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장선 남자는 거만한 기색으로 콧구멍으로 사람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그의 곁에는 얼굴빛이 차갑기 짝이 없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그 외에 그들 뒤에는 남자 둘, 여자 둘이 있었는데 합쳐 모두 6명이었다.하지만 이 여섯 명은 모두 온 장내를 압도하는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입구 옆에 있던 용문당 자제들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나섰는데 뜻밖에도 그들의 발길에 걷어차여 다시 때릴 힘조차 없었다.이 장면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안색이 좋지 않은 우충식은 손뼉을 치며 차갑게 말했다. “해결해.”그의 명령과 함께 십여 명의 그의 직계가 바로 앞으로 나아가 하나같이 전력을 다해 싸웠다.쾅쾅쾅. 한 남자가 한 걸음 앞으로 나섰는데 혼자서 십여 명을 맞섰다. 그는 한주먹과 한 발로 한 사람씩 해결했다. 십여 명의 용문당 자제들이 다 쓰러졌다. 어떤 사람은 피를 한 모금 내뿜고 혼수상태에 빠졌다.어떤 사람은 땅에 주저앉아 끊임없이 경련을 일으키며 기색이 보기 흉할 정도였다.이 장면은 많은 손님을 놀라고 긴장하게 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김예훈에게 시선을 돌려 회장이 눈앞의 이 장면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려고 했다.조씨 가문은 그제야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이를 보며 고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지금 그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바로 김예훈이 재수 없는 모습이다.만약 김예훈이 오늘 죽는다면 이미연은 더없이 기뻐할 것이다. 얼굴색이 변한 우충식은 직접 나설 준비를 했다.오늘은 정말 중요한 날이고 보안도 그가 책임지고 있으니 말이다.원래 그는 김예훈에게 잘 보여서 제1의 부회장 자리를 차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창피하기 짝이 없다.김예훈은 손을 내저으며 우충식을 멈추게 한 후, 담담한 표정으로 군중 앞으로 걸어와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김예훈인데, 무슨 일이지?”그는 이 사람들의 신분을 어느 정도 짐작했다.상대가 자신을 향해 온 것이니 다른 사람을 개입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은 육건하이고, 용문당 집법부대의 수제자이며, 용
용문당 집법부대라는 일곱 글자가 대중의 마음을 압도하여 대부분의 용문당 자제들은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하지만 진윤하와 최산하 같은 충실한 사람들은 잘 안다. 오늘 일이 어떻게 되든지 김예훈과 끝까지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김예훈이 망하면 그들도 망한다.“설명을 해달라?”육건하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의 옆에 있는 그 예쁜 여자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김예훈, 우리 집법부대가 용문당 내부의 위치를 모르지? 우로는 당주를 감시하고 아래로는 회장을 감시하지. 선참후계, 황권 특허! 이것이 집법부대야! 네가 누구인 줄 알고 이러는 거야? 신분도 가짜인 주제에. 진짜라고 해도 집법부대 앞에서라면 우리가 무릎을 꿇으라고 하면 무릎을 꿇어야 해!”그 여자는 계속 말했다. “김예훈, 잘 들어. 나는 용문당 집법부대 육원서야! 마지막으로 명령할게. 내가 화를 내기 전에 빨리 팔다리를 끊고 우리랑 돌아가 당주의 명을 기다려. 그렇지 않으면 현장이 온통 시신으로 널려 있을 거야.”지금 육원서도 더없이 건방졌다. 오면서 그녀는 마음에 드는 용문당의 자제를 한 명도 보지 못했다.부산 용문당은 그저 쓰레기의 집합소처럼 보였다.제자도, 회장도 다 쓰레기라고 생각했다.게다가 육원서는 용문당의 자제들이 감히 그들을 공격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자기들은 다름이 아닌 용문당 집법부대의 제자다. 용문당 집법부대는 용문당의 내부를 전문적으로 감독하는 조식으로서 당주조차 감히 함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권위가 높다.평범한 용문당 회장과 용문당 자제들은 그들의 안중에도 없다.육원서의 패기에 이미연과 조효임은 눈을 마주치며 서로의 눈을 바라봤다.그들은 모두 속으로 육건하와 육원서가 김예훈을 넘어뜨리기를 바라고 있었다.김예훈만 무너뜨리면 그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다. 육원서가 잘난 척하자 김예훈은 귀를 후비며 물었다. “부회장, 집법부대가 이렇게 대단해?”우충식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용문당 집법부대는 용문 36명 회장 위에 있으니 그들의 권력은 정말
