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 임무경은 공손히 말했다.“원 총지휘관님, 어디로 모셔다드리면 될까요?”“프리미엄 가든으로 가주세요.”원경훈이 말했다.임무경은 당연히 프리미엄 가든으로 갈 줄 알고 있었다. 프리미엄 가든은 성남시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단지다.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면 엄청나게 대단한 인물이기 때문에 설령 퇴역했다 해도 가장 고급스러운 단지가 지위와 걸맞다.원경훈은 말을 끝내고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원경훈이 경기도에서 보직을 맡을 수 있던 건 분명 김예훈의 추천 덕분이다.당시 국방부 장관이 김예훈에게 9대 국방부 총지휘관 자리를 부탁했으나 김예훈은 완곡하게 거절했다.그렇게 양측의 대화가 오고 가는 상황에서 김예훈이 아무 생각 없이 한마디를 한 것이다.“원경훈 나쁘지 않아.”그렇게 이번 국방부 직무가 조정됐고 원경훈이 벼락출세하게 된 것이다.이에 대해 원경훈은 감지덕지한 마음을 품고 있다.총사령관이 복무 중일 당시 상사와 부하들을 잘 챙겼었다. 지금 국방부를 떠났다 해도 김예훈은 여전히 국방부 사람들을 위해 애쓴다.원경훈이 이번에 일찍 들어온 이유도 김예훈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또 총사령관이 자신을 기억하길 바라고 온 것이다.한편 프리미엄 가든에서는 임영운이 몇십 명의 형사들을 데리고 들어오고 있었다.이들이 들어올 때 형사증을 들이미니 단지의 전문 경호원들도 감히 막지 못했다.정민아는 마침 막 성남시에 온 육해연과 프리미엄 가든에서 산책하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임영운이 형사들을 데리고 온 걸 봤을 때 정민아는 깜짝 놀랐다.임영운의 정체를 안 이후 육해연은 필사적으로 정민아를 막았다.“민아야, 절대로 나서지 마. 이번에 온 사람들 대부분이 어제 일 때문에 온 경찰서 사람들이야! 어쩌면 김예훈이 경찰서로 잡혀갈지도 모르는데 제발 넌 개입하지 마. 만약 네가 끼어들면 누가 널 구해주러 와?”육해연의 말을 듣고 나서야 정민아는 안정을 찾았다.그러나 정민아는 불안한 마음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임은숙과 정군은 경찰서 사람들이 온
화를 참지 못한 임영운의 손이 나가려고 할 때 원경훈을 태운 임무경의 차가 프리미엄 가든에 도착했다.단지 문 앞에서 내린 원경훈이 웃으며 말했다.“임 회장님, 감사했습니다. 하지만 총사령관님의 정체는 일급비밀이기 때문에 여기서 그만 돌아가 주셔야겠습니다.”“좋습니다. 어쨌든 나중에 임명식에서 존엄하신 총사령관님을 뵐 수 있으니까요.”임무경은 애초에 사람을 시켜 원경훈의 뒤를 밟으라 할 수 없기에 깍듯이 대답했다.가든 안에 두 사람은 결국 모두 국방부 우두머리기 때문에 임씨 가문이 미움을 사면 안 된다.그러나 임무경 역시 빠르게 발걸음을 돌리지 않고 명령을 내렸다.“관계자 외에는 출입하지 못하게 하고 다들 멀리 떨어져서 지키고 있어. 이따 원 총지휘관님이 나오시면 집으로 모셔다드리고.”한편, 김예훈 집 문 앞.임영운은 싸늘한 눈빛으로 김예훈을 쳐다보며 말했다.“당신 같은 애송이는 애초에 내가 상대할 가치조차 없어요! 하지만 김예훈 씨는 사리 분별도 못할 뿐만 아니라 계속 우리 임씨 가문을 도발하고 있어요! 우리가 친척 사이라는 걸 감안해서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고 정민아랑 이혼하면 이번 일은 눈감아 줄 수도 있습니다!”차갑게 임영운을 쳐다보던 김예훈이 갑자기 앞으로 걸어와 손을 올려 뺨을 날렸다.팍!선명한 소리의 임영운은 전혀 반응한 틈조차 없이 멍해졌다.주위에 있던 형사들을 포함에서 모든 사람이 깜짝 놀라 두 눈만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임영운은 경찰계 격투기 챔피언이다. 워낙 몸이 날렵해 평소에 일대 십으로 싸워도 끄떡없었다. 그런데 웬걸 오늘, 이 데릴사위가 날린 걸 못 피하다니?’임영운은 한참이 지나서야 자신이 맞았다는 사실을 자각했다!임영운의 지위를 생각하면 그 누구도 감히 덤빌 수 없다.그런데 지금 측근 부하직원들 앞에서 다른 사람한테 한 대 맞다니?심지어 일개 데릴사위한테!“건방진 녀석! 감히 우리 성남시 경찰서의 삼 인자를 때려?”“너 이거 경찰을 공격하는 거야! 넌 이제 끝이야.”
