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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2화

작가: 낭아감자
허씨 가문은 송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었고, 터가 배산임수라 경치가 좋았다.

밀양에서 가장 높은 위치라 사람들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선전포고하는 것만 같았다.

15분 뒤, 이들은 다함께 허씨 가문 회의실에 도착했다.

회의실 면적은 무려 300평이나 되어 엄청 넓었다.

센터에 있는 팔걸이의자 외로 양측에는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고급 의자가 즐비하였다. 벽면에는 수많은 명화가 걸려있었고 심지어 어떤 것은 골동품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이로써 허씨 가문이 얼마나 돈많은 집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김예훈은 문득 전설로 알려진 도박왕에 대해 흥취가 생기기 시작했다.

소문에 의하면 예전에 부두에서 물건나르는 일을 했었던 도박왕은 밀양 1인자인 장인어른한테 잘 보여 대리 사위가 되었다고 알려졌다.

하루아침에 운명이 뒤바뀐 도박왕은 수많은 재산을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밀양 전체를 자기 손안에 쥐기도 했다.

도박왕이 어느정도 밀양에서 자리 잡고 했던 첫 번째 일이 바로 처가 집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리는 것이었다.

그러고 나서 지금의 부인인 황수련을 만나 아들딸을 낳고 오늘날 밀양 허씨 가문을 일으켜 세운 것이다.

아무리 도박왕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고 해도 정민아와 함께 이곳에 온 이유는 황수련이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로비에 도착했을 때, 복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더니 몇십 명의 3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예쁜 얼굴, 예쁜 몸매, 명품 옷과 액세서리로 치장한 이들은 눈빛이 매서운 것이 쉽게 친해질 수 없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한 사람이 김예훈을 보는 눈빛에는 멸시로 가득 찼다.

이 사람은 바로 밀양 1인자인 도박왕 허순재의 넷째 마누라이자 허준서의 생모인 황수련이었다.

황수련 뒤에는 수십 명의 허씨 가문의 사람들이 서 있었다.

밀양에서 고급스러운 생활만 해본 이들은 가소로운 눈빛으로 김예훈과 정민아를 쳐다보았다.

