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옥은 이 가족을 보는 것 조차 싫어했다.특히 이 왕 여사는 매일같이 자신의 사위를 자랑하여 구역질이 날 정도로 싫증이 나서 심수옥은 입을 삐죽거렸다. "당신들은 여기에 왜 온거죠?"왕 여사는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집 보러 오고 집을 사러 온거죠. 설마 그쪽들처럼와서 눈독만 들이겠어요?"유지연은 화가 났다. "우리가 살 수 있는지 없는지 당신이 어떻게 알아요?”왕 여사는 더 크게 웃었다. "저야 당연히 잘 알죠. 서로 이웃인 사이인데 그 정도도 모르겠어요? 듣자하니 별장이 유 씨네 집에 의해 수거되느라 서둘러 집을 사려고 한다면서요! 근데 이 세나 항만의 별장은 적어도 천만 원에 달하는데, 아무나 살 수 있는 집이 아니에요! 2천만 원의 가짜 수표를 들고 와도 소용 없어요."왕 여사의 사위가 물었다. "2천만 원짜리 가짜 수표라뇨?"왕 여사는 하하 웃으며 임건우를 가리켰다. "바로 이 사람이야. 이 사람이 바로 심수옥의 사위야. 얼마 전에 장모님한테 2천만 원의 수표를 주었는데 어떻게 됐는줄 알아? 은행에 가서 물어보니까 수표가 가짜였대. 아이고, 너무 웃어서 배가 아프네.”임건우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럼 좀 쉬세요. 나이도 많으신 분이 당뇨병이며 고혈압까지 있으신데 그렇게 웃지 마시고요."왕 여사의 딸이 소리쳤다. "뭔 말을 그 따구로 해?”임건우는 말했다. “난 사람을 보면 사람 말을 하고, 귀신을 보면 귀신 말을 합니다."말을 마치자마자 이 가족을 무시하고는, 여태 줄곧 그들을 따라다니던 주택 판매 종업원에게 말했다. "아가씨, 저희 데리고 별장 좀 보여주시죠!”"잠깐만!"왕 여사는 주택 판매 아가씨를 불렀다. "아가씨, 주택 판매 수수료 벌고 싶으면 사람좀 바꿔요. 저 사람들은 여기에 집을 살 수 없어요. 아니면, 우리를 데리고 우리한테 소개해줘요. 우리는 아마 오늘 별장을 살 수 있을 것 같은데!"심수옥은 차갑게 말했다."너가? 살 돈이 있다고?"왕 여사는 대꾸했다. "왜 없어?내가 없어도 내 사위가 있잖아. 어떤 집
한비연은 그들을 데리고 집을 보러 갔다.왕 여사는 한 켠에서 몰래 보고는 비웃으며 말했다. "아가씨, 저 동료가 가서 무료 자원봉사를 하려고 하네. 저 가족이 어딜 봐서 집을 살 수가 있다고... 내가 저 집안 사람들 이웃이라 가장 잘 알고 있어. 돈도 없으면서 뻔뻔하네.”여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상관없어요. 어차피 그냥 임시 알바뿐이에요! 왕 여사님, 그럼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음에 드는 건물이 있으신가요? 필요하시면 제가 데리고 현지에 같이 가 볼가요?""그래, 마음대로 보지 뭐!"그렇게 한 바퀴 둘러보고는 다시 돌아왔다.왕 여사는 매우 흥분해있었고 어느 동이든 모두 만족스러웠다.여자 판매원도 흥분하여 내심 생각했다. 그 가난뱅이 집안을 버리고 이 집안을 따른게 다행이지. 보아하니 오늘 한 건은 해낼 것 같네. 그러나 왕 여사의 사위는 단호했다. "별장을 보긴 다 봤는데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네요. 하지만 저희도 좀 더 비교해보고 상의해야 될 것 같아요."하지만 왕 여사는 다급했다. "뭘 또 상의해. 내가 보기에는 그 12번 방이 아주 좋던데. 난 엄청 만족해.”그러자 딸이 말했다. "엄마, 뭐가 이리도 급해? 사려고 해도 때가 아니잖아. 지금 우리가 돈이 어디 있다고? 적어도 우리의 그 오래된 집을 먼저 팔아야지."왕 여사는 놀라서 소리쳤다."뭐? 낡은 집을 팔자고? 네 남편이 집 사는 거 아니었어?""우리 남편이 단번에 어떻게 그리도 많은 돈을 만들어내?"여자 판매원은 듣자마자 얼굴이 갑자기 노랗게 질렸다.젠장, 알고 보니 계속 허세를 부린 것이었다!이때 옆에서는 박수와 음악 소리가 울렸다.알고보니 이미 한 별장이 팔렸다.판매원은 고개를 돌리고는 바로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사람들에게 둘러싸인건 바로 자신이 따랐던 그 임건우의 무리였다. 뜻밖에도 건물을 계약했다니, 이렇게도 빨리?왕 여사와 그 무리도 아연실색했다.그들은 얼른 달려가 물었다. "심수옥, 너희들 집 샀어? 여기에 있는 별장 샀다고? 돈이 어디서 난거야?
