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건우가 깨어났을 때 자신이 큰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새하얀 침대 시트, 새하얀 천장.하지만 방에는 또 한 명의 새하얀 여자가 있었다.“이 곳은 어디야?""내 옷은?"임건우가 앉으려는 순간 그는 머리가 매우 아프고 몸에도 약간의 이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이때 한 손이 자신의 이마를 힘을 주어 누르고 그를 다시 침대로 눕혔다."움직이지 마."새하얀 여자, 그 공손이라는 여의사였다.흰색 가운을 입고 흰색 모자와 흰색 신발을 신고 있었다.피부 역시 하얬다.그녀는 분명히 흰색에 대해 어떤 집념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리고 임건우가 적어도 백개가 넘는 은침이 고슴도치 마냥 자신의 몸에 가득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어-""지금 뭐 하는 거야?"여자가 말했다."당신이 철탑을 치료할 때 탈진했어요. 당시 당신의 당시 상황은 매우 나빴고 정신력이 허약해서 언제든지 죽을 수 있었어요. 나는 도액침으로 당신의 회복을 돕고 있는 중입니다."공손 아가씨는 한편으로 말하면서 임건우에게 계속 은침을 놓았다.그녀의 은침 위에 약물이 묻어있었다.냄새가 아주 특이했다.임건우는 냄새를 맡더니 안색이 변했다."이것은 적어도 500년의 인삼 정화인데요."공손 아가씨가 담담하게 말했다."당신의 코는 매우 영리하네요."그녀는 마치 영원히 이런 것 같다.잠시 멈추고 말했다."너 정말 귀신의 후계자야?철탑을 살린 것이 귀신의 회혼술이야?"임건우는 잠시 머뭇거렸다."당신도 이것을 알고있나요?"공손 아가씨는 고개를 저었다."나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들은 적이 있어요."잠시 후, 그녀가 말했다."이제 좀 쉬세요. 한 시간 후에 제가 바늘을 뽑아드릴게요.""잠깐만!"임건우는 그녀를 향해 소리쳤다."나는 여기에 누워 너에게 고슴도치 마냥 바늘이 꽃혀 움직일 수 없는데 남아서 나와 함께 이야기 하는것이 어떠나요?공손아가씨가 말했다."미안하지만 저는 지금 매우 바빠요,당신과 이야기를 나눌수 없어요."말을 마치고 곧장 걸어 나갔다.
임건우는 어이가 없었다. "침대 문제가 아니야. 네가 내 손에 앉은거야."진남아는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만지니까 좋아?"임건우는 대답했다. "별로야.""난 너희 둘이 이상한 짓이라도 하는 줄 알았어.”공손 아가씨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리고 임건우에게 한 가닥 한 가닥 은침을 뽑아냈다.............그렇게 10분이 흐른 뒤,임건우는 철탑을 보러 갔다. 꺽다리는 두말 없이 바로 임건우 앞에 무릎을 꿇었다. "형님, 제 목숨은 형님이 주신겁니다. 앞으로 형님이 저의 보스입니다."임건우는 담담하게 웃었다."다 같은 신후청 사람인데, 이럴 필요 없어."그는 신후청 전체가 이렇게 형제애가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맹비 수하의 이 사람들은 확실히 서로 감정이 좋아 보였다. 어릴 때부터 임 씨 가문에서 배척 당하고 시종 외부인 취급을 받아온 임건우는 이런 대가족의 분위기가 아주 좋았다.순간 그의 시선은 한 상자로 향했다.눈빛이 번쩍임과 동시에 놀랍게도 상자에서는 짙은 영기가 느껴졌다. 그 영기는 그가 에메랄드 원석에서 느낀 것보다 더 강했다."저건 뭐야?" 임건우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건 바로 도깨비한테서 되찾아낸 무덤의 일부야." 진남아가 말했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역사가 유구하여 고고학적 가치가 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생각해. 내일에 다시 보내려고.” 임건우는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내가 좀 볼 수 있을까?"진남아는 대답했다. "물론 문제없지. 너 골동품도 볼 줄 알아?” 임건우는 웃으며 말했다. "나름 관심이 많아."말이 나와서 말인데, 그의 아버지 임우진은 사실 생전에 골동품을 매우 좋아했다. 집에도 골동품 소장품이 적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귀동냥으로 여러 번 연구한 적도 있었는데 귀가 얇아서 오히려 여러 번 속기도 했다."철컥!"그는 상자를 열어보았다.임건우는 쪼그리고 앉아 하나하나 꺼내 관찰했는데 대부분 청동제품이였고 일부는 금박을 박고 옥까진 씌운 것도