특히나 몇몇 여성들은 김예훈 같은 촌놈은 공공장소에서 허씨 가문 도련님인 허준서와 맞설 자격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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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수련은 바닥에 던져진 핸드폰을 무시하고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더니 잠시 후 웃으면서 말했다.“증거가 있다면 빼도 박도 못하죠. 의심할 필요가 있겠어요? 이번 일은 꼭 제대로 된 설명을 해드릴게요.”“어머니...”허준서는 표정이 굳어지고 말았다.황수련이 그를 째려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정말 창피해서 못 살겠네. 허씨 가문 사람으로서 자기 도박패를 되찾고 싶으면 도박하든, 돈을 주고 사든, 심지어 훔쳐 올 수도 있었잖아. 그런데 죄를 다른 사람한테 뒤집어씌운 것도 모자라 증거까지 남겨? 그러고도 무슨 할 말이 있는 건데? 허준서. 오늘부터 뒷마당 정원에 갇혀 3일 동안 반성해. 죄를 뉘우칠 때까지 나올 생각하지 마!”허준서는 이상한 표정을 짓더니 재빨리 허리 굽혀 대답했다.“네.”주위 사람들도 똑같이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겠다고 하더니 고작 3일 동안의 반성? 이게 무슨 벌칙이래?’김예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황수련이 먼저 말했다.“부산 팰리스 지분은...”“정 수장님, 제 아들은 견 세자님과 계약을 맺었지 정 수장님과 계약을 맺은 건 아니잖아요. 견 세자님도 죽은 마당에 저희는 당연히 지분을 다시 가져와야죠. 그런데 정 수장님께서 보신 손해를 배상해 드리는 의미로 2천억 원을 드리겠습니다. 견 세자님께서도 이 가격으로 주식을 사드렸으니까요. 정 수장님께서 이 계약서에 사인하기만 한다면 이 돈을 바로 가져갈 수 있는 거예요. 아니면 아까 제 아들을 때린 혐의로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의심하실 필요 없어요. 그쪽에서 증거를 가지고 있는데 저희도 증거가 없을까요?”이때, 황수련의 손짓하나에 비서가 노트북을 가져와 동영상 하나를 재생시켰다.바로 김예훈이 아까 사람을 때리던 장면이었다.“법대로 하시겠다면 저희도 똑같이 법대로 하죠. 그런데... 이곳이 밀양인 이상 도박패는 아무한테나 못 줘요. 그러니까 정 수장님, 사인하시죠.”누군가 정민아 앞에 테이블을 가져왔고, 그 위에는 부산 팰리스 지분포기 계약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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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인하시죠.”허준서는 테이블 위에 있던 펜을 정민아의 손에 쑤셔 넣었다.“사인하시면 바로 가셔도 돼요. 그러면 더는 책임을 묻지 않을게요.”이때, 밀양 경찰청장이 왔는지 밖에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허영미가 냉랭하게 말했다.“정민아. 사인 안 해? 경찰청장이 오시면 김예훈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흠칫한 정민아는 본능적으로 계약서에 사인하려고 했다.퍽!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펜을 바닥에 던지고는 계약서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민아야. 사인하지 마. 허씨 가문 사람들 성격을 봤을 때 우리가 사인한다고 해도 절대 놔주지 않을 거야. 이렇게 다급한 이유는 그저 네가 가지고 있는 부산 팰리스 절반 지분을 뺏어가기 위해서야. 계속 우리랑 놀고 싶다는데 함께해 줘야지. 차라리 절반 지분을 빼내서 밀양에 팰리스 하나 더 차리면 되잖아. 그때 가서 허씨 가문이 어떻게 망하는지 두고 봐야겠어.”‘허씨 가문 도박패를 이용해서 밀양에 팰리스를 차릴 거라고?’‘그것도 모자라 허씨 가문과 경쟁 구도를?’김예훈의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피식 웃고 말았다.이들은 김예훈이 주제 파악을 하지 못한다고 가소롭게 쳐다보고 있었다.‘아무리 그래도 허씨 가문은 밀양에서 유일한 명문가인데. 도박패 6개 중에서 무려 4개나 가지고 있다고.’‘이방인 주제에 허씨 가문 도박패를 이용해서 팰리스를 차리고, 또 허씨 가문과 경쟁 구도를 만들겠다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네.’사람들은 김예훈의 머리가 잘못된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바보 취급하듯이 쳐다보았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몇몇 허씨 가문 젊은 여성들은 그를 한심하게 쳐다보기도 했다.‘처음에는 사모님 앞에서 고개를 숙이지 않길래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더니 그저 주제 파악을 못 하는 놈이었네!’정민아는 김예훈이 무슨 말을 하고있는지 몰라 멈칫하고 말았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허씨 가문이 이 정도로 나오는 것은 낮은 금액으로 너의 지분을 뺏어가기 위함이야. 