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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2화

“아! 아파... 아파... 내 다리...”

극심한 고통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는 추경은.

이지원에게 아무리 간절하게 애원해 보아도 달라지는 것이 없자, 추경은은 박민정에게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새언니, 신고라도 좀 해봐요... 어떻게든 저 좀 살려주세요.”

이지원은 그제야 다리를 내리면서 고개를 돌려 박민정을 보게 되었다.

“내가 하마터면 널 잊을 뻔했어.”

세상 도움이 되지 않은 추경은을 한번 흘겨보고 난 뒤 박민정은 이지원에게 말했다.

“난 지금까지 네가 나한테 했었던 그 말을 기억하고 있어.”

“무슨 말인데?”

이지원은 마냥 의혹이 들었다.

“우리 사이에 유남준만 얽힌 게 아니었다면 그 어떠한 모순도 없을 거라는 그 말을.”

“우리 꽤 친한 친구 사이었고 나중에는 유남준으로인해 라이벌 사이가 된 거야. 아니야?”

박민정이 말했다.

이지원은 자기가 했었던 그 말이 마침내 떠오르게 되었다.

하지만 눈동자가 흔들린 것이 아니라 오히려 두 손을 꼭 움켜쥐었다.

“그래! 너랑 나의 첫 시작은 좋았었어. 그 어떠한 원한도 없이 말이야.”

“근데 너 때문에 내가 지금 이 지경이 된 거잖아. 평범하게 살지도 못하고 명예고 지위고 모두 바닥나 버리고 심지어 숨어서 지내고 있잖아!”

“내가 지금 바라는 건 네가 죽는 것, 그거 하나뿐이야.”

박민정은 시종일관 덤덤한 모습을 유지했다.

가능한 한 시간을 끄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일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민기 일행이 달려와서 자기를 구조할 때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만 했다.

“나 때문에 그 지경이 된 거 확실해?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인지, 너한테는 문제가 없는 것인지 생각해 본 적이라도 있어?”

박민정은 덤덤하게 되물었다.

“내가 너한테 시켰어? 나 사칭하면서 인우 씨랑 어머님 살리라고 내가 시켰어? 임수호 꼬셔서 그 사람 집안 파탄 내라고 내가 시켰어? 기어이 다른 남자 빼앗아 와서 또다시 버리라고 내가 시켰어?”

연달아 날아 오는 폭격 질문에 이지원은 터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단숨에 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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