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환은 차가운 얼굴로 떠나가 버리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잠시 후 천천히 말했다.“장례식을 계속해, 아들을 보내줘야지!”“상주에게 인사를 시작하겠습니다!”“분향을 시작하겠습니다!”“영정 앞에 두 번 절을 시작하겠습니다!”“상주에게 다시 한번 맞절합니다!”...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향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그야말로 장관이었다.과거의 제왕들도 이런 예우를 받진 못했을 것이다.“어르신, 지금 하관해도 되겠습니까?”여문성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급해야 할 것 없어. CY그룹 임원들이 반드시 관을 들게 할 거야! 그리고 김세자와 김예훈 두 사람도 순장해야 해! 이제 가자꾸나. 우리를 도발하는 사람이 있으니 같이 놀아줘야!”“CY그룹을 평정하자!”“김세자를 잡자!”현장에 있던 만 명의 사람들은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모두 분노가 끓어올랐다.이 광경을 목격한 성남 상류층 사람들은 모두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집안의 가게를 모두 닫게 했고, 집에서 단 한 발짝도 나서지 말라며 당부했다.도발에 넘어간 임수환은 성남을 제대로 피바다로 만들 생각이었다.게다가 그는 리카 제국 사람이었기 때문에 외교 면책특권이 있었다.그는 한국에서 큰 죄를 지었다고 해도 조례에 따르면 그는 리카 제국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한다.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리카 제국에서 워낙 큰 권력을 쥐고 있었기에 그는 아주 높은 가능성으로 무죄로 석방될 것이다.그래서 임수환은 두려운 것 없었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랐다.그들은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타깃이 아니었지만 조금이라도 이 일에 얽히게 된다면 막대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곧이어 현장에 있던 상류층 사람들은 모두 뒷산으로 빠져나갔다.그들은 장례식을 참가하러 왔지, 목숨을 바치려고 온 건 아니니까 말이다.그래서인지 임수환도 그들을 말리지 않았다.그 사람들이 모두 떠난 후, 임수환이 손을 휙 젓더니 그의 수하들은 흩어지기 시작했다.이때, 계속 말이 없던 방여가 갑자기 구석에서 걸어 나오더니 묘지
김예훈은 낡은 관을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내 정체를 알게 되었으니까 이제 임수환 씨가 스스로 들어가서 누우면 되겠네요. 서로 힘도 아끼고 좋잖아요.”“하하하...”임수환이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관을 두 개 준비했는데, 김세자가 바로 김 고문이었다니, 그럼 관 하나로도 충분하겠네. 하지만 난 당신과 생각이 달라. 당신이 스스로 들어가서 누울 필요도 없어, 내가 당신을 관에 던져버릴 테니까.”김예훈이 웃으며 말했다.“죄송합니다. 저는 아직 젊어서 관에 들어갈 날이 아직 멀었어요. 그리고 둘 중 하나가 꼭 죽어야 한다면 임수환 씨가 죽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어쨌든 이 세상의 평화는 내가 지켜야 하니까요!”김예훈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틀린 말도 아니었다.“당신...”임수환은 분노에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말싸움으로 그는 김예훈을 영원히 이길 수 없을 것이다.그는 깊은숨을 들이쉬더니 겨우 진정하고는 말했다.“김세자, 하나만 물을게. 내 양아들과 수하였던 3대 병장을 죽인 사람은 누구야?”박인철이 걸어 나오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접니다. 하지만 당신 같은 쓰레기는 내 이름을 알 자격이 없어요.”박인철은 마치 하찮은 얘기를 하는 것처럼 덤덤한 말투로 말했다.하지만 그가 틀린 말을 한 것도 아니었다.그는 당도 부대의 무신이자 경기도 4대 무신 중 서열 1위였다.임수환의 신분이 가장 높았을 때도 겨우 리카 제국 국방부의 유일한 한국인 소장이었으니 말이다.박인철이 죽인 리카 제국 국방부 소장은 최소 여덟 명은 될 것이다.그래서 임수환은 박인철의 신분은 알 자격이 없는 건 맞았다.“재밌네. 이렇게 건방진 젊은이는 오랜만이야. 용기는 대단해. 하지만 당신들이 겨우 네 사람으로 우리를 막으려 해?”임수환이 코웃음을 치며 말하자 박인철이 덤덤하게 대답했다.“미안합니다만 대표님께서 나서실 필요도 없습니다. 저 혼자면 충분하죠!”“무엄하도다!”임수환의 뒤에 있던 임윤은 참다못해 소리를 질렀다.그는 곁에 있는 몇 명의 홍
