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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0화

망신도 이런 망신이 어디 있을까?

그동안 정 씨 일가에서 충분히 굴욕적인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오늘 한평생 가장 굴욕적인 순간을 맞닥뜨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심지어 정군마저 이를 악물었다.

그들은 오늘 임씨 가문에게 빌붙으려고 연회장까지 찾아왔다. 비록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성과는 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지금은 웃음거리가 된 신세를 제외하고 한 게 뭐가 있냐는 말이다.

“얼른 들어가지 않고 뭐해요? 집안 망신을 다 시켰는데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이때, 임영운이 불쑥 말했다.

“본인들이 쪽팔리는 건 그렇다 쳐도, 설마 우리 아빠와 할머니까지 망신당하게 놔두실 생각인가요? 고모와 고모부가 아무렇지 않다고 해서 저희마저 체면을 잃을 이유는 없잖아요.”

임영운은 한스러운 마음에 거듭 충고했다.

정군과 임은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지라 결국 고개를 떨군 채 빠른 걸음으로 홀 안으로 들어섰다.

정민아와 정소현이 따라 서려는 순간 임씨 가문 사람이 그들을 막아섰다.

“너희 둘은 남아서 저놈을 쫓아내!”

임씨 가문 사람이 김예훈을 가리키며 싸늘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김예훈이 대답하려는 찰나 정민아가 곧 울음을 터뜨릴 표정으로 애원했다.

“제발 부탁인데 그 입 좀 다물면 안 될까? 그냥 따라와, 아니면 당장 폭발할 것 같으니까!”

김예훈은 어쩔 수 없이 홀 안으로 따라 들어갔다.

이내 손님들이 착석하기 시작했다.

원래 정민아 일가의 자리는 임옥희가 앉은 테이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지만, 이런 사달이 난 이후로 제일 뒤편에 임시로 마련한 공간으로 옮겨졌다.

그들에게 앞자리를 내어주느니 차라리 비워두려는 것이었다.

갑자기 자리를 옮겼다는 건 임옥희가 원래 정민아 일가에게 기회를 주려고 했으나 이제 완전히 단념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신분이 중요한 사람만이 앞자리를 차지하는 법이니까.

좌석만 놓고 보면 정군 일가족은 별 보잘것없는 존재에 불과했다.

오직 정소현만 임은유에게 끌려가서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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