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됐어, 나가봐도 돼. 가서 준비하고 있어. 내일 우린 로다리 그룹에 가서 계약을 체결할거야."임건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노인네, 당신은 날 제대로 건드렸어. 내 심기를 건드린 대가를 치러야 할거야.한편 저녁 식사를 하는 유 씨네 자매는 끊임없이 눈물을 글썽였다.유가연은 심수옥에게 말했다. "엄마, 이것 좀 봐. 이게 바로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야. 엄마가 구운건 돼지도 안 먹을걸."한켠에서 유지연은 임건우를 쳐다보기만 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많이 먹은 나머지 이미 동글동글해진 배가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었다.심수옥은 마지막 불고기 한 조각을 먹고는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엄마는 예전에 공부만 하던 집안 출신이라 어릴 때부터 손에 물 한방울 안 묻혔어. 너희 아빠도 내 손은 그냥 존재만 하면 된다고 했어. 굳이 요리를 할 필요가 있을가? 내가 너희들한테 밥을 태워준 것 만으로도 잘한거야.”말을 마치고는 임건우에게 말했다."임건우. 이거 좀 치우고 설거지까지 해. 너 아직 직장 못 찾았지? 그럼 앞으로는 우리 집에서 밥이나 지어.”젠장, 밥 먹자마자 심술 부리더니 임건우를 보모로 삼으려 한다. 이 여자는 정말 체면이 없는 듯 하다."시간 없어요!""저 저녁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임건우는 일어나자마자 자리를 떴고 그녀의 시중을 들어주질 않았다."어쭈, 얘 좀 봐라? 돈 좀 있다고 아주 나대네..."이때 유가연도 일어섰다. "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있어. 먼저 방으로 올라갈게."심수옥은 하는 수 없이 막내딸을 노려보았다.유지연도 뛰어올라 작은 발로 총총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여름방학 숙제를 해야 돼.”"그럼 설거지는 누가 해?""엄마가 해야지! 알다싶이 손이 그냥 달려만 있어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남편이 이미 다른 여자랑 도망쳤잖아.”"이 기집애가..."저녁 8시 반 쯤, 미란다가 임건우에게 전화를 걸었다.마침내 일을 마친 그녀는 자신이 묵고 있던 힐튼 고급 호텔로 돌아왔다."뭐? 호
임건우는 유여정을 보고 속으로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했다.그는 유가연을 끌고 옆의 있는 소파 앞으로 가서 천천히 휴지로 닦았다. 그제야 가연에게"여보, 여기 앉으세요. 진 사장님은 아직 회의 중이니, 여기서 기다리다 그가 나오면 계약을 할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유가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얌전히 앉았다.임건우는 가방에서 물을 꺼내 그녀에게 건네기도 했다.두 사람은 아랑곳하지 않았다.마치 유여정과 진강 두 사람은 없는 것 같았다.그러나 유여정은 자리에 앉지 못하고 벌떡 일어나 두 사람 앞으로 다가갔다."유가연, 제가 물어보잖아요, 귀머거린가요? 도대체 어떤 계약을 하러 왔죠? 누가 당신들한테 계약하라고 했나요?"유가연은 물을 마시고 임건우에게 건네주며 "너도 마실래?"라고 물었다."좋아!"임건우는 유가연이 마셨던 부분으로 마셨다.유여정은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마음이 더 안 좋아졌다.로다리그룹의 프로젝트에서 유 씨 건자재는 계속 계약을 땄고, 이전에는 영창 건설사만 이들과 경쟁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유가연이 나타날 줄은 몰라 좀 놀랐다."여보세요, 유가연씨, 너무 나대지 마. 여기가 어딘지는 아세요?" 유여정이 다시 한번 소리쳤다.유가연은 그제야 유여정을 쳐다봤다."우리가 무슨 계약을 하러 왔는데, 당신이랑 유여정은 상관없나요?"유여정은 비웃으며 "저랑 상관이 없어요? 내가 보기에는 꼭 그렇지는 않은데, 저~기 저 잘생긴 남자가 누군지 아세요?"그녀는 진강을 가리키며 말했다.그리고 지금 진강은 유가연을 뜨거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왜냐하면 유여정과 비교했을 때 유가연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를 이길 수 있을 뿐더러,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는 진 씨네 집안의 젊은이들조차도, 한 번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어쩌나, 이렇게 아름다운 미인에게 벌써 남편이 있다니.임건우를 보니, 스스로 건우를 이길 수 있고,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인 격이라고 생각했다."누구세요? 설마 남자친구는 아니죠?"
