정민아의 말에 몇몇 공급업체 사장은 죄책감을 느꼈다.

당시 그들이 정민아를 먼저 찾아간 건 사실이었다.

다만 문제는 그때는 그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이제 돈맛을 좀 봤으니 웬만해서는 만족이 안 되기 나름이다.

우광식은 경멸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인정이요? 정 대표도 이 바닥에서 꽤 오래 지냈다고 들었는데, 사업하면서 제일 중요한 게 돈이라는 것도 몰라요? 돈만 있으면 모든 일을 해결할 수 있죠. 인정은 그러고 나서 따지는 거예요. 지금 원자재 가격이 미친 듯이 치솟고 있는데 아직도 옛날 가격으로 공급해달라고 하면 말이 됩니까? 내가 듣기로 정 대표는 CY그룹의 지원을 받는다고 하던데, 무려 현재 경기도의 1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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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말을 들은 정민아는 얼굴이 싸늘해졌다. 협상하러 온 자리에서 어찌 이런 수모를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우리 기업은 매사에 진심으로 대하는데, 우 대표도 예의 좀 지켜주셨으면 좋겠는데...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 서로에게 유익한 거 아닌가? 남남으로 돌아서 봤자 좋은 점은 없을 텐데요? 그리고 이번 한 번만은 그냥 넘어갈게요. 나중에 또다시 날 모욕한다면 곧 경고장이 날아갈 겁니다!”“경고장? 모욕이요?”우광식이 피식 웃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정민아 씨, 본인이 진짜 양반집 규수인 줄 알아요? 오늘 어디 끝까지 한 번 가봅시다! 그쪽이랑 거래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도 살길이 없을 것 같아요? 똑똑히 들어요. 지금 우리랑 거래하고 싶은 업체가 얼마나 많은데, 오히려 원자재가 부족할까 봐 걱정이죠.”“도움을 받을 때는 언제고, 정녕 옛정 따위 안중에도 없는 건가?”정민아가 쌀쌀맞게 말했다.우광식은 피식 비웃으며 팔짱을 꼈다.“그런 얕은수는 집어치워요! 다들 사업하는 사람인데 당연히 이익만 챙기지 않겠습니까? 게다가 백운 별장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날이 길어질수록 손해도 어마어마할 텐데, 더욱이 기한대로 완공하지 못한다면 CY그룹에는 어떻게 설명할 생각이죠? 이런 상황에서 고작 돈이 무슨 대수라고!”정민아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사실 가격 인상을 한 번만 하면 회사에서도 감당할 수 있다.다만 정민아는 비즈니스 전쟁에서 한발 양보하는 순간 상대방의 욕심도 끝이 없을 거라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오늘에 50%를 올려달라고 했다면 내일은 60% 혹은 70%, 심지어 두 배로 뛸지도 모르는 일이다.상대방이 주도권을 잡은 이상 끊임없이 요구하는 건 당연했다.이때 정민아의 머뭇거리는 모습을 본 우광식은 갑자기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정민아는 여신급 미모의 소유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심지어 김세자도 그녀에게 프러포즈한 적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하지만 외부에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얼굴만 예쁘장할 뿐, 머리는 텅 빈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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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광식의 머릿속에는 이미 그렇고 그런 장면으로 가득해서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그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정민아, 오늘 밤 성남대호텔로 갈래? 걱정하지 마. 난 거기 회원이라서 스위트룸으로 잡을 테니까 실망하는 일은 없을 거야.”“꿈 깨! 이거 놔! 아니면 진짜 경찰에 신고할 거야.”정민아는 허우적대며 휴대폰을 꺼냈다.이를 본 우광식은 피식 비웃으며 오른손으로 정민아를 밀쳤고, 그녀는 이내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하여간 여자들이란! 스스로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본데, 감히 내 앞에서 고상한 척해? 내가 장담컨대 나중에는 나랑 자고 싶다고 애원하게 될지도 몰라! 내 허락 없이 과연 성남시에서 원자재를 납품할 업체가 있을 것 같아?”정민아는 휴대폰을 꼭 쥐고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우광식, 어디서 잘난 척이야? 