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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함미현에게 정수미 앞에서 박민정의 험담을 밥 먹듯이 하라고 지시한 윤소현이다.

정수미가 나서서 박민정을 상대할 수 있게끔 말이다.

함미현은 우물쭈물하면서 입을 열었다.

“어제도 했었잖아요...”

“어제? 대체 무슨 염치로 어제 일을 꺼내는 거야?”

윤소현은 두 손을 꽉 움켜쥐고 덧붙였다.

“야, 경고하는데 너 앞으로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지훈이 나랑 친한 친구 아들이거든 그러니 알아서 해.”

“네... 조심할게요.”

아이처럼 꾸지람을 당하고 있는 함미현이다.

윤소현을 향해 치명적인 일격을 날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 순간이었다.

어느 한 순간부터 함미현도 알 것 같았다.

지금 자기 눈앞에 있는 ‘언니’라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자기를 박민정을 상대하는 데 여기저기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만약 윤소현의 뜻대로 박민정을 깔아뭉갠다면,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되리라는 것까지 알게 되었다.

함미현은 아주 오랫동안 생각했다.

정수미의 친딸은 박민정일 가능성이 높으니 윤소현이 자기를 남겨둔 이유는 오로지 두 모녀의 상봉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확신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윤소현은 자기의 손을 빌려 박민정을 없애려고 꿍꿍이를 세우고 있는 것까지 한순간에 머리가 번쩍 뜨이게 되었다.

일단 박민정이 사라지게 되면, 정수미는 평생 자기 친딸을 찾을 수 없게 되니 말이다.

뒤늦게 진실을 알게 된 정수미는 함미현만 탓할 것이고 함미현 역시 개죽음을 당하고 말 것이다.

“얼른 가서 엄마한테 말해. 박민정이 얼마나 나쁜지 얼마나 악랄한지.”

윤소현은 기고만장한 모습으로 당연하다는 듯이 재촉했다.

함미현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윽고 두 사람은 함께 방에서 나왔다.

정수미는 동하랑 놀아주고 있었고 두 사람이 나온 것을 보고 의문이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방에서 뭐 한 거야? 무슨 얘기를 그렇게 오래 한 거야?”

윤소현이 바로 대답했다.

“미현이한테 결혼사진이랑 예물 같은 것들 좀 보여주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어요.”

정수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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