원경훈이 올 줄 몰랐던 김예훈은 매우 의아한 듯 쳐다봤다.원경훈은 당도 부대에 있던 기간이 길지 않았고 실력으로 유명한 게 아니라 전략 세우기와 전술로 유명했다.그렇다 해도 당도 부대의 모든 사람은 전부 장병 출신으로 당도 부대 밖에서는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그 실력이 차원이 달랐다.임영운이 경찰계 격투기 챔피언인지 뭔지 하더라도 원경훈과의 실력 차는 형용할 만한 단어도 없다.그러나 지금 상황을 보면 임영운의 운은 정말로 좋았다.만약 원경훈이 중요한 순간에 임영운이 날린 주먹을 막지 않았더라면 임영운은 지금 이미 기절해 사경을 헤매고 있었을지도 모른다.“건방진 것들! 너희 제복을 보니 경찰서 사람들이지? 경찰서 사람들이 이렇게 마음대로 일반인을 때려? 법의 어긋나는 일인 걸 알면서도 법을 어겼으니, 이건 가중 처벌이야!”경기도 기관에서 공무를 이렇게 난장판으로 집행하고 있었을 줄은, 심지어 경찰서 사람들이 이러고 있을 줄을 상상도 못 한 원경훈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총지휘관님이 높은 분인 건 알고 있지만 지금 우리 경찰서에서 업무 중인 거 안 보이십니까? 공무집행방해가 얼마나 큰 죄인지 아십니까?”임영운은 노발대발하며 몸에 지니고 있던 총기를 집어 안전장치를 풀고 원경훈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이 행동의 원경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총기를 자기 멋대로 아무 상황에서나 겨누는 모습을 본 원경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지금 앞에 있는 사람이 내로라하는 당도 부대 총사령관이라 이렇게 화가 나는 게 아니다. 일반인한테도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쏴봐. 어디 한번 쏴봐! 이 대낮에 감히 이런 짓을 해? 한국 법이 우스워?”원경훈은 차갑게 말했다.임영운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제가 못 할 것 같습니까? 제가 경기도 경찰계를 꽉 잡고 있어요. 그 말이 뭔지 모르세요? 제 말이 곧 법이라는 겁니다! 저는 지금 당신과 김예훈, 이 녀석이 한 패인지 아닌지 의심되는데요? 둘 다 당장 경찰서로 끌고 가야겠습니다. 만약 거부하시면 저는 현장에서 사살할
“네?”이 말을 듣자 놀라움을 금치 못한 임영운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쳤다.임영운을 따라온 형사들도 모두 이 상황에 미칠 것 같아 몸서리가 났다.‘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갑자기 튀어나와 그저 정의감이 불타오르는 행인인 줄 알았는데 경기도 국방부의 이번 일인자라고? 이... 이... 이게 무슨 자살행위야!’임영운은 방금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른 건 줄 알게 돼 온몸을 벌벌 떨었다.임씨 가문이 명문 가문인 것은 맞다.하지만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는 실권 중에서도 거물급 인사이다.임씨 가문은 이 책임을 절대로 감당할 수가 없다.지금 가장 큰 문제는 방금 임영운은 자기 입으로 자기 말이 곧 경기도의 법이라고 한 것이다.임영운은 이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그것도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그리고 이 잘못은 어쩌면 경기도에서 임씨 가문을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임영운과 임무경읜 관계를 알게 된 원경훈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된 일이군요. 임씨 가문이 곧 경기도의 법이었군요! 임 회장님께서 직접 저를 데려다주시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아들이랑 같이 저를 죽이려고 했던 거였나요? 간이 정말 크시네요!”원경훈이 뱉은 말을 듣자, 임무경은 오금이 저렸다.국방부 일인자를 죽인다?죄명은 말할 것도 없이 악랄하다.순간 임무경은 재빨리 달려와 말했다.“총지휘관님! 오해입니다! 전부 오해입니다! 저와 아들은 공무를 집행하고 있던 것뿐인데 어쩌다 총지휘관님을 마주치게 된 것뿐입니다. 절대로 절대로 마음에 담아 두시지 마십시오! 제가 이 녀석한테 빨리 사죄하라고 하겠습니다.”“공무 집행 중이었고요? 네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한 가지만 말해보자면 그쪽들은 공무를 이런 식으로 집행합니까? 어떻게 된 일인지 하나도 빠짐없이 저한테 말해보세요!”원경훈이 차갑게 말했다.“그게...”임무경과 임영운은 설명하기 쉽지 않아 서로를 쳐다봤다.왜냐하면 이 일에는 임씨 가문의 이익이 포함되어 있어 원경훈이 제대로 수사한
