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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7화

정민아의 낯빛은 조금 어두웠다. 그녀는 노점상을 하면서 이서재같이 더러운 사람을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 주임님, 이 스타킹은 좀 안될 것 같습니다.”

“그러게요!”

이서재는 부하 앞에서 여러 번 정민아에 관해 얘기했다.

안 봐도 비디오였다. 정민아가 자기를 해고한 것에 불만이 많아 계속 정민아를 싫어했을 것이다.

이때 김예훈이 뒤에서 걸어와 미간을 찌푸리고 이서재를 쳐다보았다.

정민아가 노점상을 하는 데에 즐거워하고 있어서 말리지 않았는데 어디서 이런 자식이 나타나 기분을 잡치게 하는 것인지. 김예훈은 짜증이 치밀어올랐다.

김예훈의 눈빛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그저 눈빛뿐이었지만 이서재는 목덜미가 시린 것 같았다.

김예훈의 등장에 정민아가 오히려 놀라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예훈아, 이런 사람은 상관하지 않아도 괜찮아. 우리는 돈을 벌려고 나온 거니까 태도가 좋아야 해.”

그녀는 김예훈이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두를까 봐 걱정하고 있었다.

이제 정민아는 백운 그룹의 대표도 아니었다. 김예훈이 주먹질을 해서 사람을 다치게 해서 경찰서에 가면 그때는 방법이 없었다.

김예훈은 정민아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네 말대로 할게.”

그리고는 이서재를 슥 쳐다보고 차갑게 대답했다.

“우리는 너 같은 손님한테 물건 안 팝니다. 꺼지세요.”

김예훈의 말에 이서재의 표정이 구겨졌다.

그는 김예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갑자기 피식 웃고는 말했다.

“이게 바로 소문으로만 듣던 정 대표님의 데릴 남편이죠?”

“남한테 빌붙어 사는 걸 가장 잘한다는, 정 대표랑 결혼한 지 3년 동안 아무것도 못 해 줬다면서요?”

“지금 정 대표 회사도 남의 손에 들어갔으니, 정 대표가 노점상이라도 해서 먹여 살려야죠.”

“빌붙어 사는 능력은 인정해 줘야 한다니까요.”

“그 능력으로 책이라도 쓰는 거 어때요, 내가 한 권 정도는 꼭 사주죠.”

그 말에 주위는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서재의 부하 중 한 명이 김예훈을 훑어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 주임님, 빌붙어 사는 주제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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