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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권해신은 박민정과 배 속의 아이를 살리고 싶으면 혼자 오라고 유남준에게 분명히 말했다.

공갈장을 들여다보면서 서다희는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간사할 뿐만 아니라 어리석기 그지없는 놈이네요! 대표님께서 앞이 보이시지도 않는데, 혼자서 오라는 게 말이나 돼요?”

유남준은 두 손을 꼭 움켜쥔 채로 권해신의 또 다른 메시지를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권해신으로부터 메시지가 왔는데, 역시나 ‘전용차’가 기다리고 있다고 적혀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그 누구든 몰래 ‘전용차’를 따라와서는 안 된다고 미리 경고까지 했다.

“아래까지 데려다줘.”

덤덤한 얼굴로 유남준이 말했다.

“대표님, 권해신 그자의 함정이 분명합니다. 만약 이대로 가시게 되면 절대 대표님을 가만히 두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몰래 사람들 데리고 사모님 찾아내겠습니다. 무사히 사모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겉으로는 차분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이미 애간장이 타들어 가고 있는 유남준이다.

그렇다, 박민정은 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약점이다.

“민정이 목숨으로 감히 모함할 수 없어. 얼른 가자.”

유남준이 어떠한 결정을 하게 되면 그 누구도 그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는 점을 서다희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하는 수 없이 유남준의 말대로 일단 데려다 줄 수밖에 없었다.

유남준은 ‘전용차’에 오르기 전에 서다희에게 덤덤하게 부탁했다.

“나한테 무슨 문제라도 생기게 된다면, 나 대신 우리 아이들 좀 챙겨줘.”

서다희가 두 아이에게 잘 해주리라 믿으며 제법 진지하게 말했다.

그와 반대로 유남준의 입에서 이러한 말을 처음 듣게 된 서다희는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대표님, 그런 말씀 마세요. 절대 그 어떠한 일도 없을 겁니다.”

유남준은 마치 그의 위안 따위를 듣지 못한 것처럼 계속 다른 부탁을 이어갔다.

“앞으로 회사도 네가 책임져. 우리 아이들은 그냥 성인이 될 때까지만 챙기면 돼. 앞으로 그들이 어떻게 살지, 어떠한 미래를 선택할지 그건 걔들 인생이야.”

자기 아이들이 절대 자기한테 의지하면서 숨 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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