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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Author: 낭아감자
"혹시 김예훈?"

손호남은 의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다가 이내 냉소를 지으며 주차를 하고 곧장 호텔로 들어갔다.

김예훈이 먼저 아는 체를 했지만 상대는 그를 보는 체도 안 하고 가버렸다.

두 사람은 거리를 두고 룸으로 들어갔다, 사람이 들어오는 소리에 많은 시선들이 문쪽으로 돌아갔다.

"반장 왔어? 역시 상류사회가 다르긴 다르네, 멋있다!"라며 환호했다. 정장 허리춤에 아우디 차 키까지 차고 있는 모습이 멋있어서.

곧 뒤따라 들어오는 김예훈이 보였고 그의 정장은 몸에 잘 맞지 않지만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명품임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누군가가 "김예훈, 너도 잘 지냈나 보네. 자, 여기에 앉아. 이 두 자리는 너와 반장이 앉아!"라고 웃으며 말했다.

손호남은 김예훈을 바라보고 썩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예훈은 "응." 하고 말하면서 자리에 신경 쓰지 않고 사방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학교의 여신인 송문영은 여전히 예나 다름없이 예뻤다.

오늘 송문영은 오피스룩을 입고 왔다, 육감적인 몸매를 유감없이 드러냈다, 마치 잘 익은 복숭아처럼 매혹적이었다.

꼿꼿한 성격인 손호남조차 송문영을 눈을 번쩍이더니 무리를 뚫고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

"우리의 여신이네, 오랜만이네, 그동안 왜 나한테 연락도 안 했어, 지금은 뭐하고 있는 거야?”

송문영은 옅게 웃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아우디까지 운전하는 반장보다는 잘 지내지 못했어.”

손호남은 눈을 번쩍 뜨며 생각했다, 할부를 받아 차를 사기 잘했다고, 사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송문영 같은 여신의 관심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서 듣고 있던 여자가 히죽히죽 웃으며 말했다.

"반장, 우리 문영이가 하는 말에 속지 마, 네가 알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문영이는 남해시에서 제일 큰 투자회사인 YE 투자회사의 행정실 부장이야. 곧 대표로 승진할 것이라고 들었는데 그러면 권력을 손에 넣은 거지!”

"와~"

장내는 떠들썩해졌다, 남해시에서 YE 투자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 얼마나 많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그들의 투자를 받고 있고, 앞으로 나서지 않지만 그들의 영향은 거대했다.

이렇게 어린 나이에 대표직에 앉는다면 그녀는 손에 큰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이었다. 송문영과 함께 한다면 단지 아름다운 미녀와 함께 하는 것을 떠나서 그녀의 막강한 힘을 같이 장악하는 것이다.

게다가 송문영은 여배우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룸 안의 많은 남자들이 그녀를 바라보며 참지 못하고 침을 삼켰다.

그때 노래방 기계 화면에 송문영이 선택한 러브 송이 흘러나왔고 그녀는 마이크를 잡았다.

남자들은 그녀와 함께 듀엣으로 부르고 싶었지만 감히 나서지 못했다.

김예훈은 송문영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가 그녀가 YE 투자회사의 임원이라는 말에 그녀를 몇 번 더 보았다. 게다가 그녀가 선택한 노래는 자신도 부를 줄 아는 노려였다, 그는 별생각 없이 걸어가 다른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할 준비를 했다.

그런데 노래를 부르려던 송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김예훈을 한 번 위아래로 훑어본 뒤 "김예훈, 마이크 내려줄래?"라고 말했다.

"응? 다른 사람이 부르려고 한 거야?" 김예훈은 일어나며 물었다.

"아니, 하지만 너랑 노래하고 싶지 않아. 난 네가 창피해!"

송문영은 질색하는 얼굴을 하고 있어다.

"네가 입은 정장이 명품은 맞는데 그 신발 너무 격 떨어져! 너 설마 그 옷 어디서 빌려온 거야?”

그 말을 들은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김예훈이 입은 정장에 꽂혔다. 재질은 괜찮지만 몸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구멍이 몇 개 뚫린 슬리퍼는 바닥이 닳아 엄지발가락이 바닥에 닿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그 모습은 거지 같았다.

김예훈도 어쩔 수 없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신발 한 켤레를 사서 격식을 갖추는 편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하하, 문영아, 역시 네 눈은 못 속인다니까. 다들 옛 동창들이라 굳이 말하지 않으려고 한 건데 몇몇 사람들은 꼭 이렇게 지 주제도 모르고 설치지. 뱁새가 황새를 쫓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법인데, 모두에게 진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여기고 하는 말인데.”

손호남은 뒤쪽에서 걸어 나와 송문영을 향해 웃어 보였다.