그 순간만큼은 제자리에서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못 들은 척 하기만 했다.진강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너희 둘, 정말 염치없는거 아냐? 지금 당장 나가. 오늘부터 너희 둘은 우리 로다리 그룹에 더이상 들어오지 못해.” 유여정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하찮게 말했다. "들었지? 고집 그만 부리고 얼른 가. 다들 왜 이렇게 뻔뻔한거야? 하긴, 너희들 이젠 회사명도 바꿨다며, 무슨 건연 건자재라고 하던가? 회사가 유동자금도 없다면서, 더 이상 열심히 돈 벌지 않으면 당장 파산되겠어! 임건우, 내가 보기엔 넌 좀 일찍이 다른 일을 찾아서 하는게 낫지 않아? 아니면 나한테 와서 졸개라도 하던가. 내가 기분이 좋으면 너한테 밥이라도 사줄지도?”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때가 되면 과연 누가 굶게 될지, 누구도 몰라.” 그리고는 진강에게 말을 걸었다. "진강이라고 했지? 로다리 그룹, 네 말로는 완전히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은데. 아버지라도 오면 좀 힘이 있을진 몰라도.” 진강은 크게 노했다. "좋게 말해줘도 못 알아듣네. 안 가겠다 이거지? 그럼 내가 경비원을 불러서 너희들을 쫓아내지 뭐.”말이 끝나자마자 그는 큰 소리로 경비원을 불렀다.곧이어 적어도 여섯 명은 되는 한 무리의 경비원들이 돌진해 왔다.그 중 우두머리인 보안대장은 진강을 보자마자 아부를 하였다. "도련님, 무슨 분부가 있으십니까? 도련님의 말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해내겠습니다.”진강은 임건우를 가리켰다. "이 녀석, 쫓아내."그리고는 유가연도 가리켰다. "이 아가씨도 보내드려!”그 와중에 뜻밖에도 임건우와 유가연을 차별 대우하면서 여자를 챙겨주었다.곧이어 경비원은 바로 임건우 부부를 쫓아낼거라고 대답했다."그만해!"바로 이때, 어디선가 큰 소리가 들려왔다. 위엄 있는 얼굴의 한 중년 남자가 성큼성큼 다가왔고, 그 뒤에는 OL 룩의 엘리트 여자가 같이 따라왔다.몇 명의 경비원들은 그 사람을 보자마자 곧 안색이 크게 변했다. 마치 고양이를 본 쥐들
임건우와 유가연이 진석을 따라 사무실에 들어가는 모습을 본 유여정은 눈이 동그래져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급히 진강에게 물었다. "진강 씨,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아버님이랑 유가연 사이에 도대체 무슨 계약이 있다는거야?”진강은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나도 잘 모르겠어. 난 사실 우리 아버지 회사 일에 대해서 잘 몰라."유여정은 매우 답답하여 콧방귀를 뀌었다. "그 유가연의 회사는 원래 우리 유 씨 건자재에서 분할된거야. 이젠 월급을 줄 돈도 거의 없는 처지야. 그런데 이런 작은 회사랑 합작을 하다니, 이건 너무 심각한 문제인데. 나중에 당신이 아버지를 만날 때 잘 좀 말해봐. 아니면 때가 되서 후회하게 될거라고.""어...알겠어."진강의 표정은 좀 떨떠름했다. 방금 진석의 태도로부터 그는 사실 뭔가를 알아차렸다.............한편 임건우와 유가연은 진석의 대표 사무실에 들어가 10분도 안되여 다시 나왔다.과정이 아주 순조로웠기 때문이다.사실 그들이 오기전에 주성문은 일찍이 진석과 약속을 하였다.물론 계약 조항까지 다 얘기를 나눴다.그에 대해 진석은 조금도 반대할 의사가 없었다.첫째, 임건우의 명의 신분과 여 씨네, 하 씨네, 만리상맹 등 강주의 높은 세력과의 관계는 진석으로 하여금 충분히 중시를 하게끔 하였다.둘째, 실제로 주성문도 로다리 그룹의 주주로서 그가 차지하는 지분이 많았다.건자재 공급업체의 계약 또한 주성문이 결정할 수 있었다."어, 벌써 나왔어? 너희들 쫓겨난 거지!"임건우와 유가연이 10분도 안되여 나오는 모습을 본 유여정은 하하 웃기 시작했다. 어떻게 10분안에 계약을 체결할수가 있겠어? 설령 체결했다 하더라도 틀림없이 보잘것 없는 계약이겠지. 그런데 진석이라는 이렇게 대단한 대표가 설마 보잘것 없는 계약을 체결했을가?하지만 두 사람은 입을 열지 않았다.그러자 유여정은 더욱 의기양양했다. "거봐, 내가 말했잖아. 너희들은 지금 그냥 스스로 욕 먹을 짓을 하는거야. 로다리 그룹이 어떻게 너희
진강이 걸어 나왔다.유여정은 얼른 달려갔다. "진강 씨, 이 여자가 말하길 이번 5환 프로젝트 계약은 이미 건연 건자재가 체결했대. 정말이야? 얼른 가서 아버님한테 말해봐. 이건 아니잖아. 이 계약, 우리 유 씨 건자재만 체결할 수 있다고 당신이 나한테 약속했잖아? 빨리 가, 빨리 들어가라고...."이때 진강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 "유여정, 너 얼른 가. 앞으로 나를 다시는 찾지도 말고."유여정은 멍해졌다. "뭐라고? 진강 씨, 다시 한 번 말해봐."진강은 경비원들에게 명령했다. "이 여자가 안 가면 끌고 내보내.”"네!"유여정은 그제서야 자신이 차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분노로 가득차 말했다. "진강, 이 개자식아. 어제 침대에서 너 나한테 뭐라고 했어. 이 짐승같은 놈아. 이렇게 먹고 바로 튄다고? 그러고도 네가 남자야? 너 같은건 죽어도 싸.” "팍!"이때 경비원 한 명이 유여정의 뺨을 후려갈겼다."감히 우리 도련님을 욕해? 죽고 싶어?""끌고 가. 내다 버려!"그렇게 10분 뒤,유 씨네에서는,노인네는 기분이 아주 좋아보였다. 심수옥의 별장을 걷어들인 원인은 단 하나였다.