“당사자가 한 말 못 들었어?”원경훈이 한기를 내뿜으며 말했다.화가 난 임영운은 이를 꽉 깨물었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이며 말했다.“김예훈, 미안해. 앞으로 절대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할게.”임영운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바닥에 박은 모습을 보고 김예훈은 주머니에서 지폐 몇 장을 꺼내 임영운 면전 앞에 던지고 웃으며 말했다.“착하네. 앞으로 조금 더 일찍 꿇으면 용돈 더 많이 챙겨 줄게.”“너!”화가 머리끝까지 난 임영운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임영운은 김예훈이 지금 일부러 이러는 걸 알고 있다.그러나 원경훈 앞에서 절대로 화를 낼 수가 없다.임영운의 태도를 보고 원경훈은 만족해하며 말했다.“이제 나가. 이번 일은 내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게. 근데 임무경 씨, 당신과 저의 교류는 여기까지만 하죠.:원경훈은 임씨 가문의 체면을 최대한 챙겨줬다고 생각했다.만약 다른 곳에서 총사령관님을 귀찮게 한 놈들이 있다면 원경훈은 벌써 다 죽였을 것이다.그러나 지금은 지위가 총지휘관이어서 그렇게 하지 못한다.“아...”임무경은 얼굴이 일그러졌다. 어렵사리 원경훈의 뒤에 올라탔기 때문에 가만히만 있었으면 총지휘관 라인을 탈 수 있었는데 일이 이 지경이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럼 임씨 가문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원경훈 총지휘관님 염려 놓으세요. 이 불효 자식은 제가 엄하게 다시 교육하겠습니다. 다음번에 다시 뵙겠습니다!”임무경은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임씨 가문이 전부 나가고 나서야 원경훈은 다시 김예훈에게 예를 갖춰 인사한 후 말했다.“부하 원경훈, 총사령관님을 뵙습니다!”김예훈은 원경훈을 위아래로 훑은 후 웃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난 이미 퇴역했는데 뭘. 넌 곧 경기도 국방부 총지휘관이 될 몸이니 앞으로 날 봐도 이렇게 하지 마. 앞길에 영향받아.”원경훈은 진지하게 말했다.“만약 총사령관님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습니다. 총사령관님께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김예훈
이때 정민아가 무언가 생각이 나 말했다.“김예훈. 아까 임씨 가문이 형사들을 데리고 오지 않았어? 임씨 가문이 너 괴롭힌 거 아냐?”김예훈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걔네가 뭔데 나를 괴롭혀? 임영운이 떠날 때 나한테 머리 숙여 사과까지 하고 갔어”정민아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예훈아. 아직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떡해. 만약 이 말이 밖으로 퍼지기라도 하면 너만 힘들어져! 난 정말 네가 아무 일도 없었으면 좋겠어.”김예훈은 진지하게 말했다.“여보. 나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못 믿겠으면 원경훈한테 물어봐. 방금 원경훈이 두 눈으로 다 봤어.”원경훈은 옆에서 듣고 말했다.“사모님, 제가 아까 그 자리에 있었고 임무경 씨와도 조금 말다툼이 있었어요. 그리고 임씨 가문이 정말 진지하게 사과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갔어요.”정민아는 이상했다. 솔직히 말하면 김예훈 친구인 원경훈을 그렇게 믿지 않았다. 하지만 바로 앞에 있어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다.육해연은 이런 것까지 신경 쓰지 않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원 씨, 임씨 가문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요? 경기도 삼 인자예요! 원 씨는 지위가 어떻게 되시는데 임씨 가문과 말다툼을 해요? 그들이 원 씨 말을 듣기나 했어요?”원경훈은 웃으며 말했다.“근데 정말 제 말을 듣고 반박도 못 한 게 사실인 걸 어떡해요.”웃음이 사라진 육해연은 말했다.“반박도 못 했다고요? 당신이 무슨 경기도 일인자라도 되는 줄 아세요?”원경훈이 담담하게 말했다.“제가 비록 경기도 일인자는 아니지만 비슷하긴 합니다.”육해연은 하나도 믿지 않으며 원경훈을 바보 바라보듯 쳐다봤다.김예훈이 허풍을 잘 떠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 친구도 보통의 허풍쟁이가 아니었다.정말로 둘 다 한통속이었다!이때 정민아는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로열 가든 그룹 쪽에 전화를 걸었다.조금 뒤 의아한 듯 정민아는 말했다.“해연아, 로열 가든 그룹 쪽에서 더 이상 김예훈한테 책임을 물지 않을 거래. 그리
“맞습니다. 제 추측이 틀리지 않다면 원경훈 총지휘관의 상사인 살아있는 전설, 당도 부대의 총사령관님도 프리미엄 가든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원경훈 총지휘관님은 계속 프리미엄 가든을 드나들 것입니다. 만약 그분에게 우리 임씨 가문이 계속 김예훈을 찾아간다면 원경훈 총지휘관님이 화내실 수도 있습니다. 경기도 국방부 일인자이자 총지휘관에게 절대로 임씨 가문이 밉보이면 안 됩니다!”임무경은 진지했다.그저 김예훈, 이 쓸모없는 녀석이 이렇게 좋은 일을 겪어 운이 좋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들어보니 김예훈은 세를 살고 있는데 전설 속의 인물인 총사령관과 같은 단지에 살고 있으니 임씨 가문 운이 더럽게 안 좋았던 것뿐이었다.임씨 가문 큰 어르신인 임옥희는 잠시 생각을 한 뒤 천천히 말했다.“그래. 작은 일을 참지 못하면 큰일도 전부 망치게 돼. 네 말이 다 맞다. 