"쿵-"순간 유지연은 자신의 머리가 부족하다고 느꼈다.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집착해온 우상이었던 당자현이 뜻밖에도 자신의 형부와... 정말 하늘이 무너져도 받아들일 수가 없을 것 같았다!어떻게 그럴 수가?말도 안 돼!그녀는 고개를 들어 임건우를 바라보았다. 그는 베란다 앞에 서서 눈 앞에 펼쳐진 경관을 보며 꼼짝도 하지 않았고,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게 무슨 일이야? 설명 좀 해."유지연은 굳은 얼굴로 휴대폰에 보이는 뉴스를 임건우에게 보여주었다."뭐야?"임건우는 힐끗 눈살을 찌푸리고 얼른 확인했다.보면 볼수록 황당했다.그 사진은 바로 어젯밤, 그와 당자현이 힐튼 호텔을 떠나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뉴스에 씌여진 글은 완전히 날조되어 있었다. 열 손가락 꼬옥 잡고 둘이 아주 친밀해보였다. 그의 마음속에는 순간 노기가 솟아올랐다.자신은 일반인으로서 가진게 아무것도 없었지만 당자현은 톱스타로서 얼마나 많은 팬들이 수시로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이런 스캔들이 일단 터지면 그녀의 앞날에 끼치는 영향이 꽤 치명적이었다. 뛰어난 미모를 가진 유명한 톱스타가 스캔들이 터져 나락가는 결과를 그는 지켜볼 수가 없었다. "젠장!"임건우는 콧방귀를 뀌었다.유지연은 오히려 그가 화가 나서 휴대전화를 빼앗은 줄 알고 말투가 차가웠다. "임건우, 너 우리 언니 어떻게 보려고 그래? 감히 이런 일까지 하고도 너가 사람이야? 별장이라도 사면 보상될 것 같았어?”임건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유지연을 바라봤다. "넌 머리를 장식으로 달고 다녀?""무슨 뜻이야?""허, 당자현의 사생 팬이라더니 양심 없는 기자가 조작한 스캔들을 넌 그냥 믿는거야?사생은 역시나 사생이네. 이렇게 멋대로 믿고 말이야.”"그럼 이 사진들은 어떻게 설명할건데? 설마 너가 아니라고?""나야!""인정했네?!""내가 뭘 인정했는데? 너 제발 겉치레만 멀쩡한 척 하지마. 사실 넌 아무런 쓸모가 없어! 나랑
당자현 팀의 일처리 속도는 매우 빨랐다.30분도 안되어 해명 입장을 발표하였다. 그날 밤 단지 친구를 방문하러 갔을 뿐이고,상대는 스위스 잡지 기자라는 신분까지 모두 폭로하였다.임건우에 대해서는 당자현의 경호원이라고 하였다.그제서야 어느 정도 합리적인 얘기가 됐다.톱스타인 당자현은 지난번 콘서트에서 살인 사건도 겪었어서 외출하여 친구를 방문할 때 경호원을 대동하는것은 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뿐만 아니라 변호사의 입장도 공개하였다.유언비어를 날조한 이 양심 없는 기자에 대해서는 끝까지 엄하게 조사하고 소송을 진행할거라고.당자현은 중해 당문 출신으로서 그녀가 갖고 있는 힘도 대단하여 인차 그 기자를 찾아냈다. 그렇게 한 시간이 흐른 후, 그 파파라치 기자는 결국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뉴스는 그가 조작한 것이고, 사진은 그가 몰래 찍은 것이며, 글을 날조하여 쓴건 단지 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그러자 큰 파문을 일으킨 이번 사건은 순식간에 쉽게 잠재워졌다.그런데 뜻밖에도 “마스크 사내”의 존재가 다시 핫해졌다.이전 사건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마스크 사내의 행방을 찾고 있었지만, 모두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알다시피 당자현의 밀착 경호원은 일반적으로 여성이었고 단지 저번의 그 마스크 사내뿐이 남자였다.그리하여 다들 어쩔 수 없이 그를 떠올리게 됐다.특히 일부 팬덤에서는,예를 들어 유지연이 몸 담근 한 팬덤에서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임건우가 바로 마스크 사내라고 추측하고 있었다.특히 그 중 비교적 뛰어난 한 명은 닉네임 금릉 코난이었다."제가 전문가를 찾아서 마스크 사내의 동영상이랑 이번 사진을 비교하여 직접 측정도 해봤어요. 그 결과 두 사람의 키가 거의 똑같고 오차도 1센티미터를 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여러분들은 아마 모를테지만 지금은 마스크를 써도 얼굴을 인식할 수 있어요. 두 사람의 얼굴 점선 구조를 분석했더니 유사도가 95% 에 달하더라고요.""또 다른 한가지는 몸짓이에요. 이건 말하자면 대부분 사람들이 잘 이
"뭐라고?"진남아는 벌떡 일어나서 잔에 든 독한 술을 원샷해버렸다.용상결을 개판한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는 바로 밖으로 돌진했다.그러다 몇 초 후 다시 뛰어왔다.갑자기 임건우를 잡아당기고는 말했다. "철탑이 다쳤대. 너 명의니까 나랑 같이 가보자."임건우는 거절할 틈도 없이 그녀에게 끌려 차에 올라 곧바로 그들의 림시기지로 향했다.차는 쏜살같이 달려 곧이어 산 중턱의 별장에 도착했다.임건우는 이전보다 더 많은 신후청 성원을 만났다. 대충 세어봐도 무려 10여명에 달했다. 그 중에는 강주 하 씨네의 하중행도 있었다. 그의 얼굴은 먼지로 가득했고 또 약간의 상처와 혈흔도 있었다.다들 안색이 좋지는 않았고 근심 걱정으로 가득해 있었다.신후청에서의 진남아의 명망은 매우 높았다. 