임건우는 운전하지 않고 택시를 타고 유가네 펜션으로 향했다.새 펜션을 샀지만 의식주에 필요한 물건은 모두 원래 살던 곳에 있기에 유지연과 심수옥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임건우는 펜션으로 향하던 내내 그 진흙 덩이에서 나오는 영기를 맡고 있었는데 택시 기사가 우연히 그 장면을 보고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마음속으로 아마 그를 사이코패스로 여겼을 것이다.“이봐요, 손님, 혹시 먼저 돈을 지급할 수 있나요?”기사는 그가 목적지에 도착한 뒤에 돈을 내지 못하면 자신이 헛수고한 것이 되니 조금 걱정이 됐다.“아직 미터기가 정상적으로 돌고 있는데 지금 돈을 내라고요?" 임건우는 고개를 들지 않고 말했다.“기계가 고장 났어요. 돈을 적게 받을 테니 만 팔천 원만 내고 내기 싫으면 그냥 내려요. 저도 서둘러 집에 돌아가야 하거든요.”“무슨 이런 경우가 있어요? 자, 받아요.”임건우는 닥치는 대로 만 원짜리 두 장을 꺼내 그에게 던져주고 진흙 덩이를 코에 대고 힘껏 숨을 쉬었으며 진흙 속에 있던 영기가 끊임없이 체내로 들어가 그의 단전을 적셨다. 애초에 중단전을 개척한 뒤에 그 속에는 진원이 별로 없었지만 지금 그는 충분하게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보물이야, 정말 귀한 보물이야!”그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중얼중얼 혼잣말했다.한편 백미러로 그의 모습을 본 기사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이 사람이 미쳐도 제대로 미쳤다고 생각했다....40분 후.임건우는 유가네 펜션에 도착했다.그 시각, 그의 손에 있는 진흙 덩이는 이제는 조금의 영기도 방출하지 않고 마치 정말 평범한 진흙이 된 것 같았다. 유일하게 다른 진흙과 다른 점은 조금 더 끈적거린다는 것이다. 그는 진흙을 버리려다 다시 주머니에 넣었다.펜션에 들어간 그는 놀라운 장면을 발견했다. 유지연이 티셔츠에 핫팬츠를 입고 주방에서 야채를 씻고 다듬는 모습이 아주 그럴싸하였고 심지어 눈을 즐겁게 했다.해가 서쪽에서 뜨는 건가? 그는 이상하다고 느껴져 부엌문 앞에 서서 보았다.유지연도 곁눈질로 임건우를
"임건우, 너야?""틀림없이 너일줄 알았어!"빈소 구석에는 임청이 홀로 앉아 혼잣말을 하고 있었고, 늘어진 눈동자 속에는 독사처럼 매서운 억새가 스며있었다.임호진이 그날 유지연을 상대하러 간것은 임청이 생각해 낸 아이디어란걸 그 누구도몰랐다. 심지어 왕수진 그 무리와의 관계도 모두 그녀가 찾아낸 것이었다.하지만 그녀는 직접 나서지 않고 임호진을 유인하여 그에게 시켰다.열흘간의 수감생활을 지낸 후, 그녀는 많은 현실을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자신을 더 잘 숨길 수 있는지도 깨달았다.지금과 마찬가지로 임 씨 가문은 모두 이봉이 임호진을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그녀는 사건의 내막을 알고도 말하지 않았다."유지연이 그렇게 신경 쓰여?"“그 여자를 위해서 살인까지 할 수 있다고?”"그럼, 어디 한번 제대로 놀아보지 뭐!"임청은 일어서서 천천히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한 인터넷 가상 다국간 소프트웨어로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냈다. ‘너의 딸은 이미 죽었을거야. 장해파도 죽었을거고. 그들을 죽인 사람은 바로 유지연이야.한편,왕수진과 장해파의 가족은 함께 모여있었다.두 가족은 서로를 비난하며 싸우고 있었다.바로 이때, 왕수진의 아버지 왕력은 문자 한통을 받고는 보자마자 온몸이 떨렸다."내 딸이 죽었어, 내 딸이 죽었다고!""유지연이 내 딸을 죽였어. 장해파도 그녀가 죽였대!""뭐? 당신이 어떻게 그걸 알아?"두 가족은 안그래도 자녀들의 실종으로 인해 극도로 초조해있었는데 지금 문자를 확인하게 되자 그들에겐 타깃이 생겼다. 바로 유지연을 찾으려 하였다."맞아. 유지연은 내 딸의 동창이야. 사이가 원래도 좋지 않았어. 서로 남학생 하나를 두고 다투기도 했어.""이렇게 말하니까 나도 생각난건데, 그날 낮에 애들끼리 같이 나가지 않았어? 무슨 마스크 사내를 찾으러 갔다고 하던데, 그러고 저녁에 사고가 난거야. 몇 명이 같이 나갔는데 다른 사람들은 모두 사고가 나고 유지연만 아직 살아있어. 틀림없이 걔일거야!”"가자. 걔를 찾으러 가자. 나 걔가 어디에
