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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Author: 낭아감자
30분 후, 김예훈은 정민아의 회사 정문 앞에 도착했다.

그가 막 정문을 들어서려 할 때 경비원이 갑자기 삼단봉으로 김예훈을 막으며 "들어오시면 안 됩니다, 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특히 몰골이 거지 같은 사람은 안됩니다.”라고 차갑게 말했다.

김예훈은 일어나자마자 씻지 않고 구멍이 몇 개 뚫린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어서 정말 거지와 비슷해 보였다.

김예훈은 오히려 익숙한지 "경비원 형님, 제 아내에게 서류를 가져다주러 왔습니다."라고 웃기만 했다.

경비원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당신한테 마누라가 있다고요? 청소부 아주머니, 주방일 하는 이 아주머니?”

“제 아내는 정민아입니다.”

그 경비원은 흠칫거리더니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었군요, 정 씨 일가의 데릴 사위가. 하하하하.”

김예훈은 자신의 명성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자, 서류 저한테 주세요, 정 대표님이 서류는 제가 대신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안됩니다." 김예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처제가 이 서류는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내가 직접 아내에게 넘겨야 할 거 같아요. 죄송하지만, 한 번만 봐주시면 안 될까요?"

"너!" 경비원은 김예훈을 가리키며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설마 말귀를 못 알아먹는 건가? 정 씨 일가 사람들이 그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르는 건가? 게다가 이런 모습으로 회사에 출입을 한다면 회사 이미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 뻔했다.

두 사람이 말을 하는 동안 뒤에서 갑자기 엔진 소리가 들렸고 잠시 후 BMW 5시리즈 한 대가 김예훈의 스쿠터 옆에 멈추더니 박동훈이 장미 한 다발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안녕하세요! 박대표님." 경비원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박동훈에게 인사를 건넸다.

박동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박 대표님, 이쪽으로 드시죠, 정 대표님께서 사무실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박동훈은 김예훈을 쳐다보지도 않고 회사 로비로 들어갔다.

김예훈이 막 따라 들어가려 하자 경비원은 삼단봉을 들어 다시 그를 막았다.

"무슨 뜻이죠? 왜 저 사람은 들어갈 수 있고 난 왜 못 들어가죠?" 김예훈이 경비원을 노려보며 말했다.

경비원은 한숨을 내쉬며 "김예훈 씨, 당신은 데릴사위입니다, 어떻게 다른 사람과 비교할 수 있죠? 보셨습니까? 박 대표님이 들고 있는 꽃다발은 못해도 수백만 원은 될 겁니다, 당신한테 그럴 능력이 있나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조만간 그 집안의 데릴 사위 노릇도 못할 거 같은데요.”

김예훈은 어리둥절해 하며 "무슨 뜻이죠?"라고 눈살을 찌푸렸다.

경비원은 고함을 질렀다. "무슨 뜻이라뇨, 설마 몰라서 묻는 겁니까? 어제 어르신의 칠순 잔치에 있었던 일들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박 대표님이 정 대표님에게 청혼을 한 사실도요. 저 두 분이야말로 천생연분이시죠. 당신 같은 사람이 어떻게 정 대표님과 결혼을 했는지 정말 의문이네요.”

한편, 회사 로비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꽃무늬 원피스를 입은 정민아가 걸어 나왔다.

그때 박동훈을 발견한 그녀는 미소를 머금고 가볍게 인사를 건넸다. "박 대표님, 제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다고요."

벅동훈은 눈을 가늘게 떴다, 눈동자에는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은은하게 탐욕의 빛이 스쳤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으며 손에 든 꽃다발을 내밀며 웃었다.

"명검은 영웅에게, 꽃은 미인에게 건네라고 했죠. 꽃보다 아름다운 민아 씨한테 어울릴 만한 꽃입니다.”

정민아는 눈썹을 찌푸렸다, 어젯밤 일이 눈앞에 선했다. 박동훈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혼담을 꺼냈고 순식간에 모두에게 퍼져진 상태인데, 오늘은 더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구애를 하고 있다.

정민아는 사실 박동훈을 만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에는 돈이 필요했고 유일하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박동훈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박동훈을 찾았다.

