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심수옥의 방해로 이 일을 망치고 싶지 않았다. 그리하여 심수여는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고 뚜뚜 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놀란 심수여는 황급히 달려가 휴대전화 벨소리를 끈 후 전원마저 꺼버렸다.하지만 심수옥은 이미 이 소리를 들어버렸다."쿵쿵쿵.”그녀는 더욱 큰 소리로 문을 두드리면서 소리쳤다."심수여, 너 안에서 대체 뭐하고 있는거야? 핸드폰 벨소리 다 들었으니까 얼른 문 열어."그러나 심수여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수옥 또한 물러서지 않고 계속 큰 소리로 문을 두드리면서 목청 높여 소리쳤다."심수여, 당장 문 열어라고. 너 뭐하는 짓이야? 왜 날 모르는 척 하는건데? 난 네 언니야! 문 열라고. 너 설마 그 안에 외딴 남자라도 있는거 아냐? 너 이 자식, 담도 크네. 남편이 갑자기 들이닥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외간 남자랑 바람을 피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던 심수여는 화가 잔뜩 나 당장이라도 언니를 패버리고 싶었다. 말하는 꼬라지가 대체 왜 저런거지?이 시각엔 다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올 시점인데 이렇게 큰 소리로 외쳐대면 다른 사람들은 정말 내가 바람 피우는 줄 알거 아니야. 그럼 나더러 더이상 어떻게 이 곳에서 살아라고?심지어 염일봉은 안 그래도 자기 와이프가 가장 이쁘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내고 다니는 사람인데 이런 헛소문이라도 듣게 되면 정말 미쳐서 환장할지도 모른다.그리하여 심수여는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주었다.심수옥을 맞이한 그녀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언니, 미친거 아냐? 우리 집 앞에서 왜 소란을! 누가 바람 났다고 그래? 왜 그딴 헛소문을 퍼뜨리냐고. 내가 언니처럼 그런 사람인 줄 알아? 남편 없이 한동안 혼자서 지내더니 정신이 나빠지기라도 한거야?”"그럼 넌 내가 한참 동안 문을 두드렸는데도 왜 안 열어준거야?""화장실 갔다 온거야."그런데 그 순간, 심수옥은 식탁에 세 개씩 놓인 그릇과 젓가락을 발견하였
심수옥은 방 안에 함께 있던 임건우와 염혜수를 보고는 놀라서 어쩔 줄 몰라 했다.이 장면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단 말이야!그녀는 놀랍기도 했고 한편으론 역겹기도 했다. 그리고는 자신의 여동생인 심수여를 보고도 어이 없다는 듯이 큰 소리로 웃어댔다.“우리 동생이 요즘 정신상태가 안 좋나봐? 혜수가 남자 보는 눈이 없는건 잘 알고 있었지만 너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 임건우가 어떤 놈인지 몰라서 그래? 아님 그걸 알고도 혜수랑 이 자식을 엮어서 사위로 만들려고 한거야? 세상에 볼 만한 남자가 그렇게도 없었어? 이 자식, 우리 집에서 쫓겨난 쓰레기야. 우리 가연이가 하도 더러워하길래 뱉어낸 그런 놈이라고. 근데 그걸 알고도 이렇게나 예뻐해주는거야?”임건우는 내심 탄식했다.심수옥 이 여자가 남의 집 방에까지 쳐들어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또한, 대놓고 면전에 대고 자신의 험담을 하는 심수옥을 보고는 화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전에도 이런 일은 습관처럼 늘상 있던 일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화가 가라앉았다. 그러나 심수여는 듣는 내내 여전히 화를 참을 수 없었다.이젠 염혜수와 임건우와 관계를 맺었을거라 확신한 그녀는 임건우를 정식적인 사위로 받아들인 셈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애지중지하는 사위를 심수옥이 모욕하는걸 어떻게 가만히 보고있을 수만 있겠는가?심지어 가장 걱정되는건, 심수옥이 소란을 피운 것 때문에 임건우가 홧김에 자기 딸을 버릴 가봐 두려워났다. 그리하여 그녀는 곧바로 달려들어 심수옥의 입을 막았다."언니, 그 더러운 입 좀 닥쳐줄래? 대체 여태 어떻게 살아왔길래 말하는 꼬라지가 이 모양인거야? 임건우가 어디가 어때서? 내 눈에는 완벽한 사윗감이야. 건우가 우리 혜수랑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는데 언니랑 뭔 상관인데?”심수옥은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눈을 부릅뜨고는 말했다."네가 감히 날 상대로 도발을 해?"하지만 심수여는 조금의 양보도 하지 않았다."내가 못할 말이 뭐가 있어? 내가 동생이라서 언니한테 고개 숙이며 살아야