놀랍다!지금 이 순간, 임수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놀라서 숨을 헉 들이켰다. 이 사람은 너무도 강했다. 다들 임윤이 동북의 조직 보스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실력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부하들도 다 이 바닥을 휩쓸고 다닌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지금 3초 만에 쓰러졌다. 그제야 임수환은 알게 되었다. 김예훈 옆에 이런 고수가 있으니 전의 3대 장병도 순식간에 죽은 것이다. 눈앞의 이 사람은 확실히 강했다. 임수환은 이 사람이 앞으로 무신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생각은 임수환의 머릿속에서 잠깐 스쳐 지나갔을 뿐이다. 두 사람은 현재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박인철이 무신이 될 자격이 있다고 해도, 혹은 그가 진짜 무신이라고 해도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다. “당신이 강한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내 뒤에는 만 오천 명이 있어. 얼마나 죽일 수 있을 것 같나?”임수환은 차가운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사람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가장 강한 무신이라고 해도 얼마나 죽일 수 있겠는가. 이때 갑자기 방여가 걸어 나와 미소 지으며 얘기했다.“어르신, 제가 나서겠습니다.”사람들의 시선이 방여에게로 집중되었다. 임수환의 부하인 제1장병이 현재 하얀 옷을 입고 바람을 맞으며 서 있었다.그의 눈빛은 마치 야수처럼 번뜩이며 빛을 내뿜고 있었다. 매우 흥분하고 격동한 기분인 것 같았다. 쿵. 무서울 정도로 무거운 기운이 그의 주변에서 쏟아졌다. 지금은 발아래의 낙엽과 먼지마저 그 진동에 밀려 나갔다. 심지어 어디선가 비릿한 피 냄새가 풍겨왔다.다들 전설 속의 죽음의 신이 다시 돌아왔다는 것을 알았다. 전쟁터에서 살아있는 죽음의 신으로 불리는 그는 이미 10여 년 동안 싸워보지 않았다.하지만 그의 실력은 나날이 늘고 있었다.제1장병은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실력으로 올라간 자리였다. 방여는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뎠다. 동작은 매우 느렸지만 한 발자국에 수십 미터를 건너뛰었다.
조직의 사람들이 언제 이런 상황을 겪어본 적이 있겠는가!그들은 모두 표정이 굳은 채 이 사람들을 보고 있었다.너무도 갑작스럽게, 신비롭게 나타난 사람들이니 보통내기가 아닐 것이다.“용의 부대? 그게 어때서?”임수환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나도 특종 부대 출신이라는 것을 잊은 건가? 이 사람들이 다 장병이라고 해도 다 죽일 수 있다. 다 덤벼라! 우리는 만 오천 명이다. 저 20명이 두려운가? 숫자로 밀어붙여라!”조직의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다가 바로 차갑게 웃음을 흘렸다. 임수환의 말이 맞았다. 고작 20명뿐이니 그들을 다 죽일 수는 없다. “덤벼!”조직의 사람들도 같이 달려 나갔다. 20명의 용의 부대 사람들이 손의 무기들을 동시에 사용했다. 쿵쿵쿵 시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김예훈에게 가까이하는 사람들은 바로 무기들에 몸이 분리되었다. 게다가 사면팔방에서 군복을 입은 군대가 몰려왔다. 이 군대의 군복에는 해룡이 그려져 있었다.바로 원경훈이 직접 통솔하는 해룡 부대였다. 그들이 나서기 전에 원경훈이 이미 명령을 내렸었다.어떤 일이 있어도 그 사람들이 총사령관에 가까이하게 하지 말라고. 이 임무는 해룡부대에게 쉬운 일이었다. 어느새 비명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덩치가 큰 사람들도 하나둘씩 바닥에 쓰러져 고통에 몸부림치고 있었다.조직의 사람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부대의 사람과는 차이가 엄청났다.하늘과 땅 차이였다....무덤 주변은 매우 혼란스러웠다. 곳곳에서 신음이 들려왔다.제일 중요한 건 박인철과 방여 두 사람이었다. 박인철과 방여, 두 사람의 10미터 이내에는 아무도 없었다. 쿵.미소를 짓던 방여가 발을 구르자마자 그림자도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달려왔다. 마치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운동선수처럼 속도와 순발력이 장난이 아니었다. 푹. 그리고 핏빛의 비수가 방여의 손에 나타났다. 방여는 그대로 비수를 앞으로 꽂았다. 이때 비수가 빛나며 앞으로 향했다. 만약 박인철이 이 비수를 맞는다면 아무리
