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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5화

권해신 부하들은 곧바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흙은 어느새 구덩이 절반을 가득 채워져 갔다.

흙투성이가 되어 버린 추경은은 살고 싶어서 애원했다.

“남준 오빠, 나랑 새언니 좀 살려줘. 허리까지 묻혔단 말이야.”

그와 반대로 박민정은 손으로 배를 꼭 감싸안기만 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치대로라면 권해신은 절대 유남준이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고 하여 자기와 추경은을 봐줄 리가 없음을 박민정은 잘 알고 있다.

유남준에게 더욱더 과분한 일을, 존엄이 바닥나는 일을 시킬지도 모르고 말이다.

“남준 오빠, 나는 그렇다 쳐도 되는데, 새언니 배 속에 있는 아이는 생각해야 할 거 아니야!”

그 말을 듣게 되는 순간 박민정은 조금 전 그녀를 그냥 죽게끔 방치해 두지 않은 것이 한스러울 따름이었다.

“경은 씨, 제발 입 좀 다물어요!”

권씨 가문 둘째 도련님인 권해신이 얼마나 독하고 음험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는 박민정은 천천히 배를 거두었다.

권해신은 그제야 박민정의 배에 시선을 쏠리게 되었다.

“쯧쯧쯧, 또 임신했어? 깜빡했지 뭐야.”

“유 대표 사모님 어서 일으켜드려.”

권해신 부하들은 바로 박민정에게 다가갔고 내내 덤덤했던 박민정은 마침내 당황하고 말았다.

장정 몇 명이 강제로 일으키는 바람에 어찌할 사이도 없었다.

유남준은 주먹을 꽉 움켜쥐고서 나지막이 소리 냈다.

“그손놔!”

손을 놓기는커녕 권해신은 다른 이들에게 비아냥거리면서 묻기까지 했다.

“너희들 유 대표 사모님처럼 임신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아름다우신 여성을 본 적이 있어?”

그들은 음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요.”

“그럼, 오늘 아주 제대로 맛보게 해줄까?”

순간 박민정은 머리가 윙윙거렸다.

별의별 생각을 속으로 다 해보았으나 짐승만도 못한 짓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박민정은 본능적으로 뒤로 물러서며 소리쳤다.

“오지 마!”

“그만해! 민정이한테 손대지 마! 무릎... 꿇을게.”

그리 크지 않은 소리임에도 모든 이들의 시선이 쏠렸다.

그 말을 듣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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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3skl
유남준 기억도 잃고 시력도 잃었는데 인제 오른팔까지 없애려하네요. 차라리 기억을 되찾든 시력회복이 되든 둘중엔 하나라도 고치고 나서 하느게 낫지않나요? 소설이라도 잔인하네요. 작가의 속셈이 둘이 갈라놓고 추경은하고 잘되게하려나보네요. 추경은 이야기가 길어질수록 인제 그만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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