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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5화

서재 안에는 홍주영도 함께 있었다.

30분 내내 첫 페이지만 보고 있는 유남우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도련님, 눈 좀 붙이시는 건 어때요?”

그 소리에 정신을 차린 유남우는 바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이윽고 책을 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눈앞이 희미해졌다.

홍주영은 바로 다가가 유남우를 부축했다.

“도련님...”

걱정이 가득 묻어 있는 눈빛으로 유남우를 바라보았다.

윤소현과 결혼하고 싶지 않으나 결혼해야만 하는 유남우의 상황을 그 누구보다도 똑똑히 알고 있다.

눈앞이 캄캄해진 유남우는 그렇게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앞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고개를 돌린 유남우는 홍주영을 바라보면서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놀랐지?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홍주영은 씁쓸한 모습으로 고개를 저었다.

“이미 익숙한 상황이라 괜찮아요.”

어느새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홍주영은 그만 참지 못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도련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결혼하고 싶지 않으시면 지금 사모님께 말씀드리세요. 도련님 뜻대로 하실 거예요.”

“호산 그룹 대표 자리는 하고 싶은 사람한테 내주고요. 도련님은 집에서 일단 건강부터 챙기세요. 제발 그러시면 안 될까요?”

유남우는 그 말을 듣고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바보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 하고 싶다고 하고, 하고 싶지 않다고 그만두고 가지고 싶다고 가지고, 가지고 싶지 않다고 버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

“하물며 나 슬프지도 않아. 결혼하는 거 좋아. 누구나 결혼하듯이 너도 언젠가는 결혼하게 될 거야.”

홍주영은 코를 훌쩍이면서 말했다.

“전 절대 결혼 안 해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과 결혼할 수 없다면 이번 생은 솔로로 지내기로 마음 먹은 홍주영이다.

“또 바보 같은 소리한다.”

유남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더니 그만 참지 못하고 박민정에 대해 물었다.

“민정이는 요즘 뭐 하고 있어?”

홍주영은 언젠가는 이런 질문을 받게 될 줄 알고 미리 박민정에게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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