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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Penulis: 윤지
한편, 박민정은 이미 해운 별장으로 열심히 달리고 있었다.

유남준이 박윤우를 빼앗아 가려는 줄 알고 무척이나 다급해 보였다.

박윤우의 기분은 박민정 못지않게 나빴다.

그 역시 조급한 모습으로 유남준 곁에 서 있다.

‘아들인 내가 있는데 그러고 싶으실까?’

“아빠, 경은 이모한테 이렇게 일찍 씻으라고 하신 거예요? 이따가 같이 자려는 건 아니죠?”

그 말에 유남준은 얼굴이 순간 어두워지고 말았다.

하지만 대답하지 않고 도려 물었다.

“대체 그런 건 어디에서 배운 거야?”

어린 나이에 좋은 건 배우지 않고 일찍 어른들 세계에 눈을 떴으니 말이다.

박윤우는 텔레비전에서 본 것만 알고 화면이 어두워지면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 것에 대해 잘 모른다.

“배울 필요 없어요. 형이 그랬는데, 이 나이가 되면 다 알게 된다고 했었어요.

유남준은 안색이 더더욱 어두워졌다.

‘박민정은 대체 집에서 애들 교육을 어떻게 한 거야.’

서다희 입에서 알다시피 큰아들 박예찬은 선생님 따라 해외로 여행을 가서 당장 들어오지 못한다고 했다.

박예찬은 돌아오고 나서도 대부분의 시간을 김씨 가문에서 보내고 김훈은 이미 박예찬을 증손자로 맞이했다고 했다.

“어린아이들이 알 건 아니야. 밥 먹고 집으로 돌아가.”

유남준이 차갑게 말했다.

박윤우는 가만히 듣기는 했지만 달갑지 않았다.

“그래서 같이 자냐고요.”

텔레비전에서는 일단 아이를 속여서 밖으로 보내고 나서 나쁜 일을 했었기 때문이다.

유남준이 대답하려고 할 때 추경은이 샤워 가운을 입고 나왔다.

“남준 오빠, 욕실에 샴푸가 없던데 오빠 샴푸 써도 돼?”

박윤우는 바로 추경은을 바라보았는데,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가운만 걸치고 나온 그 몸매는 무척이나 이기적이었다.

흔히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악녀의 모습이 따로 없었다.

유남준의 얼굴에 한기가 가득했다.

“없으면 쓰지 마.”

‘하여간 여자들이란 귀찮아.’

추씨 가문 어르신 추재훈만 아니었더라면 유남준은 이미 추경은을 내쫓아 버렸을 것이다.

추경은은 본래 매혹적인 모습으로 나와 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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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밤 악몽 탓에 잠을 설친 박민정은 차 안에서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어느덧 차는 어느새 시골에 도착해 있었다.유남준은 그녀를 깨우지 않고 운전기사에게 차를 잠시 멈추게 했다.박민정은 깊이 잠들지 못했는지 몸을 비틀다가 그만 유남준의 품으로 넘어질 뻔했다.그는 재빨리 그녀를 받아 안았다.박민정은 흐릿한 의식 속에서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다가 자신이 그의 몸에 기대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당황스러워 얼굴이 붉어졌다.“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유남준은 고개를 저었다.“사과할 일은 아니야. 가자, 다 왔어.”벌써 도착한 걸까?박민정은 창밖을 보았는데 새하얀 눈 아래 작은 집 한 채가 서 있었다. 그곳은 어린 시절 그녀와 정숙 아줌마가 함께 살던 집, 그녀의 진짜 집이었다.어릴 적 기억의 단편들이 박민정의 머릿속에서 하나둘 떠올랐다.“맞아요, 여기가 바로 그 집이에요.”그녀는 유남준과 함께 차에서 내렸다. 익숙한 풍경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가가 뜨거워졌다.“아줌마, 나 돌아왔어요.”박민정은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지만 이제 아무도 그녀의 말을 들을 수 없었다.차가운 바람이 귀를 스치고 박민정은 눈 덮인 길을 한 걸음 한 걸음 걸어 집으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려던 그녀는 문이 잠겨 있다는 것을 깨닫고 멈칫했고 그때 유남준이 다가와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박민정은 놀란 얼굴로 물었다.“당신한테 여기 열쇠가 왜 있어요?”“예전에 네가 나한테 맡겼잖아. 우리 여기서 잠시 함께 살았었지.”“우리가 여기서 같이 살았다고요?”박민정은 이 말에 믿기지 않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명품 정장에 품격이 넘치는 태도를 지닌 그가 이렇게 낡은 집에서 자신과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았다.유남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응. 예전에 네가 자꾸 삐져서 가출했잖아.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도 따라왔지.”그의 농담 섞인 말에 박민정은 어리둥절하면서도 놀랐다.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집 안을 둘러보았다. 테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01화

