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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1화

“아빠, 저 지금 몰래 전화하고 있는 거예요.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박윤우는 말을 하고서 숨을 죽인 채 귀를 기울이고 수화기 너머 다른 여자의 목소리가 들리는지 유심했다.

다행히 다른 여자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유남준은 박민정이 뒤에서 시켜서 전화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고 자기도 모르게 실망했다.

예전과 같았다면 박민정은 겨우 3일 정도 버티고 바로 전화를 걸어왔었다.

하지만 지금은 3일이 코 앞임에도 불과하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무슨 일이야?”

박윤우에게 말하고 있는 그 모습은 마치 부하에게 묻고 있는 것처럼 아무런 감정이 없었다.

“보고 싶어서 전화한 거예요. 내일 아빠 만나러 가면 안 돼요?”

박윤우는 직접 쓰레기 아빠가 있는 곳으로 확인하러 가고 싶었다.

어떠한 여우가 틈을 공략하고 들어왔을 수도 있다면서.

“안 돼.”

유남준은 더없이 차갑게 거절해 버렸다.

순간 박윤우는 말 문이 막혔지만 바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

“아빠, 예쁜 윤우 이젠...”

하지만 애교를 채 부리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 버렸다.

박윤우는 어안이 벙벙해졌고 유남준의 무정함에 한 방 맞은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유남준에게 비밀이 있다는 의심이 커졌다.

오지 말라고 하는 걸 봐서는 더더욱.

박윤우는 내일 금요일에 홀로 유남준을 찾아가 보겠다고 다짐했다.

유남준의 거처를 모르고 있으나 전화로 서다희에게 물을 수 있다.

이튿날 아침, 박윤우는 화장실을 본다는 명의로 서다희에게 몰래 전화하여 유남준의 거처를 알아냈다.

서다희는 겉으로 보기에 세상 딱딱한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은 어린아이에게 그 어떠한 항마력도 없는 사람이다.

특히 박윤우의 애교를 마주하게 되면 사르르 녹아버리고 만다.

서다희는 바로 유남준의 현재 거처를 술술 알려주었다.

박민정은 박윤우의 계획을 모르고 있었고 오늘 두 시간 늦게 하교한다는 소식만 듣게 되었다.

“알았어. 그럼, 정민 아저씨보고 좀 늦게 데리러 가라고 할게.”

“좋아.”

박윤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두 시간이면 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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