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이름 없는 산꼭대기에서.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뒷짐을 쥔 채 벼랑 끝에 서 있었다. 그는 연세와 달리 맑은 정신을 갖고 있었는데 도를 닦는 사람처럼 보였다.그리고 이 노인의 몸에는 신기한 기운이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주위로 알 수 없는 기운이 맴돌았는데 그가 숨을 쉴 때 따라 같이 움직이는 듯했다.기와 함께 어우러진다는 것이 이런 장면일까 싶었다.이때 그의 뒤에서 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태권도 도복을 입은 남자가 나는 듯이 달려와 황공한 표정으로 얘기했다.“어르신, 큰일 났습니다. 어르신의 제자 이형택이 한국에서 살해당했다고 합니다!”“뭐?!”노인이 손을 홱 젓자 주변의 연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마치 무형의 폭탄이 그의 뒤에서 터진 것만 같았다.주위의 새들도 놀라서 바로 바닥에 떨어졌고 수많은 나뭇잎이 바르르 떨렸다.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박용진은 이미 세속을 벗어난 사람이다. “이대정 씨께서 연락이 오셨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한국으로 가서 대의를 함께 하고 싶답니다. 첫째로는 우리 인도를 위해 길을 열어놓는 것이고 둘째로는 이형택 씨를 위해 복수하는 것입니다.”박용진 뒤에 꿇어있던 사람이 급하게 입을 열었다.털썩.그 뒤에는 수백 명의 사람이 있었는데 산의 중간쯤까지 덮은 채 꿇어앉아 있었다.“청별 그룹이 박용진 어르신께 부탁드립니다! 한국으로 가서 이 혼란을 해결해 주십쇼!”“어르신은 만 명도 쓰러뜨릴 수 있고 한국을 바로 발아래에 밟을 수 있습니다!”주위에서 퍼지는 소리의 울림이 그대로 전해졌다. 이 사람들은 모두 바닥에 꿇어앉아 머리를 박고 있었다.박용진은 인도 태권도의 일인자이자 인도 국방부의 총사령관이었다.하지만 수년 전, 유라시아 전쟁에서 전설 속의 그 사람에게 패배한 후, 그는 계속 폐관 수련을 했다.박용진의 눈이 반짝이더니 한참 후에 한숨을 뱉고 얘기했다.“저는 나이를 먹었으니 이제 세상에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인도의 일이니 그럼 저는 그 총사령관의 고향으
박용진이 산에서 내려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은 청별 그룹 임원들에 의해 은폐되었다.이는 청별 그룹의 의견이 아니라 박용진 자신이 요구했기 때문이다. 오직 유라시아의 전쟁에 참전한 자들만이 한국이 어떤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전쟁에 참전한 사람들에게는 한국에 전설 속 그 사람이 존재하는 한, 그곳은 아마 모든 군사의 금지 구역이기에 만약 들어가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코 죽음을 자초한 일일 것이다!그뿐만 아니라 5대 강국들의 연합군도 그 한 사람의 힘으로 모두 제압된 적이 있었다! 그러니 박용진은 더더욱 한국에 오는 일을 대대적으로 떠벌리고 싶지 않았다. 만에 하나 총사령관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그땐 더 큰 불상사가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마음을 졸이고 있던 박용진은 무사히 한국에 입국하고 나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입국 심사에서 그의 출입을 막지 않은 걸 보니 아마 그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 분명했다.더욱이 그가 다음 장소로 이동할 곳은 서울, 부산, 금릉 등 곳이 아닌 경기도 성남이기에 총사령관과 마주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생각에 잠긴 것도 잠시, 박용진의 얼굴에는 한순간 씁쓸함이 묻어났다. ...북쪽 강릉 국제공항.이대정의 지시하에 공항 절반이 봉쇄되었다. 공항 전체가 알록달록하게 장식되어 있었고 태권도 도복을 입은 수천 명의 인도 사람들이 옴짝달싹 못 하고 서 있었다.공항 밖에는 같은 계열의 롤스로이스가 일렬로 줄지어져 있었는데 이 광경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VIP 통로로 나온 박용진은 눈앞의 광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너무 으리으리해!’‘너무 거창하다고!’박용진은 최대한 조용히 입국하려 했건만 이대정의 이런 행동들은 오히려 자신을 불판 위에 올려놓는 격이 아닌가!“어르신, 한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현장에 있던 인도 사람들은 박용진의 숨고 싶은 심정도 모른 채 큰 목소리로 환호했다.그들의 마음속에 박용진은 태권도계의 일인자로서 무적의 존재에 가까웠기 때문이다!그런 그가 한국에 왔다는 것은 청별