갑자기 튀어나온 이 여자 때문에 사람들은 미처 정신을 차리지 못했는데 총 한 자루를 꺼내니 깜짝 놀랐다.하지만 총구가 가리키고 있는 곳에 서 있던 남자는 곧 침착하게 포악한 표정을 짓고 물었다.“젠장, 이깟 가짜 총으로 나한테 겁주려는 거야? 능력 있으면 한 번 쏴봐. 이리 와, 여기를 겨누고 방아쇠를 힘껏 당겨, 왜? 힘이 풀려?”“턱!”총소리가 홀에 울려 퍼졌다. 총구에선 하얀 연기가 피어올랐고 몇 분 후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피가 흐르는 허벅지를 감싸 안은 채 땅에 주저앉아 큰소리로 울부짖었다.“아아, 나 총 맞았어, 총 맞았다고...”순간 사람들은 놀라 멍해졌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진남아는 냉담한 표정으로 말했다.“소리는 왜 질러요? 쏘라고 해서 쐈는데. 어때요, 만족해요? 모두 똑바로 서 있어요. 왜요? 강도질 하려고요? 어디서 난 용기예요? 살기 싫은 거예요, 아니면 강주 옥이 너무 비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왕수진의 어머니가 더듬거리며 말했다.“당... 당신 누구야? 당, 당, 당신 이것은 불법 총기 소지이고, 또 총을 쏘아 사람을 다치게 했으니 옥에 가야 할 사람은 당신이야!”“누가 내가 불법 소지라고 했어요? 나는 강력계의 사람이니 합법 소지예요. 당신들은 지금 민가에 불법 침입하여 무고한 시민을 고의로 구타하고, 살인을 기도했어요. 그러니 당신들 모두 체포예요!”사람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순간 긴장하기 시작했고 곧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무슨 헛소리예요, 우리는 살인범을 잡으러 왔어요. 저 여자가 바로 살인범이에요. 유지연이라고 하는데 사람을 죽였어요. 내 아들과 이 사람들 딸이 저 여자 손에 죽었다고요. 우린 오늘 저 여자를 경찰서로 끌고 가려는데 뭐가 잘못이라는 거예요?”진남아는 눈빛이 차가워졌다.“저 여자가 살인범이라는 증거가 있어요?”“이게 바로 증거야!”왕리욱이 핸드폰 문자를 꺼내 보여줬다.진남아가 차갑게 웃으며 물었다.“이것도 증거라고요? 누가 보낸 문자죠? 나와서 대질하자고 해봐
“시체도 아직 못 찾았는데, 당신들은 아들딸이 이미 죽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 이것만 알려드릴게요. 경찰 측은 이미 일부 정보를 찾아냈는데 안 죽었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신고에 의하면 왕수진과 장해파를 중해 부두에서 본 사람이 있대요. 지금 두 가지 가능성을 두고 있는데, 하나는 그들 둘이 몰래 도망쳐 해외로 밀입국한 것이고 또 다른 가능성은 그들이 일부 불법 인원에게 협박을 받고 다단계판매 같은 조직에 들어갔다는 거예요. 다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면 우리가 빨리 사건을 해결하도록 할게요.”임건우의 눈빛이 반짝였다. 이동이 거짓말할 리 없다. 그렇다면 천우는 무슨 짓을 한 게 분명하다.하지만 이런 것보다 오히려 그 익명의 문자가 더 궁금했던 그는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도대체 누가 이런 이상한 짓을 한 거지?”이동이 나서서 실증하자 왕수진과 장해파 두 가족의 마음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고,결국 유가연이 나서서 책임을 추궁하고 감옥 가고 싶지 않으면 그만 돌아가라는 말에 조용히 자리를 떴다.......“지연아, 너 괜찮아? 형부를 안고 뭐 하는 거야?”유가연은 도저히 봐줄 수 없었다. 사람이 다 갔는데 아직도 안고 뭐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예전에는 두 사람이 스킨십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아,네!”정신을 차린 유지연은 얼굴이 붉어졌다.“저기, 난... 무서워서.”임건우는 방금 누가 뒤에서 왕수진의 아버지에게 밀고했는지 생각 중이었기 때문에 유지연이 자신을 안고 있다는 걸 미처 주의하지 못했다. 그는 황급히 그녀를 밀어내고 세 여자의 부상을 검사했다. 다행히 특별히 심하진 않았지만... 유지연이 가장 심하게 맞아 코피가 나고 몸에 약간 멍이 들었다. 하지만 크게 문제 될 건 없었다.이동은 일이 바빠서 진남아와 몇 마디 나누고 팀원들과 함께 떠났고 유가연은 떠나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속으로 조금 걱정되었다. 진남아의 신분은 그렇다 치더라도 몸매나 용모로 봤을 때 경계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보, 이분은...”