심수여는 이미 진작에 염혜수로부터 모든 사실을 들었다.레드 홀릭의 제품 품질은 엄청 뛰어나 문제도 전혀 없을 뿐더러 호르몬 같은건 더욱더 있을 수가 없다고. 가장 중요한건, 임건우는 더이상 예전만큼 찌질한 그런 남자가 아니라는 것. 만리의 주주마저 그에게 무릎을 꿇는데 임씨 그룹이 뭐 얼마나 대단하다고? 임씨 그룹은 만리 상맹과 비하면 차원이 아주 달랐다...심수여는 임건우가 굳이 임씨 그룹을 놔주는게 일부러 그들을 갖고 노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녀는 이 모든 사실을 심수옥에게 말할 생각이 없었다.오히려 뻔뻔하게 대응했다. "그게 언니랑은 무슨 상관인데? 우린 이 결혼을 원해. 어차피 가연이는 이미 임건우랑 이혼했으니까 앞으로 각자 알아서 사는거잖아!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 그건 우리 집이 알아서 할테니까 더이상 신경 쓰지마. 근데 오늘 대체 왜 찾아온거야?”심수옥은 화가 난 나머지 생각해둔 본론마저 까버렸다.곧이어 세 사람을 가리키며 한바탕 욕을 하고는 문을 박차고 집을 나갔다.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후, 난감한 입장이 된 임건우는 딱히 할 말은 없어 그저 염혜수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앞으로는 열심히 일만 해. 더이상 이딴 엉망진창한 일 벌이지 말고. 내가 분명히 말해두는데 너랑 나랑은 그런 관계로 발전할 일이 절대 없어. 다만 네 능력이 충분하고 또 열심히 노력까지 하면 가연이의 체면을 봐서라도 너가 돈 좀 벌 수 있게 해줄게.” 뭐라고?심수여는 순간 멍해졌다."아니, 임건우. 너...너가 이러면 안되지. 혜수랑 둘이서 할 거 다 해놓고 이제 와서 발을 뺀다고?”하지만 한없이 차가운 눈빛과 카리스마를 지닌 임건우의 기세에 눌린 심수여는 놀란 나머지 털썩 주저앉을 뻔했다.염혜수는 얼른 그녀를 붙잡고는 씁쓸하게 말했다."엄마, 이젠 그만해."임건우는 뒤이어 말했다."딱 3일 줄게. 그동안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 올 수 있지?” 염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문제 없어요. 대표님.""그래!"임건우는
유씨 집안 두 자매는 이 말을 듣자마자 놀라서 멍해졌다.방금 동림도에서 집으로 돌아온 유지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정말이야? 임건우랑 염혜수라니...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두 사람 전혀 어울리지가 않잖아!"심수옥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당연히 진짜지. 내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처음엔 다소 놀란 유가연은 이내 마음이 안정되었다. 곧이어 그녀는 핫팬츠를 입은 채 손에는 태블릿PC를 들고 한편으로는 작업 보고서를 보면서 무심한 말투로 물었다. "뭘 본건데?"심수옥은 말했다. "내가 뭘 봤을 것 같아? 당연히 그 자식이 염혜수랑 한 방에 단 둘이 있는걸 보고 이렇게 빡친거지. 둘이 뭐하고 있었는지... 중요한건 이게 아니라, 심수여 그 미친 년은 글쎄 그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고. 임건우를 당장이라도 사위로 받아들이고 싶다고. 정말 단단히 미친거 아니야? 우리 집에서 뱉어낸걸 왜 다시 먹겠다고 주워가는지.” 유가연은 눈빛을 번쩍였다. "뭐야. 둘이 진짜로 뭘 했는지는 보지 못했다는거네?”심수옥은 말했다. “뭐야, 너 설마 내 말 안 믿는거야?유가연은 담담하게 웃으며 아무 말도 않았다.그녀는 확실히 이 말들을 믿지 않았다. 그녀가 아는 임건우는 절대 염혜수같은 여자를 마음에 둘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만약 정말 염혜수랑 같이 잘해보려 하는거라면 임건우도 제대로 미친거지.유지연도 고개를 저었다."나도 안 믿어. 임건우 그 자식 아무리 쓰레기이긴 해도 여자 보는 눈은 꽤 높아.” 심수옥은 놀랐다.“네가 어떻게 그런걸 알아?”유지연은 말했다. "평소에 봐도 알 수 있잖아. 가장 중요한건, 임건우가 우리 집에서 거의 1년 정도 지낸 동안 매일 접촉해온 사람은 우리같이 예쁜 여자들이었어. 그럼 자연스레 안목이 높아질 수 밖에 없지. 임건우가 나중에 만난 그 여자들도 봐봐. 이청하, 여윤아, 반하나 이 셋도 다 이쁜 여자들이잖아. 염혜수랑은 차원이 다른 급이지.” 그러나 심수옥은 여전히 미심쩍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그 소
