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 진두준은 차 문을 열고 허준서를 차 밖으로 내동댕이치고 다시 차 문을 닫았다.허준서는 땅바닥에서 뒹굴다가 머리를 세게 부딪혀 금세 머리가 깨지고 피가 흘렀다.그는 얼굴이 부었고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옷이 너덜너덜해졌다. 지금 그의 눈가는 계속 경련을 일으켰는데 원망스러운 느낌이 가득했다.한참 후에야 그는 휴대전화를 들어 전화를 걸었다. “둘째 형, 당신이 더 높은 자리로 오를 수 있게 도울게요. 단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김예훈을 죽일 거예요.”...밀양 안성 병원의 응급실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 방수아가 나왔다. 그는 위세척을 마쳐서 멀쩡해졌는데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할 수 있었다.김예훈은 방수아에게 탄산수 한 병을 건넸다. 방수아가 다 마신 후에야 입을 열었다. “밀양은 안전하지 않으니 더는 머물지 마세요. 이번에는 공교롭게도 허준서가 진두준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저와 트러블이 생기게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만난 거죠. 그렇지 않으면 수아 씨는 이미 진두준의 손에 넘어갔을 거예요.”방금 병원에 오는 길에서 김예훈은 이 일을 다시 한번 돌이켜보았다.그리고 그는 허준서가 자기와 홍성 사이에 트러블이 생기게 하려고 계획한 것으로 추측했다.허준서은 도박패를 가지는 것 외에 허도겸 대신 원한을 풀고 허씨 가문 체면을 세워주려는 뜻이 있을 것이다.허씨 가문은 몇 번이나 김예훈한테서 체면을 구겼다. 그래서 허준서가 높은 자리에 오르려고 하든지 지금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든지를 떠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었다. 방수아는 모든 과정을 되돌아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미안해요. 제가 생각이 짧았어요. 돈을 좀 벌어서 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결국 또 오빠를 귀찮게 했네요.”“수아 씨 때문이 아니에요. 허준수는 허도겸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워요. 허도겸은 건방질 뿐이지 상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허준수는 음험하고 악랄해서 상하기 어려워요.”방수아는 얌전하게 물을 마시며 반드시 빨리 밀양을 떠나 더는 김예훈한테 번거로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김예훈이 나지막하게 말하더니 피식 웃었다.“걱정하지 마. 저 사람들이 날 건드리지 않으면 나도 건드릴 생각이 없거든. 아무리 5대 문호, 전국 10대 명문가라고 해도 상관없어. 날 죽이려고 하거나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다치게 하는 순간 그 대가가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줄 거야. 그리고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오랜 기간 5대 문호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을 봐도 어느정도 도는 지킬 거라고 믿어. 절대로 함부로 나서진 않을 거야. 최소한 어떤 사람을 건드리면 안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거야.”김예훈의 담담함에 추문성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총사령관님께서 오랫동안 진주·밀양에 계시지 않아서 이 명문가 스타일을 잘 모르실 수 있어요. 큰일이 벌어졌을 때 어느정도 도를 지키겠지만 저 사람들의 심기를 건드리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경기도 김씨 가문이 바로 예전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한국에 보낸 친척이라고 알고 있어요. 경기도 김씨 가문을 통해 점차 한국에 정착하려고 했겠죠. 그런데 총사령관님 때문에...”추문성은 더는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싶어 침묵을 지켰다.“경기도 김씨 가문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친척이라고? 나는 왜 몰랐지?”김예훈이 신기해하면서 말했다.“이일매 그놈도 진주 이씨 가문의 사람 아니야? 김병욱이 나 때문에 진주로 쫓겨난 뒤로 이씨 가문을 물려받았잖아.”추문성이 말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뒤를 봐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진주 이씨 가문을 물려받았겠어요. 이씨도 아니고 김씨인데.”김예훈이 또 호기심에 물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말 나온 김에 젊은 층 중에서 대단한 사람이 없어?”