돈만 있으면 뭐든 지 살 수 있다는 거 몰라? 그때 가서 후회나 하지 마.”정민아의 말을 들은 우광식은 웃음을 터뜨렸다.사실 그가 날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왜냐하면 경기도 부동산 업계의 선두주자이자 일류 가문에 속하는 손씨 가문이 그의 뒤를 봐주기 때문이다.손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지원군 덕분에 우광식은 경기도 원자재 업계를 꽉 잡고 있으며, 뭐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했다.이런 상황에서 몰래 정민아에게 원자재를 공급하는 업체는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물론 우광식은 지금 당장 공개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정민아를 한참 위아래로 훑어본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정민아, 어디 한 번 발버둥 쳐 보던가? 나중에 현실을 받아들이고 나서 날 다시 찾아와도 늦지 않았거든. 사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아? 돈을 주든지 아니면 다리를 벌리든지, 너한테 선택할 기회는 줬는걸?”우광식의 거침없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정민아는 분노에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우광식, 후회하지 마. 내가 널 구원해줬다고 다시 못 짓밟을 것 같아?”“그런 소리 집어치워! 예전에는 널 건드리면 큰일 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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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으로 돌아온 정민아는 소파에 몸을 던진 채 먹구름이 잔뜩 드리운 얼굴로 입을 꾹 닫고 있었다.수업이 끝나서 집에 들어선 순간 정소현은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 언니의 성격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그녀는 표정만으로도 언니가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걸 눈치챘다.정소현은 재빨리 김예훈에게 전화를 걸었다. 왜냐하면 형부라면 분명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줄 거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연락을 받은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김예훈이 집에 나타났다. 그에게 정민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었다.“민아야,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 줄래?”김예훈은 정소현에게 2층으로 올라가라고 눈짓하더니 이내 우유 한 잔을 들고 소파로 걸어갔다.정민아는 우유를 건네받고 울컥하는 마음에 벌컥벌컥 들이켰다. 오늘에 당한 일만 떠올리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게다가 우광식 그 뻔뻔한 놈이 감히 머리채를 잡아당길 줄이야! 그녀는 두피가 아직도 지끈거리는 듯싶었다.“우광식 그 개자식은 정말 배은망덕한 놈이야! 백운 별장 프로젝트가 결정된 지 얼마 안 되어서 파산 직전까지 갔다고 애원하는 바람에 기껏 도와줬더니 돈 좀 벌었다고 이제 안면박대하잖아. 게다가... 심지어...”정민아는 말을 이어갈수록 화가 치밀어올랐다. 그녀도 결국은 여자이기에 어떤 말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김예훈의 눈빛이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어갔다.“너한테 또 무슨 짓을 했는데?”정민아는 심호흡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됐어, 이미 지나간 일인데 더는 언급하고 싶지 않아. 지금은 원자재를 어디서 공급받을지가 더 시급해.”“걱정하지 말고 오늘은 푹 쉬어. 어쩌면 내일 아침 일어났더니 모든 문제가 해결됐을지도 모르잖아?”김예훈이 위로를 건넸다.정민아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비록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피곤한 나머지 우유를 다 마시고 소파에서 그대로 깊은 잠에 빠졌다.김예훈은 정민아를 안아 들고 방으로 돌아가 침대 위에 눕힌 뒤 옥상으로 올라가서 오정범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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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정범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에 든 반쯤 타들어 간 시가만 뚫어지라 쳐다보았다.