뉴스를 확인한 유가연은 불현듯 뭔가 생각난 듯 벌떡 일어났다. "나 저녁에 약속 있어서 좀 늦게 돌아올 것 같아."심수옥은 물었다. "누굴 만나러 가는거야?""비즈니스 파트너야랑 프로젝트에 관한 얘기를 좀 나눌거거든. 다른 동료도 같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유가연은 말을 마치고는 곧이어 위층으로 올라가 옷을 갈아입었다.그리고는 임건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너 어디야? 우리 당장 만나.” 생각보다 임건우의 답장은 빨랐다."내가 그렇게도 보고싶어?"유가연은 한편으로 립스틱을 바르면서 메시지를 보냈다."당연하지!"임건우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다시 답장을 보냈다."30분만 기다려. 너희 집 앞에 가서 기다릴게."매혹적인 모습으로 단장한 유가연은 작은 가방을 메고 외출하려던 참이었다. 낯선 언니의 모습에 어리둥절한 유지연은 물끄러미 그녀의 뒷모습을 보고는 심수옥에게 물엇다."엄마, 저 언니 너무 이상하지 않아? 일하러 가는 사람이 뭘 저렇게까지 예쁘게 단장하는거지?” 하지만 심수옥은 유가연에게 별 관심이 없었다.듣는 둥 마는 둥하다가 한참이 지난 후에야 유지연에게 물었다."지연아, 네가 보기에는 임건우가 임씨 그룹을 차지할 수 있을 것 같아?"유지연은 멍해졌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심수옥은 말했다. "잘 생각해봐. 임건우 그 자식이 만리의 주주조차도 무릎 꿇게 만들었어. 이거 너무 이상하지 않아? 고작 그 레드 홀릭때문에 그럴리는 없잖아... 그리고 지난번에도 만리의 사장이 달려와서 직접 우리한테 사과도 하고 선물도 엄청 많이 주고, 이게 다 말이 되냐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상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야.”한참동안 생각에 잠긴 유지연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설마 임건우가 여태 자신의 정체를 숨겨온건 아닐가? 실제로는 귀족 집안 출신인데 겉으로는 일부러 멍청하게 군거 아니야?” "뭐라고? 귀족이라니?""엄마는 참 모르는게 많아... 나 이번에 동림도에 갔을 때 정말 새로운 세상을 겪어봤어. 이 세상에는
"당연히 그럴리는 없지!"답이 정해진 유가연의 질문에 어떻게 인정할 수가 있겠는가. 그는 곧바로 유가연의 몸을 뒤집어 가볍게 스킨십을 하며 화제를 돌렸다."아까 너희 엄마를 봤었어. 작은 이모랑 크게 한 판 싸웠던데, 혹시 돌아가서 너한테 뭔 말 안 했어?"유가연은 그가 일부러 화제를 돌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러나 더 이상 추궁할 생각도 없어서 그저 그의 물음에 대답했다."당연히 말했지. 너랑 내 사촌 여동생이 방에서 단 둘이서 이상한 짓 하고 있었다고.엄마가 직접 그걸 목격까지 했다고. 에휴, 그래도 우린 이미 이혼한 사이인데 이런걸 내가 뭐라 할 수는 없잖아. 근데 안 그래도 날 쫓아다니는 재벌 2세 남자가 있긴해. 이 참에 그 남자랑 살아볼가도 생각 중이야.”임건우는 듣자마자 질투심이 폭발했다."너 그러기만 해봐!"그러자 유가연은 몸을 비틀며 깔깔 웃었다."내가 왜 그렇게 하면 안되는데? 넌 여자가 있어도 되고, 난 남자 사귀면 안돼?” 그제서야 임건우는 대낮에 있었던 일을 자조치종 말했다.하지만 그녀는 애초에 심수옥의 말을 전혀 새겨듣지를 않았다.그렇게 한참동안, 오해가 풀린 두 사람은 한참을 깔깔댔다. 곧이어 먼저 샤워를 마친 유가연은 샤워 가운을 두르고는 천천히 걸어나왔다. 그리고는 화분에 담긴 영곡과 팔엽현빙화를 보며 물었다."이거 무슨 꽃이야? 엄청 예쁘네."임건우는 차근차근 소개해주었다."이 꽃은 팔엽현빙이라는 희귀품종이야.""근데 나는 왜 여태껏 들어 본 적이 없지? 이거 벌써 씨까지 다 맺혔네...여보, 너 설마 꽃 심을 줄 모르는거 아니야? 이렇게 작은 화분인데도 뿌리가 아래로 비집고 들어갔어. 얼른 큰 화분으로 심거나 아예 화원에 옮겨 심어야하는거 아니야? 아니다. 차라리 내가 가져가서 심을게.” 어?임건우는 멍해졌다.이건 그냥 보통 꽃처럼 키우는게 아니라 진흙이 중요하단 말이야. 무조건 영토를 담아야 한단 말이야!"그럴 필요 없어. 이......이 흙이랑 꽃은 다 내가 특별히 얻어온거라서 다
크게 놀란 그는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눈 앞의 구슬은 갑자기 싹 사라져버렸다.순식간에 그의 상처를 뚫고 들어가버린 것이다.곧이어,놀랍게도 녹아버렸디?!"이게 뭐야?""구슬은 어디 갔지?"임건우는 깜짝 놀라 땅바닥을 만지작거리면서 찾아다녔지만 어디에도 없었다! 사실 땅에 있을 수도 없다. 말했다 싶이 그는 분명히 그 구슬이 사라지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아냈다. 손바닥의 상처로 뚫고 들어가긴 했지만 이상한건 아무런 감각도 없었다는 것이다.그리도 크다만 구슬이 어떻게 뚫고 들어간거지?조금도 과학적이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바로 그때, 그는 또 한 번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그는 내시를 통해 자신의 상단전, 즉 미심미환궁부근에서 그 구슬을 찾아냈다. 