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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5화

한참 후 유남준과 연지석의 얼굴에는 누구 하나 더 낫다 할 것 없이 골고루 상처가 나 있었다.

하지만 전에 상처를 입은 연지석은 유남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리하여 유남준의 주먹이 또 날아오자 박민정은 두 팔을 벌려 연지석을 보호하며 막아섰다.

“그만해요, 이제!”

그녀는 차갑게 유남준을 바라보며 그를 저지했다.

유남준은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다 터진 입가로부터 묵직한 통증이 전해져오며 빨간 피가 흘러나왔다.

엄지손가락으로 피를 쓱 닦아내며 그는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 말도 없었다.

“이만 가요, 안 그러면 나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

그녀는 두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그한테 경고했다.

그 순간의 기분은 대체 어떤 것인지 유남준도 알 수 없었다. 예전에는 그게 누구든 항상 제일 먼저 그의 편에 섰던 그녀였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다른 이를 선택했다.

유남준은 시선을 거두고 몸을 돌려 묵묵히 밖으로 걸어 나갔다.

그가 떠나자 박민정은 얼른 연지석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

그녀의 손이 연지석의 팔에 닿자마자 급하게 숨을 들이켜는 소리가 들렸다.

“어, 괜찮아.”

연지석은 아무 일 없다는 듯 대답했지만 박민정은 그의 소매에서 피가 스며져 나와 그녀의 손끝까지 붉게 물들인 것을 발견했다.

“네 팔에서 피가 나오고 있어.”

연지석은 곧장 외투를 벗어 다부진 팔근육을 드러냈다. 흉측한 칼자국 상처가 조금 전의 싸움으로 인해 다시 벌어져 시뻘건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다.

그는 얼른 옷으로 그곳을 눌렀다.

“전옛날에 난 상처인데, 혹시 놀랐어?”

유남준이 주먹을 꽤 잘 쓰는 줄은 그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때 그가 데려온 사람도 집안에 들어왔다. 모두 여기저기 상처를 입은 얼굴들이었다.

연지석이 다친 걸 보자 그 중 한 사람이 달려와 그에게 상처를 싸매주었다.

“병원으로 가실까요?”

“아니야, 너희들은 먼저 나가 있어.”

연지석은 그 일행을 밖에 내보내고서는 박민정에게 시선을 돌렸다.

“유남준이 널 다치게 하진 않았어?”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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