말을 끝낸 박인철이 검을 뽑아 들었다. 챙. 검이 흰빛을 뿜어내더니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방여의 얼굴은 순식간에 구겨졌다. 그리고 손의 비수를 몸 앞으로 휘둘렀다. 쿵.두 사람의 무기가 부딪쳤다. 그리고 바로 방여가 먼저 날아가 커다란 바위에 부딪혔다. 바위는 그대로 깨졌고 방여는 입가에 피를 흘렸다.그가 일어나려는 순간, 박인철이 그의 앞으로 다가왔다.쿵. 그리고 군화로 바로 방여의 가슴을 밟았다. “쿨럭.”방여는 반항하고 싶었지만 박인철이 그를 더욱 짓누르자 입가에 피가 더욱 많이 고여 점점 경련을 일으켰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1장병 방여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믿기 힘든 표정으로 숨을 거두었다. 전쟁에서 죽음의 신이라고 불리던 그가 그렇게 빨리, 그렇게 쉽게, 그렇게 비참하게 죽을 줄은 몰랐을 것이다. 진정한 고수 앞에서, 그는 아무것도 아니었다.놀랍다. 임수환과 다른 임씨 가문 사람들도 이 장면을 보고 놀라서 굳어버렸다. 방여는 전설급의 장병이었다. 하지만 그가 반항할 시간도 없이 죽었다니. 그럼 박인철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가늠도 되지 않았다. 이때 임수환은 왜 김세자가 경기도의 일인자인지 알 것 같았다. 이런 고수가 곁에 있으니 일인자가 될 자격이 충분했다. 만약 임수환에게 이런 부하가 있었다면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세력은 리카 제국의 여러 구역을 뒤덮을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서, 임수환의 사람들도 빠른 속도로 함락되고 있었다. 김예훈을 향해 돌진한 사람들은 10미터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고 다 쓰러졌다.시체가 계속해서 쏟아졌지만 김예훈의 10미터 반경 안에는 여전히 깨끗했다. 시체는 물론이고 핏자국도 없었다. 그러자 임수환의 사람들은 완전히 멘탈이 붕괴되었다.스무 명의 용의 부대 사람들 앞에서 그들은 무기를 들 용기도 없이 그저 도망가는 것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해룡 부대와 싸우고 있자 그제야 알았다. 그들이 진짜 고수를 만났다는 것을.해룡 부대의 군인들은 손에 아무
“실패다! 우리가 졌어!”“끝났어. 우리는 이제 끝장이야.”“어르신,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이 장면을 본 임씨 가문 방계들은 바로 절망에 빠졌다. 게다가 조직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부하가 죽어 나가는 모습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고 사면팔방에서 다가오는 해룡 부대의 군인을 보니 더욱 무서워졌다. 용의 부대는 20명 밖에 없었다. 해룡 부대도 500명 정도였다.고작 520명의 사람들이 만 오천 명을 해치우다니! 얼마나 강한 사람들인가! 임수환은 지금 절망에 빠져버렸다. 이때 무덤의 뒷산에서 갑자기 무장을 한 부대가 나타났다. 그들의 우두머리는 혼혈이었는데 얼굴이 임수환과 비슷하게 닮았다. 그는 바로 리카 제국 독사 부대에서 현재 지위가 가장 높은, 독사 부대 무신으로 불리는 임용국이었다. 임용국은 리카 제국 세자 후보자 중 하나였는데 그는 한국의 곳곳에 숨어서 리카 제국 독사 부대를 이끌고 한국의 일을 방해하고 다녔다. 이번에는 계획대로 무덤의 뒷산에 숨어있다가 임수환이 명령하면 등장하려고 했다. 하지만 임수환이 지고 있는 모습을 본 임용국은 참지 못하고 사람을 데리고 등장한 것이었다. 임수환은 갑자기 등장한 임용국에 놀랐지만 빠른 판단력으로 결단을 내리고 얘기했다. “용국아, 우리를 데리고 떠나라, 얼른! 날 데리고 떠난다면 앞으로 널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의 세자로 만들어 준다고 약속하마!”“드디어 메인 요리가 등장했네.”김예훈은 임용국이 나타난 것을 보고 흥미진진하다는 듯 웃었다.용의 부대를 데려오고, 해룡 부대를 데려온 이유가 고작 조직의 양아치들을 잡으려고 한 것이 아니었다. 몇 년간 한국에 숨어있는 리카 제국의 군대를 한 방에 잡는 것, 이게 바로 가장 큰 목표였다. 리카 제국 임씨 가문 덕분에 리카 제국이 한국에 심어놓은 군대들을 찾을 수 있었다. 그래서 김예훈은 매우 만족스러워했다. 이때 아직 나서지 않은 김예훈이 앞으로 나와 임수환의 앞에 있는 임용국 옆에 섰다. 그리고 웃으