"우리의 김예훈이 아까 전기 스쿠터를 타고 오더라고, 처음엔 주차할 장소가 부족해서 타고 온 줄 알았거든, 어쨌든 이렇게 비싼 옷을 걸치고 있으니까, 근데 다른 사람한테 옷을 빌리고, 정작 신발은 그대로 신고 오다니, 내가 더 창피해서…”

손호남은 "김예훈, 너 이 옷 할인한다고 해서 사 온 거 아니지? 그리고 꼴을 보니, 뒤에 택도 안 떼고 온 거 같은데 혹시 동창회 끝나고 옷 환불하러 가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김예훈 이놈이 전기 스쿠터 타고 오는 거 나도 봤어!"

"그리고 이놈이 신은 슬리퍼는 딱 봐도 몇 년 된 거 같은데"

"그러게."

주변에 있던 친구들은 이러쿵저러쿵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특히 송문영에게 잘 보이고 싶은 애들은 김예훈을 더 까기 시작했다.

김예훈이 막 해명을 하려고 하자 한때 짝꿍이었던 임설희가 나서서 김예훈을 옹호했다.

"너희들 너무한 거 아니야? 친구들끼리 옷차림이 맘에 안 든다고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

임설희는 외모가 수려했고 대학 시절 김예훈은 자주 그녀의 과제를 빌려 썼다. 덕분에 둘은 꽤 친했었다, 그리고 여기에서도 임설희는 김예훈을 도와주고 있다.

손호남은 또 다른 미녀가 김예훈을 돕는 것을 보고 달려들어 멱살을 잡아채 옷 뒤에 딸린 택을 떼어냈다.

"임설희, 아직도 쟤를 대신해서 말을 해주냐? 봤어? 택도 안 뗐어! 한 벌에 수백만 원인데! 정말 이런 궁상맞은 꼴로 이런 옷을 살 능력이 있는 것 같냐?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김예훈은 이미 3년 전에 정씨 일가의 데릴사위가 됐다고 들었는데 그 주제에 아르마니의 고급 맞춤 정장을 입었다? 하하하…"

"혹시 가족 중 다른 사람의 옷을 훔쳐서 입고 온 거 아니야? 그게 아니고서야 핏이 이렇게 안 맞을 수 있나."

"김예훈, 네가 데릴사위라는 걸 남해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 우리한테까지 시치미를 뗄 필요 있냐, 친구들끼리, 있는척하지 마!”

김예훈은 손을 들어 손호남의 손을 툭 쳐냈고 차갑게 그를 주시했다.

김예훈의 눈빛에 손호남은 차갑게 웃었다. "네 정체를 폭로했다고 때리려는 건 아니지? 아니면 나한테 이 옷이 네 옷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이 옷이 네 것이라는 걸 증명할 수 있다면 내가 무릎을 꿇어줄게!"

김예훈이 막 입을 열려고 할 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그가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들자, 모두들 깔깔 웃었다.

언제 적 폴더폰인지, 노인들이 쓴다는 폴더폰을 보고 다들 웃었다.

폴더폰을 사용하는 주제에 아르마니 옷을 걸치고 나와서 허세를 부리다니?

머리는 장식으로 달린 건지, 아니면 데릴 사위 노릇을 하다 바보가 된 건가?

김예훈은 지금 다른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내 들려오는 임은숙의 고함소리였다. "김예훈, 너 어디 갔니? 오늘 왜 화장실 청소 안 했니?"

김예훈은 오늘 너무 바빠서 청소하는 것을 까먹었던 것이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동창회에 참가하지도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역시 데릴사위는 다르구나! 전화 한 통을 받고 혼이 나서 돌아가야 하다니!"

"장모님이 지금 욕한 거 맞지? 화장실 청소하라고."

"에라이! 남자가 그것까지 하냐, 나 같으면 진작에 머리 박고 죽었을 거야, 내가 돈은 얼마 못 벌어도 데릴사위 짓은 때려죽여도 안 해!”

"사람은 가난하면 무기력해지지.”

반 친구들 모두 의견이 분분했고 임설희조차 한숨을 내쉬고 있다. 김예훈이 이런 취급을 당하면서 사는 걸 알게 된 임설희는 마음이 아팠다, 마침 그녀의 동네에서 경비원을 모집하고 있어 김예훈에게 추천해 주려고 여기에 나온 것이다. 김예훈이 슬리퍼 한 켤레 조차 살 수 없는 처지일 줄은 몰랐다.

"자, 어서 꺼져, 우리 동창회는 너 같은 버러지를 환영하지 않아!"

손호남은 얄미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송문영에게 다가가 "사람 성의를 무시하는 저런 놈 때문에 기분 잡치지 마. 여기 이 호텔은 내 사촌 형의 친한 친구가 여기 사장이야, 너도 아마 우리 사촌 형 알고 있을걸, 우리 사촌 형이 바로 너희 회사 박동훈 대표야, 형은 하늘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지, 내가 호텔에 말해서 술을 룸으로 옮겨 술 한잔할까?”라고 말했다.

