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06화

그 장면을 목격한 박민정은 순간 숨이 턱 멈추는 것만 같았다.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당장이라도 눈물이 쏟아져 나올 정도였다.

“남준 씨!”

그와 반대로 유남준은 덤덤한 모습으로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고 차분하게 박민정을 위안해 주었다.

“나 괜찮아. 두려워하지 마.”

빨갛게 물들어버린 그의 흰 셔츠를 보고서 박민정은 와르르 무너지고 말았다.

달려가고 싶었으나 누군가가 박민정을 확 잡아버렸다.

하는 수 없이 큰 소리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남준 씨, 인제 그만 해요! 남준 씨가 나를 신경 쓰지도 않고 마음에 두고 있지도 않다는 거 잘 알고 있어요. 남준 씨가 신경 쓰고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내 배 속에 있는 아이잖아요. 근데 그거 알아요? 이 아이는 남준 씨 아이가 아니에요.”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모든 이들의 시선이 박민정에게 쏠렸고 놀라움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기절하기 일보 직전이었던 추경은은 그 말을 듣고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미친년! 감히 남준 오빠를 배신해?”

그러자 박민정은 차갑게 웃으며 바로 윽박질렀다.

“왜? 네 오빠는 날 배신해도 되고 난 배신하면 안 돼? 그건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 유씨 가문에서 대체 날 어떻게 본 거야? 왜 나라고 저 인간 배신하면 안 되냐고!”

“파렴치한 년!”

추경은은 침까지 뱉으며 욕설을 퍼부었다.

두 사람의 ‘대화’에 관심이 쏠린 권해신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쯧쯧쯧, 내가 오늘 막장 드라마까지 보게 되는구나.”

“유남준, 너도 배신당한 거야? 하하.”

유남준은 바보가 아니다.

박윤우와 박예찬은 날짜가 맞지 않아 처음에 자기 아이가 맞는지 의심했었지만 지금 배 속에 있는 아이는 확신할 수 있었다.

자기가 한 일인데 모를 리가 없다.

지금 그러한 말을 하고 있는 박민정의 의도가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

박민정은 지금 다른 이들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그러한 의도를 캐치하고 유남준은 비수를 확 멀리 던지고 나서 비틀거리면서 박민정에게 다가갔다.

“박민정! 네가 어떻게 날 배신할 수 있어?”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