잠시 후 임건우의 눈빛이 반짝이더니 마침내 뭔가 떠오른 듯했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이런 표식이 있는 상자를 본 적이 있다. 그때는 단지 모 브랜드의 로고라고만 알았을 뿐 특별한 관심도 없었고 딱 한 번 본 후로 다시 본 적이 없었다.‘그럼 아빠와 이 야나기타 조직이 무슨 사이란 말이지? 설마, 우리 아빠가 야나기타 조직의 사람이란 말은 아니겠지?’임건우는 이 추측에 깜짝 놀랐다. 그럼 자신이 동도 사람이란 말인가? 하지만 곧 그는 이런 추측을 부인했다. 그의 아버지는 어릴 때 임원중에게 입양되었기에 야나기타 조직의 사람일 수 없다.어쨌거나 임 씨네 별장에 다녀와야 할 필요가 있었다. 당시 아버지의 서재에 아직 그 상자가 있는지 찾아봐야 했다.“혹시 생각나는 거 있어요?”임건우가 고개를 끄덕였다.“예전에 이 표식을 본 적이 있어요.”자세한 건 말하지 않았다.“야나기타 조직의 사람들은 허리춤에 이런 표식의 문신이 있어요. 그러니 어디서 봤던 게 맞아요... 됐어요.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그녀는 무슨 일이 생각난 것 같았지만 말을 하려다 말았다. 임건우도 개의치 않고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집에 돌아온 임건우는 베란다에 사람 그림자가 어른거리다가 어둠 속으로 숨는 것을 보았다. 눈썰미가 좋은 임건우는 그 사람이 유지연이라는 알아차렸다. 그녀는 자신이 잘 숨었다고 생각했지만, 임건우가 이미 발견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심수옥은 유지연을 불러 한바탕 물었다. 유지연은 자신이 약을 탄 일은 감히 말하지 못하고 왕수진 등과 팬 활동하러 갔다가 밥을 먹고 돌아왔다고 말하며 왕수진과 장해파가 실종된 사실을 전혀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심수옥에게 호되게 욕을 먹었다.“팬 활동은 무슨 팬 활동이야. 머리가 있으면 생각 좀 해. 이게 뭐야. 집까지 찾아오게 만들면 어떻게 해.”말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던 그녀는 다시 소파에 털썩 주저앉더니 허리를 부여잡은 채 눈살을 찌푸리며 소리쳤다.“아이고
이렇게 뛰어난 솜씨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숨기고 말하지 않고, 기꺼이 장모님 집에서 손해나 보고 욕이나 먹으니, 그야말로 좋은 남자라고 생각했다.이때 그녀의 카카오톡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마스크 사내가 나타났어! 당자현이 오늘 밤 한 상업 행사에 참석했는데 옆에 있는 여자 경호원이 마스크 사내를 데리고 등장했어.”유지연은 콩닥거리는 심장을 느끼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마스크 사내가 당자현과 함께 행사에 참석했다니 임건우는 마스크 사내가 아니다.‘잘못 알고 있었나?’방금 그를 오랫동안 안고 있었고, 일부러 짧은 핫팬츠를 입고 그의 앞에서 왔다 갔다 했던 걸 생각하면 그녀는... 구역질이 났다.“임건우,당신 도대체 마스크 사내가 맞아, 아니야?”그녀는 벌떡 일어나 큰소리로 따져 물었다.“뭐? 나는 당연히 마스크 사내가 아니지, 내가 언제 마스크 사내라고 했어?”“너, 이 나쁜 자식, 이 사기꾼아!”유지연은 잔뜩 화를 내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 발을 들어 임건우의 엉덩이를 찼다.“악!”심수옥이 소리를 질렀다.임건우가 휘청거리다가 그녀와 충돌한 것이다.“유지연,너 왜 그래? 왜 좋았다 화냈다 하는 거야?”“몰라도 돼, 징그러워!”임건우는 어리둥절해졌다.10분 후, 임건우는 진원으로 심수옥의 뼈가 갈라진 상처를 복원했다. 복원에 필요한 영력은 그녀의 몸 곳곳에 흘렀고 그녀는 매우 편안하게 느껴졌다. 따끔거리던 통증은 신기하게도 빠르게 사라졌고 이에 심수옥은 혀를 내둘렀다.……유 씨 펜션을 떠난 후 임건우는 곧바로 태운 별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임 씨네 별장으로 향했다.그는 아버지의 예전 서재에 몰래 들어가, 불구름이 새겨진 그 기억 속의 상자를 찾았다. 지금의 임 씨네 별장은 하얀 천이 나부끼고 음산하기 그지없었다.그는 아주 쉽게 안으로 잠입했다. 서재가 아직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구석구석을 뒤져도 쓸만한 물건을 찾지 못하고 결국 그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태운 별장으로 돌아오니 벌써 11시가