지금은 그 녀석 때문에 우리 임씨 가문의 큰일을 그르칠 수 없어! 그럼 이렇게 하자. 사람을 시켜 프리미엄 가든 소유주들 리스트를 뽑아 조사해 봐. 누가 가장 총사령관일 가능성이 높은지 확인하고, 확실해지면 임씨 가문이 어떻게든 가까워지면 돼!”임무경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때 가슴을 부여잡으며 임영운이 빠르게 말했다.“할머니, 아버지, 절대로 안 됩니다. 원경훈 총지휘관이 이렇게 무서운 분이면 전설 속의 인물인 총사령관님은 더욱이 어려운 분일 겁니다. 거기에 그의 정체는 일급 기밀이니 분명히 여러 대비책을 취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가 그분의 정체를 파헤치다가 걸리게 되면 그 후폭풍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심지어 저희 임씨 가문이 멸망할 수도 있습니다.”임영운이 말을 듣고 임옥희와 임무경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했다.왜냐하면 임영운의 말이 일리가 있기 때문이다.“당도 부대 사람들은 모두 장병이라는 전설이 있습니다. 더구나 당도 부대 총사령관님은 걸어 다니는 전설이자 살아있는 신이십니다. 절대로 함부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조금 더 준비하고
임무경의 표정이 일그러졌다.임옥희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당일에 똑같은 생각을 품은 사람들이 분명 많이 올 것이다.바로 가까이 있는 하정민과 공문철도 10대 명문 가문 출신으로 절대로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단순히 지위와 배경만 생각하면 임효는 서울 하씨 가문과 대구 공씨 가문의 딸들을 이길 수 없다.임영운은 옆에서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버지, 사실 저희가 조금 더 대범하게 행동하면 기회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당일에 동생이 먼저 총사령관님께 안겨 총사령관님의 애를 가지면, 설령 동생과 결혼하지 않아도 저희는 총사령관님의 핏줄을 가질 수 있습니다!”임무경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런데 그렇게 되면 우리 임씨 가문의 명성이 떨어지잖아!”임영운이 차갑게 말했다.“아버지, 그런 사소한 일들을 일일이 다 신경 쓰면 큰일을 얻지 못합니다! 만약 이번 일이 성공하면 아버지는 앞으로 장관 중 한 분이 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 앞길을 막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우리 임씨 가문이 꽃길만 걸을 수 있습니다! 이런 큰일들이 우리 앞에 있는데 명성 따위가 뭐가 중요합니다. 그걸로 먹고 살 수도 없는데!”임옥희도 동의하며 말했다.“좋은 방법이야. 영운아 너 정말 똑똑한 아이였구나. 어서 임효한테 전화해서 지금부터 먹는 거 가려 먹으면서 임신 준비하라 해. 우리 계획은 반드시 한 번에 성공하자!”임씨 가문도 준비 중이고 나씨 가문과 윤씨 가문도 전부 준비 중이다.왜냐하면 이번 일은 성남시 전체에서 가장 큰일이다. 바로 국방부 일인자의 교대 의식이기 때문이다.이번 교대 의식에서 원경훈 총지휘관과 당도 부대 총사령관의 등에 없는 자가 바로 경기도의 변화하는 정세 속에서 통제권을 잡는 자가 된다.그리고 진주 이씨 가문 쪽 이장우도 각종 최고급 축하 선물을 준비 중이다.총사령관의 라인을 탈 수 있는 것은 이씨 가문 내에서 이장우의 세력을 굳힐 수 있어 이장우에게도 중요한 기회다.그렇지 않으면 이장우는 어쩌면 김병욱한테 철저히 밟혀 이
가까워진 남윤지의 얼굴을 보던 추문성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손을 부들부들 떨었다.추문성은 그녀를 때리지 않으려고 꾹 참고 있었다.쨕!추문성이 공격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남윤지가 다시 한번 추문성의 다른 한쪽 뺨을 때렸다.“쓸모없는 자식. 여자한테 맞고도 반격할 용기도 없는 멍청한 자식. 이러고도 체면을 지켜달라고? 체면이라고 있는 거야?”이순간 남윤지는 추문성을 극도로 경멸했다.‘진주·밀양 도련님 중의 한 명으로서 나한테 손대지도 못하는데 잘나면 얼마나 잘났을까? 그냥 죽기를 기다릴 수밖에.’얼굴을 감싸고 있는 추문성의 입가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얼마나 처참한지 이보다도 더 처참할 수가 없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이 장면을 보고 모두 박장대소를 지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술잔을 부딪치며 좋은 구경을 하고 있었고, 어떤 사람은 이 장면을 기록하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부잣집 도련님이 쩔쩔매는 모습이 온라인에 퍼진다면 절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다.동하임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남윤지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동하임은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어쩔 수가 없었다.