구슬은 상단전에서 조용히 있으면서 꼼짝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그는 어떻게든 구슬을 꺼내보려 꼬박 두 시간을 애썼지만,결국 해결하지 못하고는 체념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 어쩔 수 없이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구슬이 상단전에 있긴 했지만 그는 그것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강제로 꺼낼 수도 없고, 소환을 할 수도 없고, 통제는 더더욱 할 수가 없었다."됐어. 내 머리에 뭔 영향을 끼치지 않는 한 그냥 놔두지 뭐.”제대로 호되게 당한 임건우는 나머지 한 구슬은 시도해볼 생각조차 안했다.............이튿 날,마동재의 추모회가 한창 열리고 있었다.임건우 또한 추모회에 참가하기 위해 차를 몰고 곧바로 프라이빗 클럽으로 향했다.한편, 만리상맹의 사장인 마동재의 사망 소식은 어느새 강주 전체에 퍼지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많은 언론매체에서는 마동재가 불행히도 병으로 사망하여 만리상맹의 대표 자리는 마동재의 의녀인 유화가 인계 받게 될거라고 보도했다.기사 한 줄의 파장은 그야말로 컸다.얼마 지나지 않아 유화에 대한 정보가 속속들이 퍼지기 시작했다.같은 시각, 강주 대학교에서는,유지연은 한창 교실에서 앉아있고 있었다."유지연, 누가 널 찾고 있어!"한 남학생이 달려와 큰 소리로
"나랑 전 매형이랑... 우리 둘 사이에 뭐가 있다고?"유지연은 크게 놀라 오지랖어를 바라보는 표정이 어두워졌다."너 함부로 말하지 마. 나 그 녀석이랑 아무런 관계도 없어. 너 혹시 합성된 사진으로 나한테 사기칠 생각이면 꿈도 꾸지 마. 나한텐 그 정도를 받아줄 돈도 없어.”오지랖어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근데 난 너한테 사기칠 생각이 없어. 다만 나도 찾던 와중에 뜻밖에도 재미난걸 찾게 된거야. 관심 없으면 됐고.” 그렇게 괜히 유지연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도대체 뭔데?"오지랖어는 말했다. "아폴로 호텔에서 찍힌 동영상이야. 아, 맞다. 총 3개 영상이 있어."순간 유지연의 마음은 크게 흔들렸다.아폴로 호텔이라, 전에 약을 먹고 쓰러져서 임호 그 개자식한테 몹쓸 짓 당할 뻔한 그 곳이잖아. 당시에 마스크 사내가 구해주긴 했는데, 임호랑 이봉이 현장에서 바로 죽어버렸지.이 일을 다시 떠올린 그녀는 심장이 덜컹 내려앉았다.이건 절대 외부에 알려지면 안 돼.그런데 이게 임건우랑은 무슨 연관이 있는거지?가슴이 조마조마해난 유지연은 오지랖어가 뭔가를 알아낸 것 같아 불안했다. 만약 임호의 죽음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린다면 임씨 집안 사람들은 자신을 절대 용서할 것 같지 않았다. 그녀는 겨우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했다. "똑똑히 말해. 그래야 내가 살지 말지 결정할 수 있잖아."오지랖어는 본격적으로 입을 열었다."그날 밤, 네 그 전 매형이 너한테 뭔 짓을 한 것 같더라고. 만약 너가 알고 싶지 않다면, 됐어, 나도 비밀로 지켜줄게. 이래 봬도 나 입은 무거워. 직업 정신 하나는 투철하거든.”유지연은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물었다. "그건 얼마인데?""5천!""왜 이렇게 비싸?""유지연, 네 언니는 지금 유씨 그룹 회장이잖아. 그러면 몸값도 적어도 몇 억씩 할텐데 너가 설마 이정도 돈도 없겠어? 이래가지고 우리가 친구로 지낼 수 있겠어?""알겠어. 하지만 나 지금은 돈이 부족해. 먼저 너한테 2천원은 대출로 할게.” "그래
풍덩!임건우는 바로 그 자리에 뛰어내렸다.당자현도 뒤를 따르며 빠르게 내려갔다.백옥은 추하게 변한 전소은을 한 번 쳐다보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그녀의 모든 경맥을 봉인한 뒤, 그제야 우물 안으로 뛰어들었다.“이 우물은 정말 특이하군, 생명의 기운이 이렇게 진하다니?”임건우가 말했다.“맞아, 이게 바로 내가 말한 생명의 천수야. 이 물이 강아연의 영맥을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야.”당자현이 대답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물의 깊은 곳으로 빠르게 나아가면서 여러 번 생명의 우물을 모았다.“그렇다면 그들이 딸의 신격과 이 천수를 이용해 통로를 열려는 거라면 우리가 이 물을 모두 빼내면 그 문이 열리지 않을까?”당자현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그건 소용없어. 그들은 생명의 우물을 이용한 거지, 생명의 천수는 아니야.”임건우는 그 말을 듣고는 그만 그 생각을 접었다.지금은 딸을 구하는 게 우선이다.하지만 생명의 우물의 깊은 곳으로 내려갈수록 점점 더 음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정말 계속 가면 저기 끝에 통로의 입구가 있을까?”백옥이 뒤에서 물었다.“점점 더 멀어지는 느낌인데?”백옥이 말했다.