“오, 그럼 세 가지 모두 보내주세요. 특히 병부는 꼭 손에 넣어야겠어요.”박용진은 강한 흥미를 보였다.“이 물건들을 순조롭게 손에 넣기만 한다면 당신이 한국에서의 모든 어려움은 제가 직접 해결하도록 하죠. ”“알겠습니다! 염려 마세요. 어르신. 이번 일은 제게 맡겨만 주세요.”이대정은 박용진의 이 말만을 기다려 왔다.더욱이 아들을 위해 복수할 수만 있다면 이번 일은 더할 나위 없이 쉬운 일이었다. “성남, 곽씨 경매회...”이대정의 표정은 한껏 차가워졌다. 이대정처럼 많은 일이 엮여있는 인물은 함부로 북쪽을 벗어나 남쪽으로 갈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와 연결된 크고 작은 일들이 너무 많았고 그의 작은 움직임은 큰 여론을 불러올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용진은 이번 행차에 그의 직속 제자인 안재석을 이대정의 조력자로 함께 데려왔다. 이대정은 곧바로 안재석에게 한국지사 청별 그룹의 부사장 자리를 내어주었다. ...성남.선우재현이 공손한 자세로 김예훈 앞에 서 있었는데 사뭇 정중해 보였다.“김 대표님, 한가지 보고드릴 것이 있습니다.”김예훈은 궁금해하며 되물었다.“무슨 일이지?”“지난번 곽씨 골동품 가게에서 있었던 일 기억 나시죠. 대표님과의 일로 곽씨 골동품 가게가 성남에서는 평판이 나빠져 바닥을 쳤습니다.”“그럼 좋은 일 아닌가?”김예훈이 물었다.“평판은 나빠도 골동품 가게의 배후인 성남 곽씨 가문의 곽씨 도련님께서 이대로는 물러서기를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이기에 하여 내일 저녁, 경매회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이번 경매회에는 저희 가문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걸로 되어있지만 곽씨 도련님께서 집안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 진귀한 보물 세 점을 경매에 내놓는다고 하십니다. 할아버지께서 도감을 보고서 꼭 대표님에게 보고하라 하셨습니다. 왜냐면 이번 경매회에서 곽 씨 골동품 가게가 수많은 해외 유명 인사들을 초대했습니다. 만약 이번 보물들이 낙찰되어 해외로 나간다면 국보를 잃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셨습니다!”“진주 곽씨 도련님. 도가 지나치군
“여기서 대형 국제 경매회를 진행하려나 봐. 오늘 지인이 나에게도 초대장을 주던데, 당신도 여기서 뭘 사려고?”정민아는 김예훈이 보물 감정에 안목이 있는 것을 알고 있기에 호기심이 생겼다.“그저 구경하러 온 거야. 견문도 넓힐 겸.”김예훈은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만약 곽씨 골동품 가게의 전설 속 인물인 곽씨 도련님께서 국보를 해외로 팔아넘길 의향이라면 김예훈은 기필코 그에게 평생 잊지 못할 교훈을 주려고 다짐했다. 경매장 내부.이 시각 곽연우는 전화를 붙잡고 공손하게 서 있었다. 전화 건너편에서는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제저녁, 청별 그룹의 이대정 사장이 그 세 가지 경매품에 큰 관심이 있다고 나에게 친히 전화를 주셨네. 대면 선물로 경매품들을 청별 그룹에 선물하고 싶은데 준비해 주게.”곽연우는 식은땀을 훔치며 말했다. “영현 도련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런 일쯤이야 식은 죽 먹기죠. 오늘 경매장에 참석하는 인원들은 제가 직접 엄선하여 세 가지 경매품을 살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가 미리 언질을 주었습니다! 만약 청별 그룹에서 충분한 돈이 준비돼 있다면, 세 가지 경매품은 무조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어쩌면 이번 경매회 목적은 곽씨 골동품 가게의 명성을 날리고 일전에 김예훈이 불러온 영향을 제거함과 더불어 곽씨 골동품 가게에는 진귀한 보물이 많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 청별 그룹에 인심을 산다면 곽영현한테는 일석이조였다.설령 그것이 국보든 아니든 곽영현은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는 체면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성남에서 누군가 그의 체면을 깎아내렸으니 기필코 돌려놓아야만 했다. ...그 시각, 김예훈과 정민아는 순조롭게 경매장에 들어섰다. 이번 경매장에는 사람들로 북적였고 해외인사들도 적지 않았다. 김예훈과 정민아의 초대장 좌석은 상대적으로 뒤쪽 편이었는데 느낌상 인수를 채우기 위함인 것 같았다. 심지어 오늘 참석한 대부분의 사람도 비슷해 보였다. 입찰자는 미리 정해져 있었고 곽씨