이에 정민아는 "대표님, 과찬이세요. 오늘 대표님과 협력을 요청드리는 입장인데 어떻게 감히 대표님의 선물을 받을 수 있겠나요?"라며 웃었다.

박동훈은 정민아를 향해 빙그레 웃으며 "저의 작은 마음입니다,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혹시 내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건가요? 프라하에서 장미를 공수해 보내면 어떨까요?"

"괜찮아요. 프라하의 장미는 올해 생산량이 좋지 않아 원산지 장미 한 송이 가격이 천만 원 가까이 된다고 하던데요, 정말 의미 없는 짓이죠." 정민아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프라하의 장미를 좋아했지만 굳이 그 가격에 살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천만 원이라..." 박동훈은 눈썹을 치켜뜨더니 선물로 장미 한 송이를 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손에 든 이 장미도 수백 송이인데 프라하의 꽃을 선물하려면 이것보다 초라해서는 안되었다, 적어도 천송이 정도는 필요했다.

바로 그때, 밖에 있던 김예훈이 갑자기 경비원의 저지를 넘어 달려들었고 박동훈 손에 들린 꽃다발을 바닥에 던져 몇 번을 밟았다.

"여보,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 막 받으면 안 돼, 마음에 들면 내가 사줄게, 그래봤자 장미잖아!" 김예훈은 어디서 용기가 생긴 건지 정민아의 여리고 작은 손을 잡아끌고 엘리베이터로 들어가려고 했다.

"김예훈, 놔!" 정민아가 낮은 목소리로 외쳤다.

여기는 회사 로비라서 사람들이 많이 오가고 있었고 대표가 다른 사람에게 우스워 보여서는 안되었다.

"야, 이 자식아! 너 당장 돌아와!" 박동훈은 수치스러웠다, 수치심에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 꽃다발은 그가 특별히 엄선한 것이다, 이백만 원을 썼는데, 상대에게 선물하기도 전에 짓밟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 버러지 같은 놈이 자기도 아직 못 잡아 본 여신의 손을 잡았다는 것이다.

"내 꽃을 망가뜨려? 네까짓 게 살 수 있는 꽃이라고 생각한 거야?”

박동훈은 이미 닫혀버린 엘리베이터 문을 세게 두드렸고 문에는 주먹 자국이 선명히 났다.

"천한 놈, 오늘 이 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니까, 해명할 준비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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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윤지 뒤에는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남지훈이 카푸치노 한 잔을 즐기고 있었다.남윤지의 화가 거의 가라앉을 때쯤,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왜 이렇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건데? 생각해 봐. 진세은, 김청미, 류서우도 그 사람한테 당했는데 너도 손해 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야? 왜 그 사람을 건드리러 갔는지 자신을 탓해야지. 다른 사람을 보냈어도 되잖아. 내가 몇번을 말해. 우리 남씨 가문은 폭력으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런 건 홍성파에서나 할 짓이지. 우리는 머리를 써야 해.”퍽!남윤지는 남지훈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바닥에 던져버리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안 가게 생겼어? 김현민 도련님이 강서연에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옥루정도 우리 남씨 가문의 재산이고, 내가 안 나서면 누가 나서겠어. 너는 감히 나설 수가 있겠어?”남지훈은 아쉬운 표정으로 바닥에 던져진 커피잔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에르메스에서 20억 원 이상은 소비해야 받을 수 있는 선물인데 이렇게 깨져버리니 너무나도 아쉬웠다.이때 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흥분하지 마. 우리가 비록 손해를 보긴 했지만 그래도 김현민 도련님한테 우리는 언제나 그의 편인 것을 알렸잖아. 그것도 투자나 마찬가지라 좋은 일이지. 도련님께서 이 일을 알게 되면 우리 남씨 가문이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남씨 가문의 충성을 기쁘게 여길 것이야.”남윤지가 냉랭하게 말했다.“너는 당연히 괜찮겠지. 나는 어떨 것 같아? 도련님한테 내가 무능한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어떻게 안방마님이 되라고. 김청미를 겨우 없애고 나한테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 있겠어? 내가 안동 김씨 가문에 시집가면 진주 4대 도련님인 너한테도 좋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머리 아파하는지 모를 리가 없잖아.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여기서 비꼬기만 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이 정도로 흥분할 필요가 없다고. 내가 안