그의 뜻을 눈치챈 부하들은 더욱 세게 때리기 시작했다.시가를 다 피우고 나서야 오정범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광식, 너 같은 놈은 내 눈에 차지도 않는데 어떻게 오해가 있을 수 있겠어? 요즘 본인이 무슨 짓을 하고, 누구의 심기를 잘못 건드렸는지는 나보다 더 잘 알지 않아?”“그게 무슨 말입니까? 조용히 자기 사업만 하는 사람이 남을 건드릴 일이 뭐가 있겠어요?”우광식이 우는소리를 했다.“그래? 그럼 기억하게 해주지.”말은 마친 오정범이 앞으로 다가가 발로 우광식의 얼굴을 걷어찼다.“쿨럭!”벽에 세게 부딪친 우광식은 이가 몇 대나 부러졌다. 하지만 순간 정신이 번쩍 들면서 문득 뇌리를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들었다.누군가를 건드린 게 사실이라면 그건 정민아밖에 없었다.그런데 정민아가 오정범 같은 사람한테 부탁할 수 있으면서도 묵묵히 모든 수모를 감내한 이유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건 상식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했다.“형님, 아마도 오해인 것 같은데, 혹시 저 말고 다른 사람은 아닌가요?”우광식은 더는 얻어맞기 싫은지 큰절을 하면서 말했다.오정범의 부하들이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두들겨 팬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맞으면 아팠다. 그동안 곱게 자란 사람이 어찌 이런 고통을 견딜 수 있겠는가!“뭐야? 우광식이 아니었어?”오정범은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진짜 번지수를 잘못 짚었나?“우광식 맞아요!”“건축 원자재 사업하는 거 맞아?”“네!”“그럼 맞네. 끌고 가!”오정범이 무심하게 말했다.“형님, 저도 뒤를 봐주는 사람이 있는데 함부로 끌고 가면 되겠습니까?”우광식은 오정범을 따라가면 큰일 날 게 뻔하다는 걸 알고 어쩔 수 없이 입을 열었다.“그래? 뒤에 누가 있는지 얘기해 봐. 설마 같은 편끼리 싸우고 있었나?”오정범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손씨 가문이요! 전 일류 가문인 손씨 가문의 지원을 받고 대신 일해주는 사람이에요. 형님, 오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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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2시, 김예훈은 프리미엄 가든을 떠나 오정범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지하실에서 끌려 나온 우광식은 몰골이 말이 아니었지만, 김예훈이 보기에 심하게 다치진 않았다.아직 멀쩡하게 서 있는 우광식을 보자 김예훈은 싸늘한 시선으로 오정범을 바라보았다.오정범은 흠칫 놀라더니 우광식이 입을 떼기도 전에 다리를 들어 그의 배를 걷어찼다. 이내 저 멀리 나가떨어진 우광식은 바닥에 세게 부딪히면서 온몸이 경련을 일으켰다.“오해입니다, 형님! 진짜 오해라고요.”우광식이 중얼거렸다.김예훈 앞에서 감히 찍소리도 못하는 오정범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아무 말도 안 했다.이때, 김예훈이 앞으로 다가가 오른발로 우광식의 얼굴을 밟으며 차가운 말투로 물었다.“오늘 정민아한테 무슨 짓을 했어?”정민아의 이름을 듣는 순간 우광식은 넋을 잃고 말았다. 애써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꼼짝 못 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얼굴이 짓눌린 채 물었다.“넌 누구야?”“남편.”김예훈이 대답했다.정민아의 남편라니? 데릴사위 김예훈이란 말인가?우광식이 버럭 화를 냈다.“난 또 누구라고, 고작 쓸모없는 데릴사위 주제에 감히 나한테 손을 대? 내가 누군지 알아? 누가 내 뒤를 봐주고 있는지 알고 있냐고!”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내 눈에 넌 그냥 쓰레기야. 마지막 기회를 줄게. 다시 물어볼 테니까 똑바로 대답해. 정민아한테 무슨 짓을 했어?”약자에 강하고 강자에는 약한 우광식이 어찌 데릴사위 앞에서 겁을 먹겠는가?설령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고 해도 그는 입만 살았다.“머리채를 잡고 나랑 하룻밤 보내자고 협박했을 뿐인데, 그게 뭐? 네 여자가 내 눈에 들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인 줄 알아야지, 나한테 고맙지도 않아?”옆에 있던 오정범의 눈가가 저도 모르게 파르르 떨렸다.이름도 모를 별 보잘것없는 놈이 어디서 건방지게 날뛴단 말이지? 대체 지금까지 어떻게 목숨을 부지했는지 궁금할 정도였다.설마 역린을 건드리면 죽는다는 사실도 모르나?김예훈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이