백옥 뒤로 여러 명의 요족도 우물 안으로 들어왔고 나머지 요족들은 안전을 위해 바깥에 남았다.그때 앞서 달려가던 임건우가 갑자기 넓어진 공간을 느꼈다.그 느낌은 마치 지하수로에서 기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넓은 바다에 들어선 듯한 느낌이었다.눈앞은 황망하게 펼쳐져 있었고 먼 곳까지 흐릿하게만 보였다.“여기가... 어딘가?”뒤에서 박철호가 물었다.“이곳은 이차원 공간이야!”당자현이 대답했다.“빨리, 통로의 결점을 찾아봐. 보통 이런 곳에는 에너지 소용돌이가 있는 결점이 있어.”모두들 급히 그 결점을 찾기 시작했다.“여기 있어!”백옥이 외쳤다.입구 결점에 있는 소용돌이를 자세히 살펴보니 거기서 임건우의 딸이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빛이 흔들리며 그 모습이 흐릿하게 비췄지만, 분명 그녀였다.“들어가자!”모두가
“크앙!”검은 그림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그 그림자들 아래에는 해골용이 한 마리씩 있었다.하지만 이 해골용들은 남은 의지만으로 움직이는 듯했으며 공격력은 그리 강하지 않았다.각 해골용은 단 한 번의 죽음의 독안개를 내뿜을 수 있었고 그것만 피하면 문제가 없었다.그러나 방심하면 큰일이었다.천붕의 커다란 날개가 독안개에 맞아 반쪽이 떨어져 나가자, 천붕은 고통에 몸부림치며 바닥을 구르기 시작했다.쿵! 쿵! 쿵!해골용들이 차례로 쓰러질 때마다 공간의 장벽이 조금씩 약해졌다.그러나 장벽 안쪽의 전소은은 상황이 불리해지자 점점 더 독해졌다.전소은에게 빙의했던 불사족이 갑자기 본 모습을 드러내며 괴물로 변했다.그 괴물은 전소은을 완전히 감싸 비인간적인 모습으로 변했고 온몸에서 생명의 정수를 불태우며 그 에너지를 임건우의 딸에게 쏟아붓기 시작했다.“와아아아앙!”아이가 더 크게 울음을 터뜨렸고 초록빛은 더욱 강렬해졌다.그 순간, 고대의 우물에서 거대한 빛 기둥이 하늘로 솟아올랐다.빛 기둥은 제단 위의 거대한 문을 향해 뻗어나갔고 생명체들의 아우성과 통곡이 온 세상에 울려 퍼졌다.검은빛으로 빛나는 고대의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으며 문 안쪽에서는 굉음 같은 분노의 포효가 울려 나왔다.“불사족의 문이 열렸다!”“어서 막아야 해!”“공격하라!”마지막 해골용은 임건우와 백옥이 각각의 신검으로 힘을 합쳐 처치했다.그와 동시에 공간의 장벽이 산산이 부서졌다.쉭!가장 빠르게 움직인 사람은 바로 당자현이었다.당자현은 번개같이 달려가 아이를 붙잡으려 했다.하지만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당자현의 손이 아이의 몸을 스치며 통과해버린 것이다.손끝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지?”“왜 내 딸을 만질 수 없는 거야?”임건우와 백옥도 같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과는 같았다.아이의 모습은 공중에 떠 있는 허상처럼 보였고 진짜 몸은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듯했다.그때 전소은이 큰소리로 웃기 시작했다.지금의 전
쿵!모든 힘을 한 점에 집중시켜 강하게 내려쳤다.진혼종에서 울려 퍼진 소리에 그 공간 장벽이 거세게 떨림을 일으켰지만, 결국 깨지지 않았다.그 큰 소리에 안에서 주문을 외우고 있던 전소은이 뒤를 돌아보며 임건우 쪽을 바라봤다.얼굴은 차갑고 다급한 기색이 역력했다.주문을 외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웅웅...”그것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언어로 죽음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허상 같은 제단이 점점 더 뚜렷해지고 고대의 거대한 문이 마치 먼 저편의 공간을 넘어서 다가오는 듯 점점 가까워졌다.신격의 힘이 풀리면서 아기가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임건우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진혼종을 더 강하게 휘둘러 다시 내리쳤다.쿵쿵, 쿵쿵!일련의 강한 타격에도 공간 장벽은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하지만 임건우는 곧 장벽 주변에서 이상한 검은 그림자들이 하나씩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일정 간격마다 나타나는 그 그림자들.“이 그림자들... 이게 바로 공간 장벽의 근원이야!”“이 검은 그림자들을 없애면 장벽이 깨진다!”임건우는 급히 달려가서 땅에 나타난 검은 그림자들을 향해 진혼종을 내리쳤다.그렇게 찾은 발판이었다.타격을 가하자, 그림자가 움직였고 그 안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그것은 살아있는 존재였다!“으악!”진혼종이 뒤엉켜 타격을 가할 때 땅이 갈라지며, 검은 그림자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큰 울음소리를 내며 땅속에서 튕겨 나왔다.쿵!그 순간, 임건우는 조금 충격을 받았다.그것은 용... 아니, 해골용이었다.온몸에 살점은 없고 뼈만 남은 채, 죽음의 기운을 가득 품고 있었다.그 크기는 약 20미터에 달하며 길이도 어마어마했다.갑자기 임건우를 향해 검은 안개를 뿜어냈다.“죽음의 독 안개!”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피했다.이것은 보통의 존재가 아니다.그는 천의도법에서 이 독 안개를 본 적이 있었다.그런 독을 뿜어낼 수 있는 존재는 명백히 명계의 상위 존재였다.이 해골용이 명계에 있다면 그곳에서 왕이나 조상이