그녀가 오자마자 많은 사람들은 인사를 올리며 그녀를 "호랑이 누나"라고 불렀다.임건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설마 어미 호랑이라는 뜻인가?"진남아는 무리 속에서 맹비를 찾아 얼른 물었다. "맹비, 철탑은 지금 어때?"맹비는 침착한 얼굴로 대답했다. "공손 아가씨께서 안에서 구해주고 있습니다."이때 임건우를 발견하고는 눈이 밝아졌다. "임건우, 당신도 오셨네요."그는 임건우의 의술이 아주 뛰어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제1어의인 왕이지조차도 그를 매우 추앙하고 있었다. 더군다나 귀의를 물려받은 사람으로서 임건우가 직접 나선다면 철탑을 구해낼 수 있을거라 믿었다. 바로 이때, 방문이 열렸다.흰 가운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피투성이가 된 한 여성이 안에서 걸어 나왔다."공손 아가씨, 철탑은 어떤가요?" 맹비가 얼른 물었다.다른 사람들도 모두 목을 길게 빼고 이 공손 의사를 보고 있었다.그러나 공손 아가씨는 고개를 가볍게 저었고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죄송해요. 전 이미 최선을 다했어요.""네?""철탑, 그 분은......"모두들 듣고 놀라서 멍해졌고, 얼굴이 창백해졌다.맹비는 주먹을 꽉 쥐고 강하게 옆의 벽을 내리쳐 큰 구멍까지 냈다.어떤 사람
맹비는 재빨리 말했다. "임건우, 철탑이 정말 살아있다면 혹시 구해낼 수 있어?"임건우는 대답했다. "가능해. 먼저들 나가있어. 내가 해볼게. 어쩌면 아직 늦지 않았을 수도 있어."맹비는 임건우가 왕이지조차 의성이라고 부른 사람이라는 것을 잘 알고있었다. 비록 그도 철탑이 더이상 살아나지 못할거라 생각했지만 속는 셈 치고 임건우가 이렇게 말한 이상 그를 믿어보기로 했다. 곧이어 그는 재빨리 신후청의 사람들을 불러 모두 이곳을 떠나기를 명령했고 임건우를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우르르!"순식간에 사람들은 달려나갔다.그렇게 문이 쿵 하고 닫혔다.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서로 의논하였다."정말 살 수 있을가?"'근데 난 왜 불가능할 것 같지?”“사람이 살았는지 죽었는지는 나도 분간할 수 있어.”공손 아가씨는 콧방귀를 뀌며 맹비를 차갑게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이때 진남아가 말했다. "맹비, 공손 아가씨가 화가 난 것 같아."맹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쨌든 임건우가 구할 수 있다고 하니 난 무조건 해볼거야. 약신곡의 이 고도한테 미움을 사더라도 어쩔 수 없어! 철탑이 살아날 수만 있다면 난 괜찮아."진남아가 말했다. "너가 보기엔 살 수 있을 것 같아?”맹비는 대답했다. "하늘에게 맡겨야지."한편 임건우는 이미 철탑을 치료하고 있었다. 그는 천의도법 중의 환양 회혼술을 이용하였다. 이것 또한 귀의 중에서 가장 신비롭고 예측할 수 없는 의도 중 하나였다. 일반적인 의사들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존재였다.이것을 펼치려면 소모하는 에너지도 매우 컸다.심지어 그는 수위가 높은 편도 아니었기에, 지금은 강제로 시전하는 격이라 오히려 반식의 위험이 있을 가능성도 높았다.하지만 그는 방금 신후청 사람들 사이의 짙은 전우애를 느꼈다. 의도 전승자로서 그는 싸우지 않을 이유가 더이상 없었다. 부상을 입고 반식하더라도 기꺼이 나서고 싶었다."쿵-"철탑의 머리 위에 현란한 축유 부적을 띄웠다.임건우는 무겁게 들어내며 손가락에는 진원을 응집하여 한갈래
임건우가 깨어났을 때 자신이 큰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새하얀 침대 시트, 새하얀 천장.하지만 방에는 또 한 명의 새하얀 여자가 있었다.“이 곳은 어디야?""내 옷은?"임건우가 앉으려는 순간 그는 머리가 매우 아프고 몸에도 약간의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때 한 손이 자신의 이마를 힘을 주어 누르고 그를 다시 침대로 눕혔다."움직이지 마."새하얀 여자, 그 공손이라는 여의사였다.흰색 가운을 입고 흰색 모자와 흰색 신발을 신고 있었다.피부 역시 하얬다.그녀는 분명히 흰색에 대해 어떤 집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임건우가 적어도 백개가 넘는 은침이 고슴도치 마냥 자신의 몸에 가득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지금 뭐 하는 거야?"여자가 말했다."당신이 철탑을 치료할 때 탈진했어요. 당시 당신의 당시 상황은 매우 나빴고 정신력이 허약해서 언제든지 죽을 수 있었어요. 나는 도액침으로 당신의 회복을 돕고 있는 중입니다."공손 아가씨는 한편으로 말하면서 임건우에게 계속 은침을 놓았다.그녀의 은침 위에 약물이 묻어있었다.냄새가 아주 특이했다.임건우는 냄새를 맡더니 안색이 변했다."이것은 적어도 500년의 인삼 정화인데요."공손 아가씨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의 코는 매우 영리하네요."그녀는 마치 영원히 이런 것 같다.잠시 멈추고 말했다."너 정말 귀신의 후계자야?철탑을 살린 것이 귀신의 회혼술이야?"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렸다."