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 너 돌았니? 파리 형님이 모시는 분이 누군지 알고서 그러는 거야? 그분이 와서 사과하면 네가 감히 그걸 받을 수나 있을 것 같아?”“그분은 조직의 진정한 보스야. 원하는 거 다 하고 사시는 분인데 그분이 너한테 고개를 숙이길 원하는 거야?”“넌 일개 노점상의 데릴사위야. 네가 뭐라도 된다고 생각해? 네가 가당키나 해?”...이서재와 주위 사람이 김예훈에게 손가락질하며 욕을 퍼부었다. 이들은 김예훈처럼 사리 분별을 못하는 녀석은 살면서 처음 본 듯했다.더욱 초조해진 정민아는 발을 동동거릴 뿐이다.‘조직의 보스보고 나한테 사과하라고? 김예훈은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거야? 죽고 싶어서 환장한 거야?’정민아는 달달 떨리는 손으로 휴대 전화를 들고 임무경과 임영운한테 각각 문자를 보냈다.정민아는 정말로 도움받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자존심 버리고 임씨 가문에 도움을 청하지 않으면 김예훈이 정말 파리 형님한테 맞아 죽을 까봐 겁이 났다.파리 형님은 김예훈이 자기의 보스를 데리고 와 직접 손발을 부러뜨리고 거기에 저 계집애한테 사과하라는 말을 듣자 정말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파리 형님은 욕설을 퍼부으며 앞으로 걸어와 김예훈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퍽그러자 곧바로 김예훈이 반격하며 파리 형님 얼굴로 주먹을 날려 버렸다.팍그리고 김예훈의 다리가 파리 형님의 아랫배를 강타했다.“아...”방금까지 기세등등하던 파리 형님이 지금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내며 아픔을 토하며 그대로 김예훈 앞으로 쓰러졌다.팍김예훈은 또 이은희의 뺨을 내리쳐 쓰러뜨렸다.빠르게 두 사람이 김예훈 앞에 무릎 꿇게 됐다.이 모든 장면을 본 사람들은 얼어붙었다.이 데릴사위는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직접 파리 형님과 그의 여자친구를 때려눕히다니?“이 새끼야! 너 미쳤어? 감히 우리 보스를 때려? 너 그냥 오늘 죽자!”“얘들아 가자!”뒤로 열댓 명 되는 양아치들이 한 손에 쇠 파이프를 들고 소리 지르며 달려와 머리를 향해 내리쳤다.그러
김예훈의 오만하기 짝이 없는 모습에 파리 형님은 피범벅이 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새끼야. 넌 죽었어! 우리 보스가 오면 넌 제사상이나 준비하면 돼! 너뿐만 아니라 네 부인도 같이 내가 절대 안 놔줄 거야!”김예훈은 아무 말 하지 않고 바로 쇠 파이프를 들어 파리 형님 얼굴을 가격했다.팍파리 형님의 치아가 그대로 튕겨 나왔고 귀를 찌르는 비명이 들려왔다.파리 형님은 원망 가득한 눈초리로 김예훈을 노려봤다.파리 형님은 협박하고 싶었지만, 김예훈이 또 때릴까 봐 아무 말 하지 못했다.주위 사람들은 이를 보고 김예훈은 정말로 살아서 나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이 일은 어쩌면 손발만 부러뜨려서는 끝이 안 날 수도 있다.정민아는 김예훈이 이렇게 충동적인 사람인지 처음 봐 놀라 울음을 터뜨렸다.임씨 가문이 나선다 해도 어쩌면 일을 무마시키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이때 정민아는 김예훈의 손을 잡고 말했다.“여보, 우리 빨리 가자. 우리 그냥 성남시를 떠나서 남해로 돌아가자.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자! 난 너와 함께라면 저 땅끝마을도 갈 수 있어!”김예훈은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왜 도망가? 아까 보니까 다들 잘잘못을 따지던데 이 일은 우리가 잘못한 게 아니잖아. 물론 저들이 우리한테 사과하는 걸 기다려야 하기도 하고! 지금 도망가면 우리 인내심이 부족하다고 광고하는 거잖아.”정민아는 김예훈의 저 아무렇지도 않다는 모습을 보고 갑자기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조금 뒤 정민아는 한숨을 내쉬며 그저 문자를 보고 임씨 가문이 빠르게 손 써줄 것을 기다렸다.임씨 가문에서,임무경은 문자를 한번 보더니 실소하며 말했다.“김예훈 머리에 문제없지? 노점상 하나 하러 갔다가 소사부를 건드려?”임영운은 옆에서 고개를 들어 말했다.“아버지, 소사부가 조직의 그 분이죠?”“맞아. 네가 말한 사람이 맞다.”임영운은 잠시 고민하고 말했다.“아버지, 이 집안은 일을 너무 잘 벌여요. 오늘은 소사부고 내일은 또 누구랑 일이 터질지 이제는 감도 안 잡