철컥.김예훈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옥처럼 보이는 이 패쪽을 밟아 가루로 만든 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까짓 게 나와 싸울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너의 이 엉터리 같은 실력으로?”김예훈이 감히 자신의 패쪽을 밟아 부수어 버리는 것을 보고 육원서는 발끈 화를 내며 표정은 더없이 차가웠다.“김예훈, 넌 참 미련하구나, 죽고 싶어?”말이 끝나자 육원서는 허리 옆의 굽은 칼을 빼 들고 몸을 움직여 앞을 향해 돌진했다.그녀의 속도는 매우 빨랐는데 표현하기 어려운 위세가 느껴졌다.우충식은 무의식적으로 소리 질렀다. “회장님 조심하세요!”김예훈은 무덤덤한 표정을 짓더니 뺨을 한 대 때렸다.찰싹낭랑한 소리와 함께 육원서는 김예훈한테 뺨을 맞았다. 아름다운 얼굴에 순간적으로 손바닥 자국이 나타난 채 날려가 테이블에 떨어졌다.순간 테이블이 깨지고 안주가 어지러워졌다. 육원서의 하얀 옷에 온통 술과 채소로 가득했는데 낭패하기 짝이 없었다.육원서는 온몸이 떨리며 입가에 피가 흘렀다.현장에는 온통 숨을 크게 들이마시는 소리다.특히 용문당 자제들은 하나같이 김예훈을 바라보았는데 눈에는 경외감이 가득했다.용문당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사람들만이 용문당 집법부대에 들어갈 수 있다. 용문당 집법부대에서 마음대로 제자 한 명을 보내도 36명의 회장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설도 있다.그런데 지금, 보기만 해도 강세였던 육원서가 김예훈을 건드리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의 뺨을 맞고 날아가 버렸다. 이럴 수가 있다니, 김예훈은 실력이 남달랐다. 육원서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그녀는 집법부대의 제일 뛰어난 여자 제자로서 줄곧 아래의 용문당 자제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심지어 어떤 회장들도 그녀와 겨룰 때, 모두 몇 번 손을 쓰지 못하고 진다.그런데 그런 사람이 지금 이렇게 쉽게 무너졌다. 답답하고 속상했다. 지금 그녀는 한사코 이를 갈며 김예훈을 쳐다보았다. 그러다 그녀는 유일한 가능성을 생각해냈다.“파렴치하다! 당당한 용문당 회장이 나를 기습하다
육원서는 낭패하기 짝이 없었다.그녀는 기세등등하게 김예훈한테 와서 소란을 피웠다. 심지어 그더러 사지를 없애고 돌아가서 설명하게 하려고 했다.결국 그녀는 그의 옷자락도 만지지 못하고 그의 발에 걷어차여 바닥에 쓰러졌다.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은 건 그녀뿐만 아니라 육건하도 마찬가지였다. 육건하는 안색이 안 좋았다. 정말 놀란 듯했다. 육원서의 실력은 육건하보다 떨어지지만 그래도 넘볼 수 없는 고수다.그런데 김예훈을 상대로 이렇게 연약할 줄이야?“네가 장병에서도 최고의 고수야?”이때 마침내 참지 못한 육건하가 직접 앞으로 나가서 어두운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그가 방호철에게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예훈은 강하지만 실력은 별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그도 이 일을 맡지 않았을 것이다.그런데 김예훈이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김예훈을 장병 중의 최고의 고수로 생각했다. 따라온 몇몇 집법부대 제자들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다.이렇게 젊은데 장병 중의 최고의 고수라니, 무신 레벨에 가까운 실력이라니?이건 얼마나 무서운 천부적인 재능인가 하고 생각했다. 특히 육원서는 자신이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지만 육건하가 그렇게 말했으니 틀림없을 것이다.어쩐지 상대방이 마음대로 손을 써서 자신을 날려버릴 수 있더라니, 너무 무서운 실력이라고 육원서는 생각했다. 콧대 높은 육원서의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김예훈을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의 눈에서 자기는 그저 어릿광대일 뿐이었을 줄은 몰랐다. 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장병 레벨? 하...”사람들이 말하는 장병, 무신은 모두 김예훈이 가르친 것이다.그래서 육건하의 평가에 대해 대답하기도 귀찮아했다.“우리가 널 얕봤나 보다. 어쩐지 용 씨 도련님과 방 씨 아가씨 둘 다 너한테 손해 보더라니, 근데 그게 뭐 어때서?”육건하는 심호흡을 했다. 눈빛은 무시로부터 빤히 쳐다보는 거로 변했다. “네가 장병 중의 최고이든 아니든 나 육건하를 만나면 죽는 거야. 왜냐면 내가 얼마 전