당신도 이것을 알고있나요?"공손 아가씨는 고개를 저었다."나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들은 적이 있어요."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이제 좀 쉬세요. 한 시간 후에 제가 바늘을 뽑아드릴게요.""잠깐만!"임건우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나는 여기에 누워 너에게 고슴도치 마냥 바늘이 꽃혀 움직일 수 없는데 남아서 나와 함께 이야기 하는것이 어떠나요?공손아가씨가 말했다."미안하지만 저는 지금 매우 바빠요,당신과 이야기를 나눌수 없어요."말을 마치고 곧장 걸어 나갔다.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침대 문제가 아니야. 네가 내 손에 앉은거야."진남아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만지니까 좋아?"임건우는 대답했다. "별로야.""난 너희 둘이 이상한 짓이라도 하는 줄 알았어.”공손 아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임건우에게 한 가닥 한 가닥 은침을 뽑아냈다.............그렇게 10분이 흐른 뒤,임건우는 철탑을 보러 갔다. 꺽다리는 두말 없이 바로 임건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형님, 제 목숨은 형님이 주신겁니다. 앞으로 형님이 저의 보스입니다."임건우는 담담하게 웃었다."다 같은 신후청 사람인데, 이럴 필요 없어."그는 신후청 전체가 이렇게 형제애가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맹비 수하의 이 사람들은 확실히 서로 감정이 좋아 보였다. 어릴 때부터 임 씨 가문에서 배척 당하고 시종 외부인 취급을 받아온 임건우는 이런 대가족의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순간 그의 시선은 한 상자로 향했다.눈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놀랍게도 상자에서는 짙은 영기가 느껴졌다. 그 영기는 그가 에메랄드 원석에서 느낀 것보다 더 강했다."저건 뭐야?" 임건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건 바로 도깨비한테서 되찾아낸 무덤의 일부야." 진남아가 말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역사가 유구하여 고고학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 내일에 다시 보내려고.” 임건우는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내가 좀 볼 수 있을까?"진남아는 대답했다. "물론 문제없지. 너 골동품도 볼 줄 알아?” 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 "나름 관심이 많아."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의 아버지 임우진은 사실 생전에 골동품을 매우 좋아했다. 집에도 골동품 소장품이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귀동냥으로 여러 번 연구한 적도 있었는데 귀가 얇아서 오히려 여러 번 속기도 했다."철컥!"그는 상자를 열어보았다.임건우는 쪼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꺼내 관찰했는데 대부분 청동제품이였고 일부는 금박을 박고 옥까진 씌운 것도
“서산파, 그렇게 대단한가?”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옆에서 울려 퍼졌다.중년 남자는 놀라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한 청년이 느릿느릿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걸음은 더딘 것처럼 보였지만, 순식간에 그 청년은 바로 눈앞에 서 있었다.그 청년은 다름 아닌 임건우였다.강아연이 당한 일을 떠올릴 때마다 그의 마음속엔 울화가 치밀었다.이미 산산조각이 난 심정에 불이 붙은 격이었다.임건우는 이미 서산파의 새 장문인을 마음속 필살 목록에 올려두었다.감히 강아연의 영근을 파낸 데는 분명 그 장문인의 묵인이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영근을 직접 파낸 것이 그 자신일지도 몰랐다.그런데 지금 여기서 그 장문인의 조카를 만나게 될 줄이야.“건우야!”황정은은 임건우를 보자마자 눈이 번쩍 뜨이며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야?”중년 남자는 임건우를 훑어보더니 헛웃음을 터뜨렸다.“누군가 했더니 소문으로만 듣던 그 임건우군. 세상이 떠들썩하게 떠받드는 요존이란 놈이 바로 너로구나. 요수와 한통속이 돼서 인간의 적이 된 배신자가 말이지. 너 같은 주제에 감히 우리 서산파를 모독하다니. 기회를 줄게. 당장 무릎 꿇고 사죄하며 머리를 백 번 박아. 그리고 스스로 단전을 파괴해. 그렇지 않으면 너는 물론 네 가족들까지도 처참한 최후를 맞게 될 것이다.”임건우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임건우는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들을 가장 증오했다.