“크앙!”뒤에서는 끝없이 들려오는 요수의 포효와 하늘을 찌르는 듯한 전투 소리가 울려 퍼졌다.‘전소은, 제발 버텨줘! 내 딸을 저 괴물들에게 다치게 하지 말아줘!’임건우는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앞을 향해 전속력으로 추격했다.비록 지금 전소은의 위치가 보이지 않았지만, 임건우는 그녀가 어디 있는지 막연히 느낄 수 있었다.그 이유는 방금 만요곡에서 마주친 순간, 임건우가 작은 종이 인형 하나를 딸의 몸에 붙여 놓았기 때문이었다.그 종이 인형과 자신 사이의 감응을 통해 전소은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쉭쉭!임건우의 발아래에는 신비로운 도문이 펼쳐졌다.이것은 임건우가 미친 할머니가 남긴 공간 진문과 자신의 공간 법칙에 대한 이해를 결합해 만든 신통이었다.쉽게 말해 순간이동과도 같은 능력이었고, 그것도 장거리 이동이 가능했다.긴박한 마음에 영력을 무리하게 쏟아부으면서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이동 거리가 점점 커졌다.이제는 한 걸음만으로도 수십 리를 넘나들었으며 연호 안이라면 성 하나를 한 번에 건너뛰는 셈이었다.하지만 이곳은 고대 결계 속.그 영역은 정말로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광활했다.그렇게 달려가면서도 임건우는 수많은 이국적인 풍경을 목격했다.심지어 길을 따라 몇몇 거대한 성채도 보였다.아마도 박철호가 말했던 다른 요괴족의 도시일 가능성이 높았다.하지만 여전히 전소은을 따라잡지 못했다.‘대체 어떻게 이런 속도를 낼 수 있는 거지?’잠시 후, 임건우는 종이 인형의 위치가 멈춰 있는 것을 느꼈다.‘지쳤나?’임건우는 속도를 높이며 서둘러 전소은을 쫓아갔다.몇 분 뒤, 마침내 전소은을 따라잡았다.그러나 임건우는 바로 다가가지 못하고 약 1리 정도 떨어진 곳에 숨어 상황을 관찰했다.그러다 엄청난 광경을 목격하고 말았다.그곳은 고대 숲이었다.하지만 숲 한가운데의 빈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고대 나무집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나무집들은 아주 독특한 형태였고, 심지어는 기묘한 등불들이 걸려 있어 초록빛을 희미하게 발하고 있었다.
슝슝슝!수많은 덩굴이 빽빽하게 뻗어 나가며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무신교의 신도들을 모두 땅에 묶어버렸다.더는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뒤에 있는 사람들은 덩굴이 막고 있는 길을 뚫고 앞으로 나가려고 했지만, 덩굴에 막혀서 오히려 공중으로 뛰어오를 수밖에 없었다.이 광경을 보고 임건우와 백옥은 모두 놀랐다.이 능력, 꽤 강력하다.그리고 이건 당자현의 진짜 비장의 무기가 아니다.진짜 비장의 무기는 바로 이 덩굴에 수많은 가시가 달려 있다는 점이다.이 가시는 아주 날카로워서 덩굴이 몸에 감기면 가시가 아주 쉽게 피부를 뚫고 들어가며 그 안에는 강력한 신경 독소가 흐르고 있다.그 독소가 풀리면 코끼리라도 견디지 못할 정도로 강력하다.무신교의 신도들이 아무리 강한 수련자들이라고 해도 그 신경 독소의 영향에 견디기 힘들어 곧 머리가 어지럽고 눈이 흐려지기 시작했다.“이게 뭐야?”“아악, 이게 무슨 괴물이야? 머리가 너무 아파, 뭐가 보이지도 않아!”“죽여! 저 여자를 죽여!”무신교 신도들이 두려움에 떨며 외치자, 당자현은 손에 반투명한 초록빛 신념의 채찍을 쥐고 그 채찍을 날려버렸다.퍽!채찍이 휘둘러지자, 몇몇 덩굴에 묶인 신도들의 영혼이 그대로 빠져나와 채찍에 흡수되었고, 그 영혼의 힘은 채찍에 의해 흡수되어 당자현의 것이 되었다.백옥은 그 장면을 보고 놀라서 임건우에게 속삭였다.“네 와이프, 너보다 훨씬 더 사나워.”임건우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지금의 유가연을 봤다면 그런 말 안 했을 거예요.”“유가연이 지금 어떻게 됐다는 거야?”“전생에서 각성해서 신이 됐어요. 아이를 낳고는 바로 이 세계를 떠난 것 같아요.”“세상에...”백옥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멍해지며 탄식을 내뱉었다.그 후, 둘은 전투에 뛰어들었다.독이 든 덩굴의 도움이 있어 무신교의 신도들을 처리하는 것은 마치 수박을 자르는 것처럼 쉬웠다.하지만 덩굴의 효과 범위는 제한적이어서 당자현 앞에서 50미터 정도가 최대였다.그 이상 거리에는 닿지 않