몇 분 지나지도 않았는데 보행로에 몇 대의 봉고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빠르게 튀어나왔다.이 장면을 본 파리 형님은 삼엄한 표정을 지었다.이서재 같은 사람들조차도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빠르게 많은 사람이 나타났다.이 사람들은 모두 검은 양복을 입었지만, 웅장한 체구를 보니 조직 사람들이었다.그리고 맨 앞에 있는 사람은 삼베옷을 입은 중년 남성으로 딱 봐도 비상해 보였다.그가 바로 성남시 조직에서 유명한 보스 소사부다.소사부와 조직 사람들은 사람들 무리 앞으로 왔다. 그리고 김예훈 앞에 무릎 꿇고 있는 파리 형님을 보고 모두 놀라 표정이 변했다.“보스, 저 좀 살려주세요! 이 녀석이 감히 저를 때렸어요! 이건 보스를 능욕하는 것입니다!”파리 형님은 구세주를 보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소사부는 그대로 김예훈 앞으로 달려가서 말했다.“괜찮으시죠?”다른 부하들은 모두 손을 뒤로 하고 감히 파리 형님을 보러 갈 용기도 없었다. 그러고는 공포에 질린 표정을 하고 김예훈을 바라봤다.“아무 일 없으시면 됐습니다. 방금 전화를 받았을 때 제가 얼마나 놀란 줄 아십니까?”소사부의 이마는 땀으로 범벅되어 있었다.이때 소사부는 감히 김예훈을 건드린 파리 형님을 죽이고 싶었다.소사부는 당시에 만약 자신이 빠르게 무릎을 꿇지 않았다면 지금 이미 죽었을지도 모르는 그때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지금 이 어린 동생도 이미 성남시 조직의 우두머리인데 그렇다면 저분의 정체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 지위가 어떻게 되는지 상상도 안 간다!’소사부의 공손한 태도를 보고 모든 사람이 놀라 굳었다.“보스, 다친 사람은 접니다!”파리 형님은 참지 못하고 곧 울 지경이었다.자기의 보스가 왔는데 자기를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해주고 오히려 김예훈 눈치만 보고 있다.“저는 아무 일 없는데 제 부인의 가판대가 다 엎어졌습니다.”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보니 더러워져서 절대로 다시 팔 수 없어 보였다.소사부
지금 파리 형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김예훈을 바라보는 시선이 제각각이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정민아조차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정민아가 임씨 가문에 도움을 요청한 건 맞지만, ‘임씨 가문이 이렇게 대단했었나? 전화 한 통으로 소사부를 벌벌 떨게 한다고?’그러나 임씨 가문은 경기도 경찰계를 통솔하니 조직의 천적이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김예훈은 분명 이 사실을 알고 저렇게 떵떵대는 것이다.이때 밖에서 또 다른 무리가 왔고 맨 앞에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오정범이었다.“저... 저분은 경기도 조직의 새로 오신 우두머리인 오정범이야!”“맞아. 그분이 맞아! 왜 오신 거지?”오늘 이 작은 일로 이렇게 거물을 건드리게 된 것에 모두 충격을 받았다.오정번은 다른 사람들은 안중에도 없는 채 빠르게 김예훈 앞으로 달려가 말했다.“김 씨 어르신, 아무 일 없으시죠? 아까 전화 받고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눈에 뵈는 게 없어도 그렇지 어떻게 어르신을 건드릴 수 있는지, 돌아가서 반드시 다시 교육하겠습니다!”“윽”모두 피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일개 데릴사위인 이 녀석 한 방이면 끝날 것처럼 보였는데, 경기도 조직의 우두머리인 오정범도 그에게 굽신거리다니.망했다!죽고 싶다!모두 김예훈의 정체를 예측할 수도 없었다.“이건 누굴 건들고 말고의 일이 아니에요! 일반 시민들이 작인 장사를 하는 건 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데, 이 조직 사람들이 매일 와서 괴롭히고, 남자들은 때리고 여자들은 희롱하고! 이게 말이 된다고나 생각하세요?”김예훈의 말을 듣고 오정범은 놀라 온몸을 벌벌 떨었다.총사령관이 화가 난 게 분명하다.오정범은 곧바로 소사부의 뺨을 내리치며 말했다.“소사부, 이게 무슨 일이야! 조직이 바뀌어야 한다고, 보호비 받고 남자 때리고 여자 희롱하고 이런 일 절대 하면 안 된다고 회의 때 똑똑히 말했잖아! 내 말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거야?”팍!소사부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연신 고개를 박
두 사람은 한걸음에 김예훈 앞으로 달려왔다.양정국은 김예훈이 아무 일 없는 것을 보고 다행스러운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여운기는 김예훈을 향해 경례했다.이 장면을 본 모든 사람은 얼어붙었다.도대체 김예훈 정체가 뭐야?모든 보스와 높은 사람들이 이렇게 예를 표하다니!특히 일인자 양정국도!이분이 나왔다는 건 이 데릴사위의 권력이 하늘과도 같다는 거잖아!순간 모두 김예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고 공포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봤다.조금 전만 해도 다들 김예훈을 돈 없고 권력 없는 데릴사위로 봤는데 지금 한순간에 정체를 숨길 정도의 거물이 됐다.정민아의 충격은 극치에 달했다.‘임씨 가문이 나를 위해 이렇게까지 한다고?’소사부도 오정범까지도 심지어는 여운기까지도 이해가 가지만, 성남시 일인자인 양정국까지 발 벗고 나선다고?정민아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이를 물어보기도 쉽지 않았다.“김 씨 어르신, 괜찮으시죠?”