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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4화

유남우의 말에 박민정은 고개를 저었다.

“실은 그전까지만 해도 남준 씨가 나한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자기 안전은 뒤로하고 나부터 살리려고 하던 남준 씨를 바라보면서 알게 되었죠. 나한테 감정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처음에는 아이들 때문에 남준 씨랑 다시 만나기로 한 거였어요. 근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느새 내 마음도 기울이고 있더라고요.”

유남우는 그 모든 말을 듣고 있으면서 부드러운 눈매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숨겨져 있었다.

그 말인즉슨,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때 유남우는 갑자기 심하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병원에 갈까요?”

박민정이 물었다.

그러자 유남우는 손을 흔들면서 기침이 좀 줄어들고 난 뒤 텀블러를 꺼내 들어 따뜻한 물 한 모금을 마셨다.

“괜찮아. 고질병이라서 그래.”

두 사람이 대화를 주고받는 동안 운전기사는 유남준이 있는 장원 안으로 핸들을 꺾었다.

아주 외진 곳으로 사방에 경호원이 깔려 있으며 바람이 풀잎에 스치기만 해도 유남우는 모두 알게 되어 있다.

“여기야. 그만 내리자.”

“네.”

박민정과 유남우는 그렇게 차에서 내렸다.

장원 안은 엄청나게 밝았고 두 사람이 아직 집으로 들어서기도 전에 물건을 깨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

“집에 갈래! 집에 갈래! 집... 집에 보내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박민정은 심장이 바짝 조여왔다.

이때 유남우가 입을 열었다.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형 더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고?’

의문을 품고 문을 여는 그 순간 박민정은 바로 알 수 있었다.

널찍한 거실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놓여 있었고 유남준은 엉클어진 옷차림으로 머리까지 흐트러진 것이 꼬질꼬질한 모습이었다.

유남준은 지금 한창 질서 없이 물건을 던지고 있었다.

도우미들은 행여나 다치기라도 할까 봐 멀리 떨어져 있었다.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박민정은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미처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꽃병 하나가 박민정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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