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오늘 로다리 그룹과의 계약을 원만하게 체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이 계약을 따내기만 하면 그들이 문성 부동산에 의해 파기된 계약의 영향은 최소한도로 줄어들 수 있었다.심지어는 더 큰 발전 공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그들은 또 다른 신형 건자재의 지역 중개 판매 자격까지 얻어내 굳이 백달천엽이 아니더라도 유 씨 건자재는 여유롭게 살 수 있었다.그런데 바로 이때, 유여정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그리고는 곧바로 나쁜 소식을 듣게 되었다."할머니, 로다리 그룹의 5환 프로젝트 계약, 체결하지 못했어요.""뭐라고?" 새에게 먹이를 주고있던 노인네는 순간 손에 들고 있던 새장을 땅에 떨어뜨렸다."무슨 일이야? 왜 체결이 안 됐어? 이미 확실해진 일 아니었어?""유가연 그 천한 놈이 계약을 잘랐어.""아..."노인네는 소리를 지르
심수옥은 이 가족을 보는 것 조차 싫어했다.특히 이 왕 여사는 매일같이 자신의 사위를 자랑하여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싫증이 나서 심수옥은 입을 삐죽거렸다. "당신들은 여기에 왜 온거죠?"왕 여사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집 보러 오고 집을 사러 온거죠. 설마 그쪽들처럼와서 눈독만 들이겠어요?"유지연은 화가 났다. "우리가 살 수 있는지 없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왕 여사는 더 크게 웃었다. "저야 당연히 잘 알죠. 서로 이웃인 사이인데 그 정도도 모르겠어요? 듣자하니 별장이 유 씨네 집에 의해 수거되느라 서둘러 집을 사려고 한다면서요! 근데 이 세나 항만의 별장은 적어도 천만 원에 달하는데, 아무나 살 수 있는 집이 아니에요! 2천만 원의 가짜 수표를 들고 와도 소용 없어요."왕 여사의 사위가 물었다. "2천만 원짜리 가짜 수표라뇨?"왕 여사는 하하 웃으며 임건우를 가리켰다. "바로 이 사람이야. 이 사람이 바로 심수옥의 사위야. 얼마 전에 장모님한테 2천만 원의 수표를 주었는데 어떻게 됐는줄 알아? 은행에 가서 물어보니까 수표가 가짜였대. 아이고,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네.”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좀 쉬세요. 나이도 많으신 분이 당뇨병이며 고혈압까지 있으신데 그렇게 웃지 마시고요."왕 여사의 딸이 소리쳤다. "뭔 말을 그 따구로 해?”임건우는 말했다. “난 사람을 보면 사람 말을 하고, 귀신을 보면 귀신 말을 합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이 가족을 무시하고는, 여태 줄곧 그들을 따라다니던 주택 판매 종업원에게 말했다. "아가씨, 저희 데리고 별장 좀 보여주시죠!”"잠깐만!"왕 여사는 주택 판매 아가씨를 불렀다. "아가씨, 주택 판매 수수료 벌고 싶으면 사람좀 바꿔요. 저 사람들은 여기에 집을 살 수 없어요. 아니면, 우리를 데리고 우리한테 소개해줘요. 우리는 아마 오늘 별장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심수옥은 차갑게 말했다."너가? 살 돈이 있다고?"왕 여사는 대꾸했다. "왜 없어?내가 없어도 내 사위가 있잖아. 어떤 집
한비연은 그들을 데리고 집을 보러 갔다.왕 여사는 한 켠에서 몰래 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저 동료가 가서 무료 자원봉사를 하려고 하네. 저 가족이 어딜 봐서 집을 살 수가 있다고... 내가 저 집안 사람들 이웃이라 가장 잘 알고 있어. 돈도 없으면서 뻔뻔하네.”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냥 임시 알바뿐이에요! 왕 여사님, 그럼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음에 드는 건물이 있으신가요? 필요하시면 제가 데리고 현지에 같이 가 볼가요?""그래, 마음대로 보지 뭐!"그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는 다시 돌아왔다.왕 여사는 매우 흥분해있었고 어느 동이든 모두 만족스러웠다.여자 판매원도 흥분하여 내심 생각했다. 그 가난뱅이 집안을 버리고 이 집안을 따른게 다행이지. 보아하니 오늘 한 건은 해낼 것 같네. 그러나 왕 여사의 사위는 단호했다. "별장을 보긴 다 봤는데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저희도 좀 더 비교해보고 상의해야 될 것 같아요."하지만 왕 여사는 다급했다. "뭘 또 상의해. 내가 보기에는 그 12번 방이 아주 좋던데. 난 엄청 만족해.”그러자 딸이 말했다. "엄마, 뭐가 이리도 급해? 사려고 해도 때가 아니잖아. 지금 우리가 돈이 어디 있다고? 적어도 우리의 그 오래된 집을 먼저 팔아야지."왕 여사는 놀라서 소리쳤다."뭐? 낡은 집을 팔자고? 네 남편이 집 사는 거 아니었어?""우리 남편이 단번에 어떻게 그리도 많은 돈을 만들어내?"여자 판매원은 듣자마자 얼굴이 갑자기 노랗게 질렸다.젠장, 알고 보니 계속 허세를 부린 것이었다!이때 옆에서는 박수와 음악 소리가 울렸다.알고보니 이미 한 별장이 팔렸다.판매원은 고개를 돌리고는 바로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건 바로 자신이 따랐던 그 임건우의 무리였다. 뜻밖에도 건물을 계약했다니, 이렇게도 빨리?왕 여사와 그 무리도 아연실색했다.그들은 얼른 달려가 물었다. "심수옥, 너희들 집 샀어? 여기에 있는 별장 샀다고? 돈이 어디서 난거야?