양정국이 예를 갖추며 물었다.경례한 여운기는 이마에 땀이 범벅이 된 채 말했다.“김 씨 어르신, 제 관할 구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면목이 없습니다. 제가 반드시 어르신께서 만족할 만한 조처를 하겠습니다.”“저 사람들을 빨리 데려가시고 앞으로 이곳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는 얘기가 안 들리게 해주세요.”김예훈은 차갑게 말했다.이 말이 끝나자, 모든 시선이 소사부를 향했다.소사부는 온몸을 벌벌 떨며 빠르게 말했다.“김 씨 어르신, 앞으로 절대로 이런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파리 형님, 이 버릇 없는 녀석은 앞으로 누워서만 생활할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이 말을 듣자, 파리 형님의 눈앞이 깜깜해지고 그대로 쓰러졌다.주위에 있던 조직 우두머리들과 높은 사람들이 전부 이은희를 담담하게 쳐다보자, 이은희는 허겁지겁 머리를 피가 날 때까지 바닥에 박기 시작했다.이서재와 부하들도 곧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다들 온몸을 벌벌 떨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모두 이제 끝이라는 것을 직감
임씨 가문 연회장.“장모님, 장인어른,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다급하게 부르신 거예요?”김예훈이 물었다.“나도 잘은 모르겠는데, 오늘 아침부터 임씨 가문에서 연락해 와서 중대 발표를 할 게 있대. 내 생각에 백운 그룹의 지분 일부를 우리에게 돌려주려는 거 아닐까?”임은숙은 기대의 찬 얼굴을 하고 있었다.“맞아! 그래도 임씨 가문이 당신 친정인데 우리가 굶어 죽는 꼴은 보지 못할 거야!”정군도 기대에 부풀었다.요 며칠 정군은 앞으로 뭐 먹고 살아야 하나 걱정하며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그런데 오늘 희망이 보이다니!정민아는 김예훈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여보, 오늘 기회를 보고 삼촌한테 감사의 인사 전해. 내 생각에 다들 우리가 노점상 하는 걸 알아차리고 마음이 쓰여서 이런 기회를 주는 것 같아.”정민아는 임씨 가문에 조금이라도 기대하는 모양이다.그래도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처럼 가족이니까!정민아는 임씨 가문이 자기들에게 못되게 굴 거라 믿지 않았다!그러나 임씨 가문의 본성을 아는 김예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지분을 양도하는 이런 좋은 일을, 임씨가문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도대체 어떤 일을 하려는 지는 아무도 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옥희가 임씨 가문을 이끌고 뒤에서 쭉 걸어왔다.그들 외에 양복을 입고 구두를 신은 기자들도 있었다. 분명 임씨 가문이 데리고 온 사람들이다.그리고 정민아 가족을 본 임무경과 다른 가족들은 모두 입가에 냉소가 가득했다.정민아 가족은 이를 보고 의아했다. 그러나 상황상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곧이어 임옥희는 상석에 앉았고 다른 임씨 가문도 지위에 따라 자리에 앉았다.그러나 임옥희는 정민아 가족에게 앉으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임무경은 살짝 웃으며 기자를 보고 말했다.“진 기자님, 장비와 녹음기 전부 준비됐나요?”“지금부터 전부 녹음할 것이니 시작해도 좋습니다.”진 기자가 진지하게 말했다.임무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그럼, 잘 부탁드립니다.”그러고는 임옥희를
임은숙은 그래도 엄마인데 어떻게 자기에게 이런 말을 하는지 전혀 못 믿겠다는 표정으로 임옥희를 쳐다봤다.이 말을 하려고 기자까지 불렀다고?이건 임은숙 가족에게 살 구멍을 주지 않는 것이다!정군은 너무 놀라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번 일의 결과는 어쩌면 일가족이 다 밖에 나앉아야 할 만큼 심각할 수도 있다.정민아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외할머니와 삼촌이 시가 2조 4백억 원이나 되는 자기 지분을 가져갔는데 지금은 또 자기 가족들의 앞길을 차단해 버렸다.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에는 외신도 있어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게 된다는 것이다.이는 오늘부터 임씨 가문은 정민아 일가의 뒷배가 아니라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알리는 일이다.“외할머니, 삼촌, 왜 그러세요? 어젯밤에 우리 도와주셨잖아요. 왜 오늘은 또 이렇게 하시는 거예요?”정민아는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입을 열었다.임무경은 뭔가 이상했지만,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 어쨌든 큰 어르신께서 이미 말씀하셨으니 그런 줄 알아라! 