  • 지존 사위   제2618화

    이번 식사 자리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강서연은 대충 몇 입 먹고는 계산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을 떠났다.김예훈은 그녀가 보고하러 갈 거라고 예상하고 막지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 무도관.방석에 앉아있는 강준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강서연이 맞은편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연의 말이 끝나자 강준은 그제야 눈을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잘못 들은 게 아니야? 정말 김현민을 포함한 전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했다고?”강서연은 자세히 기억을 되새겨서야 대답했다.“김예훈 씨가 정말 그렇게 말한 거 맞아요.”“재밌네.”강준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남윤지가 부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단 말이지. 모든 걸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이 와도 상관없었던 거야?”강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떤 경우든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었다.그것은 바로 김예훈이 진주·밀양에서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강서연은 강준의 표정을 보며 조금 망설였다.“할아버지, 저희 남씨 가문을 찾아가서 잘 이야기해 보는 거 어때요? 아니면 김예훈 씨랑 끝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요? 문제는 집법부대가 안동 김씨 가문의 편이잖아요. 김예훈 씨를 따라갔다간 위험해질지도 몰라요.”강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주·밀양에 지금 거대한 폭풍이 일고 있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고. 우리 강씨 가문이 진주·밀양 용문당을 수년간 지배해 오면서 절대적으로 그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잖아. 한쪽은 집법부대고 한쪽은 부산 회장인데 우리도 용문당 사람으로서 더 이상 중립을 지킬 수 없어. 무조건 한쪽을 선택해야 해.”강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할아버지, 그렇다고 지금 당장 누구의 편에 설 필요도 없잖아요.”강준은 고개를 흔들었다.“어쩔 수가 없잖아. 최소한 지금은 선택할 여지가 있잖아.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안동 김씨 가문이랑 엮

  • 지존 사위   제2617화

    김현민까지 이곳에 부를 바에 남윤지는 결국 조용히 있기로 했다.오늘 너무 급하게 온 나머지 너무 경솔하기도 했다.조금만 더 잘 준비하면 김예훈을 죽이기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생각했다.이순간 수많은 음흉한 계획이 남윤지 머릿속에 떠올랐다.다음 순간, 그녀는 복수의 결의를 다지며 강서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강서연 씨, 미안해요. 오늘은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무례한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 옥루정 이익에 관해서는 잘 정리해서 최대한 빨리 보내드릴게요.”“그래요. 사과를 받아들일게요.”강서연은 일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무덤덤하게 말했다.“이제 가보셔도 좋아요.”남윤지는 강서연의 태도에 화가 나서 거의 피를 토할 뻔했지만 결국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과 강서연을 쳐다본 후 사람들과 함께 떠났다.남윤지 일행이 떠나자 주우섭이 가장 먼저 문을 닫았다.그러고는 이상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강서연의 옆으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연 씨, 오늘 일을 크게 벌였는데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남씨 가문은 4대 명문가 중의 하나로서 만약 남윤지 씨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찾아오면 우리가 손해 볼지도 몰라. 아니면 지금 바로 김현민 도련님을 찾으러 가는 건 어때? 직접 사과하고 손해배상도 드리자고.”“맞아! 맞아!”“나도 그 말을 하려고 했어.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절대 건드리면 안 돼.”“우리가 지금은 이겼다고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거야.”아까 남윤지가 있을 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강서연 친구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다.혹시라도 잘못 연루될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이들이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외감 외에도 적대감이 더해졌다.분명 오늘 김예훈의 행동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남씨 가문에서 발끈해서 본격적으로 나서면 그 후과를 누