“있어요!”추문성이 두려움과 존경이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 김현민이요!”...병원을 떠난 김예훈은 추문성에게 방수아의 안전을 맡기고서 적당한 타이밍에 귀국시키라고 했다.그러고선 또 공진해에게 전화를 걸었다.비록 진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제가 방금 진두준의 뺨을 때렸거든요. 그리고 저 때문에 김병욱이 계획까지 망쳤고, 진두준이 바로 김병욱 찾으러 갔더라고요. 이 두 사람 성격을 봤을 때 무조건 저를 미워할 것이 뻔해요. 이 두 사람을 붙여놓으면 아무것도 아니긴 하지만 추문성 덕분에 깨달은 것이 있어서요. 뒤를 봐주고 있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을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떻게 죽었는지도 모르기 전에 미리 좀 알아보려고요.”공진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김 대표님 말씀이 맞으십니다. 김병욱과 진두준 이 두 사람을 놓고 봤을 때 이들이 장악하고 있는 힘 외에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수장인 김현민의 영원한 오른팔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료에 의하면 특히 김병욱은 경기도 김씨 가문을 접수했을 때부터 김현민의 충신이더라고요. 대표님께서 김씨 가문을 접수했다는 것은 김현민의 이익을 건드린 거나 다름없는 거죠. 진두준이라는 사람도 심상치 않은 사람이었어요. 홍성에서 유명한 재벌 2세이고, 아버지는 홍성 지하조직의 우두머리였어요. 홍성은 진주와 밀양에서 세력이 가장 강한 조직으로 조직원이 10만 명은 달하며 진주와 밀양 곳곳에 분포되어 있어요. 간단히 말해서 대표님께서 김병욱과 진두준을 건드렸다는 것은 김현민을 건드린 거나 다름없다는 거예요.”김예훈이 피식 웃고 말았다.“제가 잘 찾아오긴 했나 보네요. 이러한 상황에서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배경을 조사해 보지 않을 수가 없겠네요.”김예훈의 표정을 본 공진해는 심각해지면서 자료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대표님께서는 어디서부터 알아보실 생각인가요?”김예훈이 잠깐 생각하더니 말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부터 시작하시죠.”공진해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진주에서 시작해서 5대 문호 중에서 가장 젊은 가문으로 알려졌습니다. 안동 김씨 가문은 5대 문호에서 빠진 적이 없으며 1900년부터 1910년까지 진주가 일어서기 시작하면서 지금
“김민석은 큰아들인 김태훈한테 자리를 물려준 것이 아니라 넷째 아들인 김승준한테 물려줬어요. 김태훈을 포함해서 다른 세 아들들 모두 이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아버지의 결정이라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안주인인 김민석의 아내, 김수미도 이 결정에 불만이 많았고요.”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에 이런 스토리가 있는 줄 몰랐는지 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이었다.“지금은 비록 김승준이 수장으로 있다지만 김수미가 김승준 내외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고 해요. 큰아들인 김태훈이 언젠가 자리를 물려받을 줄 알고 성심성의껏 돌보았는데 말이에요. 김수미와 김승준이 그리는 그림이 다르다는 소문도 돌더라고요. 김승준은 옛날 방식대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를 감추고 싶어 하지만 김수미는 지금이 어느 때인데 전국 10대 명문가처럼 우뚝 서야 한다고 했어요. 지금까지 수장은 김승준이었으니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은 존재를 숨기면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김예훈이 흥미진진해하면서 말했다.“그러면 김현민이 김승준의 아들인 거예요?”“그것도 아니에요.”공진해가 피식 웃었다.“명문가 집안사정이 워낙 복잡해서 말이에요. 김승준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지금까지 자식이 없어서 딸을 하나 입양했다고 했어요. 그래서 김수미는 계속해서 큰아들인 김태훈의 아들, 즉 손주 김현민을 김승준의 호적에 올리고 싶어 했죠. 이로써 수장 자리를 김현민한테 물려주려는 욕심인 거죠. 김승준은 이럴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어머니의 화를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김현민을 호적에 올리게 되었고, 자동으로 김현민이 수장 자리를 물려받게 되었어요. 김현민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힘을 키워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대요.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진주와 밀양에 있는 전체 상류 인사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버렸어요. 김현민이 진주와 밀양 젊은 층 중에서 1인자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아무리 진주 4대 도련님이라고 해도 김현민의 부하일 따름이에요. 이로써 김현민이
