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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박윤우는 흠칫했다.

‘경은 이모가 간 줄 알았는데 지금 문 앞에서 불쌍한 척 동정을 사려고 해?’

유남준은 표정이 바뀌지 않은 채로 말했다.

“그냥 내버려둬요.”

“알겠습니다.”

가정부는 자리를 떴다.

박민정도 추경은이 이렇게까지 고집을 부릴 줄은 몰랐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게 아침 식사를 마저 하고 별 신경을 쓰지 않기로 했다.

아침을 먹은 후, 박민정은 윤우를 데리고 유치원으로 향했다.

별장 밖에는 빗방울이 가볍게 내리고 있었고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했다.

이따금 더 큰 비가 내릴 듯한 분위기였다.

가정부가 우산을 들어줬는데 박민정은 바로 문 앞에서 비에 젖어 초라해진 추경은을 발견했다.

추경은도 두 사람을 발견했다. 그녀는 온몸이 다 젖어 있었다.

지금은 4월이라 비가 오면 겨울 못지않은 추위를 느낄 수 있었다.

추경은은 추워서 입술이 새파래졌는데 박민정을 보자 구세주를 찾은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향해 말했다.

“새언니, 제발 저를 여기에 있게 해주세요. 저는 뭐든지 할게요. 여기 떠나면 갈 곳이 없어요. 제가 이대로 돌아가면 할아버지는 제 다리를 부러뜨릴 거예요.”

박민정의 맑은 눈동자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윤우의 눈을 가리며 말했다.

“가자.”

추경은은 자신이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박민정이 도와주지 않자 무릎 꿇은 채로 그녀에게 다가가고는 옷자락을 덥석 잡았다.

“새언니, 정말 제가 죽는 걸 눈 뜨고 지켜보실 건가요? 무릎 꿇고 이렇게 빌게요. 제발 여기에 있게 해주세요.”

추경은은 마치 박민정이 그녀를 여기에 있게 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애원했다.

분명 그녀를 여기서 쫓아내려고 한 사람은 유남준인데 추경은은 마치 박민정이 잘못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

이를 보고 있던 가정부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사모님이 너무 속이 좁다고 생각했다.

사촌동생이 와서 도와주겠다는 데도 허락하지 않는다니, 집이 가난하거나 지낼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이거 놔요!”

박민정은 이제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았다.

추경은은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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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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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순경
짱나네 진짜 여주 무슨 생각인거임? 남편한테 의도가 불순한 여자인걸 알면서 있으라는건 뭐야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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