이때, 곽연우가 일어나서 주위 사람들에게 손짓하며 입을 열었다.“여러분 정숙하세요. 제가 한 말씀 올리겠습니다. 오늘 저녁 저희 곽씨 골동품 가게에서 주최하는 경매회에는 단 세 점의 진귀한 보물을 선보일 예정인데 그것은 각각 당인의 친필 그림과 청자기, 그리고 전설 속 병부입니다. 곽도련님의 말에 따르면 세 점의 보물은 곽씨 골동품가게의 명물이기에 각기 흩어진다면 가치가 없다 하셨습니다! 하여 오늘 밤, 이 세 점의 보물을 세트로 경매에 내놓으면 어떨까요!?”곽연우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어차피 짜고 치는 판에 그는 단지 안재석이 세 점의 진귀한 보물을 순조롭게 손안에 넣게 하면 되었다. “그건...”경매장안의 많은 이들은 의아해했다. 그것도 잠시, 곽연우가 미리 심어놨던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곽씨 골동품 가게 주인의 말씀이니 당연히 그렇게 해야지!”“이 세 점의 진귀한 보물에 대해 저도 들어본 적 있습니다. 보물들은 곽씨 골동품 가게의 명물로 만약 세 점의 보물들이 흩어지기라도 한다면 안타깝지 않겠습니까!”“세 점의 보물을 함께 소유해야만이 그 가치가 더 올라가죠!”“돈이 많은 사람이 보물의 임자지요!”다수의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던 안재석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한국지사 청별 그룹 부사장인 그가 아랫사람들과 하찮은 경매 게임이나 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한방에 손안에 넣으면 얼마나 통쾌할까?“좋은 생각이오!”마침 한점씩 경매에 임하기 귀찮았던지라 김예훈은 두 손을 번쩍 들며 적극 찬성했다. 한꺼번에 세트로 가져갈 수만 있다면 오히려 많은 시간을 절약한다.김예훈의 이런 모습을 본 정민아는 한숨을 푹 내뱉으며 말했다.“눈치 못 챘어? 오늘의 이 경매는 이미 입찰자가 있었던 거야, 우리는 그저 머릿수를 채우러 온 것뿐이라고.”“곽씨 골동품 가게에서는 애초부터 보물을 다른 이들에게 판매할 생각이 없었던 거야. 그들의 목표는 오직 청별 그룹에 팔아넘기는 거였어!”“이곳은 진주도, 북쪽도, 인도도 아닌 성남이
청별 그룹과 맞서다니? 그것은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 아닌가?경매장에 심어놓은 사람들이 금액을 외치는 소리가 막바지에 이르자 안재석은 침착하게 자신의 패들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저희 인도지사 청별 그룹에서는 2,200억을 내겠습니다!!”그 말을 들은 경매장 안의 모든 사람이 흠칫 놀랐다. 예전의 청별 그룹은 경기도에서 실적이 부진했는데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결코 많지 않았다. 대부분 성남 지역의 사람들만이 알 수 있었다. 더욱이 강력한 청별 그룹에 세력 때문에 감히 그 누구도 떠벌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니 이 일은 더 이상 소문 나지 않았다. 이 순간 들려 온 강력한 청별 그룹의 목소리로 인해 경매에 응찰하는 경쟁자는 당연히 없었다. 경매장에 심어 놓은 사람들도 목적을 달성했기에 이제는 깔끔하게 퇴장했다!경매장 안 각 지역의 사장들은 안재석을 쳐다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야 알아보겠네, 저 사람은 한국지사 청별 그룹에 새로 부임한 부사장, 안재석이군!”“듣자 하니 그는 인도에서 태권도 일인자인 박용진의 직속 제자라지!”“인도에서 안씨 가문은 제일의 명문가라네!”누군가 안재석의 신분을 알아차리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한국지사 청별 그룹의 부사장이라니!입이 떡 벌어질 만큼 놀라운 그의 신분에 모두가 경악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재석은 만족한 웃음을 지었다.곽연우는 빠르게 현장을 한번 훑어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2,200억 한번!”“두 번!”곽연우가 세 번을 외치려던 찰나, 경매장 안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제가 3,000억을 내겠습니다.”그 소리에 곽연우는 멍해졌다. 안재석을 포함한 모든 사람도 함께 멍해 있었다. 이 장소에서 안재석과 청별 그룹에 맞서는 사람이 있다니?순간 경매장 안의 모든 시선이 뒤쪽을 향했다. 정민아 역시 멍해 있었다. 왜냐하면 금액을 부른 사람이 김예훈이라니!“뭐? 당신은!”곽연우는 한눈에 김예훈을 알아보았다. 그는 이런 장소에서 김예훈을 만날 거라고는 꿈에서