이 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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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만해. 허세 좀 부리지 마! 역시 내륙인은 허세가 장난 아니네. 허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로 가만히 있지 않아.”이때 키 크고 멋진 여자 경찰이 걸어오더니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네가 바로 김예훈이야? 경찰 습격 및 폭행죄로 신고를 받았는데 같이 경찰서로 가야겠어.”김예훈은 여자 경찰을 무시한 채 냉랭하게 황수련을 쳐다보았다.“사모님, 기다리고 계세요. 저희 장모님을 납치하고, 제 마누라를 때리고, 저를 모함해서 경찰에 신고까지 한 거 똑똑히 기억해 두고 있을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곧 풀려날 테니까요. 그때 가서 열배 백배로 돌려줄 거니까. 허씨 가문을 싹 다 없애버릴 거고 도박패가 다른 사람 손에 들어가는 걸 눈뜨고 지켜봐야 할 거예요.”김예훈은 황수련을 바로 죽여버리는 대신 서서히 피 말리면서 지옥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허씨 가문을 없애버리겠다고?”허준서는 어이없는지 콧방귀를 뀌었다.“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은 어떻게 하면 경찰서에서 풀려날지부터 생각해 봐야 할 텐데?”허준서는 김예훈 앞으로 다가가 그의 얼굴을 툭툭 치더니 말했다.“좋은 마음에 해주는 소리인데 경찰서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 허씨 가문 사람이야. 내가 허씨 가문이 밀양에서 왕이라고 하면 바로 왕인 거야. 두고 봐. 내 말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줄게.”황수련이 태연하게 의자에 앉아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이봐요, 지금까지 제 앞에서 거들먹거리던 사람이 천명은 안 되어도 팔백 명은 될거예요. 그런데 결국 하나같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용서를 빌었죠. 그래서 말인데요, 당신이 내 앞에 무릎 꿇고 용서 비는 모습이 엄청나게 기대되네요? 3일? 5일? 아니면 하루도 버티지 못하려나?”“곧 알게 될 거예요.”김예훈은 피식 웃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정민아에게 손짓 한 번 하고는 경찰과 함께 경찰서로 향했다....1시간 뒤, 밀양 경찰서.김예훈은 아주 자연스럽게 심문실에 앉아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퍽!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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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윤지는 잠시 어리둥절해하다가 곧 김현민이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리고 살짝 웃으며 말했다.“도련님, 애초에 그 두 늙은이를 내보낸 건 단지 두 가지 목적을 위해서였잖아요.”“첫 번째 목적은 이 기회를 빌려 용문당이 김예훈에 대해 얼마나 관대한지 그 한계를 알아내기 위해서였고요.”“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이 김예훈 측과의 싸움에서 패배돼서 이번에는 영국 제국의 힘을 빌려서 그놈을 죽이려고 했잖아요.”“이제 그 두 늙은이는 도련님이 예상했던 대로 쓸모가 없어졌고 마침 저희가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으니 잘된 거 아니에요?”김현민은 담담하게 말했다.“계획은 그렇긴 한데 안타깝게도 변수가 생겼어.”“어떤 사람들은 자기 주제도 모르고 아직도 자신이 권력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단 말이지.”김현민의 얼굴에 비웃음이 번졌다.“어떤 사람들이요?”남윤지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거실 문 앞에서 급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잠시 후 코가 시퍼렇게 멍이 들고 얼굴이 부어오른 장현준이 거실 문을 열고 김현민 앞으로 걸어가 앉았다. 그의 얼굴은 끊임없이 일그러지면서 변화하는 동시에 원한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김 수장님, 김예훈 그놈 뭐예요?”“고작 용문당 회장 주제에!”“어떻게 감히 내 얼굴에 손을 대요!”“게다가 날 서양 놈들의 개라고까지 했어요!”“그놈을 당장 죽여버려요! 김 수장님, 내 원한을 꼭 갚아줘요!”“별거 아닌 놈이 감히 전임 총독의 얼굴을 때리다니!”“그놈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진주·밀양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어요?”“또 어떻게 영국 제국 황실 앞에 얼굴을 내밀 수 있겠어요?”장현준은 자신과 김현민의 신분 차이를 잊은 채 붉게 부어오른 얼굴에는 증오와 사나움만 가득했다.이어서 장현준은 그의 부하들 앞으로 다가가서 그들의 얼굴을 내리치기 시작했다.“쓸모없는 것들! 이 쓸모없는 것들아!”“날 보호하지 않고 뭘 했던 거야?”“영국 제국의 퇴역 기사라면