너희 가족 앞으로 잘 처신해야 할 거야. 오늘부터 우리 제일의 명문 가문인 임씨 가문은 더 이상 몰락한 너희 가족과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까! 앞으로 일이 생겨도 우리 임씨 가문을 물고 늘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어디선가 마주치더라도 서로 모른 척하면서 지나가길 바란다! 다 끝났으니 어서 나가!”임무경은 매정하게 쏘아붙였다.“우리 임씨 가문에서 나가!”“우리는 너희 필요 없어!”“맞아. 임은숙, 넌 이미 정군한테 시집갔잖아. 그러면 성도 바꿔. 어차피 임씨 성을 가질 자격도 없잖아!”임씨 가문 사람들이 큰 소리로 웃으면서 매정하게 말했다.온몸이 덜덜 떨린 정민아는 이전에 자기가 일군 사업을 배은망덕하고 염치없는 녀석들한테 줬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아니다. 그런 사람들한테 줬으면 지금보다는 훨씬 결과가 좋았을 수도 있다.이 임씨 가문은 배은망덕하고 염치없는 녀석들보다 더 심각한 사람들이다!정군과 임은숙은 다리가 후들거렸다. 둘은
김예훈이 일어나 입을 열자, 모든 임씨 가문 사람이 냉소를 지으며 야유를 퍼부었다.그들은 정민아 가족도 눈여겨보지 않는데 일개 데릴사위인 김예훈은 말할 것도 없었다.“임씨 가문 큰 어르신, 그리고 임무경 삼촌, 오늘 일로 인해서 평생 후회할 거라고 하면 믿으시겠어요? 제일의 명문 가문이요? 저는 앞으로 명문 가문이라는 명예도 못 가질까 봐 걱정되네요!”김예훈이 웃으며 입을 열었다.“건방진 것! 감히 우리 제일의 명문 가문인 임씨 가문을 능욕해? 배은망덕한 녀석!”임무경이 차갑게 소리쳤다.“우리 임씨 가문이 후회했으면 좋겠어?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지금 정민아의 모든 지분이 우리 임씨 가문 손에 있는 거 몰라? 우리 임씨 가문은 권력도 재산도 모두 빠지는 게 없는데 우리가 왜 후회해?”“네가 데릴사위 하는 쓸모없는 놈이라 우리 임씨 가문이 얼마나 힘이 센지 모르는구나?”임씨 가문 사람들이 차갑게 쏘아붙였다. 그들 눈에 지금, 이 순간에 입을 여는 김예훈이 멍청해 보였다.“닥쳐!”이때 정신을 차린 임은숙은 소리친 후 몸을 일으켜 세워 임옥희를 노려봤다.”“엄마, 이거 하나 물어보자. 우리 가족이 임씨 가문에 죄지은 거 있어? 엄마가 우리와 연을 끊겠다고 할 정도로 우리가 뭐 잘못한 거 있어? 내가 죽더라도 알고서 죽자!”정군도 천천히 말했다.“큰 어르신, 우리가 임씨 가문에 아무 기여도 안 했지만, 이런 대우를 받을 정도는 아니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가 기여는 안 했어도 임씨 가문 때문에 고생은 했잖아요!”정민아는 더 세게 말했다.“큰 어르신, 지분 달라고 해서 드렸잖아요! 그걸로 모자라요?”정민아 가족이 죽어도 여기서 할 말은 하고 죽으려는 모습을 본 임옥희와 임무경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음을 뿜었다.임옥희는 더 이상 말하기도 귀찮아 정민아 가족보고 나가라고 손을 흔들었다.임무경은 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 이전에 내가 임씨 가문을 대표해서 백운 그룹의 지분을 양도하라고 너희한테 얘기했었
“류서우, 우리 회장님한테 무례하면 안 되지.”장현준이 말했다.김예훈과 동하임을 발견했을 때 멈칫하더니 곧바로 이 두 사람을 알아보았다.비록 첫 만남이었지만 용현성을 응원하러 오는 것이었기에 김예훈의 자료를 미리 확인했었다.장현준은 배시시 웃으면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류서우, 이분은 전설 속의 김예훈 회장이라고 해. 경기도 김 세자라고도 불리는데 신분이 어마어마할 정도라니까. 이런 분은 집법 부대에서 감히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고.”장현준이 류서우를 꾸짖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 비난의 뜻은 없고 오히려 비꼬는 듯했다.김예훈의 신분을 알고는 있었지만 별로 존중의 뜻은 없었다.진주 사람이 봤을 때 경기도 김세자든 부산 용문당 회장이든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도 않았다.진주에서는 바짝 엎드려 다녀야 한다고 생각했다.이번에 상대해야 할 사람이 눈앞에 서있는 사람인 것을 확인한 용현성은 자연스레 시선을 김예훈에게 돌렸다.류서우의 눈물겨운 호소를 듣고, 사진도 보고, 자료도 확인했지만, 실물을 보니 평범하디 평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옷차림이나 분위기, 모두 다 평범했다.김현민과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였다.용현성은 김예훈이 류서우 앞에서 어떻게 타케이 가문을 죽였는지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다.이때 용현성이 담담하게 말했다.“류서우, 얼른 우리 김예훈 회장에게 사과해. 이따 시작되기도 전에 회장님이 홧김에 너를 죽여도 난 너를 지켜줄 수 없어.”“하긴, 김 회장님이 막무가내의 사람이라 당주님 앞에서 살인과 방화를 저지르는 것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죠.”류서우는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저 류서우, 회장님께 사과를 드릴게요. 죄송해요.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부디 저를 죽이지 말아주세요. 저 죽기 싫어요.”말 속에 가시가 있고, 비꼬는 말투를 보니 전혀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류서우의 말에 집법 부대 제자들도 김예훈을 흘겨보았다.‘이 모양 이 꼴을 하고서 왜 억울한 표정을 짓고 있지? 정말 염치가 없