임건우는 그 문서를 살펴보며 월야파의 수련법인 청련귀수결을 발견했다.이 법문은 분명히 여성들이 수련하는 법문처럼 보였다.그 뒤에는 전송문에 대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문서에는 오직 청련귀수결을 수련한 사람만이 그 전송문을 찾고 열 수 있다고 쓰여 있었다.이와 더불어, 하나의 열쇠도 필요하다고 명시되어 있었다.마지막으로 임건우는 황파의 문양을 봤다.불사조의 문양이 그려져 있었는데 그것은 불사조의 절반 형태와는 조금 달랐다.그 문양을 본 순간, 임건우는 깜짝 놀랐다.이 문양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곰곰이 생각해보니 바로 월야파의 오장로의 반지에서 본 적이 있었다.그 반지 안에 들어 있는 옥패에 똑같은 문양이 새겨져 있었던 것이다.임건우는 반지를 꺼내 들었다.“맞아, 내가 그 오장로의 반지와 소유한 본명법보인 조롱박도 가져왔었지.”그 조롱박을 빼앗았기 때문에 월야파 사람들은 그를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이걸 보세요!”임건우는 그 옥패를 꺼내며 말했다.백의설도 그 문양을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 이게 바로 그 열쇠가 아닐까?”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확실하진 않지만, 가능성이 있어요.”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 누나가 청련귀수결을 빨리 수련해야 해요. 그 후에 전송문을 찾아보죠. 고대 황파에 들어가면 반드시 큰 성과가 있을 거예요.”“알았어!”백의설은 대답하며 바로 수련법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몇 분이 지나자, 임건우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백의설의 뒤에서 혈통의 이상한 모습이 떠오르더니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여우 형상이 떠올랐다.백의설이 수련할 때마다 그 형상도 함께 떠오르며 점점 강해져 갔다.“이 혈통의 힘이 점점 강해지고 있어!”“이상하네, 청련귀수결이 아홉 꼬리 혈통에 맞춰져 있는 건가?”임건우는 놀라워하며 생각했다.그가 몰랐던 사실은 바로 그가 추측한 대로였다.월야파의 첫 종주인 송초한은 신수인 아홉 꼬리 여우 혈통을 가진 왕족이었다.그녀
“황파는 고대의 문파야. 나도 옛날에 어떤 노인을 통해 들은 적이 있는데 이 문파의 창설 배경은 한 절세의 여인 때문이라고 하더군. 그 여인의 이름은 바로 황이야.”“사실 이건 하나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지.”“전설에 따르면 황은 고대 신황족 출신으로 신황의 지위를 가진 여성이었어. 하지만 원수의 계략 때문에 육체는 소멸하고, 신혼은 일곱 빛깔의 여와석에 봉인되어 인간 세상에 떠돌게 되었지. 그러던 중 한 소년에게 발견되었어. 그때부터 소년과 황은 뗄 수 없는 인연으로 묶였다고 해.”“황의 도움을 받은 소년은 점차 성장하여 마침내 대제의 자리에 올랐고 황을 위해 문파를 창설했지. 그 문파가 바로 황파야... 그리고 내가 들은 이야기로는 그 대제는 이후 삼천세계의 공주이자 연호의 왕이 되었다고 해.”임건우는 백의설이 말하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들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갑자기 머릿속에 떠오른 몇 가지가 있었다.그는 뚱냥이를 떠올렸다.그리고 영산 비밀의 경지에서 만났던 그 신녀, 정미현.또 지장왕에 대한 기억도 스쳤다.그들이 남긴 역사 속에는 지울 수 없고, 동시에 아주 중요한 한 인물이 항상 등장했다.바로 연호의 주재자이자 인간 연맹의 맹주였다.여러 증거를 종합해 보면 백의설이 들었던 이야기 속의 대제는 바로 정미현이 애타게 그리워하던 그 맹주라는 사실이 확실해졌다.“고대에서 전해 내려오는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라니!”“고대 시절로 돌아가서 그 대제와 황을 직접 만나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지만 그는 알았다.그건 불가능한 일이다.그들은 이제 아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다.불사족의 침략으로 수많은 영웅과 호걸들이 목숨을 잃었고 성산과 성지 또한 파괴되었다.심지어 불문의 마지막 정토조차 지켜내지 못했던 것이다.백의설은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건우야, 월야파 종주가 석벽에 남긴 유서에 따르면 월야파의 가장 큰 비밀은 바로 황파와 관련되어 있다고 해.”“뭐라고요?”임건우는 깜짝 놀라며 두 눈을 크게 떴다.이건 너무도
각각의 혈구 안에서 이상현상이 발생했다.금빛 대호수, 금술 부문, 혼돈 원기가 마치 하나의 새로운 세상을 구성하듯이 펼쳐졌다.그러나 일곱 번째 혈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고갈되며 문자의 연쇄적 촉진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졌고 자연히 과정이 멈추었다.임건우는 눈을 뜨며 마주한 백의설의 걱정 어린 눈빛을 보았다.“건우야...”“건우야, 깨어났네. 어때? 단계는 안정됐어?”눈이 마주치자마자 백의설은 다급히 물었다.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아마도 안정된 것 같아요.”“건우야, 지금 단계가 어떻게 되는 거야?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태네. 수련법도 너무 기묘해 보이고.”“결국 돌고 돌아 여전히 금단 같아요.”“금단...”백의설은 그를 유심히 보더니 갑자기 그를 안으며 부드럽게 위로했다.“괜찮아. 그날의 도전 자체가 기이했잖아. 실패했는데도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행운이야. 너무 낙담하지 마. 다음번엔 좀 더 철저히 준비하면 기회가 더 클 거야.”