  • 지존 사위   제2565화

    김예훈은 생각하더니 또 말했다.“그리고 김현민이 일본, 영국과 결탁한 의혹이 있는 것과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 큰 어르신의 생신날 김현민이 상속받으려 한다는 소문을 퍼뜨려 주세요.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게 여러가지 버전으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퍼뜨려 주세요. 김현민이 밖에 나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게 긴장감을 줘야죠. 맨날 집에서 음모와 계략을 연구하는 것도 정신상태에 좋지 않거든요.”김현민이라는 사람은 너무 계산적이고, 자기 보호에 강했다. 그런 그에게 짜증 날 대로 짜증 난 김예훈은 이렇게라도 그를 압박하고 괴롭혀 보기로 했다.그가 미쳐 날뛰기 시작해야 자기가 짜놓은 판이 최대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네. 알겠어요. 지금 바로 알아볼게요. 그리고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동씨 가문은 그래도 진주에서 어느 정도 힘이 있어서 이런 일은 쉽게 처리할 수 있거든요.”김예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상황을 정리했다.김현민 같은 사람을 상대하려면 너무 의도적으로 계획하면 안 되었다. 너무 티 나게 하면 그가 눈치챌 수 있었다.오히려 이런 무심한 계획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었다.김예훈이 미간을 찌푸린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고있던 동하임은 갑자기 웃더니 그에게 다가가 차를 한 잔 따라주었다.“도련님께서 저희 동씨 가문에 이렇게 잘해주시는데 마땅히 내놓을 것도 없고 해서 제 몸을 바치는 거 어떨까요?”농담처럼 보이지만 사실 큰 용기를 낸 것이다.김예훈만 원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튈 것이 분명했다.“하하하.”김예훈은 웃음을 터뜨리며 오른손으로 동하임의 손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고개를 흔들었다.“하임 씨, 농담도 참. 아무리 그래도 저는 하임 씨 아버지의 친구이자 하임 씨의 삼촌이 되는 사람이에요. 이런 농담으로 저를 화나게 하면 제가 어떤 벌을 내릴지도 몰라요.”동하임이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도련님께서 이런 걸 좋아하셨어요? 그러면 삼촌, 저한테 어떤 벌을 주실 건데요?”김예훈은 갑자기 주제가 잘못된 것 같아 순

  • 지존 사위   제2564화

    “그렇다면 덕망 높은 두 분의 끊임없는 호소 끝에 김현민은 반드시 전략을 바꿔야겠죠. 만약 도련님께서 상대가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멀리 놓고 봤을 때 저 두 사람은 김현민이 자신을 위해 분풀이를 해줄 수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다면 저 두 사람이 김현민의 마음을 흔들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요. 그러다 단단한 고리에 작은 균열이 생길 수도 있어요. 만약 김현민이 오늘 일때문에 참지 못하고 직접 나선다면 계획이 급하게 진행되면서 그중에서 부족한 점이 보이겠죠. 어쩌면 도련님께서 이 기회를 이용해 그를 뿌리째 뽑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아무튼 도련님은 이 건물에 들어선 순간부터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어요.”동하임은 손에 들고 있던 수표를 김예훈에게 건넸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김예훈이 흥분한 나머지 일을 너무 크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아까 아버지와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조언을 듣고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김예훈의 행동이 막무가내로 보이지만 사실은 신중한 움직임이었고, 걸음마다 김현민의 약점을 정확히 찔렀다.비록 김예훈과 김현민이 아직 정식으로 붙지 않았지만, 신경전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했다.현재 파악된 상황을 봤을 때 적어도 김현민은 김예훈에게서 그 어떠한 이득도 본 적이 없었다.이로써 동하임은 왜 아버지가 진주·밀양에서 아무런 기반도 없는 김예훈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마음이 움직였지만 안타깝게도...동하임은 김예훈이 미혼일 때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이때 김예훈이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동하임을 힐끔 쳐다보았다.비록 동태원의 조언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이런 사람은 조금만 더 가르쳐주면 곧 큰 인물이 될 사람이었다.하지만 김예훈은 인정하지 않고 피식 웃을 뿐이다.“너무 과대평가하신 거 아니에요? 저는 그저 사람을 때렸을 뿐인데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신 거 아니에요? 저를 너무 그렇게 과대평가하지 말아