김예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영국 황실에서 일했다고요? 황실 공주도 제 앞에서 체면을 세우지 못하는데 하인 주제에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고 꼰대 짓을 하다니. 저는 절대 체면을 세워주지 않을 거예요.”김예훈은 말을 마치고 먼저 앞으로 걸어갔다.이 둘은 곧 엘리베이터를 타고 제일 꼭대기에 있는 공중 화원에 도착했다.150평 정도 되는 이곳에는 사방이 푸르른 식물로 둘러싸여 있었다.가장 가운데는 60평 정도의 회의실이 있었는데 벽에는 유명한 화가가 그린 그림도 걸려있었고, 주위에는 온통 고급 목재로 만들어진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었다.우아하게 꾸며진 이곳은 꽤 정교하여 보기 드문 곳이었다.하지만 그렇게 정교하던 회의실이 지금은 엉망이었다.비싼 소파와 테이블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바닥에는 유리 조각들도 널려있었다.그 중심에는 두 명의 노인이 앉아있었다.한 명은 삼베옷을 입고, 수염과 머리가 하얗고, 네모난 얼굴에 위엄이 가득한 용현성이었다.다른 한 명은 외국인으로 턱시도를 입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었다. 살짝 술에 취한 것 같은데 그래도 기품은 좋았다.이 사람은 바로 총독을 하기도 하고 영국 황실에서 일했던 장현준이었다.그들의 뒤에는 열몇 명의 사람이 서 있었는데 가장 앞에 서있는 사람은 류서우였다.보아하니 모두 집법 부대의 사람들인 것 같았다.하나같이 태도가 거만하고 콧대가 높은 것이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었다.특히 류서우는 용현성이 뒤를 봐주자, 모든 사람을 무시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런 제기랄. 김예훈이랑 동하임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야.”이때 누군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장현준은 동씨 가문 하인인 줄 알고 욕설을 퍼부었다.“우리가 누군지 모르는 거야? 우리를 십몇 분이나 기다리게 해놓고,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아나 봐.”장현준은 진주 1인자 포스를 풍기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질문했다.“동씨 가문 사람들은 예의를 모르나? 그리고 김예훈이라는 놈은 자기 분수도 모르나 봐. 내가 오는 줄 알았으면 미리 와서 기다렸어야
김예훈이 놀라며 말했다.“대한민국 전국 10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용씨 가문의 사람이라고요?”동하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좀 복잡하다는 거예요. 용씨 성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용문당 당주님과 같은 연배라 심지어 당주님이 형이라고 부른다고 했어요.”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재밌네요. 당주님의 형님이 집법 부대 부당주님이라니. 관계가 복잡하긴 하네요.”“그런데 류서우 씨가 그분을 총알받이로 이용하려고 하고 있어요. 제가 집법 부대의 체면을 세워줄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 평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깃발부터 내려고 소란을 멈춰야 했지만 순진한 사람이더라고요. 용현성 같은 사람이 짓밟을 수 있었다면 저는 이미 몇 번이고 죽었을 거예요.”김예훈이 무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했다.“보아하니 류서우 씨 아직 수준이 낮은 것 같네요. 용문당 류씨 가문도 별거 없네요.”동하임이 한숨을 내쉬었다.“말은 이렇게 해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거예요. 류서우 씨는 무시해도 용현성 씨는 젊은 시절에 진주를 휩쓸고 다니면서 인맥이 아주 넓거든요. 용문당 권력자들도 깍듯이 대할 정도라니까요.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도 겸손한 것 같아 보여도 진주·밀양 지리적 위치 때문에 그러는 거예요. 용현성 씨가 체면을 차리지 않고 진주·밀양 용문당 수장의 인력을 직접 끌어와서 도련님을 상대하는 것도 아주 복잡한 일이에요.”동하임은 계속해서 말했다.“그런데 도련님께서는 안심하셔도 돼요. 저희 동씨 가문은 어떻게든 도련님 편에 서 있을 거니까요.”김예훈은 고개를 돌리며 웃었다.“하임 씨, 걱정하지 마세요. 삼촌인 저만 믿으세요.”동하임은 흰자를 뒤집긴 해도 그의 자신감에 정신이 황홀해지는 느낌이었다.유럽 여자들은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는데 동하임도 반쯤 유럽인이라 그런 모습을 갖추고 있었다.하지만 이전에 김예훈의 자료를 본 적 있는데 이미 그에게 아내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늘 감정에 있어서 적극적이던 동하임은 아쉬울 따름이다.‘이런 사람은 김현민도