“그러면 공진해 씨는 김현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데요?김예훈은 침묵을 지키다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그러자 공진해가 잠깐 생각하고서 담담하게 답했다.“욕심도 많고, 실력도 강하지만 자신감이 하도 넘쳐 자기가 정말 대단한 줄 알고 착각할 때가 있어요.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약해지는 추세를 보이면 아마도 김현민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공진해의 말이 끝나고, 김예훈은 태블릿 PC에 있는 자료를 자세히 쳐다보기 시작했다.자료는 많지 않았지만 공진해가 얼마나 전문적인 사람인지 알수 있었다.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배경과 이 가문이 섭렵한 구역에 대해 구체적인 소개를 했을 뿐만 아니라 남셔노소에 관해서도 소개했다.공진해의 말대로라면 이 사람들이 바로 진주·밀양 안동 김씨의 기둥이라고 볼 수 있었다.김예훈은 진주 4대 가문의 수장과 밀양 도박왕이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연맹조직에 들어간 것을 보고 혀를 끌끌 찼다.다들 밀양 허씨 가문이 왕이라고 하지만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야말로 진정한 왕이라고 볼 수 있었다.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이 한국 출신이 아니었다면 이 나라가 산산조각이 났을지도 모른다...하지만 그래도 김승준이 집권하고 있는 지금은 상식을 벗어난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옛날 사람은 충성을 맹세하는 것이 몸에 박혔지만 지금의 젊은 층은 그렇게까지 하기 어려웠다.김현민 같은 사람이 자리에 오르게 되는 순간 더욱 높은 지위, 그리고 더욱 큰 권력과 발언권을 위해 발악한다면 한국정세가 얼마나 불안해질지 모른다.이에 따른 김예훈의 첫 반응은 바로 막는 것이었다.비록 가장 최악의 수단으로 상대방을 처리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죄를 뒤집어씌우기란 너무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더욱이 지금으로써는 김현민과 아무런 실질적인 충돌도 없는데 말이다.김예훈이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을 때, 갑자기 밀양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전화를 받자마자 전화기 너머에서 추문성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총사령관님, 저
“그리고 또 공개된 자료에 의하면 이 크루즈의 투자자가 허씨 가문 둘째 도련님인 허민재라고 합니다. 허민재가 지금 바로 희망호에 탑승하고 있다고 의심되네요.”공진해는 한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또 말했다.“김 대표님, 이건 함정이에요. 상대방 타깃은 대표님이 아니에요. 저의 예상이 맞는다면 이번 일은 진두준에 대한 복수인 것 같아요.”김예훈이 태양혈을 어루만지더니 한 크루즈에 올라타면서 말했다.“저를 목표로 찾아온 거 맞아요. 제가 진두준의 뺨을 때렸더니 바로 추하린 씨한테 일이 생기지 않았어요? 제가 방관할 수는 없잖아요.”...이 시각. 희망호 제일 꼭대기 층에 있는 호화 VIP실의 불은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흰색 슈트를 입고, 올백 머리를 하고 금테 안경을 쓴 한 청년이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칩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그의 뒤에는 적지 않은 덩치 큰 보디가드들이 심상찮은 포스를 풍기고 있었다.“추하린 씨, 이번에도 질 것 같은데요?”금테 안경을 쓴 남자가 수중에 있는 카드를 보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로 맞은편에 있는 추하린을 쳐다보았다.“저번 판까지 하면 연속으로 10판을 지는 거네요. 10판이면 2천억 원. 아무리 추씨 가문이 명문가라고 해도 과연 2천억 원의 현금을 내놓을 수 있을까요? 뭐, 이 돈을 내놓지 못하겠다고 해도 밀양인인 점을 봐서 제가 내드릴게요. 저는 그저 이 크루즈의 대주주이지 딱히 큰 결정권은 없거든요. 제가 이 돈을 내드리는 대가로 어떻게 감사의 인사를 전할지 천천히 이야기해 보자고요. 예를 들어 추하린 씨가 몇 날 며칠 저를 즐겁게 모신다거나... 아니면 아버님께 도박패를 하나 더 얻어달라고 해도 괜찮고...”금테 안경을 쓴 남자는 얼굴에 사악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그의 앞에 공개된 카드는 K와 A였다. 비록 아직 마지막 카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의 말을 들어보면 십중팔구는 이겼다고 볼 수 있었다.이러한 상황에서만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었다.그의 뒤에 있던 몇몇 남녀들도 흥미진진한 미소를 지었다. 같은