  • 지존 사위   제2563화

    잠시 후, 용현성과 장현준은 처참한 모습으로 이곳을 떠났다.동하임은 손에 든 2,000억 원의 수표를 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김 도련님, 이번 만남은 정말 실패네요. 아무쪼록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줄 알았는데 저들에게 본때를 보여줬냬요. 이 2,000억 원, 더 두 분이 여기저기 연락해서 겨우 모은 거예요.”동하임은 여전히 한숨이 나왔다.‘그렇게 거들먹거리더니 돈도 별로 없는 사람들이었어. 2,000억 원을 울며불며 여기저기서 빌려야 한다니.’김예훈은 그들에게 2,000억 원을 내놓으라고 한 것은 그들의 뺨을 때리는 것보다도 더 심했다.그들의 노후 자금마저 탈탈 턴 것과도 같았다.이로써 쌍방은 지금, 이 순간부터 더 이상 평화롭게 지낼 수가 없었다.“괜찮아요. 저희가 얼굴을 붉히지 않았다고 해도 저를 죽이고 싶어 안달이었을 거예요. 어차피 저들 눈에는 제가 죽어야 마땅한 존재니까요.”김예훈은 다시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공진해가 보내온 자료를 확인했다.“소식에 따르면 용현성은 특별한 능력 없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어요. 암암리에 일본 쪽과 연락하는 것 같더라고요. 류서우가 초대하지 않았더라도 일본인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을 해주기 위해 무조건 문제를 일으키러 왔을 거예요. 장현준은 원래부터 식민지 시대 때 영국에서 기르던 개였을 뿐이에요. 평생 무릎 꿇고 개처럼 살더니 외국인이 하느님인 줄 아나 봐요. 이런 사람은 아무리 체면을 세워주고, 또 기회를 줘봤자 절대 만족하지 않을 거예요. 아무튼 제가 회장 패쪽을 내놓지 않고, 또 그들의 요구에 따라 일본에 가서 사죄하지 않는 한 둘 중 하나는 죽는 운명이었다고요.”김예훈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계속해서 말했다.“어차피 죽고 못 살 판에 2,000억 원을 배상하라고 한 것도 많이 봐준 거예요. 오늘 이렇게 많은 눈이 지켜보지 않았다면 저 사람들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도 못했어요.”김예훈의 담담한 말투에는 살기가 가득했다.그에게는 외국과 은밀히 연락하고 국민을 해치려는 비겁한 자

  • 지존 사위   제2562화

    “영국 사람을 등에 업으면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았어요? 아니면 모든 사람이 어르신처럼 외국인을 언급하면 바로 무릎 꿇을 줄 알았어요?”쨕!말할수록 화가 난 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저 멀리 날려 보냈다.김예훈에게 얻어맞아 얼굴이 퉁퉁 부어오르고 정신이 혼미해진 장현준이 바닥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김예훈이 또다시 접근해 오자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지금 사과할 기회를 드릴게요. 아니면 오늘 갈 생각도 하지 마세요. 내년 오늘이 어르신과 부당주님의 기일일 줄 아세요.”“너...”장현준은 화가 나서 부들부들 떨면서도 얼굴을 부여잡은 채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도 하고싶은 말을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비록 이 시대에서는 권력, 힘, 돈, 인맥이 모든 것이라고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주먹이 강한 사람이 승자였다.용현성이 이미 김예훈에게 짓밟힌 것도 모자라 장현준도 뺨을 맞고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장현준은 지금껏 의지해 온 영국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하자 더 이상 김예훈과 맞서지도 못했다.이 순간, 장현준은 깊이 숨을 들이마시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미안하네.”쨕!“그렇게 사과하는 거 맞아요?”쨕!“영국에서 제대로 가르치지 않던가요?”쨕!“사과는 존중의 의미로 무릎부터 꿇어야 한다는 거 몰라요?”연이은 뺨에 장현준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그는 분노의 극치에 도달해 표정마저 일그러졌다.손을 쓰고 싶었지만 차마 용기가 없어 어금니를 꽉 깨문 채 떨리는 몸으로 결국 무릎을 꿇었다.“김 회장님, 죄송합니다. 오늘은 제가 잘못했습니다.”장현준 같은 사람은 무릎 꿇는 것이 그렇게 굴욕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그의 인식 속에서는 외국인을 만나면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외국인은 김예훈에게 무릎 꿇을 자격이 없었다.“어르신같이 비겁한 자가 무릎을 꿇는다고 해도 아무런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지만, 저는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거든요.”김예훈은 휴지로 손가락을 닦으면서 담담하게 말했다.“가보세요. 다음부터 저를