손호남은 송문영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바로 벨을 눌렀고 곧 웨이터가 왔다.

손호남은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이 호텔은 서비스가 왜 이래? 오는데 왜 이렇게 느려? 호텔에서 제일 좋은 술 두 개 갖다 줘.”"

웨이터는 곤란한 얼굴로 "선생님, 저희 호텔에서 가장 좋은 술은 조금 비싸요…”라고 말했다.

손호남은 허리에 차고 있던 아우디 키를 탁자에 던졌다. “내가 그까짓 술 하나 못 살 거 같아? 우리 사촌 형이 박동훈인데 그가 누군지 알아? 너희 사장이랑 가장 친한 친구야! 빨리 술 안 갖다 줘?"

말을 마친 손호남은 송문영을 바라보았다, 송문영은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 척했다, 오늘 이렇게 호탕한 모습에 송문영은 자신에게 반했을 거라고 믿었다.

김예훈은 손호남이 박동훈의 사촌 동생일 줄은 몰랐다. 이 형제가 하는 만행들은 오히려 그를 흥미롭게 했다. 그는 손호남이 어떻게 허세를 부리는지 보고 싶었다.

곧 웨이터는 술 두 병을 들고 와 말했다. "선생님, 술 준비해왔습니다."

손호남은 웃으며 손을 흔들며 말했다.

“오늘 이 밤을 위해 내가 술 한 잔씩 돌리겠다.”

술잔을 손에 든 손호남은 아직 가지 않은 김예훈을 한 번 쳐다보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김예훈, 우리가 아무리 동창이라고 해도, 여기서 아무도 널 안 반기는데 술까지 얻어마시려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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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김예훈은 순간 멍해졌다. 입 속에 있던 스테이크를 삼키는 것도 잊었다. 언제부터 진행된 일인 건지, 전혀 모르는 일이다.게걸스럽게 먹는 김예훈을 보고 정소현은 더욱 질색하며 차갑게 말했다.“동훈 오빠가 정식으로 혼담 얘기를 꺼냈어. 오늘 저녁에 예물을 보내올 거야. 눈치 있으면 조용히 앉아 있어. 눈치 없이 굴면…….”정소현은 피식 조소를 내뱉었다. 정씨 일가가 합법적인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친척 중에 경호원들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란이라도 피운다면 모가지를 그대로 꺾어버릴 수도 있다.“발표할 것이 있으니 모두 정숙하라.”가장 높은 자리에 앉아있던 정 씨 일가의 어르신, 정동철이 테이블을 두드리며 말했다. 얼굴에는 기대 섞인 표정이 묻어났다.“모두 소식 들었겠지. YE 투자 회사가 갑자기 대표 이사를 바꾸더니 이미 협상 마친 모든 투자를 부결시켰단다. 심지어 프로젝트에 1조원을 투입했지. 이유를 통 모르겠어.”“이 알 수 없는 새 대표 이사가 어디서 온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이 우리 정 씨 일가에게는 하늘이 준 기회다!”“수많은 남해시 내 일가와 기업이 영향을 받았으니 대규모 구조조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최근 몇 년 들어 정 씨 일가는 남해시에서도 상위권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도 이류 일가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구나.”“현재로서 남해시에서 힘을 더 키우고 우리 정 씨 일가가 장기적인 발전을 이루기에는 아직 부족하다.”“우리 정 씨 일가가 일류 가문으로 거듭나 경기도에서 영향력 있는 최고 일가가 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다!”“YE 투자 회사와 협력해 새로운 대표 이사와 가까이 한다면, 그 1조원이라는 파이를 나눠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우리 정 씨 일가는 남해시에서 모든 것을 누리게 될 것이다!”정동철의 말이 끝나고, 장내에 있던 정 씨 일가는 서로를 바라만 볼 뿐 정적만 흘렀다.YE 투자 회사와 협력을 한다? 새로운 대표 이사와 가까이 한다?이번이 기회라는 건 모두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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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에게 집중됐다. 박동훈은 맵시 있는 수트를 입고 단정히 정리한 머리카락을 모두 뒤로 넘긴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채 선물 상자를 손에 들고 있었다.“열렬한 박수로 박 대표를 환영해주세요!”한 청년이 크게 외쳤다.그 순간 장내에는 환호소리가 울려 퍼졌다.김예훈과 비교하면 박동훈 같은 청년이야말로 정 씨 일가의 환영을 받을 만한 인물이라 할 수 있겠다.가장 중요한 건, 박동훈이 정 씨 일가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지금 이 순간 정 씨 일가의 눈에 박동훈은 재물신과도 다름 없었다.박동훈은 웃음기가 묻어나는 얼굴로 사람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했다. 레드카펫을 밟는 연예인과도 같은 모습이 마치 성공한 인사처럼 보였다.“어르신, 초대도 없이 찾아와 실례했습니다. 제가 에둘러 말할 줄 모르는 성격이라 솔직히 말씀 드리겠습니다!”박동훈은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크게 외쳤다.“저는 정민아 양에게 한 눈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민아 양은 보잘 것 없는 녀석에게 시집을 갔습니다.”“3년 전, 이 일을 그저 농담이라고만 생각했어요. 하지만 당사자는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을까요? 전 민아를 사랑하기 때문에 민아가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요. 오늘 이곳에 온 것도 여러분 모두 앞에서 이 말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박동훈은 숨을 크게 들이쉬며 외쳤다.“민아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민아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와아아!장내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김예훈은 안중에도 없는 직설적인 고백이었다. 그 역시 이 자리에 있는데 말이다.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김예훈은 정말 보잘 것 없는 놈이다. 체면 살려줄 가치가 없다. 잘 보일 필요도 없고 말이다.그저 지금 저 데릴사위가 잔뜩 성이 났을까 걱정이다.“ 몇 년 간 민아만 바라봤습니다!”박동훈이 계속 말을 이어갔다.“민아를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쳤습니다. 오늘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성과를 가져왔어요.”박동훈은 선물 상자를 천천히 열었다. 그 안에는 수표가