임건우는 매혹적인 미모를 가진 그녀가 자신을 안는 바람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오랜만에 여성과의 신체 접촉이 주는 묘한 감각에 마음이 요동쳤지만, 그는 태연한 척 그녀의 품에서 벗어나며 주변을 살폈다.그는 한쪽에 깔린 모포 위에서 깊이 잠들어 있는 임하나를 보며 물었다.“내가 얼마나 수련했어요?”“별로 길지 않았어. 이틀 정도?”“이틀이라니!”임건우는 백리 가문의 사람들이 떠올랐다.“어르신이랑 가족들은 괜찮겠죠?”“걱정하지 마. 우리 아버지는 노련한 분이라 잘 대처하실 거야. 이 안개 늪지 같은 곳에서 깊이 들어가진 않으실 거야. 조금만 버티면 월야파 사람들이 떠날 거고 우린 늪지를 빠져나가 다른 길을 찾으면 돼.”백의설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어갔다.“천성성은 월야파의 땅이라 돌아갈 수 없겠지만, 다른 문파의 보호 아래 있는 도시로 가면 돼.”“그나저나 대박인 걸 발견했어!”백의설은 그를 이끌고 동굴의 반대편으로 데려갔다.벽을 가리키며 말했다.“여기 글자들
월야파의 종주와 윤보라, 대장로 등이 황금 비행차 타고 거대한 비행 요수와 함께 안개 늪지를 향해 임건우를 찾으러 가는 동안, 임건우는 한 언덕에 있는 돌동굴에서 전념해 수련에 몰두하며 자신의 단계를 안정시키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몸속에서 도도히 흘러나오는 찬란한 빛줄기들을 느낄 수 있었다.이 빛줄기들은 금단이 깨진 후 내부에서 흘러나온 진원들이었다.그 안에는 지장왕에게서 이어받은 대위신력이 있었고 천의도법으로 생성된 뇌지의 에너지, 혼돈 나무와 혼돈 구슬로부터 흘러나온 원기의 이상현상, 그리고 고대의 12문자 금술의 조화까지 존재했다.이 모든 것들이 지금 그의 몸속을 돌며 피부와 뼈 사이를 넘나들며 흐르고 있었고, 이 때문에 그의 몸은 내부에서 빛나는 듯 환하게 빛났다.심지어 백의설조차 그의 몸에서 흐르는 무수한 빛줄기의 이상 현상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건우는 도대체 어떤 수련법을 익힌 거야? 어떻게 몸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지?”“마치 몸 안에 등이 켜진 것 같아.”그렇게 생각은 했지만, 그녀는 감히 손을 뻗어 임건우를 건드리지 못했다.이 순간은 아주 중요한 때였고, 그녀가 부주의하게 손을 댔다가 그가 주화입마에 빠지기라도 하면 모든 것이 끝장이었기 때문이다.후우... 후우...에너지가 들끓으며 진원이 변모하고 있었다.도도히 흐르는 황금빛 아래, 고대의 수많은 문자가 빼곡히 나타났다.이것이 바로 고대 12문자 금술의 변화였다.원래 금단 내부에 12개의 문자만이 새겨져 있었고, 금단을 둘러싸고 있던 문자들이 지금은 금단이 깨지면서 복제되듯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었다.문자들은 경락을 흐르며 새로운 혈구를 열어갔다.혈구 안에서 문자들이 생성되고 금술이 생성되며 그 안에서 나비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듯한 변화가 일어나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즉, 지금 임건우의 몸속은 혈구를 금단처럼 사용하고 있는 셈이었다.그리고 몸속의 모든 혈구가 각각 하나의 금단이 된 것이었다.‘몸 안에 혈구가 몇 개나 있다고?’그는 이 숫자를 생각
“오장로라고?”소주민은 눈앞의 시신을 보며 잠시 멍해졌다.형체가 망가져 있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네, 맞습니다.”윤보라는 오장로의 제자로서 스승의 모습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금방 시신의 정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그러나 그녀는 스승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앞두고도 별다른 슬픔을 보이지 않았다.사실 그녀는 방금 자신의 집안, 즉 윤씨 가문의 사람들이 뇌겁에 휩쓸려 사망한 모습을 봤다.그들 중에는 그녀의 할아버지, 부모님, 여동생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하지만 윤보라는 단 한 방울의 눈물조차 흘리지 않았다.마치 그들이 그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존재인 것처럼 보였다.실제로도 그랬다.윤보라는 어린 시절부터 뛰어난 재능을 타고났고, 보잘것없는 한 권의 초라한 무공서로도 보통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그 때문에 월야파의 눈에 들어 문파에 입문하게 되었고, 그 후 그녀의 성격도 변화하기 시작했다.자신을 고귀하다고 느끼며 남들 위에 군림하려는 태도가 생겼고 가문을 향한 불만도 커졌다.윤씨 가문의 낮은 출신과 보잘것없는 배경은 그녀를 부끄럽게 만들었고, 다른 명문가 출신 제자들 앞에서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이번에 신녀의 전승을 얻게 된 이후, 그녀의 성격은 더욱 변화했다.이제 그녀에게 월야파 종주조차 비위를 맞추려 했으니 월야파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이나 다름없었다.윤씨 가문의 가족들은 더더욱 그녀의 수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겨졌다.“죽었으면 죽은 거지.”“하지만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멸문하다니 이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한다.”이때, 월야파 종주 소주민은 체면도 없이 오장로의 시신을 뒤지기 시작했다.그가 찾는 것은 장검박과 저장 반지였다.특히 저장 반지였다.방금 윤보라에게 들은 바로는 신녀가 그녀에게 전승을 줄 때 하나의 옥패도 함께 건네주었다고 했다.그 옥패는 오래된 문파의 거대한 비밀과 관련되어 있었으며 윤보라는 페관 수련에 들어가면서 임시로 스승에게 그 옥패를 맡겼다고 했다.하지만 이제 오장로가 갑