남윤지와 맹승현의 막무가내를 봤을 때 가끔은 능력과 인맥이 그렇게 유용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실력이야말로 진정으로 믿을 구석이었다.지금 이 순간 남윤지의 실력이 추문성보다 강하기 때문에 추문성이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심지어 말도 하지 못했다.“농담도 심하시네요. 남윤지 씨는 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남씨 가문의 따님이자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사람인데 제가 아무리 겁 없는 사람이라도 남윤지 씨를 어떻게 모욕하겠어요. 하지만 그래도 제 체면을 지켜주셨으면 바람이네요.”추문성의 눈빛은 차가웠고, 이 순간 그는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으며 오히려 얼굴에 남은 손자국을 문질렀다.“저는 오늘 화해를 구하러 온 것이지 남윤지 씨가 두려워서 이러는 거 아니에요. 가끔 어떤 일은 크게 만들 필요가 없지 않을까요? 문제가 커져봤자 모두에게 좋지 않잖
날카로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피하지 못한 추문성은 제대로 뺨을 맞았다.얼굴에 빨간 손자국이 나 있는 그 모습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이때 추문성이 소리를 질렀다.“남윤지 씨!”바로 이때 사면팔방에서 남씨 가문의 경호원이 열몇 명 달려왔다.이들은 하나같이 총을 들고 추문성의 이마를 겨냥하고 있었다.그가 조금이라도 경솔한 행동을 한다면 주저 없이 방아쇠를 당길 기세였다.김예훈과 동하임은 사람무리와 동떨어지고 말았다.“제 이름이 함부로 불러도 되는 이름인 줄 알았어요? 부를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시냐고요.”남윤지는 한껏 싫증난 표정이었다.“추씨 가문은 그저 1류 가문에 불과하면서 누나가 진주·밀양 용전 전주 자리를 꿰차면 우리 앞에서 체면이 세워질 거로 생각하셨어요? 허씨 가문의 힘을 빌려 이 자리까지 온 거 잊었어요? 예전에는 허씨 가문에 빌붙어 살더니 이제는 김예훈 씨한테 의지하려는 거예요? 정말 자존심도 없어요? 제가 말해주는데 옛정만 아니었다면 바로 총으로 쏴 죽였을 거예요. 어디서 체면을 지켜달라고 말하는 거예요. 그럴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하세요?”남윤지는 어제 김예훈에게 뺨을 맞고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오늘 남지훈과 함께 판을 짜놓은 것도 김예훈을 이곳까지 불러내서 기회를 틈타 죽여버리기 위함이었다.그런데 김예훈은커녕 추문성이 찾아와서 떠들 줄 몰랐다.이로 인해 남윤지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이미지만 아니었다면 직접 총으로 추문성을 쏴 죽였을 것이다.동하임이 옆에서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남윤지, 말로 해결해요. 다 이 바닥 사람들인데 추문성 도련님도...”“무슨 할 얘기가 있다고 그러세요?”남윤지는 싫증난 표정으로 웨이터가 건넨 따뜻한 수건으로 손을 닦았다.아까 추문성의 뺨을 때린 것이 자기 손을 더럽혔다고 느낀 모양이다.그녀는 수건을 추문성의 얼굴에 던져버린 후 냉랭하게 말했다.“저를 건드려 놓고 협박하러 오셨어요? 이러고 무슨 화해 한다고. 추문성 씨,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 아니면 누가 이럴
“화해? 화해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맹승현은 차가운 눈빛으로 추문성을 바라보며 조롱하는 표정으로 지었다. 그러면서 수류탄 하나를 꺼내 테이블 위에 던졌다.“이걸 먹어버리면 내가 윤지 씨를 대신해 이른바 화해를 받아줄게!”맹승현의 행동을 지켜보던 김예훈은 그의 허리춤에 걸려있는 또 다른 수류탄들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그는 흑아프리카에서 돌아온 사람답게 수시로 이런 물건을 지니고 있었다.‘사고로 자신은 물론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죽일까 두렵지도 않은가?’다른 사람들도 수류탄을 보고 하나같이 표정이 어두워지고 말았다.몇몇 아름다운 여성들은 심지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 맹승현에게 잘보이려고 애쓰고 있었다.이런 살상 무기를 가지고있는 남자는 무섭기도 하지만 무한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결국 여자들은 항상 강한 남자에게 복종하기 마련이었다.추문성은 맹승현을 무시한 채 남윤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분명 화해하러 왔다고 말씀드렸어요. 강서연 씨를 납치해 갔다고 들었는데 제 체면을 봐서라도 풀어주시죠.”“강서연 씨요? 강씨 가문 강서연 씨?”남윤지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손발이 다 있는 사람이 왜 저한테 있다고 말씀하세요? 그것도 모자라 납치한 걸 풀어달라고요? 추문성 도련님,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죠.”“남윤지 씨, 제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실 텐데요.”추문성은 그녀에게 많은 배려를 하지 않았다.“고서희 씨가 저희 손에 있는데 당연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수밖에 없는거 아니겠어요?”남윤지의 눈빛은 차가워지고 말았다.“고서희가 당신들 손에 잡혔던 거예요? 글쎄 오랫동안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았던 거네요.”김예훈은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남윤지의 말로부터 그녀가 바로 이번 사건의 주동자 중의 한 명임을 알수 있었다.그리고 강서연도 옥루 회관에 있는 것이 틀림없었다.양측의 대화를 듣고 있던 맹승현은 갑자기 일어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면서 큰소리쳤다.“추문성, 감히 옥루 회관의 사람을 잡아? 반 시간만 더 줄 테니
