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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5화

“나예요, 박민정.”

박민정이 대답했다.

박민정의 목소리와 대답을 듣고 유남준은 잠시 미간을 찌푸리다가 한참 후에 정신을 차렸다.

그는 다시 박민정을 향해 손을 뻗었다.

박민정은 그가 지금 왜 이러는지 몰라 피하려고 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무슨 일 있겠어? 당신이야말로 연지석과 단둘이 있으니까 기분이 좋았어?”

유남준이 물었다.

박민정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지금이 몇 년도라고 생각해요?”

유남준은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 손을 뻗었다.

이번에 박민정은 피하기 전에 그의 품에 꼭 안겼다.

“이거 놔요.”

박민정이 다급하게 말했다.

하지만 유남준은 놓지 않고 오히려 그녀를 더 꼭 껴안았다.

“무슨 이상한 질문을 하는 거야? 당신과 연지석 때문에 내가 거의 죽을 뻔했던 거 알아?”

박민정은 그의 말을 듣고 물었다.

“다 생각났어요?”

유남준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에스토니아에 갔다가 박민정의 이름으로 연지석 사람들에게 속아 거의 죽을 뻔했던 것을 기억할 뿐이었다.

하지만 박민정은 지금 왜 다시 자신의 침대에 누워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혹시 죄책감을 느낀 건가?’

유남준은 그녀가 죄책감을 느끼든 아니든 상관없이 손을 들어 그녀의 턱을 잡고는 바로 키스를 퍼부었다.

박민정은 몸이 굳어졌다. 눈을 크게 뜨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그를 바라봤다.

문밖에서.

잠에서 깨어난 박윤우는 문이 아직 잠겨 있는 것을 보고는 기뻐했다.

‘어젯밤에 아빠와 엄마가 내 말을 잘 들었군.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 머리를 쓴 보람이 있어.’

그는 열쇠를 꺼내 잠겨 있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곧바로 유남준이 박민정에게 키스를 퍼붓는 모습을 포착했다.

박윤우는 손에 든 열쇠를 떨어뜨리더니 다른 한 손으로 다급하게 눈을 가렸다.

하지만 손가락 사이로 유남준과 박민정이 키스하는 모습이 여전히 보였다.

“죄송해요. 일부러 들어온 건 아니에요.”

밖에서 아이의 소리가 들리자 방 안에 있던 두 사람은 급히 떨어졌다.

박민정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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