임건우는 주변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그는 자신의 상태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몸속의 진원이 사방으로 흩어져 전신에 퍼져있었고 하나로 모아지 않았다.금단은 아주 커다란 호수처럼 변해 있었다.사실, 뇌겁을 넘을 때 이미 그의 금단은 산산이 부서졌다.그는 천의도법에 기록된 내용을 떠올렸다.금단을 깬 뒤에는 원영이여야 하며 뇌겁을 넘는 과정이 바로 금단이 깨지고 원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라고 적혀 있었다.하지만 그는 금단이 깨졌을 때 원영이 형성되지 않았고, 정말로 금단이 깨진 달걀처럼 내부 내용물이 흘러나와 호수처럼 퍼져버린 것이다.그래서 진원을 모아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었다.“누나, 이걸 드릴게요.”임건우는 당장이라도 페관 수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사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그는 반드시 페관 수련에 들어가야만 했다.아이를 돌볼 수 없는 상황에서 백의설에게 임하나를 맡길 수밖에 없었다.백의설은 젖이 나지 않았기에 임건우는 생명 원천을 꺼내 임하나의 일상적인 젖으로 사용하게 했다.그리고 그를 끝까지 따라와 준 백의설에게 오히려 감사해야 할 일이었다.그녀의 헌신이 없었다면 임건우가 페관 수련을 오래 해야 할 경우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게 되어 큰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모든 것을 정리하고 맡긴 뒤, 임건우는 곧바로 다리를 교차시키고 앉아 진원을 운용하기 시작했다.천성성 안에서 황금 비행차가 백리 가문의 옛 저택에 착륙했다.월야파 제자들은 안에서 마구잡이로 재산을 약탈하고 있었다.천성성 최고 명문가로 손꼽히는 백리 가문은 그야말로 엄청난 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내부에서 대형 상자째로 옮겨지는 영석과 희귀 약재들은 대장로를 흡족하게 만들었다.그는 태사 의자에 앉아 차를 마시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이번에 온 보람이 있군!”“천성성의 작은 세가문 정도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재산을 쌓을 줄이야.”“그런데...”“잠깐!”대장로는 갑자기 몸을 곧추세우며 눈빛을 번뜩였다.백리 가문 집안에 이렇게 많은 보물이
백의설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며 나서는 가문 사람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감정적으로 용서하기 어려웠다.앞으로 나아갈수록 안개는 점점 짙어졌다.백의설은 수련 경지가 임건우보다 높았지만, 길을 찾는 데는 아주 무작정 헤매는 수준이었다.그녀는 늪지의 지형을 따라 아무렇게나 걷다가 곧 방향감각을 잃어버렸다.그리고 10분도 지나지 않아 자신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독에 중독된 것이다.반면 임건우는 아무 일도 없었다.심지어 그의 딸 임하나도 활기차게 뛰어다니며 중독의 흔적조차 없었다.이는 임건우가 본래 천의도법의 계승자로서 몸에 고대 금술인 12 부적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혼돈 나무라는 강력한 힘을 가진 존재였기 때문이었다.일반적인 독소는 그를 전혀 해칠 수 없었다.게다가 임하나는 자연 신격으로 보호받고 있었기에 더욱 안전했다.“건우야, 나 독에 중독된 것 같아!”“누나는 아기만 데리고 뒤로 물러나세요. 저는 신경 쓰지 말고요.”백의설은 진원을 돌리며 독소에 맞섰지만, 진원을 돌릴수록 중독 증상이 점점 더 심해졌다.곧 그녀는 머리가 어지럽고 흐릿해져 걸음조차 제대로 뗄 수 없었다.임건우는 서둘러 대해장단 한 알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백의설은 대해장단을 보자 깜짝 놀라며 말했다.“이... 이게 대해장단이야? 건우야, 네가 이런 고급 단약을 어디서 구했어? 이거 하나 얻으려고 우리 백리 가문이 한때 재산 절반을 쏟아부었었는데.”임건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본 적은 있어요. 하지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사실 이 단약은 그렇게 어렵게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아마 약신궁에서 바가지를 씌운 거겠죠. 제게는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전부 제가 직접 만든 겁니다.”