“게다가 추문성 도련님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을 장악하고 있잖아요. 추씨 가문이 지금 진주·밀양에서 지위가 얼마나 높은데요. 추문성 도련님을 건드린 대가가 무엇인지 생각이나 해보셨어요? 만약에 정말 겁도 없이 죽였다가 누님이 진주·밀양 용전 사람들을 데려와서 저희 옥루 회관을 더럽히면 어쩌려고요.”남윤지는 애가 타는 표정으로 말했다.“그리고 추문성 도련님이 오늘 화해할 겸 사과하러 왔다는데 왜 총을 꺼내 들고 무릎부터 꿇게 만들어요. 이래서 어떻게 화해한단 말이에요.”남윤지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지만 말투는 차갑기 그지없었다.분명 어제 일어난 일은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모양이었다.추문성이 김예훈의 사람이라면 그를 밟아 죽이는 것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물론 추문성을 밟아 죽이기 전에 그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싶었다.“그래요. 윤지 씨 체면을 봐서라도 오늘 밤은 죽이지 않을게요.”이때 맹승현의 손짓 하나에 웨이터가 공손하게 샴페인을 한잔 가져왔다.맹승현은 샴페인 잔을 들고 추문성의 머리에 부으면서 냉랭하게 말했다.“제대로 사과해. 무릎 꿇으라면 꿇고 머리를 박으라면 박아. 아니면 윤지 씨 기분을 망쳤다간 제일 먼저 죽여버릴 거니까.”맹승현이 소파에 다시 앉았지만 그의 보디가드들은 물러서지 않고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김예훈 일행을 째려보고 있었다.현장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은 조롱하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추씨 가문이 김현민의 대립 구도에 서 있다는 것은 이미 모두가 알고있는 사실이었다.‘이런 상황에서 무슨 염치로 윤지 씨한테 화해하러 온 거지?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그것도 모자라 저 김예훈이라는 사람을 위해 화해를 요청하다니.’김예훈은 차가운 표정을 유지하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그저 주위를 한 바퀴 둘러보며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조리 기억했다.남윤지는 맹승현을 비난할 생각이 없었고, 그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추문성을 쳐다보았다.“추문성 도련님, 모욕을 당하게 해서 죄송해요. 제가 맹승현 도련님
맹승현은 인내하는 추문성을 보며 사악한 표정을 지었다.이때 그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말했다.“추문성, 내 앞에서 더 이상 잘난 척하지 못하겠으면 한 번만 더 물을게. 무릎 꿇을 거야 말 거야.”이 말에 동하임이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씨, 너무하는 거 아니에요?”“제가 너무한다고요?”맹승현은 동하임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냉랭하게 말했다.“동하임 씨 아버지가 진주·밀양 1인자라고 해서 제가 하임 씨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요? 저를 방해한다면 똑같이 병신으로 만들어 버릴 거예요.”맹승현은 왼손으로 동하임의 얼굴을 쥐어 잡으며 조롱하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더니 추문성에게 시선을 돌리면서 음산하게 말했다.“셋 셀 때까지 무릎 꿇으면 윤지 씨랑 이야기할 기회를 줄게. 그런데 무릎을 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야. 물론 저항해도 좋지만 그러는 순간 너희들 모조리 죽여버릴 거야.”맹승현은 피식 웃으며 숫자를 카운트하기 시작했다.“셋, 둘, 하나...”이 순간 추문성은 맹승현 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듯해 이를 악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부잣집 도련님인 추문성의 성격을 봤을 때 절대 굴복할 리가 없었지만 오늘 밤 목적을 생각하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동하임이 놀라며 말했다.“추문성 도련님!”