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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1화

박윤우는 어리둥절한 채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유남준은 손 세정제를 이리저리 흩뿌려 놓으면서 손을 씻고 있었다.

박민정은 엉망이 된 세면대를 닦으며 불평을 쏟아냈다.

“서 비서님에게 먼저 물건들을 어떻게 쓰는지, 어디에 두는지 설명해 달라고 하지 그랬어요?”

박민정은 유남준이 중요한 일이 있어 자기를 부른 줄 알았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보이지 않는 눈 때문에 자존심을 세우느라 서다희에게 모든 것을 설명해 달라고 하지 않은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지금 손 세정제나 클렌징폼, 그리고 다른 물품들이 어디 있는지 모른 채 혼자 더듬거리고 있었다.

유남준은 어젯밤에 세면대의 물건들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 지금은 뻔뻔하게 박민정을 불러 수습하게 만들었다.

“왜 경은 씨보고 대신 정리해 달라고 하지 않아요?”

박민정의 불평이 유남준의 귀에 쏙쏙 들어왔다.

과거에는 시키는 대로 얌전히 일하던 박민정이 이제는 자기를 나무라기 시작했으니 유남준은 믿기지 않았다.

“박민정, 그동안 내가 너무 잘해줬지?”

“어떻게 생각해요?”

박민정은 마지막 물건을 정리하고 유남준의 손을 잡았다.

유남준은 본능적으로 손을 뺐고 눈에는 불쾌감이 서려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박민정은 더욱 화가 났다.

“남준 씨가 손 내밀어 만져봐야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알 거 아니에요?”

유남준은 어쩔 수 없이 다시 손을 내밀었다.

그의 마지못한 태도에 박민정은 그를 골탕 먹이고 싶은 마음이 불쑥 치밀어 올랐다.

박민정은 유남준의 손을 잡는 대신 방금 씻고 아직 마르지 않은 손을 그의 얼굴에 철썩 내리쳤다.

유남준은 즉시 화를 냈다.

“뭐 하는 거야?”

“별거 아니에요. 남준 씨 얼굴이 건조해 보여서 수분을 좀 보충해 주려고요.”

말을 마친 후 박민정은 다른 손을 내밀어 유남준의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이상하게도 유남준은 평소 얼굴 관리를 하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의 얼굴은 매우 희고 피부도 부드러웠다.

모공도 거의 보이지 않아 가까이서 보면 마치 그림 속의 캐릭터 같았다.

그래서인지 어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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