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더니 담담하게 말했다.“진실이 눈앞에 떡하니 놓여있고, CCTV 증거도 있는데 한번 보여줄까?”“CCTV?”여자 경찰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우리 밀양 경찰이 우스워 보여? 현장 조사를 해봤는데 누군가 이미 CCTV를 망가뜨렸던데 어떻게 찍혔다고 그래? 네가 가지고 있는 증거, 위조된 거지? 내가 알기론 이제는 CCTV 영상까지도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고 하던데. 그리고 현장에 있었던 증인들한테도 물어봤는데 전부 다 네가 먼저 경찰을 때렸다고 했어. 그래도 죄를 인정 안 할 거야? 이러면 우리도 가만히 있지 않지.”김예훈이 너털웃음을 지었다.“왜? 아무나 증인이라고 우겨서 날 모함하려고? 사건 원인과 경과는 조사해 봤어? 인증은? 물증은? 아무것도 없으면서 어떻게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그래. 말이 돼?”여자 경찰이 멈칫하면서 말했다.“지금 나를 가르치려고 드는 거야?”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전화 한 통만 합시다.”밀양 경찰과 도리를 따지려고 했지만 허준서 말대로 이들은 허씨 가문 사람인 것이 틀림없었다.아무리 말해봤자 허씨 가문의 편이라 이야기가 통하지 않았다.이때 남자 경찰이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얼른 사실대로 말해. 누구한테 전화하려고 그러는데?”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정말 전화 못 하게 할 거야? 나중에 땅 치고 후회할 건데?”“어머.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 우리를 짓밟으려고 그러는 거야.”여자 경찰은 피식 웃더니 김예훈을 아래위로 훑어보고는 그의 핸드폰을 던져주었다.“어디 해봐. 과연 누가 너를 도와줄지.”김예훈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추문성에게 전화했다.“김 대표님, 이렇게 이른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뭐 시키실 일이라도 있을까요?”추문성이 비몽사몽인 말투로 묻자 김예훈이 웃으면서 말했다.“이제 막 깨어난 거야?”“어제저녁 내내 심문한 끝에 증거를 찾아냈어요. 오늘 내로 납치범과 관련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추문성이 곧바로 어제 있었던 일
김예훈이 피식 웃었다.“추문성한테 전화했는데?”“추문성 도련님?”여자 경찰은 멈칫하고 말았다. 밀양은 별로 크지 않았기 때문에 웬만한 사람끼리 서로 다 알고 있었다.하지만 여자 경찰은 곧 비웃기 시작했다.“추문성 도련님은 밀양 1인자의 아드님으로서 언제나 늘 공평 공정하신 분이셨어. 그것도 모자라 우리 경찰서의 고위층이기도 하고. 이런 분이 어떻게 경찰까지 때린 너의 편을 들어줄 수 있겠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행패를 부려도 정도껏 해야지. 아님 추문성 도련님을 이용해서 우리한테 겁주려고 했어?”남자 경찰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남자라는 것이 능력도 없으면서 경찰서에서까지 잘난 척하다니. 정말 같은 남자로서 창피해 죽겠네.’그런데 김예훈은 전혀 뻘쭘해하지 않고 오히려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면 나중에 손에 장이나 지지든가.”“그래. 네가 죄를 인정 안 해도 상관없어. 시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밀양 법도대로 너를 72시간이나 구속할 수 있거든.”여자 경찰은 표정이 차갑기만 했다.“우린 일단 밥 먹으러 갈 거야. 이따 또 보자고. 걱정하지 마. 며칠 동안은 잠도 자지 못할 거니까. 네가 만족할 때까지 우리가 천천히 괴롭혀 줄게. 뭐, 추문성 도련님이 구해주러 올 때까지 기다려도 상관없어.”여자 경찰은 자신만만한 표정이었다. 허세를 부리는 사람을 2박3일 동안 심문하다 보면 결국 실토하기 마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김예훈은 담담한 표정으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쳇, 정말 주제 파악도 못 하네. 자기가 누군 줄 알고. 여긴 내륙이 아니라 밀양이라고!”여자 경찰은 피식 웃더니 남자 경찰과 함께 심문실을 떠났다.그런데 나가자마자 경찰서 앞에 검은색 렉서스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것이다.다음 순간, 밀양 1인자의 아들인 추씨 가문 도련님 추문성이 성큼성큼 걸어들어오는 것을 발견했다.아까까지만 해도 기세가 하늘을 찌르던 두 경찰은 표정이 확 바뀌더니 본능적으로 다가가 인사했다.“추 도련님...”추문성이 냉랭하게 물었다.“김예
