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는 안색이 변했고 잠시 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총사령관, 여기는 전쟁터도 아니고 사생결단하는 곳도 아니야. 그렇다고 해도 성인의 세계는 좀 성숙해야 하지 않겠어? 우리에게는 영원한 이익만 있을 뿐 영원한 적이나 친구는 없지. 내 말이 맞아? 게다가 내가 죽으면 너에겐 아무 의미가 없잖아?”김예훈은 양꼬치를 먹고 맥주를 마시고는 웃으며 말했다.“아니, 큰 의미가 있어. 예를 들면 네가 내 정체를 알고 있지. 지금까지 내 정체를 팔아먹지 않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만약에 네가 내 비밀을 일본 천황에게 판다면 넌 쉽게 승진하고 상을 받을 수 있을 거고 심지어 앞으로 일본이 우리 한국과 전쟁을 할 때 내가 총사령관이라는 신분이 드러나기 때문에 한국이 엄청 피동적인 처지에 빠질 거야. 내 말이 맞지?”사쿠라는 안색이 크게 변했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총사령관님, 난 우리 천황의 명예를 걸고 맹세할 수 있어. 난 절대 당신의 신분을 누설하지 않겠어. 누설하면 우리 천황께 날벼락이 내려질 거야.”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가 가장 믿지 못하는 게 바로 맹세지. 만약 맹세가 쓸모 있다면 세상에는 경찰이 필요 없을 거야. 그렇지? 게다가 너희 일본 사람들은 전혀 약속을 지키지 않으니 내가 어떻게 널 믿을 수가 있겠어. 내가 지금 널 놓아줬다가 네가 돌아서서 날 배신하면 어떡해?”사쿠라는 예쁜 눈동자를 돌리면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말했다.“총사령관님, 나한테는 빌라와 고급 차도 있어. 리카 제국에도 하는 사업들이 있지. 그걸 다 줄게. 그리고 이 안에 6조 원이 있어. 이것도 함께 다 가져.”“이런 것들은 날 주든 안 주든 별다른 점이 없어. 왜냐하면 네가 죽을 때도 넌 가지고 가지 못하거든.”김예훈은 검은 은행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이런 건 아무런 의미가 없어. 참, 너에게 살길이 전혀 없다는 건 아니야. 예를 들면 네가 일본의 다른 배치 상황들을 모두 나에게 알려준다면 내가 널 살려줄지도 몰라.”그 말을 듣자 사쿠라는 얼굴이
“건방진 자식! 내 사부님은 네가 모욕할 수 있는 분이 아니야! 사부님께서 아직 나타나시지 않은 이유는 무도 세계에서 최고의 경지를 찾기 위해서야. 사부님께서 손을 쓰시면 야마자키파 종주님의 실력으로 널 단 한 방에 죽일 수 있어.”사쿠라는 큰 소리로 말했고 그녀는 전혀 지금 협박을 받고 있는 느낌이 없을 정도로 심지어 김예훈을 손가락질하며 욕했다.탁!김예훈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바로 뺨을 때렸다.그러자 사쿠라는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면서 날아가 갑판에 부딪혔고 입가에 피가 흘렀다.“김예훈, 정말 나랑 끝까지 해보자는 거야? 정말 내 사부님이 너한테 보복하는 게 두렵지 않단 말이야?”사쿠라는 화가 치밀어 올라서 터질 것만 같았다.“넌 전혀 내 사부님의 상대가 되지 못하는 것도 몰라?”탁!김예훈은 다시 한번 그녀의 뺨을 때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사쿠라, 너희 일본 사람들은 모두 멍청이 새끼들이야? 이제 곧 죽겠는데 살아남을 궁리를 하지 않고 내 앞에서 건방지게 굴어? 내가 널 죽이지 못할 것 같아? 네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야? 네 배후의 큰 인물을 잡는 게 아니었다면 널 지금까지 살려두지도 않았을 거야.”김예훈은 냉담한 표정을 지었고 전혀 여자라고 봐주지 않았다. 사쿠라가 일어나기도 전에 다시 발로 걷어차 버렸고 그녀는 다시 갑판 위에 넘어졌다.사쿠라는 화가 나서 이를 갈면서 차갑게 말했다.“김예훈, 네가 지금 이렇게 날뛰는 건 내 사부님이 누구인지 모르기 때문이지. 내 사부님은 바로 아마미네 토시로야. 전설 속의 아마미네 토시로! 이제야 좀 겁이 나지?”그 이름을 듣고도 김예훈은 여전히 냉담한 얼굴이었고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 듯했다.일본의 천황이든 아마미네 토시로이든 김예훈의 눈에는 모두 길가의 고양이나 강아지처럼 하찮은 존재였다.하지만 김예훈의 뒤에 서 있던 진윤하는 깜짝 놀랐다.부산 용문당은 그 당시 야마자키파 때문에 약간의 손해를 보자 즉시 야마자키파를 조사했다.아마미네 토시로는 야마자키파의 종주였고 일본의 6대