  • 지존 사위   제2616화

    엄기준은 남윤지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이만 가자고!”수십 명의 중부 경찰서 사람들은 헐레벌떡 이곳에서 도망쳤다.지금 비참한 정도는 아까 기고만장하던 모습과 맞먹었다.눈을 휘둥그레 뜬 주우섭은 물론 손다미 등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다.‘김예훈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전화 한 통으로 엄기준을 쫓아낸 것도 모자라 남윤지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니.’남윤지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소리쳤다.“대장님, 어디 가세요! 지금 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언젠가 죽여버릴 거예요!”엄기준은 못 들은 체하면서 최대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잠시 후, 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남윤지, 저 사람으로는 안 되겠는데? 계속 도움을 요청해 보시지? 그냥 한꺼번에 불러와.”김예훈은 무표정으로 화가 잔뜩 난 남윤지 앞으로 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진주 2인자 아버지인 김현민을 불러오지 그래? 아니면 전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을 전부 불러오든가. 시간은 충분히 드릴게. 얼마든지 기다려 줄 수 있어.”김예훈은 매너를 갖춰 남윤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환한 핸드폰 불빛에 자극된 남윤지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이런 제기랄!”지금 이 순간 남윤지는 김예훈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그런데 머리 위로 든 손을 다시 내릴 수밖에 없었다.직접 겪어보고 나서 김예훈 같은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것을 알고 있었다.남씨 가문 따님이라고 해서 절대 그에게 겁줄 수 없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전혀 그의 기세를 꺾어버릴 수 없었다.함부로 손댔다간 오히려 두 배로 당할 것인 것도 알고 있었다.오늘 밤 남윤지는 이미 바닥날 정도로 체면을 잃어버렸다.김예훈에게 뺨을 맞으면 예쁜 얼굴이 완전히 망가버릴지도 몰랐다.이를 갈고 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남윤지를 바라보며 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오른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불만이 많은 것도, 억울한 것도 알

  • 지존 사위   제2615화

    하지만 중부지역에서 활개 치고 다니던 엄기준은 한 무리의 총을 든 사람들을 데리고 왔는데도 김예훈의 기세를 꺾지 못할 줄 몰랐다. 그것도 모자라 뺨까지 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으니 말이다.이런 일은 절대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이대로 체면을 되찾지 않으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남윤지에게도 할 말이 없었다.그의 부하들도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앞으로 다가와 총알을 장전하고서 바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바로 이때 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있는 휴지로 손바닥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엄기준이라고? 굳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다는데 뭐라 하지 않을게. 그런데 죽기 전에 누가 네 뺨을 때렸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지금 바로 하임 씨한테 전화해 봐. 그러고도 나랑 끝까지 싸울지 고민할 기회를 줄게. 이 년 때문에 나를 건드릴지 지켜볼 거라고.”“이런 제기랄! 하임 아가씨의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엄기준은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했다.“어디서 굴러온 놈이 나랑 큰소리를 하는 거야. 무슨 자격으로 하임 아가씨한테 전화하라는 건데?”엄기준은 수준이 너무 낮아서 이 며칠 동안 김예훈이라는 이름이 진주에서 뭘 대표하는지 몰랐다.김예훈은 무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하고는 엄기준 앞에 핸드폰을 던졌다.“자, 하임 씨한테 말해봐. 지금 총으로 날 쏴 죽이겠다고.”아무렇지도 않던 엄기준은 전화번호를 확인한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바로 동하임의 전화번호였기 때문이다.동하임은 비록 진주 1인자가 아니었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진주 1인자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진주 경찰서 내부에서 동하임의 신분은 절대 낮지 않았다.그리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도 얼마 없는데 김예훈이 알고 있을 줄 몰랐는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뚜. 뚜. 뚜.잠시 후 전화기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엄기준은 멈칫하더니 본능적으로 전화를 들고 구석으로 가서 받았다.하지만 통화를 마치고 나서 얼굴이 어