“자연여신의 신격을 계승받았다고?”“젠장!”백옥이 불쑥 욕설을 내뱉었다.믿기 힘든 상황이었다.세 사람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지금의 전소은만큼은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전소은은 무언가에 빙의 된 이후, 이전보다 무려 열 배는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다.백옥이 말했다.“너무 빨라! 지금 만요곡 근처까지 간 것 같아. 내가 전소은 몸에 남긴 표식도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감지할 수 없어.”“만요곡?”임건우는 문득 떠올렸다.“그럼 지름길로 가요!”임건우는 곧바로 가나절로 통하는 통로를 열었다.가나절 안에는 만요곡으로 바로 연결되는 전송진이 있었는데 이걸 사용하면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3분 후.전송진에서 빛이 반짝였다.임건우 일행은 만요곡의 한 동굴 안으로 전송되었다.그곳에 도착하자마자, 백옥이 말했다.“느껴져! 전소은이 오고 있어!”임건우와 당자현은 긴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딸의 목숨이 전소은의 손에 달려 있었으니 반드시 그녀를 구해야 했다.“만요곡에 들어갔어!” 백옥이 다시 말했다.이곳은 만요곡의 중심부이자, 반드시 지나가야 하는 길목이었다.세 사람은 동굴 입구에 있는 거대한 바위 뒤에 숨어 조용히 전소은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급박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셋, 둘, 하나, 공격해!”세 사람이 동시에 전소은에게 덮쳤다.전소은은 마침 갓 돌이 지난 아기를 품에 안고 있었고 아기는 불편한지 크게 울고 있었다.아기의 울음소리에 당자현의 심장이 찢어질 것 같았다.지금의 전소은은 두 눈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어 있었으며 그녀의 등 뒤로는 불사족의 실루엣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었다.임건우 일행이 튀어나오는 것을 본 전소은은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괴성을 내질렀다.한 손에는 아기를 안고 다른 손에는 거대한 검을 쥔 채 맹렬히 공격해왔다.“전소은, 정신 차려!”백옥이 소리쳤다.백옥에게 전소은은 단순한 동료가 아니라 수많은 생사를 함께 넘긴 소중한 동생이었다.백옥은 정말로 전소은을 죽일 수 있을까?쾅
“크앙!”당자현의 신념이 하늘을 찌를 듯한 파동을 일으킨 직후 얼마 지나지 않아 거대한 울음소리가 멀리서 울려 퍼졌다.그 소리는 바로 금강마원의 울음이었다.그 뒤로 다시 세 번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는데 길고 짧은 소리가 섞여 마치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다.몇 초 후, 고대 결계의 깊은 곳에서 수많은 요족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쿵! 쿵!대지가 흔들리며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그것은 마치 만 마리 요수들이 뛰쳐나가는 듯한 소리였다.“윙!”하늘을 가르는 높은 소리와 함께 한 마리 대붕이 하늘을 가로지르며 나타났다.그 날개를 펼친 채로 수 킬로미터를 커버할 정도로 거대한 천룡이었고, 바로 그 새의 왕 천붕이었다.그 천붕 위에는 금강마원 한 마리가 편안히 서 있었다.“크앙!”금강마원은 두 팔을 쳐들고 가슴을 쳐대며 천둥 같은 울음소리를 터뜨렸다.그 울음은 처절하고 분노에 찬 소리였다.그것은 바로 금강마원, 백호였다.백호는 당자현의 신념을 감지한 후, 그 안에 자신들의 딸이 납치된 정보를 읽어낸 것 같았다.쿵!백호는 수백 미터의 고공에서 몸을 수직으로 떨어뜨려 당자현 앞에 무릎을 꿇었다.그럼에도 여전히 백호의 키는 당자현보다 훨씬 컸다.그때 대지가 다시 흔들리며 수많은 요수가 우르르 몰려왔다.그중에서도 성주인 박철호가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백호야!”“내 딸이 나쁜 사람에게 납치당했어. 네가 도와줄 수 있겠어?”당자현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백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뒤로 물러나며 크게 외쳤다.“크앙!”모든 요족들이 일제히 움직여 임건우의 딸과 전소은을 찾아 나섰다.그 후, 백옥도 번개처럼 도착했다.바로 묻기 시작했다.“무슨 일이야?”임건우는 급하게 설명했다 “전소은에게 불사족이 붙었어요. 난 그들이 후지산 아래의 불사족과 관련 있다고 의심하고 있어요. 얼음 궁전에 들어갔던 사람들은 모두 위험할 수 있어요.”백옥은 얼굴을 굳히고는 물었다.“너희 둘의 피를 좀 줄 수 있겠어?”곧 임건우와 당자현의 혈액이 백