"쿵-"순간 유지연은 자신의 머리가 부족하다고 느꼈다.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집착해온 우상이었던 당자현이 뜻밖에도 자신의 형부와... 정말 하늘이 무너져도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 같았다!어떻게 그럴 수가?말도 안 돼!그녀는 고개를 들어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베란다 앞에 서서 눈 앞에 펼쳐진 경관을 보며 꼼짝도 하지 않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설명 좀 해."유지연은 굳은 얼굴로 휴대폰에 보이는 뉴스를 임건우에게 보여주었다."뭐야?"임건우는 힐끗 눈살을 찌푸리고 얼른 확인했다.보면 볼수록 황당했다.그 사진은 바로 어젯밤, 그와 당자현이 힐튼 호텔을 떠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뉴스에 씌여진 글은 완전히 날조되어 있었다. 열 손가락 꼬옥 잡고 둘이 아주 친밀해보였다. 그의 마음속에는 순간 노기가 솟아올랐다.자신은 일반인으로서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당자현은 톱스타로서 얼마나 많은 팬들이 수시로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이런 스캔들이 일단 터지면 그녀의 앞날에 끼치는 영향이 꽤 치명적이었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유명한 톱스타가 스캔들이 터져 나락가는 결과를 그는 지켜볼 수가 없었다. "젠장!"임건우는 콧방귀를 뀌었다.유지연은 오히려 그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빼앗은 줄 알고 말투가 차가웠다. "임건우, 너 우리 언니 어떻게 보려고 그래? 감히 이런 일까지 하고도 너가 사람이야? 별장이라도 사면 보상될 것 같았어?”임건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지연을 바라봤다. "넌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녀?""무슨 뜻이야?""허, 당자현의 사생 팬이라더니 양심 없는 기자가 조작한 스캔들을 넌 그냥 믿는거야?사생은 역시나 사생이네. 이렇게 멋대로 믿고 말이야.”"그럼 이 사진들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설마 너가 아니라고?""나야!""인정했네?!""내가 뭘 인정했는데? 너 제발 겉치레만 멀쩡한 척 하지마. 사실 넌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나랑
강아연의 상태는 여전히 심각했다.현재 강아연의 영맥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몸은 마치 바닥이 새는 물통처럼 원기가 끊임없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임건우가 아무리 많은 진기를 강아연에게 주입해도 잠시 후면 전부 소멸해버렸다.“태운 별장으로 가자!”임건우는 단호하게 결정했다.예전에 임건우는 임씨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사들였던 임씨 저택을 되찾았고 이후 태운 별장에서 이곳 저택으로 이사했었다.하지만 지금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다.결국 다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 임시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아연이의 몸은 지금 진기와 영력을 저장할 수 없지만, 손상된 영맥은 끊임없이 영기를 공급받아야 해. 그래서 내가 아연이를 위해 어떤 물건을 빌려올 필요가 있어.”임건우가 말했다.“어떤 물건인데요?”유화가 물었다.“침대 하나.”임건우가 말한 것은 바로 황정은이 쓰던 침대였다.그 침대는 고대 고수들이 남긴 취령진이 새겨져 있어 영기를 모아 비처럼 내리는 기능이 있었다.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물건이었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임건우는 백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백옥은 전화를 받자마자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구나! 난 네가 스승은 필요 없다는 건 줄 알았어!”백옥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녀가 이미 예순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기 어렵게 했다.만약 백옥이 연예계에 있었다면 분명 노익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스승님, 제가 누구를 잊어도 스승님만큼은 잊을 수 없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님인데!”임건우는 조금 비위를 맞추며 말을 꺼냈다.“스승님, 하나 여쭤볼 게 있어요. 혹시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쳇, 첫 마디부터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묻다니 날 잊지 않았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네. 네 마음은 이미 정은 선생님한테 가 있구나.”“아니에요,