저녁 8시, 진주 시내 중심에 있는 한 건물.동씨 가문의 이 건물은 매년 임대료만 해도 엄청났다.건물 꼭대기에는 공중 화원도 있었는데 사계절 푸르른 이곳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이곳은 동씨 가문의 에너지가 가장 강한 곳이었기에 갑작스러운 만남 장소를 이곳으로 정했다.상대방이 어떤 수단을 쓰든, 이 자리에서 얼굴을 붉히든 제대로 맞설 자신이 있었다.세단을 타고 건물에 도착한 김예훈은 무심하게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비록 밤이었지만 도로에는 차도 그렇고 사람도 많이 다녔다.김예훈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웃었다.“하임 씨, 여기가 풍수지리가 좋아 재물을 모으기 딱 좋은 곳이네요!”“이런 누추한 곳을 좋게 봐줘서 감사해요. 저희 동씨 가문은 여기서 겨우 생계를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검은 드레스를 입고있는 동하임은 지나가기만 해도 수많은 남자의 시선을 끌었다.이들은 하나같이 얼굴이 빨개져서 짐승처럼 덮칠 것만 같았다.하지만 동하임 주위의 만만찮은 기세에 이들은 마음을 완전히 꺾어버렸다.동하임이 공손하게 김예훈을 위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도련님, 가시죠. 류서우 씨 일행과 8시에 만나기로 했어요. 지각해도 상관없으니까 서두를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쇼핑을 좋아하시면 아래층에 있는 면세점에 가서 한 바퀴 돌아도 되고요.”동하임은 자연스럽게 김예훈의 팔짱을 감싸고 연약한 여인의 모습을 하면서 건물로 들어갔다.이에 많은 동씨 가문 자제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우리 아가씨가 언제부터 이렇게 공손하고 부드러운 사람이었던 거지?’“면세점은 됐어요. 쇼핑을 별로 안 좋아해서요.”김예훈은 건물로 들어가면서 호기심 가득한 말투로 물었다.“류서우 씨도 오는 거예요? 제 앞에 나타날 용기는 있대요?”“못 올 이유가 뭐가 있겠어요.”동하임은 콧방귀를 뀌었다.“도련님께서 하루 종일 쉬는 동안 류서우 씨가 용문당 내세우면서 얼마나 많은 일을 처리했는데요. 김현민도 만나고, 집법 부대 부당주님도 모셔 왔잖아요. 무슨 꿍꿍이인지는 만나
김예훈은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했는데 이미 저녁 6시였다.휴식하고 싶어서 무음 모드로 해놓은 바람에 오늘 오후 동하임의 전화를 열몇 통이나 받지 못했다. 직접 찾아온 걸 보니 급한 일이 있는 듯했다.동하림이 호텔 주소를 찾아낸 것도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동하임의 신분과 능력으로 김예훈 하나 찾지 못한다면 동씨 가문도 진주에서 살아남을 이유가 없었다.김예훈은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문을 열었다.동하임은 어느샌가 검은색 샤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여전히 단발머리였지만 이 드레스는 마침 날씬하고 섹시한 이국적인 매력을 잘 드러내고 있었다.이 모습에 김예훈조차도 눈앞이 밝아지는 느낌에 속으로 감탄했다.“하임 씨, 마침 룸서비스를 시켜볼까, 했는데 같이 식사하실래요?”김예훈은 몇 가지 음식을 주문해서 먹으면서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무슨 일인데요?”동하임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도련님, 하루 종일 주무시느라 며칠이 지났는지도 모르죠? 오늘 아침에 용문당 부당주님이 집법 부대를 이끌고 찾아왔어요. 진주 지위가 특별한 것 때문에 오늘 오후에 부당주님께서 김예훈 도련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공식적으로 진주 기관에 요청을 보내왔어요.”김예훈이 흥미롭게 말했다.“제가 용문당 회장인데 저한테 직접 연락하지 않고 동씨 가문에 연락했다고요? 재밌네요. 동씨 가문에 자기 정체성을 알고, 누구의 편에 서야 하는지 말해주려는 거예요?”동하임은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용전, 용문당, 용의 부대, 용연옥에도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냈으니 가볍게 여길 일이 아닌 거죠. 이 각도에서 보면 저희 동씨 가문을 완전히 배제하려는 것 같아요. 이 서신으로 이미 용문당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으니까요.”“용문당의 의지요?”김예훈은 피식 웃더니 용인주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신호가 없는지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부재중 음성뿐이었다.김예훈의 행동에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저한테 전해달라고 하던데 용문당 당주님이 지금 무송에서 폐관 수련 중이니 찾을