퍽!추문성이 칩 위에 손을 얹으면서 나지막하게 말했다.“누나. 올인하면 안 돼. 더 내놓을 돈도 없다고. 아빠가 아시면 우리는 끝장이라고! 밀양에서는 도박에 손대면 안 되는 거 몰라?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다고!”추하린이 피식 웃더니 고개 들어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몰라서 물어? 네가 3년 전에 빚을 진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이자가 붙어서 4천억 원이 되지 않았다면 내가 이러고 있었을 것 같아?”추문성은 한껏 억울한 표정이었다.그는 당도 부대에 입대하기 전에 망탕한 생활하면서 추씨 가문의 전 재산을 날릴 뻔했다.입대하기 전에 모든 빚을 갚았는데 또 어디서 튀어나온 빚인지 몰랐다.그것도 모자라 이자가 붙어 몇십억 원짜리 빚이 4천억 원으로 변할 줄 몰랐다.담보인이 추하린이라 부득이하게 이곳에서 도박을 하는 중이었다.“추문성. 좋은 말할 때 가만히 있어. 옆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말고.”허민재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빚진 사람은 너고. 빚 갚는 사람은 당신 누나네? 능력도 없으면서 왜 옆에서 지휘하고 난리야. 내가 바다에 던져줄까?”“그 입 닥쳐!”추하린은 괘씸하다는 표정으로 추문성을 째려보았다.“너만 아니었다면 내가 여기에 앉아있었겠어? 가만히 지켜보기만 해. 계속 진두지휘했다간 나한테 맞을 줄 알아! 네가 내 동생만 아니었다면 진작에 병신으로 만들어버렸어.”허민재는 이 말에 박장대소를 지었다.“역시 추하린 씨네요. 이 점을 봐서라도 올인하시겠다면 저도 따라서 올인할게요.”추문성이 표정이 확 바뀌더니 말했다.“누나. 이러면 안 돼.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볼게. 이 빚 갚으면 되잖아. 그만해!”쨕!추하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추문성의 뺨을 때리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닥치라고! 내 말 못 들었어? 계속 이럴 거면 정말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야.”얼굴을 감씨 쥔 추문성은 이대로 포기할 생각이 없었다.“누나. 정말 계속하면 안 된다고! 도박할 줄도 모르는데 어떻게 허민
허민재는 오늘 저녁 이미 손쉽게 1,800억 원을 따낸 상태였다. 추문성이 빚진 4천억 원에 이번 판까지 이겨버리면 추하린을 쉽게 장악할 수 있었다.심지어 추양주마저 말이다.이때, 자신만만해 있던 허민재는 더 이상 표정 관리를 하지 않고 마지막 카드까지 공개하더니 피식 웃었다.“더블 K, 더블 A. 투 더블. 추하린 씨, 이제 오픈하시죠. 가지고 있는 카드가 스트레이트 플러쉬가 아니라면 제가 이기는 판이에요.’추하린은 입가에 미소를 짓더니 오른손으로 마지막 카드를 오픈했다.“10, J, Q, K, A. 스트레이트 플러쉬. 제가 이겼네요?”추하린은 담담한 표정으로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수표를 다시 거뒀다.스트레이트 플러쉬를 가지고 있으면 패배할 일이 없었다.아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해하던 허민재는 표정이 확 변하고 말았다.“말도 안 돼.”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추문성은 이 광경을 보고 멈칫하고 말았다.“이번 판은 제가 이겼으므로 모든 칩과 허민재 씨의 4천억 원까지 하면 총 8천억 원을 따낸 거네요. 제 동생이 빚진 4천억 원을 빼면 4천억 원을 가져갈수 있네요? 칩들은 빚 갚는 데 쓰고 수표는 가져가도 괜찮죠?”추하린은 이대로 뒤돌아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제자리에 얼어붙어 있던 추문성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누나는 달라. 일단 먼저 져주고 올인으로 전에 졌던 부분까지 다시 따낸 것도 모자라 내 빚까지 갚아주고도 4천억 원을 챙겨갈 수 있다니. 허민재 저 자식 화가 나서 미쳐버릴 것 같은데?’이 두 오누이가 떠나려고 하자 허민재는 갑자기 태세 전환하면서 추하린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속임수를 쓰다니.”“속임수?”추하린은 뒤돌아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허민재 씨. 패배를 인정하셔야죠. 저한테 속임수를 썼다고 말하는 건 이 자리에 계시는 사람들은 물론 자기 자신을 우습게 생각하는 거예요. 희망호 로건이 바로 공평 공정 아니에요? 이곳에서는 아무도 속임수를 쓸 수 없는 거잖아요. 제가 속임수를 썼다고 생각하시면 CC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