  • 지존 사위   제866화

    김예훈은 서늘한 눈빛으로 우광식을 바라보다가 죽도록 패는 대신 뒤돌아서 자리를 떠났다.오정범은 어안이 벙벙했다. 김예훈은 절대로 남을 봐줄 사람이 아닌데, 그냥 간다는 게 말이 안 되었다.“세자, 이게...”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보내줘요.”“왜요? 형수님을 건드리지 않았습니까?”오정범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걱정하지 마세요. 저한테 맡겨주시면 뒤끝 없이 깔끔하게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김예훈은 그를 훑어보며 무덤덤하게 말했다.“나랑 같이 일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생각이 없어서야, 원. 아직도 모르겠어요? 우광식은 단지 꼭두각시에 불과하죠. 그런 사람이 대체 무슨 능력으로 성남시 원자재 시장을 꽉 잡고 있겠어요? 배후에 누군가 있는 게 확실해요.”김예훈이 말했다.“고작 손씨 가문일 뿐이잖아요.”오정범이 말을 이었다.“그건 모르는 일이죠.”김예훈이 고개를 저었다.손씨, 나씨, 임씨, 윤씨 가문은 4대 일류 가문으로서 분명 모든 일에 함께 나설 것이다.그에게 한 방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김예훈의 추측이 맞는다면 4대 일류 가문은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4대 가문의 회장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자기한테 도움이 일도 안되는 비열한 수작을 부릴 이유가 없었다.다만 김예훈은 우광식 배후에 있는 사람의 목표가 본인인지 아니면 정민아인지 궁금했다.따라서 확실히 알아내기 전까지 우광식의 목숨을 며칠 더 살려주는 것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었다.어차피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처리하면 그만이니까.“그럼 이제 뭐 하면 될까요?”오정범이 눈살을 찌푸렸다.“오해였다고 하고 풀어주면 돼요.”김예훈이 무심하게 말했다.30분 후, 우광식은 도시 외곽의 한 도로에 덩그러니 버려졌다.아까만 해도 두려운 기색이 역력했던 그는 이제 한껏 경계하는 모습으로 길가의 으슥한 곳에 30 동안 숨어 있다가 그제야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성남시 교외, 지하 공간.이곳은 성남시와 인접한 경계에 있는 무법 지대였고, 드나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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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 지존 사위   제2560화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 지존 사위   제2559화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 지존 사위   제2558화

    이때 용현성의 손짓 한에 몇몇 부하들이 앞으로 나서서 칼을 뽑아 들고 김예훈을 노려보았다.이 장면은 동하임의 얼굴을 순간적으로 어두워지게 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부당주님, 패쪽은 당주님이 저한테 맡긴 거라 누구도 가져갈 수 없고, 저보고 일본인에게 사과하라고요?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일본인이 저의 사과를 받을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왜? 네가 그렇게 대단해?”용현성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김예훈, 내가 너의 다리를 부러뜨리지 않고 일본에 보내는 것으로 끝내는 것도 당주님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야. 그러니까 너무 잘난 척하지 마. 내가 나이 들어서 성격이 좋아져서 다행이지, 젊을 때였으면 너는 이미 머리가 날아가고 온 가족이 살해당했을 거야.”이 순간, 용현성은 언제든지 일어나 김예훈을 한방에 쳐 죽일 것만 같았다.“김 회장, 당주님은 용문당 내부에서 덕망이 높고 권력 있는 분인데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많은 배려를 한 거라고.”장현준은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그러니까 절대 나대지 마. 당주님이 화를 내는 순간 너는 끝장이라고. 회장 패쪽을 내놓아야 할 뿐만 아니라 사과용으로 너의 사지를 부러뜨려 일본에 버릴 거라고. 너의 가족 또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야. 당주님은 단순히 용문당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용씨 가문도 대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 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장현준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앉아 말했다.“우리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패쪽을 내놓고 스스로 손발을 묶어. 내가 당주님을 위해 두번째 즐길 거리를 마련했는데 말이야. 당주님이 즐기는 데 방해가 되는 순간 네가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볼 거야.”류서우도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얼른 패쪽을 내놓고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요. 아니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류서우, 지금 날 협박해?”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긴 했지만, 여전히 냉랭하게 말했다.“그렇게 이해하셔도 좋아요.”류