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던 김예훈은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큰일을 이루려는 사람은 작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굽신거릴 수 있다는 것은 김예훈의 예상 밖이었다.양쪽이 대판 싸울 기세였는데 말이다.“아이고, 추문성 도련님. 어쩌다 무릎을 꿇었을까? 아까까지만 해도 거들먹거리면서 총으로 쏴보라더니. 왜 갑자기 겁을 먹었어?”맹승현은 총으로 추문성의 턱을 쳐들며 조롱하듯 말했다.“난 네가 진작에 마음에 안 들었어. 누나가 지켜주니까 맨날 잘난 척하더니 정말 자기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내 눈에는 너 같은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야. 더 자랑할 게 뭐가 있다고. 당도 부대에 3년 동안 있다가 장병급 실력자가 되어서 돌아온 거? 칵
“맹승현 씨, 말조심하세요!”동하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이 바닥에서 지내는 사람들끼리 왜 오자마자 총부터 꺼내는 거예요? 한번 해보자는 거예요?”추문성도 냉정한 표정으로 말했다.“맹승현, 미쳤어? 지금 나한테 총을 내민 거야? 그렇게 대단하면 총으로 쏴 죽여 보든가! 날 죽이지 않으면 내가 너를 죽여버릴 거니까.”아무리 그래도 추문성은 당도 부대 출신으로 장병급 실력을 갖춘 사람이었다.비록 맹승현도 흑아프리카에서 어느 정도 이름을 날렸지만 추문성은 다른 사람들처럼 맹승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오늘 화해하는 자리만 아니었다면 바로 손을 댔을 것이다.추문성의 곁에 있던 유일한 부하가 본능적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불과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곱, 여덟 명의 검은 피부의 남자들이 허리에서 총을 꺼내 그들을 겨누고 있었다.이 사람들은 분명 맹승현이 흑아프리카에서 데려온 용병들로 하나같이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순식간에 현장에는 피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다른 보안 요원들도 서로 눈치를 보며 총을 꺼내 김예훈 일행을 위협적으로 둘러싸기 시작했다.주인인 남윤지는 이들을 말리지도 않고 우아하게 샴페인을 마실 뿐이다.눈앞에 펼쳐진 장면이 그녀가 원했던 장면인 것 같았다.“추문성, 내가 너를 죽이지 못할 것 같아?”이 순간, 전장을 지배하는 맹승현이 피식 웃었다.“너희 아버지가 밀양 1인자라고 내가 너를 건드리지 못할 것 같아? 내가 원한다면 너희 아버지도, 너희 누나도 얼마든지 죽일 수 있어! 어떻게 내륙인을 위해 우리한테 등을 돌릴 수 있어! 너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서서 말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 내가 말해주는데, 내가 이번에 돌아온 목적은 바로 저놈을 죽여버리는 거야. 내가 떠나기 전에 분명 말했잖아. 윤지 씨를 건드리는 사람은 그 가족을 모조리 죽여버리겠다고. 추문성, 한마디만 더 했다간 머리를 쏴버릴 거야.”맹승현은 바로 총알을 장전하고 오른손 검지를 방아쇠에 올렸다.철컥!다른 경호원들도 하나같이 총알을 장전하
남윤지도 오늘 허벅지까지 갈라진 원피스를 입고 하얗고 길쭉한 다리를 드러냈다.그야말로 유혹적인 모습이었다.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곧 진주·밀양 안동 김씨 가문의 안방마님이 될 남윤지는 확실히 남달랐다.최소한 누군가에게 얼굴을 맞고 난 뒤 방에 틀어박혀 자포자기하지 않고 밖에 나와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의 성격과 능력을 보여주었다.김예훈이 감탄하고 있을 때, 추문성의 시선은 남윤지 옆에 앉아있는 검은 피부의 청년에게 향하면서 미간을 찌푸렸다.“맹승현 이 자식, 언제 돌아온 거지?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는데?”동하임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흑아프리카에서 용병 게임을 하고 있던 거 아니었어요? 심지어 최근에 금광을 발굴했다고 들었는데 왜 갑자기 돌아온 거죠? 저 사람은 그럴 성격이 아니잖아요.”두 사람의 대화 소리에 김예훈도 전투복을 입고 검은 피부의 남자에게 시선이 갔다.그가 발산하는 기운은 마치 전쟁터의 용병처럼 날카로운 살기를 품고 있었고, 전체적으로 고귀한 기품을 풍기는 것이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다.하지만 아무도 그를 가볍게 여기지 않았고, 오히려 공손하게 대했다.남윤지는 매력적인 미소를 보이며 가끔 그와 말을 주고받았고, 또 술잔까지 부딪히는 것이 서로의 관계가 좋아 보였다.김예훈은 이 사람을 쳐다보며 호기심에 물었다.“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 같은데 뭐 하는 사람이야?”“진주·밀양 4대 명문가 중의 하나인 맹씨 가문의 도련님, 맹승현이라고 해요. 진주·밀양 4대 도련님 중의 한명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다른 도련님들과는 다르게 정치나 사업을 좋아하지 않고 피비린내 나는 생활을 좋아해요. 그동안 흑아프리카에서 여러 용병 부대를 조직해서 많은 놀라운 일을 해내기도 했어요.”추문성은 표정이 심각해 보였다. 부잣집 도련님이 이정도까지 할수 있다니 정말로 놀라울 따름이다.이때 동하임이 나지막하게 말했다.“맹승현 이 자는 항상 중립을 지켜와서 저희 젊은 세대와는 관계가 그다지 좋지 않았어요. 김현민 체면도 별로 지켜
