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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그래?”

또다시 부하에게 그만하라고 손짓하고 있는 권해신이다.

“인질로서 쓸모가 있는 여자야? 추씨 가문과 유씨 가문이 연락을 끊은 지도 오래되었잖아.”

“아니! 네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거든.”

“유남준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사촌 동생이 바로 추경은이야. 이따가 유남준이 와서 나를 살리려고 하지 않더라도 추경은은 살리려고 할 거야. 그러한 의미에서 큰 쓸모가 있는 여자라는 말이야.”

박민정이 말했다.

권해신은 유남준에게 이러한 정이 있고 아끼는 동생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이윽고 부하에게 그만두라고 사인을 주었다.

“눈이 멀면서 마음마저 멀었나 봐? 천하의 유남준이 여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예전과 같았더라면 여자고 뭐고 아주 흘겨보지도 않았었는데.”

유남준이 차에 올랐다는 메시지를 보고서 권해신은 자기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박민정 역시 그가 자기를 구하러 올 것으로 생각지 못한 모습이다.

홀로 D국으로 갔을 때, 위험에서 벗어나자마자 박민정을 탓했던 유남준이기때문에 더더욱 놀라운 것이다.

모두가 유남준이 오기를 기다렸고 추경은은 지금 그 구덩이 안에 외롭게 누워있다.

오늘 박민정 따라서 산책을 나온 것에 대해 무척이나 후회하면서 말이다.

만약 따라서 나오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일도 없었을 텐데 억울하기도 했다.

“아파요.”

그리고 박민정은 바로 옆에 있는 구덩이로 이미 던져졌다.

“살고 싶으면 아파도 참아요.”

추경은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실은 살리고 싶어서 나선 것이 아니라 한 명이라도 옆에 있으면 마음이 좀 놓일 것 같아 그러한 것이다.

만약 추경은이 바로 자기 앞에서 생매장을 당하게 된다면 그 즉시 침착을 잃을 것만 같았다.

지옥 같은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자동차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소리를 듣자마자 추경은의 두눈이 번적거렸다.

바로 밖을 향해 내다보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남준 오빠, 남준 오빠 맞아요?”

과연 얼마 지나지 않아 권해신 부하들과 함께 유남준이 들어왔다.

“둘째 도련님, 데리고 왔습니다.”

권해신은 기고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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