“잘 들어! 난 야마자키파의 종주이자 일본 6대 검성 중 한 명인 아마미네 토시로야. 사쿠라는 내 마지막 제자야. 누가 감히 사쿠라를 해치려 한다면 난 그 새끼 온 가족을 다 죽여버릴 거야. 난 네가 어떤 사람이든 어떤 신분이든 상관하지 않아. 지금 너한테 명령하는데 빨리 순순히 사쿠라를 풀어주고 당장 사쿠라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나설 때면 너뿐만 아니라 네 가족들도 모두 죽을 거야.”아마미네 토시로의 말투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확신이 가득했다. 그는 마치 자기 이름만 들으면 상대방은 무서워서 벌벌 떨면서 이내 사쿠라를 놓아줄 것 같았다.몇 년 동안 아마미네 토시로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그래서 아마미네 토시로는 이번에도 예전처럼 먹히겠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뜻밖에도 김예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좋아. 그러면 부산에서 널 기다릴게.”말이 끝나고 김예훈이 손짓하자 두 용문당의 제자들은 이미 돌을 몸에 묶은 사쿠라를 들어서 마대 안에 던져 넣었다.“사부님, 사부님! 조심하세요. 이 새끼의 정체는...”첨벙!사쿠라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미 수면 위로 버려졌고 빠르게 가라앉았다.그 순간 사쿠라의 머릿속에는 끝없는 후회만 가득했다. 만약 다시 돌이킬 수 있다면 그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김예훈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다.왜냐하면 그건 죽음을 자초하는 짓이었기 때문이다.“젠장!”전화 맞은편에서 아마미네 토시로 가 화가 나서 호통을 쳤다.“X발 놈아, 너무 한 거 아니야? 딱 기다려. 한 달 안에 내가 직접 부산에 가서 널 죽일 거야.”김예훈은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바로 사람을 시켜 아마미네 토시로에게 영상 통화를 했고 그에게 사쿠라가 가라앉는 장면을 직접 보게 했다.우두둑!그때 상대편에서 전화를 부수는 소리가 들렸고 화면이 이내 까맣게 변했다.김예훈은 미소를 지으며 사쿠라의 휴대 전화를 강물에 던져버렸다.“이 일본의 검성이라는 분이 성격이 급하시네...”...김예훈이 사람을 시켜 사쿠라를 강
“언니, 진정하세요.”하수연은 머뭇거리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이번에는 우리가 실력이 부족해 김예훈에게 패배를 당한 게 아니라 상대방이 미리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좀 당황했었죠. 우리가 준비만 잘했다면 어떻게 될지 몰라요. 제가 알아봤는데 이번에 그 자식이 이렇게 많은 인맥을 동원한 건 다 이유가 있었어요. 이놈이 예전에 임강호를 도와 주택 풍수 문제를 해결해 줬고 또 장 소장님을 도와 그의 소중한 손녀를 구해줬다고 해요... 이런 꼼수 때문에 그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불러올 수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언니도 알다시피 이런 인정이라는 건 한 번 쓰면 다음에 또 쓸 수 있다는 보장은 없어요. 부산에서 아무런 세력도 없는 데릴사위가 정말 몇 사람의 인정으로 우리 같은 사람들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든 게 그가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이에요.”하수연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말했다.“김예훈 이 자식은 우리 서울 하씨 가문을 건드렸을 뿐만 아니라 서울 방씨 가문도 건드렸어요. 이제 와서 또 일본의 야마자키파의 미움을 샀고 또 중국의 유명한 스님까지 건드렸어요. 이 정도로 보아하니 우리에게 일정한 시간만 준다면 그는 반드시 죽을 거예요.”하수연의 분석을 듣자 방민지도 마음을 가라앉혔다.하수연이 말했듯이 김예훈이 오늘 이 모든 걸 할 수 있었던 건 단지 운이 좋았고 인정이 좀 따랐을 뿐이었다.하지만 진정한 실력과 세력이 없는 사람은 이런 일을 몇 번이고 이뤄낼 수 없을 것이다.한두 번만이라도 충분히 많은 편이었다.그렇게 생각하자 방민지는 다시 예전의 건방진 모습으로 돌아왔다.그녀는 창문 앞으로 다가가서 눈앞의 절벽을 바라보면서 차갑게 말했다.“난 그 자식이 도대체 운이 좋든 인맥이 있든 상관하지 않아. 수연아, 이것만 알아 둬. 이번에 그놈 때문에 우리 체면이 구겨졌으니 이 일은 반드시 끝을 봐야 해! 그는 반드시 죽어야 해.”하수연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언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마찬가지로 그를 죽여버리고 싶어요. 방금 제가