그래서 강아연이 서산의 장문인 딸이라는 소식을 들은 모든 이들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당자현이 말했다.“서산... 기억이 좀 나...”임건우는 당자현을 보고, 그녀가 말하는 기억이 이번 생의 것이 아니라 전생, 혹은 그 전생의 기억임을 직감했다.당자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유가연이 떠오른다.두 사람 모두 환생한 존재들이라 당자현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릴 뿐인데 유가연은 전생의 영향으로 성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유화가 물었다.“그럼 강아연의 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된 거지?”남자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장문 부인께서는 이미 돌아가셨고 장문인은... 실종되었습니다.”모두의 마음이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때 임건우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강아연의 몸에 진기를 흘려보냈다.임건우의 진기에는 혼돈의 원기, 고대 문자의 힘, 그리고 불교의 원력까지 더해져 회복력이 극도로 강했다.잠시 후, 강아연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기 시작했다.강아연이 눈을 떴다.“오빠...”“아가씨!”“아연아!”강아연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임건우는 그녀를 손으로 눌렀다.“움직이지 마!”강아연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자, 그동안 아무리 영혼을 뽑아갈 때에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그녀가 지금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우나영은 임건우를 옆으로 데려가며 물었다.“건우야, 아연이는 괜찮을까? 회복될 수 있을까?”임건우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조금 힘들어요. 영근이 꺼내진 것이 너무 큰 상처를 남겼어요. 그놈이 너무나 잔인하고 거칠어서 아연이의 내부의 영맥까지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건 정말 다루기 어려운 일이에요.”“그게 힘든 일이라는 거겠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첫째, 아연이의 영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 꺼내진 영근을 찾아서 다시 심어줘야 해요.”이 일은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서산의 장로의 손녀가 지금 그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며 장문인이 되었고
임건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이 남자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접니다. 나를 왜 찾은 거죠?”그러자 그 남자는 달려오더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외쳤다.“임 도련님! 우리 아가씨를 구해주세요!”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아가씨가 누구죠?”남자가 대답했다.“우리 아가씨의 이름은 강아연입니다.”“뭐라고?”“아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도대체 무슨 일인데요?”우나영을 비롯한 사람들도 깜짝 놀라며 물었다.강아연은 우나영을 의붓엄마처럼 따랐고 어리지만 말 잘 듣고 예의 바른 아이로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그랬기에 모두가 긴장한 눈빛으로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아가씨가 동문에게 해를 입었습니다. 지금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입니다.”임건우는 다급히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죠?”“근처 민가에 있습니다.”임건우는 곧 강아연을 만날 수 있었다.임건우가 예전에 독수리 학원을 찾아갔던 주된 이유도 강아연 때문이었지만, 당시 학원은 이미 완전히 점령된 상태였고 단 한 명의 수강생도 찾을 수 없었다.그때 요수들에게 들은 바로는 독수리 학원을 점령할 때 이미 그곳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그 말을 듣고 강아연은 무사하리라 믿었지만, 지금 그녀를 보니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강아연은 허름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머리카락은 생기를 잃고 바싹 말라 있었다.피가 통하지 않는 듯 강아연의 얼굴은 완전히 쇠약해 보였고 몸의 기운은 이미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게다가 온몸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었다.“이게 누가 한 짓이야?”“아연아, 아연아...”반하나는 강아연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반하나와 강아연은 중해에서 창업하던 시절부터 가까웠고 특히 강아연이 반하나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체향이 특별한 효과를 지닌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늘 그녀와 같은 방에서 자곤 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그 일을
