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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대략 8년 전, 박민정과 유남준이 결혼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던 그때였다.

고영란이 추경은을 데리고 두원 별장으로 왔었는데, 그때의 추경은은 흠 하나 없이 맑았고 말솜씨도 제법 뛰어난 소녀였다.

모든 것에 낯설어하고 있는 박민정을 보고서 추경은은 먼저 선뜻 다가가 이야기도 하고 했었다.

박민정은 지금껏 추경은이 했었던 그 역겨운 말을 기억하고 있다.

두 사람만 있을 때 했었던 말을.

“새언니, 전에 남준 오빠가 만났던 그 새언니가 훨씬 더 예쁜 것 같아요.”

“우리 남준 오빠가 그 새언니한테 얼마나 잘해 주었는지 모르죠? 새언니네 조건이 좀 그러해서 두 사람 그렇게 된 것인지 아니면 이미 결혼했을지도 몰라요.”

“전에 커플 프로필 사진까지 찍고 그랬었는데...”

추경은은 쉴 새 없이 중얼거렸고 17, 18살 되는 소녀가 아니라 아직 철이 들지 못한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박민정은 그때 유남준을 끔찍이 사랑하여 추경은 입에서 유남준과 이진원의 좋았던 순간들 그리고 자꾸 자기와 이지원을 비교하는 말에 마음이 언짢았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가기 전까지 추경은은 계속 성숙하지 못한 말과 행동을 했었다.

“새언니, 제가 조금 전에 한 말들은 우리 남준 오빠한테 알려주지 마세요. 남준 오빠 엄청 화 낼 거예요. 지원 언니에 대해서 언급하는 거 남준 오빠가 싫어하거든요.”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 추악하기 그지없는 추경은이었다.

박민정은 평생 그녀와 마주칠 일이 없다고 생각하면서 지내왔는데, 또 이렇게 나타나게 되어 순간 짜증이 났다.

하지만 지금의 박민정 역시 만만한 존재가 아니다.

추경은은 자기가 이곳에서 샤워한 것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박민정의 모습을 보고서 바로 쪼르르 달려가 박민정의 손을 잡았다.

“새언니, 너무 보고 싶었어요.”

박민정은 바로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가식적인 그 모습을 받아주지 않았다.

아예 무시해 버리고 단도직입적으로 유남준에게 물었다.

“윤우는 왜 데리고 온 거예요?”

유남준이 지금 추경은이랑 어떤 사이인지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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