타구봉이 나타나자 집법부대의 제자들은 하나같이 흥분된 표정이었다.육원서는 웃으며 말했다. “김예훈, 너 망했어. 넌 이제 끝이야! 타구봉은 우리 스승님, 집법부대 당주의 절대적인 의지를 의미해! 네가 감히 반항한다면 용문당의 백만 자제는 모두 너를 응징할 것이야!”육완서가 보기에 김예훈은 대단하지만 육건하는 이미 무신 레벨이다.게다가 타구봉은 집법부대의 절대적인 의지를 대표하는데 지금도 그가 감히 저항할 수 있겠나 하고 생각했다. 감히 반항한다면 아주 처참하게 죽을 것이다. 우충식의 안색도 좋지 않아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회장님, 이 타구봉은 진짜일 것입니다. 우리 용문당의 룰에 따르면 회장님도 이 타구봉을 보면 무릎을 꿇고 절을 해야 합니다.”김예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용인주도 감히 나더러 무릎을 꿇으라고 하지 못하는데, 이까짓 타구봉을 보고 무릎을 꿇으라고요? 장난해요?”우충식은 약간 어리둥절해 하며 얼굴에 믿을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을 드러냈다.그는 김예훈과 싸운 적이 있어서 이 젊은 회장은 과장해서 말한 적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설마 용문당 어르신조차 그를 제압하지 못하나 하고 생각했다. 육건하는 두 사람의 대화를 듣지 못했다. 그는 손에 타구봉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 냉랭하게 말했다. “김 씨, 타구봉은 당주를 비롯한 것이야. 어서 무릎을 꿇지 못해? 그렇지 않으면 넌 아주 처참하게 죽을 거야. 그리고 너희 용문당 자제들, 빨리 무릎 꿇지 않아? 다들 죽고 싶어?”이 말은 현장의 용문당 자제들이 하나같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게 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순간 다리가 풀리며 무의식적으로 무릎을 꿇으려 했다.김예훈은 용문당 집법부대를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이 평범한 용문당 자제들은 집법부대를 아주 높게 여겨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모두 똑바로 서, 한 사람도 무릎 꿇지 마!”김예훈은 표정이 차가웠다.“타구봉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모르는데 무슨 자격으로 무릎을 꿇게 해? 게다가 너희 용문당 자제들은
김예훈은 덤덤하게 말했다. “괜찮아. 오늘 밤 이 사람들은 나를 상대로 온 거야. 너희들은 그냥 지켜보면 돼!”“김예훈, 이 지경에 이르러서도 거드름을 피우다니. 너는 정말 네가 재주가 좀 있다고 뭐라도 되는 줄 아는구나? 오늘 이 무신 손에 죽는 것도 너의 영광인 줄 알아!”말을 마치고 육건하는 앞으로 돌진했는데 손에 들고 있던 타구봉을 휘둘렀다. 순간 타구봉의 그림자가 일렁이었는데 장면은 더없이 무서웠다.동시에 타구봉에서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타구봉 때문에 죽은 혼이 울부짖고 있는 것일 것이다.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은 겁에 질려 있었다. 용문당의 자제들은 타구봉의 소문을 떠올리며 공포감을 감추지 못했다.곧이어 그들은 김예훈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았다.타구봉에 정신이 홀린 듯했다.진윤하와 최산하도 얼굴색이 변했다. 앞으로 나아가려 했지만 그들도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다른 용문당 제자들도 늪에 있는 것처럼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자신의 상황이 이러하니 당연히 김예훈도 지금 자기들이랑 같다는 것을 안다.육원서의 붉게 부은 얼굴에서는 비아냥거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녀는 김예훈이 망했다고 생각했다. 감히 그들과 맞서다니, 그야말로 죽으려고 환장한 것으로 생각했다. 육건하도 흉악한 웃음을 지었다. “김예훈, 기억해. 오늘 타구봉에 죽을 수 있는 건 너의 영광이야.”“시끄러워.”바로 이때, 냉담함으로 쌓인 덤덤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육건하는 잠시 어리둥절해했다.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다.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김예훈이 그의 앞에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이 순간 육건하는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고 표정이 굳어졌다. 김예훈이 뜻밖에도 타구봉에게 제압당하지 않고 자기 앞에 왔다. 자신이 약한 것인지, 상대방이 강한 것인지 몰랐다. 퍽. 육건하가 반응하기도 전에 이미 뺨 한 대를 맞았다.펑. 육건하는 죽은 개처럼 십여 미터나 날아가 기둥에 부딪혔다.육건하가 정신을 차리기도 전