  • 지존 사위   제15화

    일말의 의문을 품고 있던 정민아 역시 이 순간 마음이 따뜻해졌다.어제 정민아도 장미와 프라하의 심장 모두 박동훈이 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있었다. 오늘 박동훈이 사실대로 인정하니 더욱 확실해졌다.어제 오전에 했던 말인데 오후에 곧바로 프라하의 장미와 프라하의 심장을 준비하다니, 박동훈이 말한 대로 행동하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금방 찾을 수 있는 선물이 아닌데, 혹시나 오래 전부터 준비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내가 있는 남자이기에 정민아는 이 혼사에 응해서는 안 된다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순간 감동이 몰려오면서도 부끄러워졌다.“김예훈 표정 봤어? 아주 놀라 자빠진 것 같은데, 웃겨 죽겠네! 하하하!”이때, 정지용이 자리에서 일어서며 김예훈이 있는 방향을 가리켰다.많은 사람들이 또 다시 웅성이기 시작했다.김예훈의 표정은 확실히 일그러져 있었다. 무엇보다도 박동훈의 뻔뻔한 거짓말 때문이었다. 누군가 폭로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없는 거짓말이다.“박 대표님, 우리 데릴사위 표정 좀 보세요. 대표님을 때리고 싶나 본데요?”정지용은 계속 입을 놀렸다.“그럴 수나 있겠어? 박 대표 머리카락도 못 만질 걸? 하하하!”“몸에 있는 거 전부 합쳐도 박 대표님 머리카락 한 가닥 만도 못 하지. 건들기만 해 봐, 우리가 가만히 안 둬!”“왜? 아무 말도 못 하겠어? 놀라서 벙쪘어?”정지용은 ‘하하하’ 박장대소를 했다.“김예훈, 더 머저리 같을 수는 없어? 오늘 당신 와이프 때문에 온 사람이 있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잖아. 데릴사위 꼴이 말이 아니네.”“하하하!”사방에서 신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정민아는 부끄러움이 극에 달했다. 아직 법적으로는 부부사이이기에 김예훈이 놀림 받는 만큼 스스로도 창피했다.오늘 밤에 이런 일이 있는 줄 진작 알았더라면 그를 데려오지 않았을 것이다.옆에 있던 임은숙이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아직도 화가 나나? 말 한 마디라도 잘못 놀렸다가는 큰 코 다칠 줄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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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존 사위   제2623화

