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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8화

박민정은 문득 가슴이 조여왔다.

그가 누군가의 남편이 되는 것도 처음은 맞지만 자신도 누구의 아내가 처음인 건 마찬가지 아닌가?

박민정의 눈빛은 더 차가워졌다.

“남준 씨, 진주로 돌아가요. 당신이 미워지기 전에.”

그녀를 안고 있는 유남준의 몸이 살짝 굳었다. 그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나 안 돌아가. 널 기다릴 시간과 인내심 충분히 있어.”

박민정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는 눈길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당신 나 안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왜 날 붙잡고 안 놔줘요, 대체 왜?”

유남준의 목울대가 잘게 떨렸다.

“난 이혼은 생각도 안 해봤으니까!”

말하고 나서 그는 이불을 열어젖히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필요하면 날 찾아와. 이제부터 너희 집주인은 나야.”

이 말에 박민정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가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고 그 전의 집주인한테 연락하느라 바빴다. 집주인은 이 집을 팔았다고 했다.

하는 수 없이 박민정은 일단 문을 도어락으로 바꿨다.

...

새로 쓴 곡의 판권을 어떤 사장님이 구매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마침 그 사장님도 이곳에 있어 오늘 만나기로 약속했다.

박민정은 이른 아침부터 나갈 채비를 마쳤다. 이번 계약을 꼭 성사시키고 싶었다.

거액을 유남준한테 주고 나니 자금 운용에 차질이 조금 생겼는데 이번 계약을 무사히 마칠 수만 있다면 매년 상당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가까운 5성급 호텔에 약속 장소를 잡았는데 상대 회사의 책임자는 LA 사람이고 재력이 어느 정도 되며 그를 우리말 이름으로 용 사장님이라고 불러주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노멀한 정장 슈트 차림을 한 노란 머리, 파란 눈동자의 체구가 큰 외국인이었다.

“민 선생님?”

인터넷에서 아주 유명한 작곡가 민 선생이 여자일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한 용 사장은 그녀를 보자 조금 뜻밖이라는 기색과 놀라워하면서도 살짝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

박민정도 그가 우리말을 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네, 맞습니다. 반가워요, 용 사장님.”

그녀는 손을 내밀며 그와 악수를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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