육건하는 자기가 전력을 다하면 김예훈을 무너뜨리는 것은 아주 쉬울 거라고 생각했다. 결국 그는 용문당 집법 부대의 제자로서 그런 자신감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퍽,퍽!”김예훈은 아무 말 없이 앞으로 다가가더니 뺨을 두 대 때렸다.“때렸다 왜. 뭐 어쩔 건데?”육건하는 크게 화를 내며 소리쳤다.“너!”“왜? 불만 있어? 내가 너를 기습했다고 생각해?”김예훈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며 오른손 검지를 살짝 흔들었다.“자, 한번 기회를 줄게. 전력을 다해서 한번 때려봐.”김예훈의 조롱을 들은 육건하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그 순간, 육건하는 온 힘을 다해 땅에서 뛰어 올랐다.“지금 가르쳐 줄게. 난 그렇게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말이야!”말이 떨어지자마자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방망이에서 갑자기 초록빛이 번쩍이다니 앞으로 날아갔다.초록색 그림자는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며 시선을 사로잡았다.진윤하 등은 본능적으로 귀띔해 주었다.“회장님, 조심하세요.”“펑!”지팡이가 떨어지기 전에 김예훈은 다시 한번 손을 썼다. 그는 한발 먼저 발로 육건하의 복부를 차버렸다.육건하는 무신급이라고 불렸기에 전력을 다한 상태에서 속도와 힘이 아주 빨라야 했다.그러나 김예훈이 복부를 차자 그는 바로 죽은 개처럼 휙 날아가 버렸다.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었고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었다. 그 발차기의 힘이 너무나도 무서웠기 때문이었다.육건하는 마치 차에 부딪힌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는 그런 힘을 견딜 수 없었고 몸 전체가 그냥 가로로 날아가 버렸다.“윽!”땅에 떨어지자마자 육건하는 입에서 피를 토했다. 일어나고 싶었지만 일어날 수 없었고 결국 그는 반쯤 무릎을 꿇은 채 지저분한 모습으로 쓰러졌다.이 장면을 본 육원서 등 사람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무신급인 육건하가 김예훈의 한 방도 막지 못했으니 말이다.‘김예훈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김예훈은 손을 뒤로 젖히고 다가가더니 한 발로 육건하를 땅에 눕혔다
“김예훈, 그렇게 대단하면 날 죽여!”사지가 완전히 못쓰게 됐다는 말을 들은 육건하는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미친 듯이 소리쳤다. 그는 폐인으로 되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차분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널 죽이지 않을 거거든. 오늘은 나한테 놓고 말해서 기쁜 날이니까. 기쁜 날에 내 땅에서 사람이 죽는 건 불길하잖아?”“하지만 죽을죄는 면할 수 있어도 살아남은 죄는 면하기 어렵지.”김예훈는 손을 털며 돌아섰다.“다 폐인으로 만들어.”김예훈이 말을 마치자 최산하가 인파 속에서 웃음을 띤 채 걸어 나왔다. 그리고는 집법 부대 제자들에게로 다가갔다. 이미 힘이 없는 사람을 더 가혹하게 다루는 건 최산하의 전문 분야였다.“안 돼, 안 돼!”육원서는 겁에 질린 채 쓰러졌다.“김예훈! 김예훈 회장님! 오늘 전 선생님을 대신해 명령을 전하러 온 거예요!”“우리 선생님은 용문당 집법 부대의 당주님이신데 명령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김예훈은 돌아서며 담담하게 말했다.“말할 게 있으면 빨리 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육원서는 서둘러 편지를 꺼내서 열어보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선생님께서는 당신에게 부산 용문당 회장 자리를 포기하라고 하셨어요. 당신 같은 외부인은 자격이 없다고 말이죠. 동의하지 않으셨어요.”“며칠 내로 사람을 보내어 부산 용문당을 접수할 거래요.”“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부산 용문당 백만 자제들을 적으로 삼는 겁니다!”“퍽!”“우리 회장님을 위협해?”최산하는 앞으로 다가가 그 편지를 찢어버리고는 육원서를 한 대 때렸다.김예훈은 최산하를 대견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처리해. 후과는 내가 감당할 거니까.”최산하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육원서에게 달려들었다.밤이 깊어가고 있었다.부산 용문당 제1 무도회관 정원에 간부들이 모여 앉아 있었다. 다들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회장님, 이번 일은 단순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많은 사람들을 통해 확인해 보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