류서우 등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김예훈이 항복하거나, 끝까지 저항하거나, 더 대단한 사람을 불러와 집법 부대와 맞설 줄 알았는데 이런 결말을 맞이할 줄 몰랐다.집법 부대가 이 상황을 휘어잡고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나오키의 목숨을 살려서 이 증인들을 데리고 간다면 어떻게든 김예훈을 죽여버릴 방법이 많았다.그런데 김예훈이 이 증인들을 직접 황천길로 보내버릴 줄 몰랐다.증인이 없으면 김예훈의 죄를 증명할 수 없고, 또 그를 감옥에 보낼 수도 없으며 그를 회장 자리에서 끌어내릴 핑계도 없었다.김예훈의 이 한 수에 현장에 있던 용문당 집법 부대 자제들은 넋을 잃고 말았다.이 순간 바람이 불어오자, 류서우를 포함한 사람들은 온몸에 식은땀이 났다.김예훈의 실력을 봐서는 이들을 죽이려고 해도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김예훈은 앞으로 다가 진세은을 발로 걷어차 넘어뜨리고는 웃으면서 말했다.“진세은, 타케이 일가가 지은 죄가 두려워 알아서 복부를 찌른 모습을 보았지? 나의 증인이 되어줄 건가?”진세은은 힘겹게 침을 삼키며 웃고 있는 김예훈을 쳐다보았다.“증인 할게.”“타케이 가문은 홍성파에서 직접 초대한 귀한 손님인데... 홍성파의 귀한 따님께서 타케이 가문이 자살했다는 사실을 증명해 주시면 그 죄목들은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거지?”김예훈은 앞으로 다가가 류서우의 얼굴을 가볍게 툭툭 쳤다.“용문당 회장이 법을 어기지만 않았다면 집법 부대 제자보다는 위치가 높은 거 아니겠어?”김예훈의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에 류서우는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어떻게 하실 건데요?”“어떻게 할 거냐고?”김예훈은 피식 웃고 말았다.“용문당 집법 부대 사람들인데 내가 뭘 어떻게 하겠어. 이따 시체를 잘 치우고 바닥을 깨끗이 닦으면 오늘 일은 그냥 넘어가 줄게. 이깟 일도 처리하지 못하면 교훈을 주기 위해 손쓸 수밖에 없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손쓰지 않게 해주길 바라.”김예훈이 태연하게 떠나는 모습을 보던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는 느낌
류서우의 편파적인 말투를 들은 나오키가 말했다.“류서우 씨, 제가 증언해 드릴게요. 저 자식이 바로 제 아들딸을 죽이고 한일 관계를 파괴한 놈이에요. 그리고 여기 쓰러져있는 일본인들도 전부 다 저 자식이 죽였어요. 살인마나 다름없는데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해요! 저런 사람이 죽지 않으면 한일 관계도 다시 호전될 수 없다고요.”나오키는 일본의 신성한 사무라이 정신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어쩌면 비열한 것이 본모습이라 사무라이 정신은 그저 보여주기식일지도 몰랐다.남들이 믿기를 바라지만 자신은 절대 믿지 않는 그런 거짓말처럼 말이다.나오키의 진심 어린 호소에 류서우가 웃으면서 말했다.“나오키 씨,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집법 부대에서는 법에 따라 이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할 거예요. 자기 사람도 다스리지 못한다면 용문당은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겠죠.”류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았다.“김 회장님, 정말로 반항할 준비가 되셨어요?”김예훈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피식 웃었다.“반항? 만약 시비를 가리지 않고, 선과 악도 구분하지 못해 악당을 도와주는 것이 집법 부대의 스타일이라면 반드시 반항해야 하겠는데?”“이런 젠장! 어디서 이런 무례한 말을 하는 거예요! 용문당 집법 부대를 모욕한 죄로 더 큰 벌을 받아야 할 거예요!”류서우는 뒷짐을 쥔채 거만하게 김예훈을 쳐다보고 있었다.“지금 아셔야 할 것은 당신은 이미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는 거예요. 규칙이든 법도든 하나도 빠짐없이 위반했다고요! 그런데도 저희가 나서지 않으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갈 것 같아요?”‘하찮은 회장 주제에 공손하게 대하는 것도 모자라 오히려 도전장을 내밀어?’류서우의 마음속에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과거의 회장들은 류서우를 보면 바로 굽신거렸는데 처음 보는 태도에 더욱 분노를 샀다.이 순간, 류서우는 허리춤에서 활을 꺼내 김예훈의 머리를 겨냥하면서 차갑게 말했다.“손 머리 위로, 무릎 꿇으세요!”“정말 구제 불능이네.”김예훈은 한숨을