김예훈의 말을 들은 임용국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그런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김예훈이 처음부터 그들을 끌어내려고 이런 수작을 부렸다는 것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임용국이 이를 갈면서 얘기했다.“김세자, 넌 나를 건드릴 수 없어! 네가 나를 건드린다면 리카 제국 국방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거야! 네가 한국 국방부를 대표해 리카 제국 국방부와 싸울 생각이냐?! 그게 아니라면 이 결과는 네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네가 원하지 않아도 넌 오늘 우리를 보내줘야 해!”김예훈은 그저 웃었다. 그의 웃음소리가 점점 커졌다. 그러더니 그가 담담하게 얘기했다. “재미있네. 내가 퇴역하고 나니 버러지 같은 게 와서 날 교육하려고 드네. 원경훈, 이리 와서 알려줘라. 내가 한국 국방부를 대표해서 싸울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그러자 해룡 부대의 사람들이 양쪽으로 갈라졌다. 뒤에는 무장을 한 원경훈이 걸어 나왔다.원경훈이 등장한 순간, 임수환, 임용국 그리고 임씨 가문의 방계들과 독사 부대의 사람까지 모두 표정을 구겼다.원경훈이라니. 경기도 국방부의 일인자이자 총지휘관 원경훈이 아닌가!그가 김예훈 앞에서 부하처럼 행동하고 있었다.그럼 도대체 김예훈의 정체는 무엇인가!너무나도 놀라웠다.임수환을 포함한 사람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임용국은 독사 부대의 무신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것에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독사 부대의 군인들도 무서운 인상을 하고 있었지만 순식간에 변한 분위기를 느끼며 이상함을 감지했다.원경훈은 공손하게 김예훈을 향해 경례를 한 후 차가운 시선으로 임용국을 바라보며 얘기했다.“임용국, 지금 기회를 한번 주지. 독사 부대와 같이 투항하면 내가 경기도 국방부를 대표해서 너희를 살려주겠다. 하지만 전부 법정에 서서 심문을 받아야 한다. 리카 제국 국방부는 한국 국방부가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말해야 할 거야!”“내가 투항하지 않으면?!”임용국이 이를 악물고 물었다
쾅.임용국의 무기도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였다.총사령관? 김예훈이 총사령관이라니?!그는 한국을 대표해서 전쟁을 일으킬 자격이 충분했다!만약 이 일이 리카 제국 국방부에 알려지면 그 장관이 바로 임용국의 머리를 베어서 총사령관에게 사과의 의미로 줄 수도 있다는 것을, 임용국은 알고 있었다. 현재 그는 후회가 몰려왔다. 머리가 아파서 그대로 바보처럼 서 있었다. 임수환은 이미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쓰러져 말도 제대로 잇지 못했다.“총사령관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총사령관님이신 줄 몰랐어요! 알았다면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도 한국에 오지 않았을 겁니다...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정말 죽고 싶지 않습니다.”김예훈은 임수환을 차갑게 내려보며 담담하게 얘기했다.“네가 살아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한국인으로서 리카 제국 국적을 가지고 리카 제국의 개가 되었잖아! 일을 할 때도 리카 제국의 이익을 생각하고 한국은 생각도 하지 않았지. 오히려 적으로 생각하다니. 너희 리카 제국 임씨 가문은 나라를 배신하고 가족도 버렸으니 천륜을 버린 것과 같다. 그런데 내가 널 살려줄 것 같아?”임수환은 그대로 절망에 빠졌다. 분노와 복수심은 사라진 지 오래전이었다. 지금은 그저 공포심밖에 남지 않았다. 바로 죽음에 대한 공포심이었다.그는 어렸을 때부터 자기가 한국계 리카 제국인이라는 것이 실망스러웠다. 자기도 백인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 때문에 그는 리카 제국 독사 부대에 들어서도 전쟁터에서 한국을 무찌르고 다녔다. 그렇게 신임을 얻어 리카 제국 국방부의 유일한 한국계 소장이 되었다. 임수환은 그가 이미 왕의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했다. 백인들도 그를 우러러보는 사람이 되었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이번에 한국에 와서 임재훈의 복수를 할 뿐만 아니라 리카 제국의 이익을 위해서 성남의 시장을 먼저 열어 한국 시장을 먹어 치우려는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비즈니스 업계부터 시작해 한국을 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