  • 지존 사위   제2614화

    쨕!김예훈은 바로 손을 들어 엄기준의 뺨을 때렸다.엄기준은 멍한 표정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몰랐다.‘총을 머리가 대고 있는데 지금 내 뺨을 때렸다고? 내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나? 아니면 내가 누군지 아직 모르는 건가?’이런 생각이 들자 엄기준은 분노한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잘 봐. 나는 진주 중부 경찰서의 대장 엄기준이라고! 진주 법도를 어긴 혐의로 지금 바로 너한테 총을 쏠 수도 있어. 죽고 싶지 않으면 무릎부터 꿇어!”쨕!김예훈은 또 한 번 무심한 표정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아까보다도 더 맑고 강렬한 뺨 소리에 모든 사람은 제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이들은 하나같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특히 남윤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그녀는 김예훈이라는 녀석이 도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와 자신감이 나왔는지 몰랐다.엄기준이 이미 총알을 장전하고 총구를 그의 머리에 대고 있는데 말이다.만약 엄기준이 한순간 충동적으로 방아쇠를 당긴다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던 제벌 2세들조차도 이렇게까지 행동할 용기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 부닥쳤다면 바로 고개를 숙였을 것이다.그런데 김예훈의 대담한 행동을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지금 날 때렸어? 그것도 모자라 두 번이나?”엄기준은 어이없는 상황에 분노에 차서 외쳤다.“내가 총을 못 쏠 것 같아? 죽고 싶어서 환장했어?”그는 김예훈에게 겁을 주려고 총구로 허벅지를 겨냥했다. 제대로 진주 법도의 위엄을 알려주기로 했다.철컥!그런데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어느샌가 젓가락이 총구로 들어와 어떻게든 당길 수가 없었다.쨕!총구를 막아버린 김예훈은 또 한 번 그의 뺨을 때렸다.이번에는 힘이 세다 못해 엄기준은 손에서 총을 놓치고 뒤로 휘청거렸다.펑!그러다 엉겁결에 방아쇠가 당겨져 총알이 천장에 매달린 조명에 맞았다.거대한 소리에 현장이 진동하고, 멍하니 쳐다보던 남윤지와 손다미는 김예훈이 이 정도로 거침없는 사람일 줄 몰랐다.

  • 지존 사위   제2613화

    엄기준은 한 무리의 중부 경찰서 경찰들과 함께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2층 룸으로 향했다.그는 혼잡한 인파를 밀치고 남윤지 앞에 나타나 살기가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윤지 씨, 옥루정에서 소란을 피우는 놈이 있다고요? 그것도 모자라 윤지 씨의 얼굴까지 때렸다고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무 놈이야! 윤지 씨가 진주의 여왕인 걸 몰라서 그래?”엄기준은 마치 가죽을 벗겨버리겠다는 포스로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누군지 알려주시면 제가 제대로 혼을 내줄게요. 진주 법도가 어떤 건지 똑똑히 알려줄게요.”주우섭은 부들부들 떨면서 김예훈 옆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이만 항복하시죠. 엄기준은 남씨 가문의 사람인데 중부지역 우두머리가 못해내는 것이 없어요. 그리고 기관이나 범죄조직이나 국방부와도 어느정도 서로 아는 사이일 거예요. 성격이 하도 잔인해서 재벌 2세들도 저 사람을 무서워한다고요. 그러니까 조심하셔야 해요. 아니면 그냥 항복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그렇군요. 재밌네요.”엄기준이 총을 들고 건장한 경찰들을 데리고 이곳에 나타나자 남윤지는 처음 모습으로 돌아와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엄 대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강씨 가문의 따님이 저 기생오라비한테 홀려서 정신을 못 차리거든요. 강씨 가문을 믿고서 옥루정에서 소란을 피운 것도 모자라 총까지 쐈다니까요? 봐봐요. 제 보디가드들이 말리다가 어떻게 되었는지. 얼른 잡아서 법에 따라 처리해 주세요. 제가 신고했다고 너무 엄하게 다스리지도 말고 강서연 씨의 사람이라고 또 봐주지도 마세요. 아무튼 법대로 진행해 주세요. 저희는 상류 인사로서 경찰서의 위신, 기관의 위엄, 법의 권위를 지켜야 하지 않겠어요? 엄격하고도 신속하게 처리해 주세요!”이 순간 남윤지는 마치 자신이 여왕인 듯한 모습으로 김예훈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엄기준에게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기도 했다.그야말로 기세가 하늘을 찔렀다.손다미 등은 분위기를 파악하고 하나같이 김