    박민정은 방을 옮기면 더 편히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밤새 끊임없이 악몽에 시달렸다.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는 꿈, 정숙 아줌마의 죽음, 그리고 한수민의 죽음까지...꿈속의 모든 일들이 희미하고 불분명했지만 그 슬픔은 그녀의 가슴 깊이 파고들었다.아침에 눈을 뜨고 나니 꿈에서 겪은 구체적인 상황은 기억나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처럼 생생하게 느껴졌다.박민정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꿈을 되짚어보려 애썼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떠오르는 게 없어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했다.세수를 마치고 거실로 나온 박민정은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누나.”동생 박민호였다.박민호는 언제 왔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를 보자마자 환한 미소를 지었다.박민정은 그를 보고도 별다른 반가움을 느끼지 않았다. 지난 1년 동안 그녀는 박민호를 몇 번이나 마주쳤기 때문이었다.“응, 여긴 웬일이야?”박민정의 목소리는 차가웠다.유남우가 그녀를 속이고 있을 때, 박민호는 늘 유남우를 도와 거짓말을 꾸미는 데 일조했다.박민호도 그녀의 냉랭한 태도를 눈치챘는지 자리에서 일어나 박민정 앞으로 다가왔다.“누나, 설마 나한테 화난 거야? 나도 남우 형한테 속았던 거라고!”박민정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속았다니, 무슨 말이야?”“남우 형이 그러더라고. 유 대표가 진심으로 누나를 대하지 않는다면서 오직 형만이 누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고. 나도 예전에 유 대표가 누나에게 잘못했던 걸 생각하니 누나가 더 사랑받는 사람이랑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형 말을 믿었지.”박민호는 한 단어 한 단어 신중히 말했지만 박민정은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그래? 알겠어. 그럼 이제 무슨 일로 온 건데?”박민호는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갔다.“누나, 기억은 얼마나 돌아왔어? 뭐라도 생각난 거는?”박민정은 솔직히 말하지 않고 고개만 저었다.“아니,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그래? 괜찮아, 천천히 떠올리게 될 거야.”박민호는 옆에 있는 과일 바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500화