류서우는 김예훈에게 삿대질하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가 집법 부대를 대표해서 알려드리는데 무기를 내려놓고 나오키 씨한테 용서를 비세요. 그리고 저희 집법 부대에서 회장님을 어떻게 처리할지 기다려 주세요. 다시 마음대로 행동했다간 체면이고 뭐고 바로 체포할 거예요. 어차피 나오토 씨도 죽이고 세이이치로 씨도 죽인 건 사실이잖아요. 증거가 확실하고 사실도 명백하니 당신을 죽여봤자 아무런 소용도 없을 것 같아요.”이때, 류서우의 손짓하나에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들이 활을 꺼내 김예훈을 겨냥했다.김예훈은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뒤돌아 류서우를 아래위로 훑어보았다.마치 자신을 싫어하는 듯 공격성이 강했다.하지만 집법 부대라는 말에 김예훈은 조금이나마 그녀가 이해되기도 했다.부산 용문당 회장이 된 이후로 많은 사람의 이익을 해쳤기 때문이다.그리고 지난번 만남에서 집법 부대를 짓밟아버렸는데 그런 그들이 자신에게 호감을 느끼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짓밟힌 상황에서도 류서우가 이렇게 대담하게 찾아온 것을 보면 신분이 심상치 않거나 용문당 몇몇 장로들의 후손일 가능성이 컸다.일반적인 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면 김예훈 앞에서 아마 기침도 하지 못했다.이때 김예훈이 담담한 표정으로 류서우를 쳐다보면서 말했다.“나오토는 내가 죽인 게 아니야. 확실한 증거도 있고, 증인과 물증도 충분한데 어떻게 내가 죄를 지었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 거야? 세이이치로는 내가 나오토를 죽이지 않은 걸 알면서도 그 핑계로 나를 공격하려고 했고, 나는 그저 정방 방위했을 뿐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래? 나오키도 복수심에 불타서 고수들을 조직해 나를 포위하려고 했고, 이 많은 사람이 나 하나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것도 내 잘못이야? 루미코 역시 의사로 가장해 나를 암살하려고 했어. 타케이 가문에서 자꾸만 나를 괴롭히고 죽이려고 해서 나는 그저 나 자신을 보호하려고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고. 집법 부대 제자 입장에서는 내가 무모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해? 넌 도대체 한국인이야? 아니면 일본인이야?
랜드크루저가 마당을 뚫고 들어온 순간, 누군가 차 문을 발로 걷어차면서 스무 명이 넘는 젊은 남녀가 동시에 차에서 내렸다.허리춤에 검을 차고 있는 이들은 하나같이 거만하고 차가운 표정이었다.그중 앞장선 사마은 키가 거의 1미터 70이 넘는 긴 생머리 미녀였다.그림처럼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있는 그녀는 세상 모든 사람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그녀는 왼손에 태블릿을 쥐고 김예훈을 힐끔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김 회장님, 무단으로 부산을 떠나 진주에 와서 살인 방화를 저지르다뇨! 저 류서우는 정말 회장님께서 뻔뻔한 사람은 처음 보네요. 제 발로 찾아왔으니 절대 이만 갈 생각하지 마세요. 죽고 싶지 않으면 무기를 내려놓고 무릎부터 꿇으세요. 그러면 목숨만은 구제해 줄게요.”김예훈은 이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담담하게 말했다.“너희들 누구야?”“용문당 집법 부대인데요?”아주 깔끔한 대답이었다.“저희 당주님께서는 회장님이 부산 용문당의 안위를 무시하고 일본 손님을 도발했다는 신고를 받게 되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진주에까지 와서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진주 기관은 당신 같은 사람을 용납할 수 없어요! 저희 용문당에서도 용납할 수 없고요!”“그래?”김예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용문당 4대 장로님이 지켜주는 집법 부대? 글쎄 왜 이렇게 거만하게 행동하는가 했네.”김예훈은 용인주의 체면을 봐서 부산 용문당 회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아니면 당주를 하라고 해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용문당 집법 부대 제자라도 해도 그의 앞에서 잘난 척할 자격이 없었다.“마침 잘 왔어. 내가 이따 나오키를 죽이면 바닥을 깨끗이 청소하고 현장 정리 잘해. 아무리 그래도 진주 호텔인데 사람이 죽으면 너무 불길하잖아.”김예훈을 차가운 말을 내뱉으면서 나오키를 죽일 준비를 하고 있었다.결국 뿌리를 뽑아버리는 것이 오늘 밤 그의 목적이었다.“김 회장님!”류서우는 결국 분노하고 말았다.“지금 누구와 이야기하고 있는지 알기나 하세요? 저희 집법 부대는 당주님과 회장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