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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6화

스카이 호텔 꼭대기 층 로얄 스위트 룸.

환복을 마친 사쿠라의 표정은 창백하기 그지없었다.

온수로 샤워했는데도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김예훈이 온몸에서 풍기는 살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미야모토, 오늘의 치욕을 꼭 기억해야 해. 대한민국 총사령관이었던 김예훈이 우리 야마자키파를 이렇게 만들었다고. 나중에 기회가 되면 꼭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오늘의 치욕을 벗을 수 있게 꼭 우리 앞에 무릎을 꿇려야겠어.”

사쿠라의 말투에는 원망이 가득했다.

오늘 마지막 순간에 우현아를 버리고 미야모토와 함께 도망쳤기 다행이지, 아니면 부하들처럼 용문당에게 잡혔을 것이다.

이때, 부산 야마자키 검도관이 박살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번의 잘못된 선택으로 다년간 운영하고 있던 부산 야마자키 검도관이 한순간에 몰락하고 말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후회해도 소용없었다.

아무리 사쿠라를 때려죽여도 김예훈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

“언니, 김예훈이 정말 우리를 안 놔줄까요?”

미야모토 역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놈한테는 우리의 목숨이 개미보다도 못한 존재일 거야.”

“이렇게까지 두려워할 필요가 있을까요? 하필 방민지 씨 호텔에 숨어있어야 해요? 일본대사관에 가 있어도 상관없는 거 아니에요? 내일 첫 비행기로 한국을 떠나면 되잖아요. 설마 일본까지 쫓아와서 저희를 죽이겠어요?”

아무 걱정 없이 곱게 자라온 미야모토는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늘 강하게만 느껴졌던 사쿠라가 한 남자 때문에 스카이 호텔에 숨어서 부들부들 떨고 있을 줄 몰랐다.

김예훈이 아무리 전설적인 인물이라고 해도 이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니, 저희한테 아예 기회가 없는 건 아니잖아요. 최소한 김예훈의 진짜 신분을 알고 있는데 이 사실을 방 도련님께 알려드리면 저희도 얻는 것이 있지 않을까요?”

사쿠라가 입술을 깨문 채 고개를 저었다.

“안 돼. 그건 우리의 목숨을 지킬 수 있는 마지막 비장의 카드야. 절대 쉽게 보여줘서는 안 돼.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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