추문성이 난처해하면서 말했다.“총사령관님, 지금이 어느 때인데 밥이 넘어가세요?”김예훈이 피식 웃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일부러 여기 왔다고 하면 믿어줄 거야?’추문성은 멈칫하고 말았다.“일부러 오셨다고요?”김예훈이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부산에서 밀양에 온 뒤로 일이 너무 많았어. 장모님이 납치되고, 몇 번이고 습격을 당하고, 민아도 손에 쥐고 있던 부산 팰리스 지분을 뺏길 뻔했고... 이 모든 것이 너무나 한 번에 들이닥쳤어. 그런데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없어. 모든 것이 계획된 것이 틀림없어.”김예훈이 돼지국밥을 먹으면서 자세하게 가르쳤다.“추문성. 너도 당도 부대에서 나온 사람이잖아. 일이 닥쳤을 때 더 깊게 생각해 보라고. 예를 들어 나를 지금 풀어줬을 때 무슨 소용이 있을지. 아니면 이 기회를 빌어 배후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건지.”추문성은 똑똑한 사람이라 바로 알아차렸다.“그러면 총사령관님께서는 이미 누가 장모님을 납치했는지 알고 계신 거예요? 그리고 누가 습격했는지도요?”“그냥 짐작만 하고 있어.”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여기 들어와서 요 며칠 있었던 일을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내 생각이 맞는다면 그 배후자가 바로 진주 4대 명문가일 거야. 4대 명문가 중에서 진주 곽씨 가문과 이씨 가문만 나한테 원한을 품고 있거든. 그런데 진주 곽씨 가문은 밀양에까지 손 뻗을 정도로 힘이 그렇게 강하지 않아. 그렇다면 진주 이씨 가문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지.”추문성은 멈칫하고 말았다.“총사령관님. 그러면 진주 이씨 가문의 뒤에 또 다른 실제 배후자가 있단 말씀이세요? 이 모든 것이 진주 이씨 가문이 꾸민 일이라니... 그러면 허씨 가문은 어떤 역할을 하는 건데요?”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전체 밀양 허씨 가문이 이 작전에 참여하지 않았어도 황수련은 참여했을 거야. 민아가 가지고 있는 부산 팰리스 절반 지분을 노리고 있거든.”추문성이 한숨을 내쉬면서 말했다.“총사령관님, 그러면 제가 조사하는 방향이 틀렸을까요?”
열몇 명의 정장을 입은 밀양 기관 사람들이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어떤 여성을 모시고 걸어들어왔다.키가 170cm 정도로 보이는 표준적인 모델 몸매의 그녀는 관능적인 몸매에 정갈한 메이크업까지, 딱 봐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차가운 얼굴에 어마어마한 포스까지 풍기고 있어 웬만한 남자는 다가가지도 못했다.자세히 보면 추문성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녀의 뒤를 따르던 사람들은 공손한 자세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심문실에 그녀가 나타난 순간 공기마저 차가워졌고 두 남녀 경찰은 어두운 표정으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이런 사소한 일로 이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 찾아올 줄 몰랐다.추문성이 멈칫하더니 인사했다.“누나, 어떻게 왔어?”이 사람은 바로 밀양 추씨 가문의 큰딸 추하린이었다.“네가 여기서 난동 부리고 있다는데 어떻게 안 올 수가 있겠어.”추하린은 극도로 차가운 표정으로 추문성을 나무라고 있었다.“다 큰 어른이 어떤 일에 나서야 하고, 어떤 일에는 나서지 말아야 하는지 구분이 안 돼? 우리 추씨 가문에 밀양 1인자가 있긴 해도 내가 진작에 말했잖아. 사실 우리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거라고. 누가 밖에서 추씨 가문의 명예를 걸고 법까지 어겨가면서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했어!”추문성은 그런 누나가 무서워 설명해 보려고 했다.“누나. 난...”“닥쳐!”“어제 일은 말도 안 했는데 어떻게 오늘 또 경찰서에 와서 난리를 쳐!”추하린은 괘씸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째려보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앞으로 다가갔다.“김예훈, 맞지? 어디서 나타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지난 두 날 동안 있었던 일, 난 똑똑히 알고 있어. 어제 허도겸 도련님이랑 싸우고 우리 동생보고 뒤처리해달라고 했지? 그런데 오늘 또 경찰을 때려놓고 허준서 도련님한테 신고받고 구속되었으면서 어떻게 또 우리 동생보고 석방해달라고 할 수 있어? 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추씨 가문을 이용할 생각 죽어도 하지 마! 처음이자 마지막 경고야. 내 동생은