    “그래. 지금 놔줄게.”김예훈은 그를 힘껏 바닥에 던져버렸다.“푸!”정장남은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목구멍이 달아오르고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에 절망적인 표정을 지었다.동시에 입에서 피가 쏟아져나와 그를 절망에 빠뜨렸다.그는 필사적으로 입을 벌려 숨을 쉬고 싶었지만 마치 누군가에 의해 목이 조여진 것처럼 전혀 공기를 들이마실 수가 없었다.김예훈이 이 정도로 강하게 나올 줄 몰랐던 그는 그래도 기절하고 말았다.퍽!김예훈은 정장남을 발로 차서 그녀 앞으로 날려 보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풀어줬어. 이제는 됐어?”이 장면을 지켜보던 주우섭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이것이 바로 그가 원하던 결말이었다.“죽여버려!”이때 일곱, 여덟 명의 정장남들이 서로 눈치를 보더니 소리를 지르며 김예훈을 향해 달려들었다.두목이 쓰러졌는데 김예훈을 죽여버리지 않으면 어떤 끔찍한 결말을 맞이할지 몰랐다.쨕! 쨕! 쨕!김예훈은 뒤로 물러서지도 않고 오히려 앞으로 나가 그들의 뺨을 가차 없이 때렸다.잠시 후, 이들은 모두 저 멀리 날아가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입과 코에서 피를 흘리는 채로 바닥에 널브러지고 말았다. 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이 가득했다.이들은 눈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이 정도로 무서운 존재인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김예훈을 마주했을 때 이 일곱, 여덟 명의 장정들은 반격은커녕 전혀 피할 수조차 없었다.아까 그녀는 눈빛이 반짝이더니 곧바로 소리쳤다.“김예훈, 넌 이제 큰일 났어!”쨕!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뺨 한 대로 그녀를 바닥에 넘어뜨렸다.그녀가 비명을 지르며 겨우 일어나려고 할 때, 김예훈은 그녀의 머리를 밟아버렸다.“말해. 누가 나를 괴롭히라고 보낸 건지.”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누가 너를 괴롭힌다고 그래? 분명 네가 먼저 우리의 좋은 일을 망쳤잖아. 죽고 싶어?”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멀리 있는 총을 다시 잡으려 했다.하지만 김예훈은 다른 한 발로 그녀의 손가락을 부

  • 지존 사위   제2622화

    누군가 호통치는 소리를 듣자 일곱 여덟 명의 장정은 뒤돌아 날카로운 시선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아까 그 여자는 피식 웃더니 거만한 표정을 지었다.김예훈의 등장이 매우 만족스러운 모양이다.“우리 지금 영화 촬영하고 있는 거 안 보여?”앞장서있던 남자가 김예훈을 잠시 눈여겨본 후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꺼져! 그리고 오늘 본 거 다 잊어버려. 아니면 너도 우리 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이 될 거야.”“이대로 갈수 없겠는데?”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지금 맞고있는 사람이 나랑 일면식이 있는 사람이거든. 나한테 도움을 요청했는데 모른는 체할 수는 없잖아? 내 체면을 봐서라도 이대로 풀어주는 거 어때?”김예훈의 말에 상대방은 멈칫하더니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너 죽고 싶어? 우리가 누군지 알기나 해? 왜 네 체면을 지켜줘야 하는데? 체면이 있기라도 해? 죽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 꺼져!”이때 그의 손짓하나에 두 명의 부하가 목을 비틀며 잔인한 표정으로 다가왔다.김예훈은 한숨을 내쉬더니 순식간에 그의 앞에 나타났다.움직임이 어찌나 빠른지 반응할 수 없을 정도였다.아까 그녀는 표정이 확 바뀌더니 소리쳤다.“조심해!”정장남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고 싶었지만 김예훈의 속도를 이길 수가 없었다.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순간, 김예훈은 이미 오른손을 뻗었다.이때 정장남이 본능적으로 소리를 질렀다.“이 자식이...”빠직!말도 끝나기 전에 김예훈은 이미 그의 목을 잡고 천천히 들어올렸다.이 장면은 마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처럼 정장남은 숨을 쉴 수 없어 얼굴이 창백해지고 말았다. 한순간 죽음의 기운이 밀려오는 것만 같았다.“그 손 안 놔?”“빨리 내려놔!”“죽고 싶어?”일곱, 여덟 명의 정장남들은 멈칫도 잠시 동시에 총을 들었다.아까 그녀도 차에서 뛰어내려 총알을 장전하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서서히 다가왔다.바로 이때, 공중에 떠 있던 정장남도 충격에서 회복하고 김예훈을 째려보며 악랄하게 말했다.“이 자식이. 감히

  • 지존 사위   제2621화

    “도련님, 저 지금 해양 공원 야외 주차장에 있어요.”주우섭의 목소리에는 끝없는 두려움이 담겨 있는 듯했다.“지금 컨테이너 뒤에 숨어있는데 계속 저를 찾고 있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어요... 서연이가 잡혀갔다고요. 빨리 와주시면 안 돼요?”“알겠어요. 곧 갈 테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김예훈은 조급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그는 웨이터에게 현금을 건네고는 택시를 잡아 해양 공원으로 쏜살같이 달려갔다.김예훈이 떠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누군가 어두운 구석에서 걸어 나와 무전기를 꺼내 조용히 말했다.“걸려들었어.”...십몇 분 뒤, 김예훈은 해양 공원 주차장 입구에 도착해서 택시요금을 낸 후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곧 김예훈은 구석 자리를 찾았다.몇몇 정장을 입은 장정들은 입에 시가를 물고 한 남자를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었다.이들이 하나같이 호스, 야구방망이 같은 것들을 휘두르는 바람에 구석에 있는 남자를 울부짖게 했다.이들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랭글러 차 보닛 위에는 어떤 여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있었다.몸매 좋은 그녀는 당당하게 가슴을 펴고 차가운 표정으로 총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영락없는 명사수의 모습이었다.김예훈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차가운 표정으로 힐끔 쳐다보더니 곧바로 살기가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멀리서 총으로 김예훈을 겨냥하면서 저리 꺼지라는 제스처를 했다.한껏 거만한 태도에 김예훈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정말 아무것도 간파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건 아니겠지?’김예훈이 이곳에 나타난 이유는 도대체 누가 자기를 건드리려고 하는지 보고 싶어서였다.김예훈은 그녀를 무시하고 앞으로 걸어가 구석에서 구타당하고 있는 주우섭을 발견했다.이 순간 그의 얼굴에는 뺨 자국이 가득했고 퉁퉁 부어있었다. 그리고 여러 곳이 찢어져 피가 흐르고 있었으며 전혀 재벌 2세의 모습이 아니었다.게다가 그가 입고있는 정장은 너덜너덜해져 악취가 계속 풍겨 나왔다.앞장서있던 남자는 야구 방망이를 세게 내리쳐 주우섭의 비명을

