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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7화

그러한 의미에서 만약 박민정이 정말로 연지석의 여자라고 한다면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게다가 권해신은 처음부터 박민정에게 나쁜 짓을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

유남우 역시 박민정을 끔찍이 여기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권해신은 아직 유남우에게 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지금의 권씨 가문 실력으로는 유씨 가문의 상대가 될 수 없음을 자라 알고 있으니 말이다.

“그 말에 신비성이 있는지 내가 무슨 수로 확인하지?”

이윽고 권해신은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연지석 아이를 품고 있는 거라면 적어도 연지석 번호는 알고 있지?”

속으로 무척이나 당황한 박민정은 정민기가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당연하지.”

박민정의 바람대로 정민기와 서다희는 사람들을 이끌고 이미 이곳으로 와 있었다.

주위를 모두 포위하고서 만일을 위해 공사장 안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내 핸드폰에 있어.”

권해신은 부하를 바라보았고 눈치를 챈 부하는 바로 박민정의 핸드폰을 가지고 왔다.

연락처를 좀 훑어보니 과연 연지석의 전화번호가 시야에 들어왔다.

“내 앞에서 연지석한테 전화 걸어. 만약 날 속이는 거라면 그땐 네가 상상치도 못하는 일들이 펼쳐질 거야.”

박민정에게 이렇게까지 요구하고 있는 이유는 단지 유남준이 조금이라도 더 난처해졌으면 하기 위함이다.

유남준을 바로 죽이는 것보다 이처럼 조금씩 죽여나가는 것이 훨씬 짜릿하고 좋았다.

드디어 풀려난 박민정은 권해신의 윽박으로 연지석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

‘받지 마.’

전화를 걸고서 박민정은 스피커를 눌렀다.

주위가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고 유남준은 박민정 쪽의 소리에 집중하며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계산하면서 위치를 알아내려고 했다.

연결음이 계속 들려왔고 연지석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박민정의 바람대로 전화가 끊기려고 할 때 연지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정아.”

다정하기 그지없는 목소리에 권해신은 살짝 당황했다.

얼굴에 보기 흉한 흉터가 있는 박민정이 무려 연씨 가문의 도련님을 알고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지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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