임수민의 직업적 미소가 얼마나 가식적으로 보이는지 예쁜 얼굴에 뺨 한 대 때리고 싶어질 정도였다.추문성이 곤란해진 상황에 김예훈은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추씨 가문은 진주·밀양에서 최상급의 가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런 곳을 마음대로 들락거리기는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하지만 지금 진주·밀양 사람들이 추씨 가문이 김예훈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추씨 가문을 난처하게 하는 것은 솔직히 말해서 김예훈을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었다.추문성이 나서려고 할 때, 동하임이 담담하게 말했다.“추문성 도련님, 여기서 싸울 필요는 없어요. 저희 둘도 있는데 정말 싸웠다간 저희가 규칙을 지키지 않는다고 말할 거예요. 제가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어요. 그것도 최상급으로요.”동하임은 말하는 사이 가지고 있던 에르메스 핸드백에서 카드 한장을 꺼내 건넸다.이 회원 카드는 예전에 남윤지가 선물한 것으로 지금까지 한번도 사용한 적 없는데 오늘 뜻밖으로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다,“이 카드는 남윤지 씨가 직접 저에게 준 거예요. 이것도 인정하지 않으면 옥루 회관에서 일부러 저희를 괴롭히고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죠?”동하임의 표정은 차갑기만 했다.추문성은 피식 웃으며 오늘 이 일을 똑똑히 기억해 두기로 했다. 비록 지금은 많이 겸손해졌지만 본성은 여전히 부잣집 도련님이라 이렇게 쉽게 모욕을 당할 수만은 없었다.임수민은 동하임이 회원 카드를 가지고 있을 줄 몰랐는지 당황하고 말았다.원래 부잣집 자식들은 얼굴을 내세우는 것을 좋아해서 이런 것을 휴대하고 다닐 리가 없었다.그녀는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무슨 그런 농담을 하세요. 회원 카드에는 당연히 아무런 문제도 없죠. 그리고 최대한 세 명까지 더 데려올 수 있고요.”임수민은 추문성을 계속 괴롭히고 싶었지만 더 이상 기회가 없었다.아무리 괴롭혀봤자 외부인의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잠시만 밖에서 기다려 주세요.”추문성은 자기 부하들에게 앞을 지키라 하고 김예훈, 동하임, 그리고 한 명의 부
추문성은 최대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동하임까지 데려갔다.진주에서 자신의 힘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동하임을 데려간 것이다. 이로써 상대방을 압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말에 힘을 실어 넣을 수 있었다.뒤따르던 김예훈은 눈에 띄지 않으려고 경호원 복장으로 갈아입었다.차량 행렬은 곧 옥루 회관에 도착했다.땅값이 비싼 이곳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졌다.시내 중심에서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는 옥루 회관은 시적인 미적 감각을 보여주었다.이곳은 진주·밀양 권력자들이 즐겨 찾는 장소 중 하나로 가난한 자는 절대 들어올 수 없었다.이 사람들 외에도 많은 부잣집 따님들이 오가며 화려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추문성은 익숙하게 정차하고 김예훈, 동하임과 함께 입구로 걸어갔다.막 들어가려던 찰나 기모노를 입고있는 한 여성이 미소를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죄송한데 이곳은 개인 회관으로서 회원 카드를 제시하셔야 입장이 가능해요.”일본 여자는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차가운 기운을 풍기기도 했다.“회원 카드요?”추문성은 잠시 당황하긴 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저는 추문성이라고 해요. 제가 이곳을 드나드는데 회원 카드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거 알고 계시잖아요.”아무리 그래도 밀양 1인자 가문의 도련님인데 예전에 방탕한 생황을 누리고 있을 때는 이곳을 제집 드나들듯이 자주 찾아왔다.그때는 이른바 회원 카드도 필요하지 않았다. 얼굴도장만 찍으면 자유자재로 드나들었다.그런데 그런 그에게 회원 카드를 제시하라고 한다고?이것은 그의 얼굴에 침을 뱉는 거나 다름없었다.일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죄송한데 방금 접한 저희 아가씨 명령대로 오늘부로 회원 카드가 있어야 입장이 가능해요. 부잣집 도련님이든 김현민 도련님이 오시든 예외는 없어요. 그리고 개인 출입만 가능하고요.”추문성이 냉랭하게 말했다.“정말 회원 카드가 있어야 하겠어요? 저를 막을 수나 있겠어요?”일본 여자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저 임수민은 당연히 추 도련님을 알고 있죠... 그런데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