“헉!”경매장 전체에는 놀라운 감탄사와 함께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김예훈을 바라보았다!놀라웠다!감히 이런 장소에서 청별 그룹과 맞서다니?이건 물건을 뺏는 것처럼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 청별 그룹과 끝까지 대적하는 격이기에 그가 정말로 겁이 없는 사람 같았다!과연 오늘 그가 살아서 경매장을 나갈 수 있을까?“이런 X! 이게 죽으려고!”화가 끝까지 치밀어 오른 안재석은 몸을 파르르 떨었다.그는 인도에서 말 한마디면 모든 일을 해결할 정도의 큰 인물이라 그 누구도 그를 거역할 사람이 없었기에 이는 그가 제멋대로 날뛰는 오만한 성격을 가지는 데 한몫을 했다고 할 수 있다.그런데 감히 오늘 이 작은 경매회에서 한두 번도 아니고 그와 맞선다고?지금 이 순간 안재석은 김예훈을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원래 계획대로라면 2,200억 원에 세 점의 진귀한 보물을 손에 넣어야 했다. 그러나 갑자기 튀어나온 녀석이 원래 계획의 3배나 넘는 돈을 부르다니!비록 안재석의 돈은 아니었지만, 핵심은 이번 경매가 그가 부사장으로 임명되고 나서의 첫 미션이었다.첫 미션에 3배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니, 이후에 그가 어떻게 청별 그룹과 인도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 있겠는가?“5,200억!”안재석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버린 채로 멀리 있는 김예훈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6,000억!”담담하게 금액을 부른 김예훈은 말을 이어갔다.“너희 인도 사람들은 다 똑같아. 허세만 가득했지, 소심하다고. 이런 장소에서 호가를 조 단위도 부르지 못할 거면서 감히 날 상대하겠다고?”훅.늘 인도 사람임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던 안재석이기에 김예훈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의 말도 맞는 것이 김예훈의 호가는 1,000억 단위인데 안재석은 200억 단위였으니 당연히 소인배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만약 그가 홧김에 호가를 7,000억, 8,000억으로 불렀을 때 이 녀석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면? 곽씨 골동품 가게에서 절
정민아는 곽연우의 설명을 듣고는 순간 얼굴이 ‘싹’ 바뀌었다.그녀는 곽씨 골동품 가게가 청별 그룹과 협의하여 입찰자를 정해놓고 경매를 진행한다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채고 있었다. 아무리 김예훈이 경매 도중에 물품을 낚아챘다고 한들 곽씨 골동품 가게에서 이렇게 비겁하게 나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경매품을 낙찰했는데 갑자기 달러로 지불하라고?’그러나 김예훈은 오히려 담담했다.오늘 밤의 주최는 진주의 곽씨 가문이고 그들의 대상은 청별 그룹인데 감히 누가 상대할 수 있겠는가?“누가 그래? 경매가 단위가 달러라고?”김예훈은 침착하게 말했다. “내가 말했어. 곽씨 골동품 가게가 내 소유인데 최종결정권은 나한테 있지. 내가 어떻다고 하면 어떤 거지. 맘에 들지 않으면 어디 한번 덤벼보시던가?”이때, 마른 체구에 하얀색 정장을 차려입은 한 남자가 경매장 뒤편에서 유유히 걸어 나왔다. 미소를 머금은 듯한 그의 시선은 곧장 김예훈에게로 향했다.그를 보자마자 곽연우는 움찔해서 빠른 보폭으로 그를 향해 걸어갔다. “곽 도련님!”김예훈은 그를 자세히 바라보고는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곽 도련님? 진주 곽씨 가문의 곽영현?”곽영현은 웃으며 말했다. “맞아요. 접니다. 이분은 아마도 얼마 전 저희 곽 씨 골동품 가게를 파산시킬 뻔한 김예훈씨 김 고문님이시죠? 김 고문님, 오늘 밤 저희가 주최한다는 것을 당신은 분명 알고 있었겠죠. 그럼에도 소란을 일으키다니, 그 용기가 대단하네요!”김예훈은 담담하게 대답했다. “이딴 곳에 오면서 용기가 왜 필요해요?”“확실히 필요하진 않죠. 그러나 모든 건 경매 규정에 근거하여 진행됩니다. 당신이 물건을 낙찰했으니, 돈을 지불하셔야겠죠? 만약 돈을 지불하지 못한다면 저희 쪽에서 홧김에 다리라도 부러뜨린다 해도 아마 그 누구도 대신해 나서줄 사람이 없겠죠?”곽영현의 부드러운 웃음 사이로 검은 속내가 비쳤다. 김예훈은 담담하게 웃어 보였다. “수법도 남다른 것이 역시나 진주의 큰 도련님이시네요! 아마도 제가 금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