“형부, 형부! 이러지 마세요!”“죽으면 안 돼요!”유지연은 임건우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을 흔들었다.임건우가 힘겹게 말했다.“아직 안 죽었어. 그런데 네가 계속 이렇게 흔들면 정말로 죽을지도 몰라.”“아! 형부,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괜찮아. 조금 쉬면 나아질 거야.”“우리 언니... 그 여자는요?”“가버렸어.”“가버렸다니요? 어디로요?”“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래.”유지연의 얼굴에 슬픔이 드리웠다.“역시 언니가 말한 대로 됐네요. 이걸 어쩌죠?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엄마 없이 크다니 너무 불쌍해요.”임건우는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데려올 거야. 그런데... 그러려면 내가 더 강해져야 해!”인과를 끊는 게 뭐 대수랴.기억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해도 반드시 유가연을 다시 찾아오리라.유지연은 유가연이 진짜 죽은 게 아니라 여전히 한 가닥 희망이 있다는 걸 알자 안심하며 한층 밝아진 얼굴로 임건우를 가볍게 안았다.“형부, 이제부턴 제가 아이들의 엄마가 될게요. 언니 대신 제가 잘 돌볼게요.”하지만 임건우에게는 지금 그런 로맨틱한 분위기에 휩쓸릴 여유가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다시 가나절로 돌아갔다.유가연은 아이를 낳기 전부터 본래의 인격이 돌아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까 두려워 자신을 불탑에 가둔 상태였다.심지어 우나영과 심수옥 등 다른 사람들 모두를 가나절의 다른 구역에 격리시켜 두었고 그들 사이를 진법으로 막아두었다.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던 사람은 유지연 혼자뿐이었다.임건우는 진법을 다시 열어 안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풀어주었다.임건우를 보자마자 심수옥이 달려왔다.“건우야! 빨리! 가연이가 애 낳겠대! 정말 속 터져 죽겠어. 몇 달이나 됐다고 애를 낳겠다니. 조산 기간도 안 됐는데 제정신인가?”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지연이 두 아이를 안고 나타났다.“엄마, 이미 낳았어요.”“뭐라고?”유가연이 전생의 대능자라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고 기억을 되찾아
당가은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갑자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위험하다!임건우는 그 순간, 당가은의 기운 변화에 즉시 반응했다.그는 본능에 따라 몸을 피하려 했지만, 한 걸음 내딛기도 전에 당가은의 손길에 의해 그대로 제어당했다.형체 없는 결계가 그의 몸을 꽁꽁 묶어버렸다.“너 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지?”임건우는 분노와 혼란 속에서 소리쳤다.당가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너는 내게 그냥 벌레와 같아. 금단이 무슨 쓸모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너 같은 존재가 몇백 년 뒤에는 결국 황토로 변할 거야. 내 긴 생애 속에서 너의 존재는 반짝이는 유성처럼 지나가는 시간보다도 짧을 뿐이야. 그런데 너와 내가 다시 태어난 몸에서 네가 낳은 아이들이 나와 얽혀버렸어. 나는 그저 우리 사이의 인연을 끊으려는 것뿐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손끝으로 날카로운 칼날처럼 된 에너지의 실체를 만들어 냈다.그 칼날 위에는 수많은 규칙의 힘이 얽혀 있었다.임건우는 급히 외쳤다.“잠깐만! 제발!”하지만 당가은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그녀에게 있어 임건우는 아마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그런 존재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그저 지나치게 여겼을 뿐이었다.그의 신체를 억제한 상태에서 당가은은 규칙의 신검을 내리쳤다.“으악!”임건우는 고통에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그 고통은 너무나도 강렬했다.마치 영혼이 찢겨 나가는 것처럼 몸을 움켜잡고 떨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당가은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조금만 참아. 곧 지나갈 거야. 끝나고 나면 보상을 줄게.”그녀의 얼굴은 유가연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그 성격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고 사람의 생명을 전혀 소중히 여기지 않는 듯했다.임건우의 금단 안에서 숨겨졌던 12개의 문자가 하나씩 빛을 발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흘려보냈다.그것이 그의 내부의 이상을 숨기고 있었다.결국, 어느 순간 임건우는 느꼈다.그의 신장 안에 무언가가 깨지는 느낌이 왔다.무언가가 끊어지며