“죄를 뒤집어씌워?”추하린의 표정은 가소롭기만 했다.그녀는 더는 세부적인 내용을 묻지 않고 이렇게 냉랭하게 말했다.“김예훈, 네가 뭘 모르나 본데 밀양은 내륙이랑 다르게 법대로 돌아가는 곳이야. 우리 경찰서에서는 누구도 제멋대로 못해. 죄를 뒤집어씌우는 일은 더욱 없을 테고. 그런데 우리 동생 도움을 받고 싶어서 부른 거 아니야? 법대로 진행해달라고 해놓고 누군가 너한테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한다고? 내가 바보인 줄 알아? 어린 나이에 착하게 법이나 지키면서 살 거지 못된 것만 배워서. 내가 말해주는데 우리 밀양에서는 이런 거 전혀 안 먹혀!”주하린이 몇몇 경찰들을 가리키더니 냉랭하게 말했다.“이 사건은 법대로 처리해. 알겠어? 내가 직접 확인할 거야. 원칙대로 진행해. 감히 법을 어기는 자가 있으면 본때를 보여줄 거야!”추하린은 밀양 1인자의 큰딸일 뿐만 아니라 밀양 경찰서 서열 2위인 만큼 진정한 실권자로서 추문성보다도 신분이 높았다.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한 성격을 가지고 있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인 것이다.한마디로 추문성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수도 있었다.하지만 김예훈은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흥미진진하게 추하린을 쳐다보았다.‘누나라는 사람이 재밌네. 공정하게 법대로 처리하라니. 내가 목적인 것 같은데 이대로라면 몇 명이 죽어 나갈지 모르겠네.’추하린이 추문성을 데리고 나가자 심문을 담당했던 두 남녀 경찰이 공손하게 김예훈에게 커피를 건네더니 김예훈이 밥 다 먹는 걸 기다렸다가 그제야 심문을 다시 시작했다.전에 남긴 기록은 전부 없애고 공손하기 그지없었다.추문성이 이 사건에 개입할지 안 할지는 몰라도 김예훈의 인맥을 보면 모든 것이 설명되었다.거기에 추하린이 법대로 진행하라는데 감히 제멋대로 하지도 못했다.밀양 허씨 가문이든 추씨 가문이든 함부로 건드릴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으려면 절차대로 진행하면서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았다.추하린은 자기 등장으로 김예훈에게 힘을 실어줬을 거라고는 상
허준서는 도박에 대해 흥취가 많은 모양이었다. 마지막 칩까지 내놓고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하고서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손짓 한 번 했다.딜러와 직원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현장을 벗어났고 현장에는 허준서와 허영미만 남게 되었다.커피를 마시고 있던 허준서가 한참 뒤 담담하게 물었다.“추하린, 네가 불렀어?”“동생이 범죄자를 보호해 주러 갔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일부러 소식을 퍼뜨리긴 했어요.”허영미가 뿌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경찰서로 달려갔더라고요. 방금 접한 소식인데 추문성을 데리고 이미 떠났대요. 간단히 말해서 이제 더 이상 김예훈을 도와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거예요. 저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김예훈은 평생 감옥에 있어야 할 거예요.”허영미가 자신만만해하면서 더욱 환한 미소를 지었다.그런데 허준서가 말했다.“추하린을 이 일에 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어.”허영미는 멈칫하고 말았다.“끌어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요? 도련님께서도 어젯밤 일을 다 들으셨잖아요. 셋째 도련님께서 김예훈한테 뺨을 맞았는데 추문성이 편을 들어줬다잖아요. 둘이 어떤 사이인지는 모르겠지만 추문성은 밀양 1인자의 아들이잖아요. 그분의 신분으로 김예훈 하나쯤 보호하는 건 아무 일도 아닐 거란 말이에요.”허준서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더니 말했다.“넌 틀렸어. 추문성이 밀양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이긴 하지만 경찰서 사람은 아니잖아. 사건조사 프로세스를 잘 모르면서 억지로 김예훈을 빼내려고 했다면 추문성까지 감옥에 처넣을 수 있었어. 추문성이 이 일에 개입하기만 했다면 그 약점을 잡아 우리 편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그런데 추하린한테 끌려 나오는 바람에 우리 편으로 만들기 어려워졌어.”허준서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허씨 가문 1인자가 되려면 내부를 안정시키고 외부의 침입도 막아야 해. 추문성은 우리가 이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허영미는 어두운 표정으로 잠깐 생각하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도련님, 제가 너무 급했나 봐요. 제가 최선을 다해 이 상황을