방민지와 허수연이 어떻게 복수할지 고민할 때 김예훈은 최산하를 시켜 마무리 작업을 하게 했다.그리고 김예훈은 공항 근처에 있는 부산국제병원에 왔다.김예훈은 복도 벤치에 앉아 실눈으로 응급실을 바라보면서 세 사람의 진료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비록 정민아와 정소현 두 자매 체내의 독은 이미 제거되었지만 그녀들은 여전히 몸이 허약한 상태라 전면적인 검사가 필요했다.우현아는 외상은 없었지만 너무 놀랐고 게다가 물에 빠졌기에 한동안 입원해서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다행스러운 건 우충식이 눈치가 빨라서 즉시 우현아를 데리고 에드워드 병원으로 옮겼다. 그렇지 않으면 김예훈은 어쩌면 이따가 골치 아플 것이다.전남산이 있었기에 김예훈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오늘 모든 과정을 생각하니 조금 두려웠다.그가 진작에 준비하지 않았다면 이번에 아마도 방민지한테 큰 낭패를 보았을 것이다.“어쩐 일이야? 민아와 소현이가 왜 병원에 있어?”저녁 9시쯤에 정군과 임은숙이 소식을 접했다.“오늘 우리가 떠날 때도 아무 일 없었잖아? 그런데 지금 왜 응급실에 있다는 거야?”임은숙은 응급실 입구를 한 바퀴 돌다가 들어가려고 하자 두 간호사가 그녀를 말렸다. 다시 돌아온 임은숙은 바로 김예훈의 멱살을 쥐고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지금 정민아는 임은숙의 돈줄이자 그녀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는 근본이었다.정민아에게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임은숙은 김예훈을 당장이라도 죽여버리고 싶었다.임은숙의 눈에는 김예훈이 단지 쓸모없는 인간으로 보였다.김예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담담하게 대답했다.“누군가가 저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런데 우연히 민아와 소현이가 중독되었어요. 지금 이미 독은 전부 제거되었으니 이제는...”팍!임은숙은 도저히 화를 억누를 수 없어서 손바닥을 들어 김예훈의 뺨을 때리면서 노기충천한 표정으로 호통쳤다.“개자식! 김예훈, 넌 정말 개자식이야. 너 때문에 내 딸들이 몇 번이나 입원했어? 넌 정말 재수 없는 놈이야. 게다가 오늘 내 딸이 소개팅
임은숙이 보기에 방호철이 떠난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김예훈이 그의 뺨을 때렸기 때문이었다.방호철은 서울 유명 가문의 도련님이었기에 김예훈과 더 이상 따지려고 하고 싶지 않았고 단지 화가 나서 떠났겠다고 생각했다. 이건 방호철의 남다른 기개와 도량을 충분히 설명해 주었다.그와 동시에 방호철은 부산 견씨 가문의 체면도 세워준 셈이었다.‘그런데 김예훈 이 자식이 감히 말썽을 부리고 핑계를 대서 내 딸들을 해쳤어. 게다가 부산 견씨 가문의 이름을 걸고 남들 앞에서 잘난 척한 거야? 이런 사람은 죽어도 마땅해.’지금 이 순간 김예훈을 바라보는 임은숙의 눈빛에는 여태까지 원한들로 가득했다.눈빛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임은숙은 이미 김예훈을 천 번, 백 번 죽였을 것이다.정군도 안색이 어두워진 채 김예훈을 바라보았고 뭔가 말하려고 했지만 결국 입을 삐죽거렸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예훈은 고개를 쳐들었지만 반격할 생각은 없었고 실눈을 뜨고 임은숙을 바라보며 말했다.“부산 타임 가든에서 독을 놓은 사람이 누군지 아세요? 제가 왜 스카이 호텔에 도리를 따지러 갔는지 아세요? 이 모든 일의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아세요?”팍!임은숙은 김예훈 앞에 있던 물컵을 바닥에 쳐 던지면서 차갑게 말했다.“누구든지 나랑 무슨 상관이야! 넌 지금 증거도 없으니 누가 네 말을 믿을 수 있겠어? 하지만 내가 보기에 넌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해. 당장 우리 가문에서 꺼져.”임은숙을 말하며 이미 준비해 두었던 이혼 합의서를 꺼내 김예훈에게 던지며 차갑게 말했다.“당장 서명해.”김예훈은 보는 척도 하지 않고 바로 합의서를 들어 임은숙의 앞에서 조금씩 찢었다.그리고 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이 모든 건 방호철 그 자식이 한 짓이었어요. 그렇게 마음에 들었고 좋은 사윗감이라고 하던 방호철이 사람을 시켜서 벌인 일이었죠.”“말도 안 돼!”임은숙의 뒤에 서서 줄곧 김예훈을 노려보던 육미선이 그 소리를 듣고 화가 나서 펄쩍 뛰면서 김예훈을 손가락질하면서 말했다.“김예훈,