이 서산 장문인의 조카란 놈도 예외가 아니었다.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이쪽을 주목하는 이는 없었지만,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몇몇 사람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여기서 싸움을 벌이면 분명 눈에 띌 것이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물었다.“옥침대, 이 멍청이가 가져간 거예요?”황정은은 고개를 끄덕였다.황정은 역시 옥침대가 보통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희귀한 보물급 법보인데 설령 상대가 서산파라고 해도 함부로 넘겨줄 수는 없었다.“나를 뭐라고 부른 거야?”중년 남자는 말뜻
“만약 이 일을 하려면 분명 네 개의 수련 성지보다 더 강력한 존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전화를 끊은 후, 임건우는 가족들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혼자 독수리 학원으로 향했다.“형부!”유지연이 뒤에서 그를 불렀다.“무슨 일이야?”“아이들, 아직 주민등록도 안 돼 있고 출생증명서도 없잖아요. 이름도 빨리 지어야 해요.”“아... 이건 좀 골치 아프네.”임건우는 아이뿐 아니라 첫째 딸의 이름조차 아직 정하지 못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내가 돌아오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자. 그때 너희도 생각을 해보고 그냥... 추첨이라도 하자!”유지연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이럴 수가! 아이의 이름은 성격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그렇게 대충 지을 수 없죠!”임건우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알았어, 알았어. 정말 작은 가정사에까지 신경 쓰는 네가 마치 작은 가정부 같군.”임건우가 발을 내디디자 이미 수리 밖의 거리가 훨씬 멀어져 있었다.임건우는 일부러 강주의 번화가를 거닐며 예전에 일어난 요족의 침략 사건이 이 도시에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사람들은 여전히 평범하게 일하고 있었고 거리엔 차량이 오가며 행인들이 북적였다.시간은 상처를 치유하는 최고의 약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한 주일이 지났을 뿐인데 그 치명적인 전투와 대변혁은 마치 오래 전 일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사람들의 대화 중에 그 사건을 가끔 언급하는 모습도 있었다.그럼에도 대부분에게는 이미 먼 옛날의 이야기처럼 여겨졌다.슥.임건우는 한걸음에 농구장이 있는 학교 옆으로 나타났다.여러 명의 여학생이 농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몇몇이 임건우를 발견했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그런데 그다음 순간, 임건우는 또 한 발짝 내디디자 땅에 도장이 번쩍이며 허공에 사라졌다.“어, 방금 여기 사람 하나 나타났던 거 아니야? 순간적으로 사라졌어.” 한 안경을 쓴 여학생이 소리쳤다.“잘못 본 거 아니야? 아무도 없었잖아.”“진짜야, 젊고 키 큰
강아연의 상태는 여전히 심각했다.현재 강아연의 영맥은 심각하게 손상되어 있었고 몸은 마치 바닥이 새는 물통처럼 원기가 끊임없이 새어 나가고 있었다.임건우가 아무리 많은 진기를 강아연에게 주입해도 잠시 후면 전부 소멸해버렸다.“태운 별장으로 가자!”임건우는 단호하게 결정했다.예전에 임건우는 임씨 사람들로부터 아버지가 사들였던 임씨 저택을 되찾았고 이후 태운 별장에서 이곳 저택으로 이사했었다.하지만 지금 저택은 이미 폐허가 된 지 오래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값나가는 물건은 거의 다 사라진 상태였다.결국 다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 임시로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아연이의 몸은 지금 진기와 영력을 저장할 수 없지만, 손상된 영맥은 끊임없이 영기를 공급받아야 해. 그래서 내가 아연이를 위해 어떤 물건을 빌려올 필요가 있어.”임건우가 말했다.“어떤 물건인데요?”유화가 물었다.“침대 하나.”임건우가 말한 것은 바로 황정은이 쓰던 침대였다.그 침대는 고대 고수들이 남긴 취령진이 새겨져 있어 영기를 모아 비처럼 내리는 기능이 있었다.현재로선 가장 이상적인 물건이었다.임건우는 황정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결국 임건우는 백옥에게 전화를 걸 수밖에 없었다.백옥은 전화를 받자마자 불만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드디어 네놈이 나타나는구나! 난 네가 스승은 필요 없다는 건 줄 알았어!”백옥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그녀가 이미 예순이 가까운 나이라는 사실을 도저히 믿기 어렵게 했다.만약 백옥이 연예계에 있었다면 분명 노익장을 자랑하는 괴물 같은 존재로 모두를 놀라게 했을 것이다.“스승님, 제가 누구를 잊어도 스승님만큼은 잊을 수 없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스승님인데!”임건우는 조금 비위를 맞추며 말을 꺼냈다.“스승님, 하나 여쭤볼 게 있어요. 혹시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쳇, 첫 마디부터 정은 선생님이 어디 있는지 묻다니 날 잊지 않았다는 말도 다 거짓말이네. 네 마음은 이미 정은 선생님한테 가 있구나.”“아니에요,