  • 지존 사위   제2557화

    “나오키가 너를 죽일 수 있었는데 네가 용문당 이름으로 압박하는 바람에 생각에 잠겨있는 틈을 타 습격해서 죽였다는 것도 알아. 김예훈, 너는 정말 얼굴이 너무 두꺼운 거 아니야? 왜 그렇게 염치가 없는 거냐고.”용현성은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화가 잔뜩 나 있었다.김예훈은 멈칫하더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힐끔 쳐다보았다.류서우 뒤에 서 있던 집법 부대 제자들은 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본능적으로 시선을 피했다.이로써 류서우가 용현성을 데려오기 위해 일부 진실을 숨겼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예를 들어 김예훈이 혼자서 타케이 가문을 모조리 때려눕혔다는 사실을 숨긴 채 김예훈이 용문당을 이용해 타케이 가문을 압박했다고 말했다.만약 용현성이 김예훈이 직접 나오키를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감히 올 용기도 없었을 것이다.“부 당주님, 한 번만 더 설명해 드릴게요. 타케이 가문은 자결한 것이 맞아요. 용기가 대단해 일본 천황이 큰 상을 내리기로 했다니까요?”김예훈은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미 진주 사람들이 다 아는 사실이에요. 일본대사관 측에서도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요. 부당주님께서 만약 불만이 있으시면 그들을 상대로 소송을 걸어도 좋아요. 소송에서 이기면 다시 이야기해 볼까요?”“너!”용현성은 화가 나서 할 말을 잃었다.‘김예훈 이 자식, 실력 있는 것도 모자라 말솜씨도 대단해.’김예훈이 일본대사관까지 거들먹거려 한순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이때, 장현준이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 어떻게 자결했는지는 김 회장이 나보다 더 잘 알잖아. 동씨 가문이 이 사건에 얼마나 많은 힘을 쏟아부었는지 김 회장도 모를 리가 없잖아. 굳이 밝혀봤자 재미도 없을 것 같고. 실력이 뛰어난 데다 동씨 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어서 자신감이 넘치는 거 알아. 하지만 김 회장도 알겠지만, 이 세상에서 많은 일은 단순히 싸우고 죽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아. 이 바닥에서는 예의를 갖춰야 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는데 당주님과 맞서

  • 지존 사위   제2556화

    장현준이 봤을 때 자기가 진주에서 가지고있는 능력과 배경에 용현성의 세력까지 더하면 김예훈을 짓밟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어쨌든 본때를 보여주기 전에 중요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이때 동하임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그러게요. 어르신들, 싸우려고 저희 동씨 가문에 사람을 불러달라고 한 건 아니죠? 먼저 일부터 해결하는 거 어떨까요?”용현성은 그제야 분노가 가라앉는 듯싶었다.하지만 그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면서 삿대질했다.“김예훈, 장현준 어르신과 동씨 가문이 네 편을 들어줘서 오늘 운이 좋은 줄 알아. 아니면 내가 뺨 한 대로 너같이 무례한 인생 후배를 죽여버렸을 거야. 그동안 내 손에 죽은 젊은이가 아마도 천명은 안 되어도 팔백 명은 될 거야.”용현성은 오른손 손바닥을 드러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허세 그만 부리시고. 저를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하면 될까요?”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할 말이 있으면 하시고, 없으면 이만 가볼게요. 저는 아직 배가 고파서 야식 먹으러 가려고요.”“너!”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화를 냈다.거만한 사람은 얼마든지 봤어도 이 정도로 거만한 사람은 처음이었다.‘용현성 어르신 체면을 전혀 지켜주지 않네!’“그래. 본론으로 들어가지.”용현성은 이번에는 화를 억누르고 류서우 등을 말리면서 김예훈을 냉랭하게 쳐다보았다.“김예훈, 네가 부산 용문당 회장인 점을 이용해서 진주·밀양에서 함부로 행동하고 사람을 괴롭혔다면서? 심지어 일본 야마구치파도 모자라 타케이 가문까지 죽였다지? 야마구치파에서 이미 연락이 왔어. 용문당에서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으라고. 네가 상대방과 어떤 원한을 가지고 있든, 야마구치파에서 책임을 따지기 시작한 이상 네가 반드시 책임져야 해.”용현성은 위엄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명령하는데 회장 패쪽을 넘기고 야마구치파에 사과하도록 해! 우리 용문당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런

  • 지존 사위   제2555화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 지존 사위   제2554화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 지존 사위   제2553화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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