이때 유지연이 허겁지겁 달려왔다.앞에 앉아 울고 있는 유가연을 보며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언니, 왜 울고 있어?”유가연은 무릎을 껴안고 턱을 괸 채 울어서 벌게진 눈으로 그녀를 한 번 쓱 쳐다보며 말했다.“너 누구야? 내가 너를 알아?”유지연은 순간 당황하며 얼어붙었다.“나... 나 언니 동생이잖아. 친동생...”뒤쪽 몇 마디는 그녀 자신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유지연은 임건우와 눈을 마주치더니 얼른 바닥을 기어 다니는 두 아이를 안아 올렸다.“애들이 왜 이렇게 계속 울어요?”그녀가 물었다.“네 언니가 바닥에 던져놨어.”“뭐라고요? 아니, 혹시 어디 다친 거 아니에요?”유가연은 뒤를 힐끗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저 애들 내가 윤회석에 숨겨놨던 신력을 얻었어. 거기다 내 신격까지 두어 번 물어뜯은 애들인데 던졌다고 부서지겠어? 망치로 두드려도 멀쩡할걸.”“아... 뭐라고요?”임건우와 유지연은 동시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그녀가 말한 게 정말 신격인가?임건우는 떠올렸다.자신이 계승한 선조의 기억 속에 따르면 신격은 오직 신적 존재만이 응집하는 힘이었다.그렇다면 윤회석 속에서 깨어난 이 여인, 당가은이라 불리는 그녀는 과거에 정말로 신이었단 말인가?당가은이 지장왕 같은 존재라니 그럴 법했다.게다가 지금 그녀의 모습이 그리 무섭지도 않았다.다만 조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울고불고 정신없는 게 문제였다.“애들이 배고픈 것 같은데요?”유지연이 말했다.“이거... 젖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임건우는 유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저 애들, 아무리 그래도 당신 애들이니까... 젖이라도 좀 먹여 줄 수 없어요?”“아아아!”유가연... 아니, 이제 그녀는 유가연이 아니라 당가은이었다.당가은은 갑자기 고함을 치며 피로 얼룩진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더니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없어! 너희들 내가 지금 이 꼴로 젖이 있을 것 같아?”유지연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왜 이렇게 된 거예요
임건우와 유지연은 가나절의 거대한 문 아래서 마주 서 있었다.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얼굴에 울상 같은 표정을 지었다.“언니... 죽었어요?”“내가 확인해볼게!”임건우는 유지연을 뒤에 남겨두고 곧바로 가나절로 달려갔다.임건우의 발걸음은 빠르고 신속해 금세 불탑 앞에 도달했다.그때 불탑의 문이 안에서부터 거세게 차여 열리며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문은 부서지지 않았지만, 강한 진동을 일으켰다.그런데 그 문을 통과해 나오는 사람은 상상 이상이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고 숨을 멈췄다.피로 물든 유가연이 불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예전의 유가연과는 아주 달랐다.몸은 너무 쇠약해져 거의 뼈만 남은 듯했고 얼굴에는 살이 거의 없어서 마치 40대 후반의 중년 여성처럼 보였다.그녀의 머리카락도 말라서 황갈색으로 변하고 마치 낡은 풀 더미 같았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빛났다.마치 하늘의 별처럼, 바닷속의 달처럼, 그 어떤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졌다.유가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고대 신녀처럼 강력했다.마치 아주 오래전 잊힌 시대에서 걸어 나온 존재 같았다.임건우는 유가연과 시선을 마주친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그녀는 더는 유가연이 아니었다.그녀는 윤회석에서 나온 또 다른 존재였다.그리고 그 뒤에서 네 명의 아기들이 공중에서 천천히 떠 있었다.두 남자, 두 여자가 각각 높낮이를 달리며 회전하고 있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이끌려가는 듯했다.네 명의 쌍둥이.임건우는 그들을 보며 알았다.이 아이들은 그와 유가연의 사랑의 결실이었다.유가연은 자신의 피와 수명을 희생해 그들이 미리 자라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유가연은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유가연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극도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아이들의 아빠라고? 이런... 수련이 부족한 벌레 같은 놈이?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봐야겠어.”그녀는 손을 뻗어 임건우의 이마에 얹었다.순간,