그래서 강아연이 서산의 장문인 딸이라는 소식을 들은 모든 이들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당자현이 말했다.“서산... 기억이 좀 나...”임건우는 당자현을 보고, 그녀가 말하는 기억이 이번 생의 것이 아니라 전생, 혹은 그 전생의 기억임을 직감했다.당자현을 보면 자연스럽게 유가연이 떠오른다.두 사람 모두 환생한 존재들이라 당자현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릴 뿐인데 유가연은 전생의 영향으로 성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유화가 물었다.“그럼 강아연의 아버지는 지금 어떻게 된 거지?”남자는 슬픈 목소리로 대답했다.“장문 부인께서는 이미 돌아가셨고 장문인은... 실종되었습니다.”모두의 마음이 한층 더 무겁게 가라앉았다.그때 임건우는 시간을 끌지 않고 바로 강아연의 몸에 진기를 흘려보냈다.임건우의 진기에는 혼돈의 원기, 고대 문자의 힘, 그리고 불교의 원력까지 더해져 회복력이 극도로 강했다.잠시 후, 강아연의 얼굴이 조금 붉어지기 시작했다.강아연이 눈을 떴다.“오빠...”“아가씨!”“아연아!”강아연은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임건우는 그녀를 손으로 눌렀다.“움직이지 마!”강아연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자신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자, 그동안 아무리 영혼을 뽑아갈 때에도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던 그녀가 지금은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우나영은 임건우를 옆으로 데려가며 물었다.“건우야, 아연이는 괜찮을까? 회복될 수 있을까?”임건우는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조금 힘들어요. 영근이 꺼내진 것이 너무 큰 상처를 남겼어요. 그놈이 너무나 잔인하고 거칠어서 아연이의 내부의 영맥까지 손상을 입혔습니다. 이건 정말 다루기 어려운 일이에요.”“그게 힘든 일이라는 거겠지만, 완전히 불가능한 건 아니겠지?”“첫째, 아연이의 영맥을 회복시킬 수 있는 물건을 찾아야 합니다. 둘째, 꺼내진 영근을 찾아서 다시 심어줘야 해요.”이 일은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몹시 어려운 일이었다.서산의 장로의 손녀가 지금 그 장로의 자리를 차지하며 장문인이 되었고
임건우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자신이 이 남자를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접니다. 나를 왜 찾은 거죠?”그러자 그 남자는 달려오더니 무릎을 꿇고 눈물을 펑펑 흘리며 외쳤다.“임 도련님! 우리 아가씨를 구해주세요!”임건우는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아가씨가 누구죠?”남자가 대답했다.“우리 아가씨의 이름은 강아연입니다.”“뭐라고?”“아연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예요?”“도대체 무슨 일인데요?”우나영을 비롯한 사람들도 깜짝 놀라며 물었다.강아연은 우나영을 의붓엄마처럼 따랐고 어리지만 말 잘 듣고 예의 바른 아이로 모두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그랬기에 모두가 긴장한 눈빛으로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남자는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아가씨가 동문에게 해를 입었습니다. 지금은...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입니다.”임건우는 다급히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죠?”“근처 민가에 있습니다.”임건우는 곧 강아연을 만날 수 있었다.임건우가 예전에 독수리 학원을 찾아갔던 주된 이유도 강아연 때문이었지만, 당시 학원은 이미 완전히 점령된 상태였고 단 한 명의 수강생도 찾을 수 없었다.그때 요수들에게 들은 바로는 독수리 학원을 점령할 때 이미 그곳엔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고 했다.그 말을 듣고 강아연은 무사하리라 믿었지만, 지금 그녀를 보니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았다.강아연은 허름한 침대에 누워 있었다.