    비서는 정 대표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고 재빨리 나서서 말을 보탰다.“아가씨, 대표님께서 아가씨를 정말 많이 보고 싶어 하십니다. 한 번만이라도 시간을 내서 찾아뵐 수 있을까요?”“대표님께서 예전에 잘못하신 건 전부 아가씨의 정체를 모르셨기 때문이에요. 이제 모든 걸 아시고 정말 많이 후회하고 계십니다.”이 말을 듣자마자 박윤우가 재빨리 박민정 앞을 막아서며 외쳤다.“당신들은 다 나쁜 사람들이에요! 우리 엄마를 데려갈 생각하지 마요!”“윤우 군, 저희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대표님은 윤우 군 엄마의 친엄마세요. 절대 두 분을 해칠 분이 아니세요.” 비서는 간절히 설득했지만 박윤우는 냉소를 띠며 되받아쳤다.“그럼 예전에 우리 형이 죽을 뻔한 건 누가 그랬는데요? 엄마 얼굴이 이렇게 된 건 또 누구 탓인데요?”비서는 말문이 막혔고 ‘그건 전부 오해’ 라고 간신히 변명했다. 하지만 그녀가 말을 더 하기도 전에 정수미가 그녀를 제지했다.박윤우는 여전히 비웃는 얼굴로 말했다.“그럼 하나만 물어볼게요. 우리 엄마가 정 대표님 딸이 아니었다면 자기 잘못을 인정했을까요? 우리 엄마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그냥 끝까지 괴롭혔겠죠?”“옳고 그름도 모르는 사람이 자기 딸만 감싸고 우리 엄마를 다치게 했어요. 이제 와서 용서를 구한다고요? 웃기지 마요!”박윤우의 말은 한 마디 한 마디 정수미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다.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새삼 절실히 깨달았다.“미안하다...”정수미는 고개를 숙이며 박민정에게 사과했다.“민정아, 엄마가 잘못했다. 엄마가 옳고 그름도 모르고 소현이만 감싸느라... 그래서 이렇게 됐어.”그녀의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고 목소리는 점점 떨려왔다. 하지만 박민정은 그녀의 이런 모습에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아이조차 아는 간단한 이치를 성인이자 회사 대표인 그녀가 몰랐다는 것이 더 의아했다. 그저 자기 편을 감싸기에 바빴던 사람일 뿐이었다.“정 대표님, 더 할 말이 없으시면 저희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박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9화

    ‘또 박민정을 보러 간다고?’윤소현의 눈에 질투가 가득했다.계속 이렇게 되다 보면 박민정이 결국 자신을 대신하게 될 거라는 불안이 그녀의 마음을 짓눌렀다.정씨 가문의 어마어마한 재산이 전부 박민정에게 돌아간다고?그건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칠 전 이지원을 만나고도 마땅한 해결책을 얻지 못한 그녀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어떻게 해야 하지?”박씨 집안 본가에서 모두 식사를 마치고 각자 휴식을 취하며 수다를 떨거나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박민정은 배가 불러 산책을 나가 소화를 시키고 있었고 그 뒤를 박윤우가 따라가고 있었다.“엄마, 천천히 걸어요.”박윤우는 혹시라도 박민정이 넘어질까 봐 걱정스러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처음으로 이렇게 어린 아이에게 걱정을 받아본 박민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박민정의 말투가 부드럽긴 했지만 어딘가 거리가 느껴져 박윤우의 마음은 서글퍼졌다.“엄마, 정말 제가 기억 안 나요? 정말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아요?”박윤우는 큰 눈으로 박민정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그의 시선을 마주친 박민정은 미안함에 가슴이 무거워졌다.그녀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박윤우는 더더욱 속상한 얼굴로 말했다.“그럼 꿈에서라도 저랑 형아를 본 적 없어요?”꿈이라는 단어에 박민정은 갑자기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본 적 있어. 그때는 왜 그런 꿈을 꿨는지 이상했어.”박민정의 대답에 박윤우는 비로소 조금 기뻐하며 그녀의 다리에 꼭 매달렸다.“휴우, 난 엄마가 우리를 완전히 잊은 줄 알았어요. 하지만 엄마는 마음속으로 우리를 생각하고 있었네요!”박민정은 아직 자신에게 이렇게 큰 아들이 있다는 사실에 익숙해지지 않았지만 그의 서운한 모습이 마음에 걸려 몸을 숙여 그를 안아주었다.“미안해, 엄마가 너희를 잊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말 미안해.”박민정은 지금 당장 모든 기억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야 주변 사람들에게 더는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다.박윤우는 오랜만에 느껴보는 엄마의 포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8화