  • 지존 사위   제2620화

    남윤지의 미세한 표정 변화에 남지훈이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말했다.“동생아, 이제 이 늙은 호랑이가 진주에 돌아와 소란을 피울 때도 된 거야. 그 사람이 이기면 우리 남씨 가문도 다시 체면을 되찾을 수 있는 거야. 어차피 그 사람이 죽어도 앞으로 너의 걱정이 하나 줄어드는 거 아니겠어? 어떤 상황이 전개되든 우리한테는 좋은 일일 거라고.”남윤지는 표정이 확 변했다.“설마 김현민 도련님이랑...”“쉿!”남지훈은 차가운 표정으로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김현민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4대 도련님 위에 군림할 수 있는 건데? 예전의 4대 도련님은 이미 그에게 죽임을 당하고 대신 김병욱이 올라섰어. 만약 나랑 곽영현이 이렇게 바보처럼 지내고 있으면 얼마 안 지나 또 다시 물갈이하지 않겠어?”남윤지가 말했다.“그러면 맹승현은...”남지훈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맹승현이 우리의 체면을 되찾아 줄 수 있다면 우리 편에 설 자격이 있는 거지. 아니면 그냥 버려진 존재일 뿐이야. 진주에서는 오직 나랑 곽영현이 힘을 합쳐야만 김현민과 맞설 수 있는 거 아니겠어? 설마 나랑 곽영현이 계속해서 심부름꾼이나 할거로 생각하지 않았지? 그래도 남자 대장부인데 남에게 짓밟혀 살아야 하겠어?”뒤쪽에서 곽영현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문을 열고 들어왔다.그의 등장에 남윤지는 멈칫하더니 얼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그녀는 이 두 사람이 손을 잡았을 때 정말 김현민과 힘겨루기를 할 만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다음날 이른 아침. 김예훈은 앱으로 주변에 있는 딤섬 가게를 찾았다.진주 경찰서와의 약속에 따라 단기간 내에 진주를 떠날 수 없었다.하지만 그래도 그의 자유를 제한할 방법은 없었다.적어도 김예훈은 지금도 동하임이 자신에게 ‘착한 시민상’을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런데 밥을 먹고 있는데 김예훈은 어두워진 날씨에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아직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주변이 끔찍하게 어두워 하늘이 언제든지 내려앉을 것만 같았

  • 지존 사위   제2619화

    남윤지 뒤에는 진주 4대 도련님 중의 한 명인 남지훈이 카푸치노 한 잔을 즐기고 있었다.남윤지의 화가 거의 가라앉을 때쯤, 그제야 담담하게 말했다.“왜 이렇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건데? 생각해 봐. 진세은, 김청미, 류서우도 그 사람한테 당했는데 너도 손해 보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야? 왜 그 사람을 건드리러 갔는지 자신을 탓해야지. 다른 사람을 보냈어도 되잖아. 내가 몇번을 말해. 우리 남씨 가문은 폭력으로 먹고 사는 게 아니라고. 그런 건 홍성파에서나 할 짓이지. 우리는 머리를 써야 해.”퍽!남윤지는 남지훈 손에 들고 있던 커피잔을 바닥에 던져버리더니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안 가게 생겼어? 김현민 도련님이 강서연에게 본때를 보여주라고 했는데 옥루정도 우리 남씨 가문의 재산이고, 내가 안 나서면 누가 나서겠어. 너는 감히 나설 수가 있겠어?”남지훈은 아쉬운 표정으로 바닥에 던져진 커피잔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에르메스에서 20억 원 이상은 소비해야 받을 수 있는 선물인데 이렇게 깨져버리니 너무나도 아쉬웠다.이때 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흥분하지 마. 우리가 비록 손해를 보긴 했지만 그래도 김현민 도련님한테 우리는 언제나 그의 편인 것을 알렸잖아. 그것도 투자나 마찬가지라 좋은 일이지. 도련님께서 이 일을 알게 되면 우리 남씨 가문이 쓸모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우리 남씨 가문의 충성을 기쁘게 여길 것이야.”남윤지가 냉랭하게 말했다.“너는 당연히 괜찮겠지. 나는 어떨 것 같아? 도련님한테 내가 무능한 사람이라고 낙인이 찍히면 어떻게 안방마님이 되라고. 김청미를 겨우 없애고 나한테 기회가 주어졌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 있겠어? 내가 안동 김씨 가문에 시집가면 진주 4대 도련님인 너한테도 좋을 거라는 걸 알고 있어. 내가 지금 무엇때문에 머리 아파하는지 모를 리가 없잖아. 도와줄 생각은 안 하고 여기서 비꼬기만 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남지훈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래서 이 정도로 흥분할 필요가 없다고. 내가 안

