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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과일을 먹으면서 박윤우와 책을 보고 있던 박민정은 추경은이 갑자기 화제를 자기 쪽으로 돌리자 자기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

‘남준 씨한테 내가 뭘 말했다고?’

그 일로부터 오랜 시간이 지나간 건 말할 것도 없고 추경은이 했었던 그 말들을 박민정은 유남준에게 알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유남준에게 말한다고 한들 절대 자기 편을 들어주지 않고 오히려 쓸데없는 일에 신경 쓴다며 쓴소리를 들을 게 그때는 분명했으니 말이다.

“무슨 말을 했었다는 거죠?”

박민정은 금시초문인 것처럼 덤덤하게 물었다.

생각지도 못한 박민정의 반응에 추경은은 목이 메고 만다.

“그...”

유남준 앞에서 그때 했었던 그 말들을 하려고 하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때 박민정은 하품을 하며 너스레를 떨었다.

“참 이상하네요. 경은 씨도 자기가 했었던 말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저한테 남준 씨한테 말한 거 아니냐고 따지는 거 참 웃기지 않아요?”

“적어도 어느 방면에 관한 내용인지 힌트라도 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래야 제가 말을 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기억할 거 아니에요.”

추경은은 순간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양쪽에 늘어진 손을 꼭 움켜잡고서 다시 입을 열기는 했지만.

“새언니, 저 그냥 여기 있게 해주세요. 언니도 오빠도 제가 옆에서 잘 챙겨 드릴게요.”

“참, 윤우까지 제가 알아서 다들 엄청 잘 챙겨 드릴게요. 절대 그 어느 하인보다 뒤떨어지지 않게 잘할게요.”

박민정은 하인이 되고 싶다며 하인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자기 자신을 선전하는 사람은 또 처음이었다.

“이 일에 관해서는 남준 씨한테 물어보시죠. 저도 우리 윤우도 하인 필요 없거든요.”

박윤우도 바로 말을 가로채버렸다.

“맞아요. 경은 이모, 저 필요 없어요.”

추경은은 안색이 살짝 어두워졌는데, 박민정이 다시 문제를 유남준에게 돌릴 줄은 몰랐다.

박민정에게 부탁하면 자기 뜻을 받아줄 줄 알았는데 말이다.

“남준 오빠, 나 여기 있게 할 거지?”

추경은은 울먹이며 덧붙였다.

“나, 이대로 돌아가면 할아버지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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