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고 머리카락은 생기를 잃고 바싹 말라 있었다.피가 통하지 않는 듯 강아연의 얼굴은 완전히 쇠약해 보였고 몸의 기운은 이미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게다가 온몸은 피로 얼룩져 있었고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었다.“이게 누가 한 짓이야?”“아연아, 아연아...”반하나는 강아연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반하나와 강아연은 중해에서 창업하던 시절부터 가까웠고 특히 강아연이 반하나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체향이 특별한 효과를 지닌 것을 알고 난 뒤로는 늘 그녀와 같은 방에서 자곤 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그 일을
“형부, 형부! 이러지 마세요!”“죽으면 안 돼요!”유지연은 임건우에게 달려들어 그의 몸을 흔들었다.임건우가 힘겹게 말했다.“아직 안 죽었어. 그런데 네가 계속 이렇게 흔들면 정말로 죽을지도 몰라.”“아! 형부,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괜찮아. 조금 쉬면 나아질 거야.”“우리 언니... 그 여자는요?”“가버렸어.”“가버렸다니요? 어디로요?”“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거래.”유지연의 얼굴에 슬픔이 드리웠다.“역시 언니가 말한 대로 됐네요. 이걸 어쩌죠?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엄마 없이 크다니 너무 불쌍해요.”임건우는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데려올 거야. 그런데... 그러려면 내가 더 강해져야 해!”인과를 끊는 게 뭐 대수랴.기억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해도 반드시 유가연을 다시 찾아오리라.유지연은 유가연이 진짜 죽은 게 아니라 여전히 한 가닥 희망이 있다는 걸 알자 안심하며 한층 밝아진 얼굴로 임건우를 가볍게 안았다.“형부, 이제부턴 제가 아이들의 엄마가 될게요. 언니 대신 제가 잘 돌볼게요.”하지만 임건우에게는 지금 그런 로맨틱한 분위기에 휩쓸릴 여유가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다시 가나절로 돌아갔다.유가연은 아이를 낳기 전부터 본래의 인격이 돌아오면 다른 사람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까 두려워 자신을 불탑에 가둔 상태였다.심지어 우나영과 심수옥 등 다른 사람들 모두를 가나절의 다른 구역에 격리시켜 두었고 그들 사이를 진법으로 막아두었다.이 모든 상황을 알고 있던 사람은 유지연 혼자뿐이었다.임건우는 진법을 다시 열어 안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둘씩 풀어주었다.임건우를 보자마자 심수옥이 달려왔다.“건우야! 빨리! 가연이가 애 낳겠대! 정말 속 터져 죽겠어. 몇 달이나 됐다고 애를 낳겠다니. 조산 기간도 안 됐는데 제정신인가?”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지연이 두 아이를 안고 나타났다.“엄마, 이미 낳았어요.”“뭐라고?”유가연이 전생의 대능자라는 것, 그리고 아이를 낳고 기억을 되찾아
당가은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갑자기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위험하다!임건우는 그 순간, 당가은의 기운 변화에 즉시 반응했다.그는 본능에 따라 몸을 피하려 했지만, 한 걸음 내딛기도 전에 당가은의 손길에 의해 그대로 제어당했다.형체 없는 결계가 그의 몸을 꽁꽁 묶어버렸다.“너 대체 뭘 하려고 하는 거지?”임건우는 분노와 혼란 속에서 소리쳤다.당가은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어. 너는 내게 그냥 벌레와 같아. 금단이 무슨 쓸모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너 같은 존재가 몇백 년 뒤에는 결국 황토로 변할 거야. 내 긴 생애 속에서 너의 존재는 반짝이는 유성처럼 지나가는 시간보다도 짧을 뿐이야. 그런데 너와 내가 다시 태어난 몸에서 네가 낳은 아이들이 나와 얽혀버렸어. 나는 그저 우리 사이의 인연을 끊으려는 것뿐이야.”말을 마친 그녀는 손끝으로 날카로운 칼날처럼 된 에너지의 실체를 만들어 냈다.그 칼날 위에는 수많은 규칙의 힘이 얽혀 있었다.임건우는 급히 외쳤다.“잠깐만! 제발!”하지만 당가은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그녀에게 있어 임건우는 아마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그런 존재가 무슨 말을 하든 그녀는 그저 지나치게 여겼을 뿐이었다.그의 신체를 억제한 상태에서 당가은은 규칙의 신검을 내리쳤다.“으악!”임건우는 고통에 몸을 떨며 비명을 질렀다.그 고통은 너무나도 강렬했다.마치 영혼이 찢겨 나가는 것처럼 몸을 움켜잡고 떨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당가은은 여전히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조금만 참아. 곧 지나갈 거야. 끝나고 나면 보상을 줄게.”그녀의 얼굴은 유가연의 모습이었다.하지만 그 성격은 마치 얼음처럼 차가웠고 사람의 생명을 전혀 소중히 여기지 않는 듯했다.임건우의 금단 안에서 숨겨졌던 12개의 문자가 하나씩 빛을 발하며 새로운 에너지를 흘려보냈다.그것이 그의 내부의 이상을 숨기고 있었다.결국, 어느 순간 임건우는 느꼈다.그의 신장 안에 무언가가 깨지는 느낌이 왔다.무언가가 끊어지며