“네가 직접 만들었다고? 너, 설마 연단사야?”백의설이 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건우는 단약을 그녀의 입에 직접 넣어주었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닿았지만, 임건우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들어가자고?”“지선도 들어갔다가 미쳐서 나온 곳인데 네가 들어간다고?”대장로는 그 제자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이 안에선 기본 실력도 없는 사람이 들어가면 죽으러 가는 거야. 어차피 백리 가문 사람들은 죽든 살든 별로 중요하지 않아. 돌아가서 윤씨 가문 사람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성대하게 장례를 치러라. 그리고 백리 가문의 재산은 몰수하도록 해라.”월야파 제자들은 이 지옥 같은 곳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대장로의 말에 모두 안도의 한숨을 쉬며 기뻐하는 얼굴로 떠나갔다.다만 대장로는 몇몇 제자들을 길목에 남겨 일주일간 이곳을 지키도록 명령했다.“월야파 사람들이 따라오지 않았어.”백의설은 뒤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다가 그 황금 비행차가 멀리 날아가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이번 월야파가 데리고 온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 강대했다.백리 가문으로서는 도저히 상대할 수 없었다.짧은 충돌에도 백리 가문은 이미 10여 명의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는 훨씬 많았다.“여보, 여보, 제발 버텨요. 당신 없으면 나랑 아이는 어떡하라고요...”“엄마, 정신 차려요. 가주님, 제발 우리 엄마를 살려주세요. 뭐든 다 바치겠습니다!”“아기 아빠, 다리 상태가 너무 심각해요. 이대로는 다리를 못 쓰게 될지도 몰라요!”주변에서 울부짖고 신음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백리 가문은 이번 전투로 심각한 피해를 보았고 직계 가족 중에서도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특히 암위는 가장 먼저 희생당했다.원래 3000명이 넘었던 암위는 이제 300명도 채 남지 않았다.잃어버린 백리 가문의 재산은 그야말로 헤아릴 수 없을 정도였다.임건우는 이 광경을 보고 마음이 아팠다.그는 자신의 공간 반지에서 몇 병의 치유 성약을 꺼내 백의설에게 건넸다.“누나, 이건 대회춘단입니다. 상처 입은 가족들에게 이걸 먹이세요. 아직 숨이 붙어 있다면 모두 살릴 수 있을 겁니다.”그러나 곧 불협화음이 들려왔다.한 사람이 대회춘단을 받자마자 그것을 늪지대에
월야파의 대장로는 단연 선봉에서 백리 가문의 사람들을 학살했다.그들은 백리 가문에게 말 한마디 나눌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엄청난 힘이야!”“이 자, 천성성의 대공양보다 더 강하군!”임건우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하지만 그는 지금 나설 수 없었다.방금 뇌겁을 넘긴 그는 혼돈 나무가 천기를 차단한 덕분에 뇌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그 결과, 그는 뇌겁을 통과했다고는 하나, 뇌겁 금광의 축복을 받지 못했다.현재 그의 수련 상태는 원래의 원영 단계에 도달하지 못하고 아주 기묘한 상태로 남아 있었다.지금 당장 그는 자신의 수련 상태를 안정시키는 시간이 절실했다.그렇지 않으면 단계가 오르기는커녕 다시 금단 단계로 퇴보할 위험이 있었다.그는 임하나를 안고 있었다.움직이지 않는 그의 모습에 백리 가문의 사람들은 더욱 참을 수 없었다.그들은 이미 마음속에 쌓여 있던 원망을 터뜨리기 시작했다.“뭐 하는 거야? 임 도련님! 당신 그렇게 강하다고 하지 않았어? 천성성의 대공양까지 죽일 정도의 절세 고수라면서! 그런데 지금 멍하니 서 있기만 하고 뭐 하는 거야? 빨리 움직이지 않고!”임건우는 여전히 움직이지 않았다.백의설마저도 조급해졌다.“건우야! 무슨 일이지?”임건우는 무력하게 대답했다.“방금 뇌겁을 치르며 약간의 상처를 입었어요. 지금 진원이 흩어져 움직일 수 없어요.”“아...”백의설은 그제야 깨달았다.임건우가 뇌겁을 치른 후 뇌겁 금광 속에서 상처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그리고 뇌겁 금광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뇌겁이 성공적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하지만 더 이상한 점은 뇌겁이 실패하면 보통 즉시 재가 되어 사라져야 하는데 임건우는 어떻게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걸까?백의설은 더욱 초조해졌다.그녀는 이전에 임건우가 대공양을 쉽게 죽인 모습을 보고 월야파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 싸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안개 늪지로 들어가요! 빨리!”임건우가 크게 외쳤다.“안개 늪지로 들어가라고? 거기 들어가 죽으