  • 지존 사위   제2612화

    강서연은 일이 커질까 두려워 김예훈을 말렸다.“도련님, 그만 해요. 어차피 저들이 대가를 치렀잖아요.”아까 김예훈이 총을 쏘고 지문을 닦아내긴 했지만 증인이 너무 많았다.이대로 갔다간 김예훈이 경찰서에 끌려갈지도 모른다.할아버지한테 김예훈을 잘 챙기지 못했다는 말을 듣는 것도 싫었다.그래서 그냥 없었던 일로 하고 김예훈이 경찰서에 끌려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서연의 모습에 남윤지가 콧방귀를 뀌었다.지금은 그녀가 겁먹었다고 생각한 것이다.“왜요? 겁나세요? 서연 씨, 제가 말해주는데 아직 무릎 꿇고 사과하기에는 늦지 않았어요.”남윤지는 다시 기세가 올라 거만하게 행동했다.“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불행할 줄 아세요!”“너...”강서연은 화가 나서 표정이 차가워졌다.그냥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을 뿐인데 남윤지는 전혀 화해할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강서연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잘 처리할게요.”김예훈은 강서연은 향해 피식 웃었다.“어떤 사람은 맞아봐야 정신을 차리거든요. 그리고 개들도 맞지 않고서는 함부로 짖는 대가가 무엇인지 모르거든요.”일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김예훈은 남윤지의 기세를 완전히 누르지 않으면 아직 마음이 흔들리는 강준과 동맹관계를 맺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남윤지를 짓밟아 버리면 강준을 완전히 자기편으로 만들수 있었기에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더군다나 남윤지가 건방지게 직접 찾아와서 얼굴에 침을 뱉는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김예훈, 여기서 잘난 척하지 마. 싸움을 잘한다면서? 그게 뭐 어때서? 싸움을 잘해봤자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김현민 도련님에게 처벌받는 걸 각오해서라도 오늘 너를 꼭 밟아 죽일 거야.”남윤지는 거만하기만 한 김예훈이 헛소리하고 있다고 비웃고 있었다.손다미 일행도 김예훈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분명 큰 위기에 처해 있는데도 오만방자했기 때문이다.이따 남윤지의 사람들이 도착하면 죽을 목숨인데 말이다.이들은 김예

  • 지존 사위   제2611화

    이 순간 남윤지는 분노를 참지 못했다.김청미가 용연옥에 잡힌 이후로 김현민의 구역에서는 그녀가 바로 여왕이었다.모든 사람은 그녀가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주인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에게 있어서 가장 위협적인 인물은 바로 오륜 사찰의 성녀, 혜선 스님이었다.하지만 그녀는 늘 홀몸을 유지하고 있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진주·밀양에서는 그녀와 안주인 자리를 빼앗을 사람이 없었다.그래서 남윤지는 요즘 들어 의도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 행세를 했다.다른 사람들도 분위기를 알아차리고 그녀를 받들고 존경했다.김현민마저도 그녀를 높이 평가하며 언제나 곁에 있어 주었다.아무도 그녀와 맞설 사람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다.그런데 김예훈이라는 놈이 감히 자신에게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짓밟아 주지 않고서야 진주·밀양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다.이대로라면 권위와 존엄을 모두 잃을 수도 있었다.남윤지의 손짓하나에 순식간에 열몇 명의 건장한 보디가드들이 복도에서 뛰어 들어왔다.이번에는 맨손이 아닌, 각자 무기를 들고 있었다. 그중에 두 사람은 총을 소지하고 있는지 손이 허리춤에 가 있었다.“강서연 씨, 조심하세요.”김예훈은 무표정한 얼굴로 한 걸음 내디뎌 상대방을 향해 돌진했다.그 순간, 그는 손쉽게 가까이에 있는 몇 명의 보디가드를 바닥에 때려눕혔다.세 명의 보디가드는 얼굴을 가리고 피를 토하며 물러났다.김예훈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 총을 꺼내려는 보디가드의 손에서 총을 빼앗아 총알을 장전하고는 거침없이 방아쇠를 당겼다.펑! 펑! 펑!나머지 보디가드들은 하나같이 손발을 감싸며 땅에 쓰러졌고, 바닥은 온통 피바다인 것이 비명이 울려 퍼졌다.10초도 안 되는 사이, 열몇 명의 보디가드들이 전부 병신이 되고 말았다.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있는 휴지로 총에 묻은 지문을 닦아냈다.그러고는 총을 테이블 위에 던지고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무릎 꿇고 사과해.”“너!”남윤지는 김예훈한테서 살기가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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