이때 유지연이 허겁지겁 달려왔다.앞에 앉아 울고 있는 유가연을 보며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언니, 왜 울고 있어?”유가연은 무릎을 껴안고 턱을 괸 채 울어서 벌게진 눈으로 그녀를 한 번 쓱 쳐다보며 말했다.“너 누구야? 내가 너를 알아?”유지연은 순간 당황하며 얼어붙었다.“나... 나 언니 동생이잖아. 친동생...”뒤쪽 몇 마디는 그녀 자신도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유지연은 임건우와 눈을 마주치더니 얼른 바닥을 기어 다니는 두 아이를 안아 올렸다.“애들이 왜 이렇게 계속 울어요?”그녀가 물었다.“네 언니가 바닥에 던져놨어.”“뭐라고요? 아니, 혹시 어디 다친 거 아니에요?”유가연은 뒤를 힐끗 보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저 애들 내가 윤회석에 숨겨놨던 신력을 얻었어. 거기다 내 신격까지 두어 번 물어뜯은 애들인데 던졌다고 부서지겠어? 망치로 두드려도 멀쩡할걸.”“아... 뭐라고요?”임건우와 유지연은 동시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설마... 그녀가 말한 게 정말 신격인가?임건우는 떠올렸다.자신이 계승한 선조의 기억 속에 따르면 신격은 오직 신적 존재만이 응집하는 힘이었다.그렇다면 윤회석 속에서 깨어난 이 여인, 당가은이라 불리는 그녀는 과거에 정말로 신이었단 말인가?당가은이 지장왕 같은 존재라니 그럴 법했다.게다가 지금 그녀의 모습이 그리 무섭지도 않았다.다만 조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고 울고불고 정신없는 게 문제였다.“애들이 배고픈 것 같은데요?”유지연이 말했다.“이거... 젖 먹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임건우는 유가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저 애들, 아무리 그래도 당신 애들이니까... 젖이라도 좀 먹여 줄 수 없어요?”“아아아!”유가연... 아니, 이제 그녀는 유가연이 아니라 당가은이었다.당가은은 갑자기 고함을 치며 피로 얼룩진 두 다리를 앞으로 쭉 뻗더니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없어! 너희들 내가 지금 이 꼴로 젖이 있을 것 같아?”유지연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언니, 왜 이렇게 된 거예요
임건우와 유지연은 가나절의 거대한 문 아래서 마주 서 있었다.두 사람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얼굴에 울상 같은 표정을 지었다.“언니... 죽었어요?”“내가 확인해볼게!”임건우는 유지연을 뒤에 남겨두고 곧바로 가나절로 달려갔다.임건우의 발걸음은 빠르고 신속해 금세 불탑 앞에 도달했다.그때 불탑의 문이 안에서부터 거세게 차여 열리며 강한 충격이 느껴졌다.문은 부서지지 않았지만, 강한 진동을 일으켰다.그런데 그 문을 통과해 나오는 사람은 상상 이상이었다.임건우는 그 모습을 보고 숨을 멈췄다.피로 물든 유가연이 불탑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예전의 유가연과는 아주 달랐다.몸은 너무 쇠약해져 거의 뼈만 남은 듯했고 얼굴에는 살이 거의 없어서 마치 40대 후반의 중년 여성처럼 보였다.그녀의 머리카락도 말라서 황갈색으로 변하고 마치 낡은 풀 더미 같았다.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날카롭고 빛났다.마치 하늘의 별처럼, 바닷속의 달처럼, 그 어떤 강렬한 존재감이 느껴졌다.유가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은 고대 신녀처럼 강력했다.마치 아주 오래전 잊힌 시대에서 걸어 나온 존재 같았다.임건우는 유가연과 시선을 마주친 순간 직감적으로 알았다.그녀는 더는 유가연이 아니었다.그녀는 윤회석에서 나온 또 다른 존재였다.그리고 그 뒤에서 네 명의 아기들이 공중에서 천천히 떠 있었다.두 남자, 두 여자가 각각 높낮이를 달리며 회전하고 있었다.마치 보이지 않는 끈에 의해 이끌려가는 듯했다.네 명의 쌍둥이.임건우는 그들을 보며 알았다.이 아이들은 그와 유가연의 사랑의 결실이었다.유가연은 자신의 피와 수명을 희생해 그들이 미리 자라서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했다.그러나 유가연은 더는 존재하지 않았다.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유가연은 임건우를 바라보며 극도로 실망한 표정을 지었다.“네가 아이들의 아빠라고? 이런... 수련이 부족한 벌레 같은 놈이? 네가 얼마나 특별한지 봐야겠어.”그녀는 손을 뻗어 임건우의 이마에 얹었다.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