    정수미는 윤소현의 말에 크게 놀랐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다혜는 네 친딸이잖아!”사람마다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정수미는 친딸을 찾기 위해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그런데 양딸은 자신의 친딸을 버리겠다고 말하고 있었다!정수미는 충격을 금할 수 없었고 윤소현을 정신 차리게 하고 싶은 마음에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윤소현은 여전히 자신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그게 다 쓰레기 같은 사람들 때문이에요!”정수미는 그녀의 말에 숨이 막혀 잠시 호흡조차 가다듬기 힘들었다.“소현아, 그렇게 싫었으면 애초에 다혜를 낳지 말았어야지. 하지만 낳았다면 책임져야 한다는 걸 모르니?”그러나 윤소현은 요지부동이었다.“엄마, 그런 얘기 하지 마세요. 제가 만약 다혜를 데리고 정씨 가문으로 돌아가면요? 앞으로 제가 재혼이라도 하려면 얼마나 힘들겠어요!”이유가 이거라니... 이렇게 이기적인 양딸을 둔 게 놀라울 정도였다.“어떻게 됐든 분명히 말해두지만 아이를 버리는 일은 절대 안 돼. 만약 네가 다혜를 버린다면 나도 너와의 인연을 끊을 거야.”정수미의 말은 단호했다.자신의 친딸조차 버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나중에 자신에게 잘해줄 거라는 기대도 가질 수 없었다.윤소현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며 외쳤다.“엄마, 저를 협박하시는 거예요?”정수미는 냉정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이만 가서 잘 생각해봐. 더 이상 너랑 말하고 싶지 않다.”하지만 윤소현은 비웃으며 말했다.“알아요. 이제 엄마에겐 친딸이 생겼으니 저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겠죠. 차라리 그럴 거였으면 애초에 왜 저를 입양하셨어요? 저를 입양했으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거 아닌가요?”그녀는 똑같은 논리로 정수미에게 반박한 뒤 화난 얼굴로 방을 나섰다.문 밖에서 비서가 이 모든 대화를 똑똑히 들었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아가씨 정말 너무하시네요.”윤소현이 자신의 친딸을 버리겠다는 것과 정수미가 그녀와 인연을 끊겠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다.어떻게 책임을 회피하는 걸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7화

    박민정은 어떻게 그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신을 걱정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괜찮아요. 다들 저한테 정말 잘해주고 있어요.”그녀는 지금 발코니에 서서 뒤를 돌아보며 진서연과 친구들이 저녁 식사를 준비하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너무나도 행복해 보였다.“그래, 잘 지내고 있다니 다행이야. 혹시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꼭 나한테 말해.”유남우의 말에 박민정은 휴대폰을 꽉 쥐며 입을 열었다.“저한테 솔직히 말해줘요. 제가 기억을 잃고 있던 이 1년 동안, 대체 무슨 약을 먹였어요? 그리고 어떤 치료를 했는지 다 말해줘요.”유남준이 그녀를 데리고 의사를 찾아갔을 때 김인우가 말했다.현재 박민정의 상태로는 회복이 어렵다고.약물이 신경을 망가뜨린 탓이라는 이야기에 박민정은 유남우가 자신을 정말 사랑한 적이 있었는지 의문이 들었다.유남우는 잠시 침묵했다.박민정은 그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예상 밖으로 그는 입을 열었다.“조금 있다가 1년 동안 네게 했던 치료 기록들을 보내줄게.”“좋아요.”박민정은 본능적으로 ‘고맙다’고 말하려다 멈췄다.생각해보니 굳이 고마워할 필요가 없었다.전화를 끊자 곧 유남우가 보낸 여러 치료 기록들이 휴대폰 화면에 나타났다.그 순간, 뒤에서 유남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혼자서 밖에 서 있으면 춥지 않나?”박민정은 깜짝 놀라며 휴대폰 화면을 껐다.사실 그녀는 유남준을 믿고 싶었지만 유남우가 남긴 상처 때문인지 여전히 타인을 쉽게 신뢰할 수 없었다.“아무 일도 아니에요. 그냥 바람 쐬고 있었어요.”박민정은 담담히 대답했다.유남준은 그녀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눈치챘지만 굳이 묻지 않았다.“저녁 준비 다 됐어. 이제 네가 오기만 하면 돼.”“네.”박민정은 짧게 대답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모두와 함께 식사를 하는 동안 박민정은 오랜만에 따뜻한 가족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식사 중에 진서연이 박민정에게 물었다.“보스, 내일도 회사에 오실 건가요?”박민정이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6화

