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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4화

유남준은 입구에 서서 집 안에 있는 너무나 익숙해 마지않은 얼굴을 바라봤다.

분명 못 본 지 겨우 반달 남짓 되었지만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다.

경호원들은 대문 밖으로 나가버리고 유남준만 집안에 들어섰다. 그가 들어오자 실내의 기압마저 낮아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분명히 다 얘길 한 줄로 아는데요.”

박민정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녀의 코앞까지 와서 우뚝 선 유남준은 빛을 등지고 선 탓에 얼굴색을 살필 수가 없었다.

그는 한마디 말도 없이 깊게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며 시선을 한시도 떨구지 않았다.

데일 것만 같은 따가운 시선에 박민정은 저도 몰래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장명철 변호사님한테서 돈 받았죠? 그러니까 우린 이제 끝난 사이에요.”

여전히 말이 없는 유남준의 깊은 눈동자에는 오로지 박민정의 모습만 박혀있었다. 천천히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얹으려고 했으나 박민정은 놀란 표정으로 그의 손을 피해 연거푸 몇 발짝이나 물러났다.

그러고는 긴 숨을 들이쉬며 그녀가 물었다.

“대체 뭐 하려는 거예요?”

허공에 떠 있는 손 그대로 유남준은 한 글자씩 또렷하게 내뱉었다.

“나랑 집에 돌아가자.”

“집이요?”

박민정은 자조적으로 웃었다.

“무슨 집이요? 두원 별장 말하는 거예요? 거긴 여태껏 내 집인 적이 없어요.”

과거에 유남준은 이렇게 그녀와 말한 적이 있었다. 이젠 박민정이 그한테 그대로 돌려줄 차례였다.

유남준은 박민정 때문에 상처받을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치도 못했다. 고작 한마디 말뿐인데 가슴이 바늘로 찌르듯이 아팠다.

“우리 아직 이혼 안 했어!”

“허울뿐이잖아요!”

박민정은 망설이지도 않고 받아쳤다.

순간일순 큰 바위가 가슴을 누르는 듯한 느낌에 유남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녀의 어깨를 꽉 붙들어 잡았다. 눈빛에서는 불씨가 타오르는 듯하며 그녀를 뚫어져라 노려봤다.

“허울뿐?! 너 지난달까지만 해도 내 침대에 있었어. 너 기분 좋을 때 어떤 소리 내지르는지 내가 한 번 실감 나게 질러줘 봐?”

쨕!

박민정은 손을 들어 그의 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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