  • 지존 사위   제2561화

    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숨을 헐떡이며 김예훈과 동하임을 째려보았다.“기다려. 반드시 후회할 날이 올 거야!”그는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반드시 동씨 가문을 진주 1인자 위치에서 끌어내릴 것이고, 오늘의 행동에 대해 후회하게 할 거야! 나는 전직 총독으로서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 이 일을 영국 황실에 알리면 너희는 끝장이야!”동하임은 피식 웃고 말았다.“영국이요? 저희가 끝장날 거라고요?”김예훈은 서서히 장현준 앞으로 다가가 비웃음 가득한 말투로 말했다.“어디 전화해 보세요. 영국에서 어디 저희 대한민국 일에 간섭할 수 있는지. 저희 대한민국은 이미 세계 정상에 서있는데 어르신은 아직도 서양인의 그림자 밑에서 살고 계시네요. 당신 같은 사람이 전직 총독이라고요? 어이가 없어서. 어르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서양인에게 길들어진 개일 뿐이에요.”김예훈은 또 한 번 발로 걷어찼다.장현준은 서양 격투기를 배워서 그런지 반응이 빨라서 김예훈이 발로 차는 순간에 최선을 다해 피했다.하지만 손을 들기도 전에 복부에 통증을 느끼며 의자와 함께 저 멀리 날아가고 말았다.“악!”비명이 퍼져나가고, 장현준은 네 발이 하늘을 향해 뒤집어져 마치 뒤집힌 거북이처럼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얼른 전화해 보세요. 어르신을 지켜줄 수 있는지 어디 한번 지켜보자고요.”김예훈은 피식 웃었다.“어르신께서 말은 힘이 무엇인지 확인해야겠어요.”류서우 등은 이 순간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뻔뻔한 자식. 동하임이 장현준 어르신을 다치게 한 틈을 타 진주에서 존경받는 전직 총독님을 공개적으로 모욕하다니. 정말 완전히 무시하는 거잖아!’“김 회장!”장현준은 힘겹게 일어나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말했다.“감히 나한테 손을 대?”쨕!김예훈은 장현준의 뺨을 때려 바닥에 쓰러뜨렸다.다음 순간, 머리가 세게 바닥에 부딪힌 장현준의 얼굴은 온통 먼지투성이가 되고 말았다.화가 났지만 두려움과 절망감이 앞섰다.충분히 자기도 고수라고 생각했는데 김예훈의 움직임을 전