    “몸을 저렇게 드러내는 걸 보니 딱 봐도 좋은 남자는 아니야. 앞으로는 그 사람하고 거리 좀 둬.”유남준의 말에 박민정은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네.”그녀는 이런 표현이 남자에게도 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다시 한번 무대 위의 에리를 바라보던 박민정은 이상하게 몇몇 여자를 떠올리고 말았다.그런 자신이 어색해진 그녀는 시선을 서둘러 돌리며 더는 에리를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계속 보면 괜히 쓸데없는 생각만 떠오를 것 같았기 때문이다.촬영이 끝난 에리가 서둘러 박민정에게 다가왔다. 그는 마치 유남준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며 물었다.“민정아, 나 어때?”박민정은 여전히 아까 유남준이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아 다소 뻣뻣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괜찮았어.”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유남준이 차갑게 끼어들었다.“뭐가 괜찮다는 거야?”“이 광고 다시 찍어요.”에리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대표님도 괜찮다는데 뭐가 문제라는 거죠? 혹시 유남준 씨 센스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유남준은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내 아내가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서 회사를 맡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지금 이 회사의 결정권자는 나에요. 다시 찍어요.”이어 그의 목소리가 더욱 낮아졌다.“싫으면 그만둬도 좋아요.”그 말이 끝나고 그는 박민정을 향해 돌아섰다.“가자, 여보.”박민정을 부를 때마다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보’라는 말을 연달아 내뱉었다.에리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서렸고 그는 주먹을 천천히 쥐며 속으로 분노를 삭였다.이때 감독이 다가와 물었다.“이 광고 정말 다시 찍을까요?”유남준은 단호하게 대답했다.“다시 찍어요!”에리는 유남준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사적인 감정으로 공적인 결정을 흐리지 않는 그의 방식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유남준은 박민정의 손을 잡고 회사 밖으로 나섰고 박민정은 그의 손을 빼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남준 씨, 손 좀 놔줘요.”그러나 유남준은 손을 놓

  • 죽기 전엔 못 놔줘   제1495화

    PMJ 회사.박민정은 유남준과 함께 회사에 도착했는데 눈앞에 펼쳐진 거대한 회사의 규모에 순간 멍해졌다.그녀는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꼭대기 층의 대표실로 올라갔다.문을 열기도 전에 어디서 본 듯한 남자가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그 남자는 여우처럼 날카로운 눈매와 배우 뺨치는 잘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었지만 온몸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연지석이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었다.박민정과 시선이 마주치자 그의 눈동자가 잠시 흔들렸다가 바로 일어서며 말했다.“민정아.”박민정은 잠시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연지석은 이틀 전 박민정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제야 그녀를 직접 보게 되어 마음이 격해졌다.지난 1년 동안 그는 박민정이 정말 사라진 줄 알았기에 더욱 그러했다.곧 설인하가 다가와 연지석에게 말했다.“사장님, 대표님께서 지금 기억을 잃으셔서 아마 사장님을 못 알아보실 거예요.”연지석은 고개를 끄덕이며 박민정에게 다가가 그녀의 혼란스러운 눈빛을 마주하며 말했다.“어릴 때 ‘뚱보’ 기억나?”“뚱보?”박민정은 어린 시절 대부분의 기억은 잃지 않은 터라 연지석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어릴 적 통통했던 얼굴이 겹쳐 떠올랐다.그녀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네가 이렇게 컸다고?”그 말에 설인하가 웃음을 터뜨렸다.박민정은 자신의 말이 이상했음을 뒤늦게 깨닫고 약간 부끄러워하며 사과했다.“미안. 내가 지금 기억을 많이 잃었거든.”연지석은 웃으며 말했다.“괜찮아. 무사한 것만으로도 충분해. 그래도 어릴 적 기억은 남아 있잖아?”한편, 유남준은 자신이 공기 취급당하는 기분이었다.박민정이 연지석은 기억하면서도 자신은 기억하지 못한다니. 그런데 하필 이때 또 다른 경쟁자가 나타났다.에리는 화장실에서 나와 박민정을 보자마자 반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민정아!”박민정은 밝은 에너지를 가진 에리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고 결국 설인하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했다.설인하가 그녀에게 설명했다.“이분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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