동시에 당자현이 강력한 영혼 공격을 날려 전소은을 강타했다.평소 같았다면 전소은은 머리를 움켜쥐고 비명을 질렀을 것이다.하지만 지금의 전소은은 사악한 존재가 빙의된 상태로 당자현의 정신력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했다.그 틈을 타 전소은은 순식간에 몸을 돌려 당자현에게 달려들었다.슉!전소은의 속도는 너무 빨라 당자현이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다가왔다.그리고 당자현이 품에 안고 있던 아기가 전소은의 한 손에 휩쓸리며 떨어졌다.“아가!”당자현의 눈이 붉게 충혈되며 절규했고 황급히 손을 뻗어 아기를 붙잡으려 했다.그러나 전소은이 한발 빨랐다.전소은은 아기를 품에 안고 동쪽으로 날아가 버렸다.“아아!”당자현은 간절한 마음으로 소리쳤다.“내 아이를 돌려줘!”임건우는 분노로 온몸이 뒤틀릴 듯한 고통을 느끼며 이를 악물고 전력을 다해 뒤쫓았다.“전소은! 정신 차려!”“전소은! 사악한 존재의 조종에 휘둘리지 마!”임건우는 소리치며 끈질기게 전소은을 추격했지만, 전소은은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오히려 아이를 안은 채 도주하며 다양한 연막을 펼쳐 추적을 방해했다.해상에 이르자 전소은은 그대로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안 돼!”임건우는 결국 폭발하듯 분노를 터뜨렸다.임건우의 갓난 딸, 아직 기저귀를 차야 하는 작은 아기가 한 여자의 품에 안겨 바닷속으로 사라졌다니!“전소은, 제발 우리 딸에게 아무 일 없길 빌어라.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네놈을 반드시 없애버릴 거야!”임건우는 지체할 틈도 없이 바닷속으로 뛰어들었다.하지만 바다에 들어선 후, 전소은과 그의 딸은 마치 증발이라도 한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아아아!”임건우가 미칠 듯한 분노와 좌절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 당자현이 다급히 임건우를 찾아왔다.당자현은 불안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자기야, 딸은? 우리 딸은 어디 있어?”임건우는 붉어진 눈으로 바닷속을 가리키며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저... 저기 없어.”당자현은 입을 틀어막고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임건우
그 금빛 광선은 마치 고목을 쳐내듯 바로 금용 허상에 부딪혔다.원래 허상에 불과한 것이었기에 그런 공격을 견뎌낼 리가 없었다.삼계지인술의 환상 특성은 공격을 거의 받지 않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그것은 비눗방울처럼 가벼운 터치만으로도 쉽게 부서지곤 했다.금용이 사라진 후 임건우와 당자현은 다시 공중에 떠 있었다.그때 한 인물이 빠르게 다가왔다.“사기꾼!”“여기서 백성들을 속이다니!”그 인물이 누구인지 알아본 임건우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전소은, 너 지금 우리 집에 와서 뭐 하는 거야?”그렇게 나타난 사람은 바로 예전에 독수리 부대에서 활동하던 전소은이었다.전소은도 임건우와 당자현의 모습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어? 너희였어! 건우야, 이게 자연 신전에서 태어난 아이야? 한 번 보여줄래?”당자현은 전소은을 처음 봤기에 아이를 꼭 끌어안고 몸을 숨겼다.임건우는 짜증을 내며 말했다.“뭘 본다는 거야? 애들 좋아하면 남자 하나 골라서 결혼하고 네가 애를 낳아.”전소은은 입술을 내밀며 말했다.“임건우, 너 변했구나. 우리가 약속한 대로 네가 내 아이를 낳아줄 차례 아니었어?”“뭐라고?”“새로운 여자를 만나니까 예전 사람은 잊었구나? 네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어!”임건우는 머리가 두 개처럼 커졌다.이 여자는 일부러 시비를 걸려고 하는 거다.임건우는 급히 당자현에게 말했다.“자현아, 이 여자의 말은 믿지 마. 전소은은 오십이 넘었는데 아직도 남자가 없어. 아래쪽도 병이 있고 정상적인 여자가 아니야. 심리 상태도 이상해서 환각을 보고 있어.”윙!전소은의 분노가 폭발했다.임건우가 말한 것들은 전소은의 가장 큰 상처와 자존심에 대한 공격이었다.그것은 전소은이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자아의 굴욕이었고 임건우가 그 상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었다.게다가 전소은은 최근 몇 가지 일로 기분이 나빴고 원래 산책을 하려고 나온 것이었는데 임건우의 가짜 용으로 사람들을 속이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다.전소은은 갑자기 앞쪽으로 몸을 던지며 임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