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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이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은 하나같이 김예훈의 싸대기를 후려갈기고 싶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이런 역겨운 짓을 한단 말인가? 다분히 고의적인 게 확실했다.

반면, 정군과 임은숙은 테이블 밑으로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

이렇게 창피할 수가! 이미 지나간 일이라 그나마 기억 속에 잊힐 뻔했는데, 저 원수 같은 놈이 글쎄 손에 들고 있는 물건이 바로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이라고 떠벌리지 않겠는가!

지나친 허풍 때문에 화를 부르는 게 두렵지도 않나?

정군은 당장이라도 김예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

이때, 정지용이 일어서서 큰 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제가 정 씨 일가를 대신하여 말씀드리자면 김예훈이 우리 정 씨 일가의 데릴사위는 맞지만, 그가 저지른 만행은 저희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요!”

정 씨 일가 사람마저 이런 소리를 하자 다른 사람들은 보기만 해도 역겨운 알약이 절대로 오리지널 폐 회복 단약일 리가 없다고 확신했다.

이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회장님, 이런 사람을 아직도 봐주시는 겁니까? 얼른 쫓아내세요.”

“맞아요, 마음먹고 엿 먹이려는 게 분명해요!”

“이런 사람은 수준 높은 자리에 참석할 자격조차 없어요.”

임영운은 참다못해 제일 먼저 앞으로 나섰다.

“할머니, 제가 대신 화장실에 버려줄게요. 괜히 악취 때문에 식사하는 사람만 불쾌하지 않게.”

“잠깐!”

이때 임옥희가 불쑥 끼어들었다.

곧이어 그녀는 더러움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알약을 집어 들고는 코에 댄 채 한동안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그러고 나서 노안 안경을 쓰더니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현재 임옥희의 모습은 마치 손안의 알약을 실수로 망가뜨릴까 봐 신중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입가에 차츰 미소가 번졌고, 심지어 이는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웃음이었다.

순간 사람들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설마 이 알약은 보통 물건이 아니란 말인가?

족히 몇 분 동안 들여다본 임옥희는 벌떡 일어나 부들부들 떨며 땅바닥에 버려진 선물 박스를 집어 들고 마치 보물을 다루듯 알약을 원래 위치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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