  • 지존 사위   제2618화

    이번 식사 자리는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강서연은 대충 몇 입 먹고는 계산을 마치고 곧바로 이곳을 떠났다.김예훈은 그녀가 보고하러 갈 거라고 예상하고 막지 않았다.진주·밀양 용문당 무도관.방석에 앉아있는 강준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으며 강서연이 맞은편에서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강서연의 말이 끝나자 강준은 그제야 눈을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잘못 들은 게 아니야? 정말 김현민을 포함한 전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을 불러오라고 했다고?”강서연은 자세히 기억을 되새겨서야 대답했다.“김예훈 씨가 정말 그렇게 말한 거 맞아요.”“재밌네.”강준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남윤지가 부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단 말이지. 모든 걸 계산하고 있었던 거야? 아니면 안동 김씨 가문 사람들이 와도 상관없었던 거야?”강준은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어떤 경우든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하고 있었다.그것은 바로 김예훈이 진주·밀양에서 무서워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강서연은 강준의 표정을 보며 조금 망설였다.“할아버지, 저희 남씨 가문을 찾아가서 잘 이야기해 보는 거 어때요? 아니면 김예훈 씨랑 끝까지 가는 것이 좋을까요? 문제는 집법부대가 안동 김씨 가문의 편이잖아요. 김예훈 씨를 따라갔다간 위험해질지도 몰라요.”강준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진주·밀양에 지금 거대한 폭풍이 일고 있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다고. 우리 강씨 가문이 진주·밀양 용문당을 수년간 지배해 오면서 절대적으로 그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는 원칙을 지켜왔지만 이번에는 어쩔 수가 없잖아. 한쪽은 집법부대고 한쪽은 부산 회장인데 우리도 용문당 사람으로서 더 이상 중립을 지킬 수 없어. 무조건 한쪽을 선택해야 해.”강서연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았다.“할아버지, 그렇다고 지금 당장 누구의 편에 설 필요도 없잖아요.”강준은 고개를 흔들었다.“어쩔 수가 없잖아. 최소한 지금은 선택할 여지가 있잖아.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나중에 안동 김씨 가문이랑 엮

  • 지존 사위   제2617화

    김현민까지 이곳에 부를 바에 남윤지는 결국 조용히 있기로 했다.오늘 너무 급하게 온 나머지 너무 경솔하기도 했다.조금만 더 잘 준비하면 김예훈을 죽이기는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고 생각했다.이순간 수많은 음흉한 계획이 남윤지 머릿속에 떠올랐다.다음 순간, 그녀는 복수의 결의를 다지며 강서연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강서연 씨, 미안해요. 오늘은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제정신이 아니었나 봐요. 무례한 말을 많이 한 것 같은데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랄게요. 옥루정 이익에 관해서는 잘 정리해서 최대한 빨리 보내드릴게요.”“그래요. 사과를 받아들일게요.”강서연은 일이 더 커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무덤덤하게 말했다.“이제 가보셔도 좋아요.”남윤지는 강서연의 태도에 화가 나서 거의 피를 토할 뻔했지만 결국 분노를 억누르며 차가운 시선으로 김예훈과 강서연을 쳐다본 후 사람들과 함께 떠났다.남윤지 일행이 떠나자 주우섭이 가장 먼저 문을 닫았다.그러고는 이상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강서연의 옆으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연 씨, 오늘 일을 크게 벌였는데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남씨 가문은 4대 명문가 중의 하나로서 만약 남윤지 씨가 만반의 준비를 하고 다시 찾아오면 우리가 손해 볼지도 몰라. 아니면 지금 바로 김현민 도련님을 찾으러 가는 건 어때? 직접 사과하고 손해배상도 드리자고.”“맞아! 맞아!”“나도 그 말을 하려고 했어.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절대 건드리면 안 돼.”“우리가 지금은 이겼다고 해도 나중에 문제가 생길 거야.”아까 남윤지가 있을 때는 한마디도 하지 못하던 강서연 친구들이 하나둘씩 일어나 말하기 시작했다.혹시라도 잘못 연루될까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이들이 김예훈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경외감 외에도 적대감이 더해졌다.분명 오늘 김예훈의 행동이 많은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였다.남씨 가문에서 발끈해서 본격적으로 나서면 그 후과를 누