임은숙과 정군이 약간 화가 풀리는 것 같자 육미선은 이를 악물고 김예훈을 가리키며 말했다.“김예훈, 이런 쓸데없는 말 좀 하지 마. 넌 어느 눈으로 호철 도련님께서 서울로 돌아가는 걸 보았어? 그래. 호철 도련님께서 이 일을 하셨다고 치자. 하지만 그것도 다 너 때문이 아니야? 네가 소개팅을 망치지 않았고 호철 도련님의 뺨을 때리지 않았더라면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겠어? 한마디로 말하면 모든 책임은 전부 너에게 있지. 그러니 지금 당장 꺼져! 민아와 소현이는 우리가 보살펴주면 돼. 그러니까 제발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고 더 이상 우리 민아를 괴롭히지 마. 알겠어?”육미선은 그렇게 말하면서 임은숙의 가방에서 또 이혼 합의서를 꺼내서 김예훈에게 던졌다.김예훈이 합의서를 찢을 줄 알고 그들은 이혼 합의서를 아주 많이 준비했다.원래 화가 좀 풀렸던 임은숙도 지금 다시 화가 났기에 일어서서 김예훈을 노려보며 말했다.“그래. 어찌 됐든 이건 다 너 때문이야. 당장 꺼져. 포레스트 1호 별장도 더 이상 들어오지 못하게 할 거야. 너도 더 이상 민아 덕으로 견씨 가문에서 이익을 챙길 생각을 하지 마. 욕심 많은 데릴사위인 주제에 정말 너무 뻔뻔스럽네.”김예훈은 심호흡하고 시끄러운 복도에서 시도 때도 없이 와서 말리려고 하다가 감히 말하지 못하는 어린 간호사를 발견했다.김예훈은 한숨을 쉬며 정군을 한번 보고 말했다.“장인어른, 먼저 가볼게요. 민아와 소현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근처에 사람을 배치했으니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전화주세요.”김예훈은 정말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았고 더 이상 싸우다가는 정민아와 정소현 두 사람의 진료에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웠다.조금 진정을 되찾은 정군은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걱정하지 마. 내가 딸들을 잘 돌보고 있을게. 조심히 가.”정군은 말하면서 김예훈을 병원 입구까지 데려다주었고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한참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김예훈, 난 오늘 네가 한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
“회장님, 형수님은 어떻게 되셨어요? 부상이 심해요? 별문제 없으시죠?”그러자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별문제는 없어. 전남산 어르신이 그곳에 계시니 분명 아무 일도 없을 거야.”“다만 현아 이쪽에는 당분간 전남산 어르신을 모셔 오지 못할 것 같으니 부 회장님께서 좀 신경 써 주세요.”우충식은 그제야 어느 정도 평온을 되찼았다. 그는 김예훈이 자기 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을까 봐 걱정했다.하지만 그는 이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펑!몇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누군가가 병실 문을 발로 걷어차서 열었다.그러자 군복을 입은 수십 명의 남자들이 몰려들었다.그들의 몸에는 공기마저 굳어버릴 듯한 무서운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냉엄한 얼굴과 살벌한 기세로 서 있는 남자들을 보자 우충식 등 사람들은 멍해졌고 두려운 느낌이 들었다.짝! 짝! 짝!낭랑한 발소리가 들리더니 곧 국방부 옷차림을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왔다.선두에 선 사람은 덩치가 크고 잘생긴 얼굴인 남자였다. 아무리 보아도 방호철과 생김새가 비슷했다.그리고 그의 뒤에는 몇몇 젊은 남녀들이 있었고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계급은 엄청나게 높았다.김예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담담하게 말했다.“부산 국방부 사람들이야?”“너희들 중에 누가 김예훈이야?”선두에 선 남자가 머리에 씌운 모자를 내리누르면서 경멸이 가득한 시선으로 온 장내를 훑어본 후 김예훈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방금 일본 대사관에서 서한을 보내왔고 사쿠라 씨가 강에 떨어져서 잠기는 동영상도 보내왔어. 일본 대사관은 부산 측에 사건을 빨리 해결하기를 요구했지. 사태가 엄중하고 상황이 복잡했기에 이 일은 특별한 절차를 밟았고 지방 관청에서 개입할 수 없고 용연옥, 용전, 용문당과 같은 세력들도 조사에 개입할 수 없어. 오직 우리 국방부만 이 사건을 독단적으로 판단할 권리가 있어.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모두 엄한 처벌을 내릴 것이야. 네가 지금 말하는 매 한마디가 법정 증언이 될 수 있어. 뭐 다른 문제라도 있어?”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