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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화장실 안에는 더러운 것들이 여기저기에 묻어 있었다.

추경은은 하마터면 바로 토할 뻔했다.

하지만 유남준과 결혼하여 그의 곁에 남고 싶어서 그 힘든 걸 참아내기 시작했다.

샤워기를 손에 들고서 주위를 물로 씻어내고 나서 박윤우의 바지를 씻기 시작했다.

박윤우는 문 앞에 서서 그런 추경은을 바라보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노발대발할 것처럼 보이나 억지로 역겨움과 화를 꾹꾹 억누르며 바지를 씻고 있는 추경은의 모습을.

왠지 모르게 기분이 상쾌해지는 순간이었다.

“이모, 싫으시면 그만 나오세요. 아빠가 씻어줄 거예요.”

멀리서 앉아 있던 유남준은 그 말을 듣고서 눈살을 찌푸렸다.

엉덩이도 스스로 닦지 못하면서 바지에 묻히고 다니는 박윤우를 때리지 않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야 한다면서.

박민정이 아이 교육을 어떻게 했는지 화가 나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박윤우, 이리로 와.”

박윤우는 유남준이 자기를 부르는 것을 듣고 긴 샤워타월을 잡고서 짧은 다리로 빠르게 달려갔다.

“아빠, 저 보고 싶어서 부리신 거죠?”

박윤우는 말하면서 조금 더 가까이 가려고 했다.

“거기 서.”

하지만 유남준이 그를 그 자리에 바로 세우고 말았다.

“거리를 좀 두는 게 좋겠어.”

박예찬의 심한 결벽증은 바로 유남준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박윤우가 엉덩이도 제대로 닦지 못하고 나왔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자 얼굴이 다 일그러졌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아직도 엉덩이 닦을 줄 모르는 거야?”

유남준이 물었다.

박윤우는 말 문이 막혔다.

추경은에게 본때를 보여주고자 그러한 것인데, 자신이 이렇게 다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유남준이 자기를 무척이나 싫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뭐라고 설명할 말도 딱히 없었다.

유남준은 그가 인정한 셈을 쳤다.

“오늘부터 잘 배워. 또다시 다른 사람한테 엉덩이 닦아달라고 부탁한다면 그땐 널 화장실로 버려버릴 거야.”

“네.”

박윤우는 입술을 삐쭉내밀고 계속 유남준을 떠보려고 했다.

“아빠, 저 싫어요?”

손을 내밀어 유남준을 다치자마자 바로 손목이 잡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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