  • 지존 사위   제2560화

    “너...”용현성은 김예훈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극심한 통증 때문에 어질어질한 상태였다.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부당주이며 용씨 가문의 사람인데 말이다.그동안 무송과 용문당에서 항상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추앙하고 존경했는지 모른다.그는 어디에서든 자신감이 넘쳤고, 심지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오늘 김예훈한테 체면이 짓밟힌 것도 모자라 큰 손해를 보게 될 줄 몰랐다.어린놈의 발에 체면과 존엄이 짓밟힌 지금, 용현성은 벽에 머리를 박아 죽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하지만 김예훈이 또 움직일까 봐 소리치지도 못했다.“보아하니 이제는 사태 파악이 되셨나 보네요.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아시겠죠?”김예훈은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용현성을 쳐다보고는 그를 발로 차버렸다.“오늘 교훈을 잘 기억하길 바랄게요. 안 그러면 언젠가 터질 정도로 얻어맞을 거니까요. 제가 마음이 약해서 그렇지. 김현민이었다면 진작에 죽었을 거예요. 무송으로 돌아가 집법 부대 사람들한테 알라세요. 앞으로 일을 처리할 때는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고요. 일본인의 말에 개처럼 달려오지 말고요. 한 명씩 올 때마다 본때를 보여줄 거니까요. 알겠어요?”용현성은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얼굴은 일그러진 채 처참한 모습으로 분노로 들끓고 있었다.이순간 그는 김예훈에게 도전할 용기가 없어 애써 진정해 보려고 들숨·날숨을 쉬었다.“김 회장, 하임 씨,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니야?”용현성이 이 정도로 다친 모습을 보자 장현준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여기가 어디라고. 여긴 국제 대도시인 진주이자 이곳만의 법이 있다고! 전직 총독의 신분으로 요구하는데 당장 당주님께 사과하고 처벌을 받아! 안 그러면 내 한마디로 진주 감옥에서 평생을 보내게 될 줄 알아. 내 말 믿어 안 믿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못 믿겠는데요? 저도 한 말씀 드릴까요? 제 앞에서 나이를 내세우면서 우쭐대면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생

  • 지존 사위   제2559화

    김예훈의 발에 짓밟힌 용현성은 끊임없이 몸부림쳤고, 얼굴에는 발자국과 손자국이 나있는 채로 무척이나 비참한 모습이었다.그는 필사적으로 몸부림쳤지만 김예훈의 발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그저 부들부들 떨고만 있었다.많은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비비기도 하고, 꿈인지 생시인지 몰라 자기 뺨을 때리기도 했다.특히 집법 부대 제자들은 하나같이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아무도 김예훈이 이 정도로 대담하게 행동할 줄 몰랐다.용현성의 뺨을 때린 것도 모자라 그의 얼굴을 바닥에 짓밟다니.이는 용문당 장관회의 체면을 짓밟은 것도 모자라 용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은 것과도 같았다.모두가 정신이 혼미한 가운데, 장현준이 제일 먼저 반응하고 소리쳤다.“김 회장, 지금 무례하게 뭐하는 짓이야! 감히 당주님을 건드려?”김예훈이 용현성마저 무시할 줄 몰랐는지 류서우는 순간 화가 치밀어올랐다.그녀는 혈기가 솟구쳐 김예훈에 대한 두려움도 잊었다. 이때 그녀의 손짓하나에 한 무리의 집법 부대 제자들이 무기를 꺼내 분노에 차서 앞으로 돌진해 왔다.똑같이 동하임의 손짓에도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사방에서 나와 집법 부대 사람들을 가로막았다.집법 부대 사람들은 의심할 여지 없이 모두 강력한 시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이곳은 동씨 가문의 구역이라 인원이 더 많은 건 사실이었다.힘이 균형을 이룬 쌍방은 서로 대치 상태에 들어섰다.류서우는 또 한 번 누군가에게 가로막힐 줄 몰랐는지 결국 폭발하고 말았다.“동하임 씨, 지금 뭐 하자는 거예요?”동하임이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도련님을 해치려면 제 시체부터 먼저 밟고 가세요!”“너희들!”류서우는 이 모습을 보면서 어금니를 꽉 깨물더니 김예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당주님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다 함께 묻어버릴 거예요!”김예훈을 직접 베어버리고 싶었지만 동씨 가문 정예 부하들이 너무 많이 도저히 다가갈 수가 없었다.이때 장현준이 기세등등한 말투로 말했다.“김 회장, 하임 씨, 지금 이러는 거,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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