  • 지존 사위   제2616화

    엄기준은 남윤지의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이만 가자고!”수십 명의 중부 경찰서 사람들은 헐레벌떡 이곳에서 도망쳤다.지금 비참한 정도는 아까 기고만장하던 모습과 맞먹었다.눈을 휘둥그레 뜬 주우섭은 물론 손다미 등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도대체 뭐라고 해야할지 몰랐다.‘김예훈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야? 전화 한 통으로 엄기준을 쫓아낸 것도 모자라 남윤지의 체면마저 짓밟아버렸다니.’남윤지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소리쳤다.“대장님, 어디 가세요! 지금 이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언젠가 죽여버릴 거예요!”엄기준은 못 들은 체하면서 최대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잠시 후, 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남윤지, 저 사람으로는 안 되겠는데? 계속 도움을 요청해 보시지? 그냥 한꺼번에 불러와.”김예훈은 무표정으로 화가 잔뜩 난 남윤지 앞으로 가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말했다.“진주 2인자 아버지인 김현민을 불러오지 그래? 아니면 전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사람을 전부 불러오든가. 시간은 충분히 드릴게. 얼마든지 기다려 줄 수 있어.”김예훈은 매너를 갖춰 남윤지에게 핸드폰을 건넸다.환한 핸드폰 불빛에 자극된 남윤지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이런 제기랄!”지금 이 순간 남윤지는 김예훈의 뺨을 때리고 싶었다.그런데 머리 위로 든 손을 다시 내릴 수밖에 없었다.직접 겪어보고 나서 김예훈 같은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것을 알고 있었다.남씨 가문 따님이라고 해서 절대 그에게 겁줄 수 없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도 전혀 그의 기세를 꺾어버릴 수 없었다.함부로 손댔다간 오히려 두 배로 당할 것인 것도 알고 있었다.오늘 밤 남윤지는 이미 바닥날 정도로 체면을 잃어버렸다.김예훈에게 뺨을 맞으면 예쁜 얼굴이 완전히 망가버릴지도 몰랐다.이를 갈고 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남윤지를 바라보며 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오른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툭툭 쳤다.“불만이 많은 것도, 억울한 것도 알

  • 지존 사위   제2615화

    하지만 중부지역에서 활개 치고 다니던 엄기준은 한 무리의 총을 든 사람들을 데리고 왔는데도 김예훈의 기세를 꺾지 못할 줄 몰랐다. 그것도 모자라 뺨까지 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올랐으니 말이다.이런 일은 절대 이대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이대로 체면을 되찾지 않으면 얼굴을 들고 다닐 수도 없고 남윤지에게도 할 말이 없었다.그의 부하들도 기세등등한 모습으로 앞으로 다가와 총알을 장전하고서 바로 방아쇠를 당기려고 했다.바로 이때 김예훈은 테이블 위에 있는 휴지로 손바닥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엄기준이라고? 굳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다는데 뭐라 하지 않을게. 그런데 죽기 전에 누가 네 뺨을 때렸는지는 알아야 할 거 아니야. 지금 바로 하임 씨한테 전화해 봐. 그러고도 나랑 끝까지 싸울지 고민할 기회를 줄게. 이 년 때문에 나를 건드릴지 지켜볼 거라고.”“이런 제기랄! 하임 아가씨의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엄기준은 더 이상 분노를 참지 못했다.“어디서 굴러온 놈이 나랑 큰소리를 하는 거야. 무슨 자격으로 하임 아가씨한테 전화하라는 건데?”엄기준은 수준이 너무 낮아서 이 며칠 동안 김예훈이라는 이름이 진주에서 뭘 대표하는지 몰랐다.김예훈은 무표정으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하고는 엄기준 앞에 핸드폰을 던졌다.“자, 하임 씨한테 말해봐. 지금 총으로 날 쏴 죽이겠다고.”아무렇지도 않던 엄기준은 전화번호를 확인한 순간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바로 동하임의 전화번호였기 때문이다.동하임은 비록 진주 1인자가 아니었지만 그녀의 아버지가 진주 1인자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진주 경찰서 내부에서 동하임의 신분은 절대 낮지 않았다.그리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도 얼마 없는데 김예훈이 알고 있을 줄 몰랐는지 표정이 일그러지고 말았다.뚜. 뚜. 뚜.잠시 후 전화기 너머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여보세요?”엄기준은 멈칫하더니 본능적으로 전화를 들고 구석으로 가서 받았다.하지만 통화를 마치고 나서 얼굴이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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