허준서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김예훈을 상대로 하는 모든 작은 행동들은 이만 멈춰야겠어. 추씨 가문까지 엮였으니 기관에서 감히 건드리지 못할 거야.”허영미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알겠어요. 추하린한테 잘못 보이기 전에 다 철수하라고 할게요. 그런데 도련님. 이대로 가만히 두고볼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정민아를 상대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중간에 김예훈이 끼어있어서 변수가 너무 많아요. 어르신 건강 상태도 점점 안 좋아지는데 도박패와 부산 팰리스 지분을 뺏어오지 못하면 경쟁하는데 아마도 차질이...”허준서가 담담하게 말했다.“김예훈을 상대로 하는 작은 행동만 멈추라고 했지, 전혀 움직이지 말라고는 하지 않았는데? 홍성파에 전해. 김예훈한테 들리도록 임은숙이 납치된 곳을 살짝 누설하라고. 정말 기대되네. 밀양과 진주 같은 곳에서 혼자 어떻게 사람을 구할지...”...두 번째 날 아침.몇몇 경찰은 김예훈을 경찰서 앞까지 공손하게 모셨다.무죄추정의 원칙으로 구속시간은 24시간을 초과하면 안 되었다.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경찰들은 누구보다도 공정하게 처리하려고 했다. 이들은 일반적인 심문을 포함한 모든 프로세스를 끝내고 공손하게 김예훈을 풀어줬다.하지만 풀려나긴 했지만 사건이 아직 종결되지 않아 단기간 내 외국을 나가면 안 되었다. 그렇다고해서 일상 자유에까지 지장이 가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주와 밀양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다.김예훈이 풀려나자마자 저 앞에 세워져 있는 포르쉐에서 방수아가 모습을 드러냈다.정민아가 데리러 오거나 추문성이 다시 찾아올 줄 알았지만 가장 먼저 나타난 사람이 방수아일 줄은 몰랐다.쌩얼인 방수아의 얼굴은 많이 초췌해 보였다.이 점을 봤을 때 아마도 온밤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었다.“오빠. 타세요.”방수아는 그를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고, 생수도 한 병 건넸다.김예훈은 굳이 거절하지 않고 웃으면서 조수석에 올라탔다.“제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어젯밤 소식 들었어요. 허씨
“그리고 소식 들었는데 한동안 밖에 나가지 못한다면서요. 밀양과 진주에서 도움을드리지는 못하지만 친한 친구가 있는데 밀양에서 꽤 잘나가든요. 만약 해결 못 할 일이 있으면 바로 걔한테 연락하시면 돼요. 제 친구라고 하면 무조건 도와줄 거예요.”방수아가 팔걸이 케이스에서 향수 냄새나는 정갈한 명함을 건넸다.김예훈은 굳이 그녀의 선의를 거절하지 않고 바로 받았고, 명함에 적혀있는 이름을 보자마자 멈칫하고 말았다.허유주....방수아를 밀양 국제공항으로 데려다주고 김예훈은 택시 타고 송산 빌라로 돌아갔다.“여보, 왔어? 괜찮아?”저녁에 한숨도 자지 못한 정민아가 김예훈이 돌아온 것을 보고 기쁜 마음에 물었다.어제저녁 수도 없이 여기저기 전화해서 도움을 청했지만 부산에서 내로라하던 사람들이 밀양에서는 전혀 힘을 쓸 수 없었다.절망감을 느낀 정민아는 허준서에게 고개를 숙이고 지분까지 넘길 생각까지 했다.그런데 하루 만에 돌아온 김예훈을 보니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여보는 푹 쉬고 있어. 이 일은 내가 처리하면 되니까.”김예훈이 정민아를 위로했다.“더 이상 신경 쓰지 마. 장모님은 무사할 거니까 걱정할 필요 없어. 여기저기 장모님 행방을 조사해 보라고 했으니까 곧 소식 있을 거야.”정민아는 주방에 아침을 준비하라고 하면서 조심스럽게 말했다.“여보. 우리 그냥 포기할까? 엄마를 풀어주기만 한다면 지분은 얼마든지 넘겨줄 수 있어. 밀양은 허씨 가문 구역이라 상대하기 너무 버거워. 우리한테 좋을 것도 없고.”김예훈이 경찰서에서 풀려나긴 했지만 정민아는 그래도 달걀로 바위 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더 이상 임은숙 때문에 김예훈이 난처해지는 모습을 두고 볼 수 없었다.“절대 풀어주지 않을 거야. 최소한 이런 방식으로 풀어주지 않을 거라고.’김예훈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허씨 가문은 명문가라 납치 사건과 관련되었든 관련되지 않았든 절대 인정하지 않을 거야. 이건 허씨 가문 체면과 연관된 문제거든. 그러니까 네가 말한 거래는 절대로 성립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