“그 돌, 이름은 윤회석이야! 네 언니는 원래 평범한 사람이 아니야. 가연이는 어떤 천도 대인물의 윤회로 태어났고 그 윤회석 속에는 본체의 영혼 자취와 전생의 기억이 숨겨져 있어. 네 언니의 이 세상의 영혼은 그저 부수적으로 따라온 거고 만약 윤회석 안의 대인물이 완전히 깨어난다면...”“그게 무슨 말이에요?”“가연이가 아마도 그 가연이가 아닐 거야.”유지연은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멍해졌다.그것은 유지연의 친언니였다.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유지연은 눈물을 쏟으며 임건우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그때 가나절 안에서 갑자기 기운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불음이 울려 퍼지고 목탁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마치 수많은 스님이 함께 경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유지연은 깜짝 놀라며 벌떡 일어섰다.“이게 무슨 일이죠?”임건우도 아주 당황했다.그런데 임건우는 이상한 기운을 감지했다.가나절 전체가 진동하는 것처럼 느껴졌다.임건우의 금단 내 대위신력은 자석처럼 흔들리며 황금빛 파동이 일렁였다.그 위에는 불음이 맴돌고 불문이 하나씩 새어나왔다.그 불문들은 임건우의 정신세계에서 빠져나가 가나절 속으로 흩어졌다.웅!갑자기 강력한 진동이 울려 퍼졌다.자복궁안의 진혼종이 비상했으며 순식간에 가나절로 날아올라 공중에 떠올랐다.그 위치는 정확히 불탑 위였다.“이게... 뭐지?”임건우는 아주 놀라며 상황을 파악할 수 없었다.하지만 진혼종과 같은 영물까지 자율적으로 움직인다면 단순한 일이 아닐 거라고 직감했다.유지연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우리가 가서 확인해야 할까요?”임건우는 유가연의 경고를 떠올리며 함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때 진혼종이 강하게 울리며 소리가 하늘을 가르는 듯한 충격파를 일으켰다.소리는 마치 끝없는 대지에서 퍼져 나오는 듯했고 가나절 상공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졌다.그다음 순간, 가나절 상공에서 목탁 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불음은 더욱 높아졌다.그리고 불사조 같은 황금빛 광채가 사원 바닥에서 치솟아
임건우는 어지러움을 느꼈다.당자현이 조산한 이유는 시간의 영역에 잠시 머물렀기 때문이었다.그곳의 시간 흐름은 외부와 아주 달랐다.하지만 유가연의 배는 겨우 몇 달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지?혹시 가나절에 비슷한 곳이 있어서 그런 건가?지금까지 계산해 보면 유가연의 뱃속의 네 쌍둥이는 아직 겨우 다섯 달밖에 되지 않았다.“지연아, 네 언니는 왜 이러는 거야? 다섯 달밖에 안 됐는데 어떻게 이렇게 일찍 출산한다는 거지? 조산도 이런 식으로 조산은 아니잖아?”임건우는 말을 하며 유가연을 향해 달려갔다.유지연은 숨을 고르고 말했다.“형부, 언니의 상황은 조금 특이해요. 언니가 지금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 다가오는 위험을 피하려고 그렇게 한 거라고 하셨죠. 그리고 형부의 기운이 언니에게 영향을 미쳐서 언니가 아이를 빨리 낳게 될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언니는 형부와 만나지 말라고 하셨죠.”유지연은 말을 하며 머리를 긁적였다.“그게 다예요, 형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언니한테 무슨 일이 있는 건가요? 언니가 위험한 건가요?”임건우는 얼굴을 굳게 하며 고개를 저었다.그는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네 언니 지금... 어때?”“저도 모르겠어요. 언니는 혼자서 가나절 제일 깊은 곳의 불탑에 갇혀 있고 아무도 들어갈 수 없어요. 엄마도 미칠 것 같아요! 이렇게 아이를 낳는 사람은 없잖아요?”유지연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형부, 언니가 뭔가 숨기고 있는 게 있어요. 언니가 들어가기 전에 이상한 말을 많이 했는데 마치 마지막 인사를 하듯이 말이에요. 저한테만 말하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셨어요.”임건우는 가나절 대문 앞을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불안해했다.임건우는 유가연의 윤회석 안에 있는 존재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빨리 문제가 생길 줄은 몰랐다.아이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문제가 터진 것이다.지금 유가연이 불탑 안에서 혼자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임건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